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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5일 토요일

[정치 풍자] 장동혁, 칼을 두 방향으로 뽑다... “구치소 예언, 영감님 전쟁” vs “셀프 특검의 나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을 ‘공소 취소용 셀프 특검’으로 비판하고, 당내 해당 행위 후보자 교체까지 언급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의 ‘영감님들’ 발언까지 겹치며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보수 재편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셀프 특검 비판과 당내 중진 갈등, 김민수 최고위원의 영감님 발언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정치 논단 이미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 추진을
 ‘공소 취소용 셀프 특검’으로 비판하고, 해당 행위 후보자
 교체까지 언급하며 강경 노선을 본격화했다./joongang



정치권에는 이상한 풍경이 있다. 여당이 아무리 크게 사고를 쳐도, 야당은 먼저 자기들끼리 싸운다. 바깥에서는 포성이 들리는데, 안방에서는 족보를 따지고, 항렬을 세고, 누가 더 오래 당에 있었는지를 놓고 장기자랑을 한다. 그러다 선거가 다가오면 갑자기 전투복을 입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칼을 뽑은 방향이 두 군데다. 하나는 민주당, 다른 하나는 자기 당 안의 중진들이다.

장 대표의 최근 메시지는 거칠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에 대해 그는 “공소 취소용 셀프 특검”이라고 몰아붙였다. 피고인 이재명 대통령의 사건을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에게 맡기자는 것이냐는 비판이다. 더 나아가 민주당 의원총회가 머지않아 구치소에서 열릴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다. 정치적 수사라고 해도 수위는 높다. 야당 대표의 마이크가 오랜만에 기자회견장이 아니라 전투 방송처럼 들린 셈이다.

그런데 이 발언의 진짜 의미는 표현의 강도가 아니라 방향에 있다. 장동혁은 지금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를 단순한 방어전으로 보지 않는다. 민주당이 검찰개혁, 국정조사, 특검이라는 이름으로 실제로는 이재명 한 사람의 재판 구조를 바꾸려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개혁’이라는 포장지를 벗기고 그 안에 적힌 상표를 다시 붙인다. 셀프 특검. 공소 취소. 재판 회피. 정치 풍자식으로 말하면, 민주당은 법치의 백화점에서 ‘내 사건 내가 처리’라는 신상품을 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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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OECD 문제가 붙으면서 장 대표의 공격은 국내 정치 프레임을 넘어 국제 망신 프레임으로 확장됐다. 장 대표는 OECD 산하 뇌물방지작업반이 한국 검찰 제도와 부패 수사 역량 약화 가능성에 우려를 보냈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검찰 해체가 부패 수사와 정치적 중립성을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국내에서는 개혁이라 부르지만 밖에서는 위험 신호로 읽는다는 논리다. 대한민국 정치의 오래된 특기다. 안에서는 정의, 밖에서는 의아함. 안에서는 개혁, 밖에서는 경고장.

이 지점에서 풍자는 더 선명해진다. 민주당은 검찰을 ‘정치검찰’이라 부르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사법 파괴 세력’이라 부른다. 양쪽 모두 상대를 법치 파괴자로 부르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묻고 싶다. 그러면 법치는 대체 어디에 있나. 법치가 있긴 한가. 혹시 법치는 선거 때마다 꺼내 쓰는 현수막 문구이고, 재판이 불리해지면 창고에 넣어두는 접이식 가구는 아닌가.

장 대표의 칼끝이 바깥으로만 향했다면 평범한 야당 공세로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장면은 내부에서 벌어졌다. 장 대표는 해당 행위를 한 후보자는 즉시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기강이 무너진 군대로는 전투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표현까지 썼다.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당대표를 흔들거나 독자 노선을 타는 움직임을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경고다. 이건 민주당을 향한 선전포고인 동시에 당내 중진과 후보들에게 보내는 군령장이다.

정당은 원래 시끄럽다. 그러나 선거 직전의 정당은 군대와 비슷해진다. 방향이 맞지 않으면 토론이 아니라 분열이 되고, 개성은 전략이 아니라 해당 행위가 된다. 장동혁은 지금 국민의힘을 토론 클럽이 아니라 전투 조직으로 바꾸려 한다. 문제는 이 작업이 언제나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이다. 기강을 세우면 잡음은 줄어들지만, 반발은 지하로 들어간다. 반대로 반발을 놔두면 민주당과 싸우기 전에 자기들끼리 먼저 무너진다. 야당 대표에게 남은 선택지는 대개 둘 중 하나다. 맞고 웃거나, 때리고 욕먹거나.

