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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일 수요일

문재인이 남긴 ‘명청 갈등’ 봉합 조건... 정청래에겐 단합, 이재명에겐 외연확장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오찬 회동은 단순한 친문·친명 화해 장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오찬 회동은 단순한
 친문·친명 화해 장면/ghost-etoday



당내 단합, 검찰개혁의 세심함, 서남권 반도체의 지역 설득. 문-이 오찬은 친문·친명 화해쇼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를 향한 ‘계승과 조건부 주문’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치받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의 단합과 민주개혁 진영의 더 큰 단합, 국민통합까지 이끌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덕담이 아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계보의 마지막 문을 이재명에게 열어준 정치적 승인에 가깝다.

그러나 그 승인은 백지수표가 아니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에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더 큰 리더십을 주문했다. 민주당 내부의 단합이 국민통합의 출발점이라는 말도 남겼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공격이라기보다, 지금 민주당 안에서 벌어지는 친명·친청·친문 지지층의 상호 비방과 적대적 언어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는 경고다.

이날 두 사람은 가짜뉴스와 멸칭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뜻을 모았다. 청와대는 특정 인물이나 특정 당권주자를 겨냥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를 정청래 전 대표 편들기나 친문계의 정치적 반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로를 ‘가짜 이재명’, ‘배신자’, ‘기회주의자’로 부르는 지지층 내부의 언어전이 정부의 국정 동력까지 갉아먹고 있다는 공통 인식에 가깝다.

문 전 대통령이 남긴 가장 구체적인 주문은 검찰개혁이었다. 그는 검찰개혁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국가 사법체계 전반을 흔드는 변화인 만큼 국민에게 피해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세심하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개혁 반대가 아니다. 다만 ‘개혁의 속도’가 ‘제도의 완성도’를 앞질러서는 안 된다는 문재인식 경고다. 강성 지지층의 구호만으로 밀어붙이는 개혁은 결국 국민의 일상에서 불안과 혼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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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반도체 프로젝트도 이번 오찬의 중요한 정치적 장면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 재생에너지 기반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서 만들어졌기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도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성과를 축하하면서도, 메가프로젝트에 서운함을 느끼는 지역까지 잘 아울러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을 남겼다. 호남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지역 투자 계획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 유산과 이재명 정부의 산업전략이 결합된 프로젝트가 됐다. 동시에 수도권·충청·영남의 박탈감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라는 더 큰 정치적 부담도 함께 떠안게 됐다.

이 회동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정청래도, 김민석도, 송영길도 아니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다. 문재인은 이재명에게 민주정부 계승의 상징성을 실어줬고, 이재명은 문재인에게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문제의 조언자 역할을 요청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당권 경쟁의 편 가르기가 아니라,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현직 대통령의 국정 운영 안으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재정리됐다.

그렇다고 국민이 곧바로 감동할지는 별개다. 청와대 오찬에서 ‘국민통합’을 외쳤다고 해서 생활경제의 불안, 고환율, 청년층의 이탈, 선거와 사법 절차를 둘러싼 불신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야권이 이번 회동을 민주당 권력 재편을 위한 정치적 연출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전·현직 대통령의 화기애애한 사진이 아니라, 검찰개혁은 어떻게 안전하게 추진되는지, 반도체 투자는 왜 그 지역이어야 하는지, 갈라진 민심을 어떤 정책으로 다시 묶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답이다.

문재인은 이재명을 치받지 않았다. 대신 이재명에게 더 큰 자리를 요구했다. 민주당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의 대통령이 되라는 주문, 개혁의 대통령이 아니라 제도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라는 주문, 호남의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전국의 불안을 설득하는 대통령이 되라는 주문이다. 이번 오찬의 진짜 의미는 화합의 사진이 아니라, 그 주문을 이재명 정부가 실제 국정으로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오찬 모임 쟁점 사항

가짜뉴스·멸칭 자제론
두 사람은 민주진영 내부에서 가짜뉴스나 멸칭으로 서로 상처 입히는 일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뜻을 모았다. 청와대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목하거나 어떤 해법을 논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즉 정청래·김민석·송영길 누구를 직접 겨냥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당대회가 인신공격과 지지층 충돌로 흐르는 데 대한 강한 경고로 읽힌다.

정청래에게는 ‘단합’, 이재명에게는 ‘외연확장’
문 전 대통령이 강조한 “민주당 먼저 단합”은 친문·친노와의 결합을 앞세우는 정청래 측에 유리하게 인용될 수 있다. 반면 청와대 브리핑은 단합과 외연확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정리했다. 이는 정청래식 강성 결집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재명식 중도 확장도 함께 가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 이재명 중심의 질서 아래 싸움을 멈추라는 메시지에 가깝다.

호남 반도체 논쟁에는 문재인식 ‘명분’이 붙었다
두 사람은 서남권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문재인 정부 시절 호남 재생에너지 사업의 토대 위에서 가능해졌다고 공식화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공개 자리에서 이 프로젝트를 긍정 평가하면서도, 서운함을 표하는 지역까지 잘 아울러 달라는 취지의 주문을 남겼다. 호남 투자 비판을 누그러뜨릴 논리는 줬지만, 동시에 수도권·충청·영남의 박탈감 관리는 이재명 정부의 숙제가 됐다는 뜻이다.

문재인의 진짜 경고는 ‘후계자 선택’이 아니라 ‘정권 소모전 금지’
정청래가 문 전 대통령을 먼저 찾아가 친문·친노 결합을 시도한 흐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 문 전 대통령은 특정 당권주자나 유시민·조국 등 개별 인물을 언급하지 않았다. “문재인이 정청래 편을 들었다”는 평가는 팩트보다 앞서간다. 더 정확한 표현은 문재인이 친문 지지층의 존재감을 확인시켰지만, 그 지지층의 운용권은 이재명에게 넘겼다.

참고문헌

  1.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 「문재인 전 대통령 오찬 회동 결과 관련 브리핑」, 2026.07.01. 민주진영 단합·외연 확장, 서남권 반도체, 지방주도성장, 남북관계 논의 내용을 공식 발표.
  2.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 이 대통령에 ‘국민통합 하려면 당내 단합이 출발점’」, 2026.07.01. 문 전 대통령의 ‘모두의 대통령’, 민주당 단합, 지역균형발전 관련 공개 발언 보도.
  3. 연합뉴스, 「이 대통령·문 전 대통령, 민주진영 단합·국민 통합 공감대」, 2026.07.01. 검찰개혁 추진 시 국민 피해와 부작용을 막기 위한 세심한 준비 주문 보도.
  4. 연합뉴스, 「이 대통령, 문 전 대통령 손 맞잡고 여 분열 봉합 시도…집단속 가능할까」, 2026.07.01. 회동의 전당대회·지지층 갈등 봉합 배경 및 한계 분석.
  5. MBC, 「국힘 ‘이재명·문재인 오찬, 민주당 권력 재편 위한 정치쇼’」, 2026.07.01. 야권의 정치적 이벤트 비판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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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일 월요일

투표지는 이재명에게, ‘좋아요’는 조국에게…평택을이 친명·친문 전쟁터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투표지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국 좋아요 논란, 평택을 김용남 대 조국 대결을 상징한 정치 뉴스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의 사전투표 논란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국 SNS
 ‘좋아요’ 논란이 평택을 김용남 대 조국 대결과 맞물리며 민주진영
 내부 권력 재편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ghostimages


평택을의 승패는 한 지역구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조국혁신당을 협력자로 대할지, 경쟁자로 밀어낼지, 문재인의 정치적 그림자를 어디까지 감당할지를 가르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지방선거는 투표함을 닫으며 끝나지만, 민주진영 내부의 전쟁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지도 모른다.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이상한 장면은 보수와 진보의 정면충돌보다 민주진영 내부의 미묘한 균열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겉으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선거전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투표지 논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국 SNS ‘좋아요’, 그리고 평택을에서 벌어진 김용남 대 조국의 대결이 한 줄로 엮인다. 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절차인데, 정치권은 어느새 민주진영 내부의 권력 지형을 다시 그리는 싸움판으로 들어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전투표 논란은 그 출발점이 됐다. 이 대통령은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지를 들고 나와 선관위 관계자에게 문의한 장면이 알려지며 국민의힘과 보수단체의 고발 대상이 됐다. 국민의힘은 이를 투표 비밀 침해와 선거 중립 문제로 공격했고, 여권은 선관위가 문제없다고 본 사안을 억지 정치공세로 키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법적으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이미 이재명 체제를 겨냥한 야권의 선거법 공세가 됐다.

문제는 동시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름이 다른 방향에서 떠올랐다는 점이다. 문 전 대통령은 조국 조국혁신당 평택을 후보의 SNS 게시물에 여러 차례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것이 공식 지지 선언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에서 침묵은 때로 말보다 크고, 전직 대통령의 손가락 하나는 웬만한 논평보다 무겁다. 특히 조국 후보가 민주당 후보와 맞붙고 있는 지역에서 문 전 대통령의 ‘좋아요’가 반복됐다는 사실은, 지지자들에게 곧바로 정치적 신호로 읽혔다.

그 신호가 실제 선거판에서 폭발한 곳이 평택을이다. 평택을 재선거는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대결이다. 이름만 보면 같은 범민주 진영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 김용남 후보는 민주당 간판을 달았지만 과거 보수정당 이력이 따라붙고, 조국 후보는 민주당 밖에서 개혁의 정통성을 주장한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을 향해 “조국 죽이기”라는 표현까지 꺼냈고,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자당 후보 승리를 위해 평택에 화력을 집중했다. 지역 재선거가 아니라 민주진영 내부의 최대 싸움판이 된 것이다.

이 장면이 흥미로운 이유는, 누구도 완전히 상대를 버릴 수 없다는 데 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을 불편해한다. 그러나 검찰개혁, 사법개혁, 정치개혁, 나아가 개헌 논의처럼 큰 의제를 밀어붙이려면 민주당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조국 후보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민주당 지지층을 향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원한다면 조국이 개혁을 뒷받침하겠다고 호소했다. 다시 말해 조국은 민주당의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민주당이 언젠가 다시 손을 잡아야 할 수도 있는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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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지점에서 선거 이후 후유증이 시작된다. 민주당이 평택을에서 이기면 조국혁신당은 체면을 구긴다. 조국 후보가 패하면 조국의 독자 생존 전략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대로 조국이 선전하거나 승리하면 민주당은 더 난감해진다. 조국혁신당은 “우리가 진짜 개혁 세력”이라는 명분을 더 크게 들고 나올 것이고, 친문·조국 지지층은 이재명 체제 안에서 자신들의 공간을 요구할 것이다. 선거는 끝나도 싸움은 끝나지 않는 구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좋아요’ 논란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조국을 지원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미 그것을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한다. 이재명 체제 아래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지휘하는 상황에서, 문재인의 그림자가 조국 쪽에 살짝 드리워졌다는 것만으로도 친명 진영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입장에서 평택을은 단순한 한 석이 아니라, 이재명 이후 민주진영의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보여주는 시험지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이 구도는 민감하다. 투표지 논란은 야권의 공격이지만, 문재인과 조국을 둘러싼 논란은 안쪽의 균열이다. 밖에서 오는 공격은 방어하면 된다. 그러나 안에서 생기는 균열은 더 어렵다. 조국혁신당을 너무 밀어내면 개혁 진영 일부를 잃을 수 있고, 너무 끌어안으면 민주당 내부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 문재인의 그림자를 무시하자니 여전히 상징성이 크고, 과도하게 의식하자니 이재명 체제의 독자성이 약해 보인다.

결국 이번 선거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투표함이 닫힌 뒤에 나온다. 민주당이 승리하면 조국혁신당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조국이 패배하면 친문·조국 진영은 순순히 물러날 것인가. 조국이 살아남으면 민주당은 그를 개혁 파트너로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불편한 경쟁자로 계속 밀어낼 것인가.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앞으로도 침묵과 ‘좋아요’ 사이에서 정치적 존재감을 유지할 것인가.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 지역의 승패로 끝나겠지만, 민주진영 내부의 싸움은 선거일 밤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의 투표지 논란은 야권 공세의 불씨가 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국 ‘좋아요’는 진영 내부 해석전의 불씨가 됐다. 평택을은 그 두 불씨가 만난 장소다. 김용남 대 조국의 대결은 단순한 지역 재선거가 아니라, 친명 체제와 친문·조국 세력이 앞으로 어떤 거리에서 공존할지를 묻는 정치적 시험대가 됐다.

정치의 아이러니는 여기 있다. 민주당은 조국의 힘을 불편해하면서도 언젠가 필요로 할 수 있고, 조국은 민주당을 비판하면서도 이재명 정부 성공을 말한다. 문재인은 말을 아끼지만 ‘좋아요’ 하나로 정치권을 흔들고, 이재명은 선거를 지휘하지만 내부 균열까지 함께 감당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원래 지방의 미래를 묻는 선거다. 그러나 이번 선거판에서 가장 크게 들리는 질문은 따로 있다. 민주진영의 다음 주인은 누구인가.

참고문헌

연합뉴스, 「국힘, ‘투표지 노출 논란’에 이재명 대통령 고발…여권 ‘억지 정치공세’」, 2026년 5월 30일.
MBC, 「국민의힘, ‘투표지 노출’ 논란 관련 이 대통령 경찰 고발」, 2026년 5월 30일.
MBC, 「조국혁신당 ‘가짜 민주당 후보는 김용남…민주당 조국 죽이기가 목표냐’」, 2026년 5월 30일.
전자신문, 「평택을 재선거 막판 야권 공방…조국혁신당, 민주당 지도부 비판」, 2026년 5월 30일.
MBN, 「사전투표 마친 조국 ‘선거 끝나면 민주당과 통합’」, 2026년 5월 29일.
데일리안,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후보 SNS ‘좋아요’ 논란」, 2026년 5월.
경향신문, 「평택을 재선거, 김용남 대 조국 구도와 민주진영 내부 충돌」,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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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1일 월요일

[권력의 씨앗] 이재명의 대북송금 논란, 시작은 문재인의 ‘평양 패싱’이었나

 

문재인과 이재명, 쌍방울 대북송금 논란을 연결한 정치 사설 썸네일
친문·친명 갈등의 오래된 균열이 결국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정치권 해석이
 주목받고 있다./vow-generated


이재명 위기의 뿌리, 문재인이었나. 권력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

대부분은 아주 오래전 묻어둔 균열에서부터 썩기 시작한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을 가장 깊게 흔드는 사건으로 꼽히는 것은 결국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이다. 대장동은 거대한 사건이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법리 다툼도 길다. 반면 대북송금은 성격이 다르다. 돈의 흐름, 관련 인물들의 진술, 북한 접촉 정황, 사진과 회동 기록까지 이미 상당 부분 드러나 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이재명이 밤중에 벌떡 일어날 사건은 대장동보다 대북송금”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최근 보수 진영에서 더 흥미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이 사건의 뿌리에 문재인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 들으면 이상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문재인과 이재명은 한때 같은 민주당 권력 안에 있었고, 정권교체 과정에서도 결국 한 배를 탄 세력처럼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의 실제 권력 지형은 훨씬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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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친문 진영은 이재명을 경계했다.
혜경궁 김씨 논란은 단순한 온라인 댓글 사건이 아니었다. 친문 강성 지지층에게는 사실상 “배신의 흔적”처럼 각인됐다. 그때 생긴 감정의 금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해석이 꾸준히 나왔다.

상징적 장면이 바로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이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은 특별수행단을 꾸려 평양으로 갔다. 최문순 강원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여러 인사들이 동행했다. 그런데 휴전선 절반 이상을 끼고 있는 경기도의 이재명 지사는 빠졌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미 말이 많았다. “왜 이재명만 제외됐느냐”는 이야기였다.

정치는 공개된 회의보다 배제된 명단에서 더 많은 것이 드러난다.

그 시절 이재명은 친문 주류 안에서 완전히 신뢰받는 인물이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 핵심부 역시 이재명을 부담스러운 차기 주자로 봤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지금 보수 진영은 하나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그래서 이재명이 독자 라인을 만들려 했던 것 아니냐.”

즉, 문재인 정부의 평양 라인에서 배제된 이재명 측이 경기도 차원의 독자 대북 접촉과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했고, 그 과정에서 결국 쌍방울 대북송금이라는 위험한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해석이다.

물론 이것은 정치적 해석의 영역이다. 법원 판단이 나온 사안도 아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 음모론처럼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의 오래된 맥락과 맞물리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갑자기 현실성을 띠게 된다.



더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 칼럼이 던진 핵심은 사건 자체보다 “그 이후”에 있다. 설령 향후 특검이나 정치적 압박을 통해 공소취소 같은 일이 벌어진다 해도, 그것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목이 민주당 권력 내부를 가장 불안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권력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은 지금의 이재명이 아니라, 그때 민주당 당권을 쥔 사람이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정청래가 될지, 김민석이 될지, 혹은 완전히 다른 인물이 등장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임기 후반의 대통령은 점점 청와대보다 당을 더 의식하게 된다는 점이다.

한국 정치의 진짜 권력은 대통령 집무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회를 쥔 쪽이 결국 살아남는다.

윤석열 정부 시절에도 드러났듯, 여소야대 구조에서는 대통령 권력이 빠르게 마모된다. 그래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언젠가는 “포스트 이재명” 계산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지금의 방어 논리 역시 흔들릴 수 있다.

정치는 잔인하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숙청자가 된다.

문재인 역시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이다. 노무현 정부의 비서실장이었지만, 결국 친노의 중심으로 올라섰고, 다시 친문의 시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친문이 한때 가장 경계했던 인물이 바로 이재명이었다.

아이러니는 여기 있다.

문재인은 이재명을 탐탁지 않아했다는 해석이 오래 돌았고, 이재명은 결국 문재인 체제 안에서 완전히 품어지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이재명을 가장 위험하게 흔드는 사건의 정치적 뿌리가 바로 그 시절의 균열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등장하고 있다.

권력은 적에게만 무너지지 않는다.
대부분은 자기 진영 안에서 먼저 금이 간다.

그리고 지금 민주당 내부에는 이미 미래 권력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친명 일색처럼 보이지만, 정치인들은 누구보다 빨리 다음 계절을 계산한다.

그래서 이 사건은 단순히 재판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시대에서 시작된 균열이 이재명 시대의 폭발물로 돌아오고 있는 과정에 더 가깝다.

참고문헌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및 관련 정치 분석.
연합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 및 수사 관련 보도.
경향신문·한겨레,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관련 기사.
국회 및 법조계 공개 발언 종합.

Socko/Ghost


2022년 12월 10일 토요일

‘문다혜 ‘유기견 돕자’ 달력’에 ‘문재인 삽화’ - “그 냉혹함이 무섭고 소름 돋는다”




[세상소리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삽화 달력이 정치권의 또 다른 논란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2023년 탁상달력 ‘당신과 함께라면’ 프로젝트는 유기견 지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달력에는 문 전 대통령이 반려동물 마루, 토리, 다운, 찡찡이 등과 함께 있는 모습의 삽화가 담겼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공개된 시점은 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한 논란 직후였다. 그래서 단순한 기부 달력은 곧바로 정치적 역풍의 소재가 됐다.

논란의 출발점은 풍산개 반환이었다. 곰이와 송강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였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뒤에도 이 풍산개들을 양산 사저에서 길러왔지만, 대통령기록물 관리와 사육 비용 문제 등이 맞물리며 결국 정부에 반환했다. 이후 곰이와 송강은 경북대 동물병원을 거쳐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광주시는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두 풍산개를 분양이 아니라 대여 형식으로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풍산개 반환을 둘러싼 여론이 이미 거칠게 흔들린 뒤 달력 프로젝트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문 전 대통령 측에서는 풍산개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고, 법적·제도적 관리 책임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 가능했다. 그러나 대중 정치의 감정선은 그렇게만 움직이지 않았다. 입양할 때는 상징이 됐던 동물이, 퇴임 뒤에는 비용과 관리 책임 논란 끝에 정부로 돌아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판 여론이 생겼다. 그 직후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따뜻한 삽화가 담긴 ‘유기견 돕기’ 달력이 공개되자, 반대편에서는 이를 강한 모순으로 받아들였다.

문다혜 씨 측 프로젝트는 유기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소개됐다. 텀블벅에 올라온 프로젝트는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은 삽화 달력과 엽서를 제작해 판매하고, 수익금을 유기견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문다혜 씨가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고, 삽화는 SNS에 공개된 사진 등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한겨레도 해당 달력과 엽서 판매가 유기견 돕기 성금을 모집하는 프로젝트라고 보도했다.

기획 의도만 놓고 보면 유기견 보호를 위한 후원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응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풍산개 반환을 ‘파양’ 프레임으로 읽었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유기견을 만든 장본인 문 전 대통령이 유기견 보호라니 모순”이라는 취지의 논평을 냈고, “또 다시 생명을 이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그 냉혹함이 무섭고 소름 돋는다”고 비판했다. 이 표현은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인용되며 논쟁의 핵심 문장처럼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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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기르다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넘어간 사실을 언급하며, 달력 소개글에 담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긴다’는 취지의 문구를 겨냥했다. 경향신문은 장 원내대변인이 “곰이와 송강이가 달력을 보면서 어떤 마음일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안이 민감했던 이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미지와도 관련이 깊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유기견 출신 반려견 토리, 반려묘 찡찡이 등은 문 전 대통령의 상징적 이미지 중 하나였다. 그런 인물이 북한에서 선물받은 풍산개를 반환한 직후, 반려동물 삽화 달력으로 유기견 후원을 한다는 구도는 지지층과 반대층 사이에서 완전히 다르게 읽혔다.

지지층에게 달력 프로젝트는 선의의 후원이었다. 풍산개 반환 문제는 대통령기록물 관리라는 제도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고, 유기견 보호를 위한 달력 제작은 별개의 선한 활동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프로젝트는 빠르게 후원금을 모았다. 경향신문은 목표액 200만 원이던 펀딩이 하루 만에 900만 원을 돌파했고, 12월 10일 현재 약 6500만 원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후 보도에서는 총 모금액이 1억6000만 원에 달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반면 반대층에게 이 장면은 정치적 위선으로 보였다. 곰이와 송강 반환 과정에서 “돈 때문에 파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미 제기된 상황이었다. 그런 직후 “유기견 돕기”라는 이름으로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따뜻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국민의힘 논평은 단순히 달력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문 전 대통령의 동물 사랑 이미지 전체를 겨냥했다.

물론 풍산개 반환을 곧바로 일반적 의미의 유기나 파양과 동일시하는 데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곰이와 송강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됐고, 이후 국가 관리 체계 안에서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는 곰이와 송강이 분양이 아니라 대여 형식으로 우치동물원에 넘어왔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법적 성격만 놓고 보면 일반 반려견을 무책임하게 버린 사건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정치적 타격은 컸다. 정치에서 사실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상징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이미지, 유기견 돕기 달력, 딸 문다혜 씨의 기획, 그리고 광주 우치동물원 이송 소식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졌다. 이 장면은 지지층에게는 선의와 제도 문제의 오해였지만, 반대편에게는 “이미지를 활용해놓고 책임은 피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됐다.

문 전 대통령은 이후 풍산개를 넘겨받은 광주시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문 전 대통령과 통화했고, 문 전 대통령이 “광주에 우리 풍산개를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문 전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을 완전히 무관심하게 내친 것이 아니라는 반론의 근거로도 읽힐 수 있다.

결국 이 논란은 한 장의 달력보다 훨씬 큰 문제를 드러냈다. 정치인이 쌓아온 이미지는 사소한 모순에도 쉽게 흔들린다. 특히 생명, 반려동물, 선의, 기부 같은 주제는 감정의 파급력이 크다. 아무리 제도적 설명이 가능해도, 대중이 보는 장면이 “기르던 개를 보낸 뒤 유기견 돕기 달력을 판다”로 압축되면 방어는 어려워진다.

2022년 12월의 문다혜 달력 논란은 그래서 단순한 굿즈 판매 논란이 아니었다. 그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이미지와 풍산개 반환 논란이 충돌한 사건이었다. 한쪽에서는 선의의 기부라고 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냉혹한 이미지 정치라고 했다. 진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의 세계에서 상징은 때로 사실보다 빠르게 판단을 만든다. 곰이와 송강이 광주로 떠난 직후 등장한 달력은 바로 그 상징의 위험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참고문헌

  1. 경향신문, 「‘문재인과 반려동물’ 달력에…국민의힘 ‘키우던 풍산개는’」, 2022년 12월 10일.
  2. 동아일보, 「‘유기견 기부’ 文 달력 기획한 딸 다혜씨…“풍산개 보내며…”」, 2022년 12월 9일.
  3. 연합뉴스, 「풍산개 ‘곰이’·‘송강’,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이송」, 2022년 12월 12일.
  4. 국민의힘 논평 관련 보도, 「‘반려견과 다정한 文’ 담은 달력…목표액 78배 넘긴 1억6000만 원」, 2022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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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4일 금요일

이태원 참사 앞의 정치, 웃음과 ‘고맙다’ 사이에서 다시 드러난 민주당의 그림자


2022년 11월 김기현 의원은 이태원 참사 이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세월호 방명록 논란을 다시 거론했다./vow

이태원 참사 이후 정치권의 말은 빠르게 날카로워졌다. 추모의 시간은 길지 않았고, 책임론은 곧바로 정쟁의 언어로 옮겨붙었다. 그런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11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의 태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사전 대비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과 원인·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민주당이 참사를 정부 공격의 소재로 삼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요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한 모습”이라고 표현했고, 이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세월호 방명록 논란과 연결했다.

김 의원의 발언 중 가장 논쟁적이었던 대목은 “죽상이던 이재명 대표가 요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한 모습을 보인다”는 문장이었다. 그는 이어 그 장면이 “세월호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습과 오버랩된다”고 했다. 이 표현은 단순한 정치 비판을 넘어, 참사를 대하는 정치인의 태도와 감정의 진정성을 문제 삼은 말이었다. 연합뉴스도 같은 날 이 발언을 보도하며, 민주당이 이를 “허접한 잡설”이라고 맞받았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맙다’ 논란은 2017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희생 학생들을 향해 “미안하다. 고맙다”는 취지의 방명록을 남겼고, 이 표현은 곧바로 논란이 됐다. 문 전 대표 측은 희생자들의 아픔이 우리 사회가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비판자들은 참사 희생자에게 “고맙다”는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이 사례를 다시 소환한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과거 대형 참사를 정치적 책임론의 소재로 삼아 왔고,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그는 민주당이 검찰의 대형 참사 수사를 어렵게 만든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해 놓고 이제 와서 정부 책임을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마약 수사까지 문제 삼는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하며, 지금은 정치 공세보다 추모와 원인 규명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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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발언은 곧바로 역풍도 불렀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김기현 의원을 향해 “입에서 오물이 튀어나오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언급하며, 김 의원의 말이 추모의 시간에 어울리지 않는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즉 김기현 의원은 민주당이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공격했고, 민주당은 김 의원이 참사를 빌미로 야당 대표를 모욕하고 있다고 반격한 셈이다.

이 논쟁에서 가장 불편한 지점은 양쪽 모두 참사의 이름을 정치적 문장 속에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한쪽은 “참사를 호재처럼 이용한다”고 말했고, 다른 한쪽은 “막말로 유가족의 상처를 키운다”고 맞섰다. 어느 쪽 말이 더 그럴듯한지를 떠나, 참사는 늘 이런 식으로 정치의 거울이 된다. 정치권은 책임을 묻는다고 말하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 진영의 도덕성을 먼저 겨냥한다. 추모를 말하지만, 추모의 언어도 곧바로 공격과 방어의 수단으로 바뀐다. 참사의 본질은 사라지고, 누가 더 비정한가를 따지는 경쟁만 남는다.

김기현 의원의 문제 제기는 완전히 허공에 뜬 말은 아니다. 대형 참사 이후 야당이 정부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책임 추궁이 진상 규명보다 정치적 타격에 앞서 보이면 국민은 피로감을 느낀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당시 여러 사법 리스크와 정치적 압박 속에 있었던 만큼,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를 국면 전환의 소재로 삼는다는 의심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 의원의 “웃음기” 표현은 바로 그 의심을 정치적으로 압축한 말이었다.

그렇다고 이 표현이 온전히 세련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참사 직후 정치인의 표정 하나를 꺼내어 웃음이니 아니니 판단하는 방식은 쉽게 감정적 공격으로 흐른다. 실제로 사람이 웃었는지, 어떤 맥락의 표정이었는지, 그것이 참사를 대하는 태도와 직접 연결되는지는 조심스럽게 따져야 한다. 정치의 말이 날카로울수록 근거는 더 단단해야 한다. 참사의 시간에 필요한 것은 상대의 표정을 추정하는 말보다,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 제도를 고쳐야 하는지를 묻는 언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맙다” 논란을 다시 꺼낸 것도 마찬가지다. 당시 문 전 대통령 측의 해명처럼, 그 표현에는 미안함과 애도의 정서가 담겼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참사 희생자에게 “고맙다”는 말이 주는 불편함 역시 쉽게 지울 수 없다. 특히 정치적 격변과 권력 교체의 맥락 속에서 그 말이 등장했기 때문에, 비판자들은 세월호의 비극이 정치적 동력으로 소비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김 의원은 그 오래된 불편함을 이태원 참사 이후 민주당의 태도 비판에 다시 끌어온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막말 공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참사를 대하는 정치의 태도, 책임론과 정쟁의 경계, 추모와 권력 계산의 거리, 그리고 피해자와 유가족을 정치 언어 속에 소환하는 방식의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여당은 야당의 책임론이 정치적 선동이 아니냐고 묻고, 야당은 여당의 반격이 책임 회피와 막말이 아니냐고 묻는다. 그러나 국민이 묻는 질문은 더 단순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이태원 참사 이후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상대의 표정과 과거의 문장을 끄집어내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안전 관리의 실패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경찰과 지자체와 정부의 대응 체계에 어떤 구멍이 있었는지, 다중 운집 상황을 예측하고 통제할 시스템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따져야 했다. 동시에 야당도 책임 추궁을 하려면 정치적 유불리보다 제도 개선의 구체성을 앞세워야 했다. 참사는 권력의 약점을 찌르는 도구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결함을 드러내는 경고다.

김기현 의원의 발언은 거칠었지만, 그 안에는 한국 정치가 반복해 온 참사 정치의 익숙한 패턴이 들어 있었다. 비극이 발생하면 먼저 애도하고, 곧이어 책임론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상대 진영의 과거와 위선을 끌어내는 전쟁이 시작된다. 그 사이 피해자와 유가족은 정치의 문장 속에서 다시 한 번 소모된다. 세월호도 그랬고, 이태원도 그렇게 흘러갈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이 논쟁의 결론은 어느 한쪽의 승리로 끝나기 어렵다. 김기현 의원의 비판처럼 참사를 정치적 호재로 소비하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 동시에 민주당의 반박처럼 참사 직후의 거친 인신공격성 표현도 자제되어야 한다. 정치가 참사를 말할 때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은 하나다. 책임은 물어야 하지만, 희생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추모는 해야 하지만, 추모를 방패 삼아 정치적 계산을 숨겨서도 안 된다. 참사 앞에서 정치가 보여야 할 것은 웃음도, 고맙다는 말도, 막말도 아니다. 끝까지 책임을 밝히고 고치는 일이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김기현 "이재명, 요즘 얼굴에 웃음기 가득"…野 "허접한 잡설"」, 2022년 11월 3일.
  2. 중앙일보, 「김기현 "죽상 이재명 웃음기" 김의겸 "입에서 오물 튀어나와"」, 2022년 11월 3일.
  3. 아시아경제, 「김기현 "죽상이던 이재명 얼굴에 웃음기 가득…민주당 자중하라"」, 2022년 11월 3일.
  4. 동아일보, 「문재인, 세월호 방명록에 ‘고맙다’ 논란…文측 “눈물 나게 미안하고, 고맙지 않나?”」, 2017년 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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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5일 금요일

김의겸의 ‘선택적 외교 감각’...건진법사에는 발작적 반응, 펠로시는 피하라?



“윤석열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 2022년 8월 4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직접 만나지 않고 통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을 두고 나온 반응이었다. 김 의원은 이를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평소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기에, 이 발언은 그 자체로 정치권의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의 논리는 분명했다. 당시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 직후 한국을 찾았다.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던 시점이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는 것이 “미·중 갈등에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면담 회피를 외교적 신중함으로 해석했다. 동아시아 정세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한국이 미국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 보이는 장면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문제는 그다음 문장이었다. 김 의원은 “이제부터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친중 굴종 외교란 말은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을 직접 만나지 않은 윤석열 정부의 선택을 문재인 정부의 대중 외교 비판과 연결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논쟁의 초점은 윤 대통령의 일정 관리나 휴가 문제가 아니라, 한국 외교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취해야 하느냐는 문제로 옮겨갔다.

그러나 이 발언은 곧바로 또 다른 질문을 낳았다. 김의겸 의원은 윤석열 후보 시절부터 이른바 ‘건진법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해온 인물이었다. 2022년 1월에는 김건희 씨와 건진법사가 최소 7년 전부터 교분이 있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고, 2월에는 2018년 충주에서 열린 ‘수륙대재’ 행사와 관련해 건진법사 전모 씨가 총감독을 맡았으며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이름이 적힌 연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의원은 “무속과 주술에 휘둘리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강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정치적 아이러니가 생긴다. 건진법사 문제에는 매우 공격적이고 도덕적인 언어를 사용했던 김 의원이, 펠로시 방한 문제에서는 윤 대통령의 선택을 ‘칭찬’했다. 물론 두 사안은 성격이 다르다. 하나는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무속·인맥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미·중 갈등 속 외교적 판단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둘을 따로 떼어 보기보다, 김 의원의 메시지가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지를 묻게 됐다.

김 의원의 입장에서 보면 일관성은 있을 수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이나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에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외교 현안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대만 문제 직후 방한한 펠로시 의장을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장면은 중국을 자극할 수 있고, 한국 경제와 안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런 관점에서는 윤 대통령을 칭찬한 것이 아니라, 미·중 충돌을 피한 결정을 평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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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이를 선택적 기준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건진법사, 무속, 주술이라는 자극적 단어를 동원하던 인물이 막상 미국 하원의장 방한이라는 중대한 외교 장면에서는 중국을 의식한 듯한 논리를 폈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 저자세 외교를 비판하면 안 된다”는 김 의원의 말이야말로, 그간 민주당 외교관의 핵심 약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중이었고, 펠로시 의장과는 직접 면담 대신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선택은 국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다. 미국 하원의장이자 미국 권력 서열상 중요한 인물이 한국을 찾았는데 대통령이 직접 만나지 않은 것이 외교 결례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고, 반대로 대만 방문 직후의 민감한 상황을 고려하면 직접 면담을 피한 것이 현실적 판단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 의원은 후자의 입장에 선 셈이다.

다만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판단의 결론만이 아니다. 어떤 사안에는 원칙과 도덕의 언어를 쓰고, 어떤 사안에는 현실과 균형의 언어를 쓰는 순간, 유권자는 그 기준의 일관성을 묻게 된다. 건진법사 의혹에 대해서는 “무속과 주술”이라는 극단적 표현을 쓰고, 펠로시 문제에서는 “미·중 갈등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태도는 지지층에게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반대편에게는 선택적 분노처럼 읽힐 수 있다.

그렇다고 펠로시 면담 논쟁을 단순히 친미냐 친중이냐로만 나누는 것도 위험하다. 한국 외교는 언제나 미국 안보동맹과 중국 경제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고민해왔다. 문제는 그 균형이 원칙 있는 전략인지, 아니면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진영 논리인지다. 김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의 결정을 칭찬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칭찬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친중 굴종 외교’ 비판을 봉쇄하는 논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2년 8월의 이 장면은 짧은 SNS 글 하나로 끝난 해프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한국 정치의 오래된 습관이 들어 있다. 외교 문제도 진영 싸움의 언어로 바뀌고, 상대를 비판하던 잣대는 상황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쓰인다. 김의겸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말은 그래서 단순한 칭찬이 아니었다. 그것은 미·중 갈등, 문재인 정부 외교 평가, 윤석열 정부 비판, 그리고 건진법사 의혹까지 한꺼번에 불러낸 정치적 역설의 문장이었다.

결국 이 논쟁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났느냐, 만나지 않았느냐에만 있지 않다. 더 깊은 질문은 따로 있다. 한국 정치인은 외교를 국가 이익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진영 방어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가. 건진법사에는 발작적으로 반응하고, 펠로시에는 신중론을 펴는 정치의 이중적 언어는 그 질문을 다시 꺼내게 만든다.

참고문헌

  1. 동아일보, 「김의겸, 尹대통령에 ‘펠로시 슬쩍 피한 건 유일하게 잘한 일’」, 2022년 8월 4일.
  2. 연합뉴스TV, 「김의겸 ‘건진법사-김건희 최소 7년 전부터 교분’…영상 공개」, 2022년 1월 23일.
  3. 연합뉴스, 「김의겸 ‘건진법사 엽기굿판에 윤석열·김건희 이름 연등’」, 2022년 2월 15일.
  4. 경향신문, 「김의겸 ‘건진법사 주최 굿판에 윤석열 부부 이름 발견’」, 2022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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