여기에 김민수 최고위원의 ‘곱게 크신 영감님들’ 발언이 기름을 부었다. 김 최고위원은 장 대표 퇴진을 압박하는 중진들을 향해 당의 그늘에서 곱게 컸고, 물러날 때가 지났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주호영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표현은 거칠고, 정치적 파장은 컸다. 그러나 그 말이 왜 나왔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오래된 질문이 다시 터진 것이다. “당이 이렇게 될 때까지 오래 누린 사람들은 대체 무엇을 했나.”

이 질문은 보수 정당의 오래된 병증을 찌른다. 선거에서 지면 젊은 사람이 책임지고, 공천에서는 중진이 살아남고, 위기 때는 원로가 훈수하고, 승리하면 모두가 공을 나눈다. 패배의 책임은 아래로 내려가고, 권세의 추억은 위에 남는다. 이것이 반복되면 당은 늙는다. 나이가 들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책임지지 않는 방식이 굳어져 늙는다. 그래서 ‘영감님’이라는 표현은 예의의 문제를 넘어 당내 세대전쟁의 암호가 됐다.

물론 김민수 최고위원의 표현이 적절했느냐는 별개 문제다. 정치에서 말은 칼이다. 칼을 잘못 휘두르면 적보다 아군을 먼저 베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 풍자적으로 보면 이 발언은 국민의힘 내부의 오래된 장면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쪽은 “대표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은 “당신들이 그렇게 잘했으면 왜 당이 이 꼴이냐”고 되묻는다. 이것은 단순한 예의 논란이 아니다. 보수 정당 내부에서 ‘경륜’이라는 이름의 면책권이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다.

장동혁의 방미 이후 태도 변화도 흥미롭다. 실제로 미국에서 무엇을 확인했는지, 어떤 메시지를 들었는지는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 신중해야 한다. 다만 정치적 표정은 분명히 달라졌다. 그는 더 이상 당내 눈치를 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대표처럼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에는 구치소를 말하고, 내부에는 후보 교체를 말한다. 국민의힘 안팎에 동시에 “줄을 서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도력인지, 무리수인지는 선거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장동혁 체제의 가장 큰 승부수는 분명하다. 그는 야당의 정체성을 다시 투쟁으로 정의하려 한다. 관리형 야당, 해설형 야당, 품격형 야당으로는 이재명 체제와 싸울 수 없다고 보는 듯하다. 그래서 언어가 거칠어지고, 프레임이 선명해지고, 내부의 회색지대가 좁아지고 있다. 이것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보수 지지층 일부가 기다리던 장면이기도 하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물었다. “도대체 국민의힘은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 민주당인가, 자기들인가.”

이제 장동혁은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민주당과 싸우겠다. 동시에 민주당과 싸우지 않는 내부 세력과도 싸우겠다. 이 말은 박수를 부를 수도 있고, 당을 더 찢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의 냉정한 법칙은 단순하다. 선거를 앞둔 정당에서 애매함은 미덕이 아니라 비용이다. 국민은 싸우는 정당을 싫어하지만, 싸울 줄 모르는 야당은 더 싫어한다.



결국 이번 장동혁 논란은 한 대표의 막말 논란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것은 보수 야당이 자기 역할을 다시 찾을 수 있느냐의 시험대다.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를 정면으로 공격하면서도, 내부의 낡은 생존 문법을 같이 정리할 수 있느냐.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면 장동혁은 전투형 대표로 살아남을 수 있다. 둘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그는 내부 반발과 외부 공세 사이에서 가장 먼저 소모될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오래된 집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불난 집에서 가구 배치를 다시 하는 중이다. 바깥에서는 민주당이 법치의 지붕을 뜯고 있다고 주장하고, 안에서는 중진들이 대들보를 붙잡고 놓지 않는다고 말한다. 장동혁의 정치가 성공하려면 먼저 증명해야 한다. 자신이 단순히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아니라, 적과 아군을 구분하고, 낡은 기득권과 싸우며, 동시에 선거를 이기는 지휘관이라는 사실을.

풍자의 결론은 이렇다. 민주당은 특검을 만들며 자기 재판의 출구를 찾고, 국민의힘은 영감님들을 몰아내며 자기 당의 입구를 다시 만들고 있다. 한쪽은 법정을 피하려 하고, 다른 한쪽은 전장을 만들려 한다.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한국 정치에서 가장 무서운 말은 이제 “개혁”도 “통합”도 아니다. 가장 무서운 말은 이것이다.

“이제 싸울 상대를 제대로 식별하자.”

그 말이 민주당을 향한 것인지, 당내 중진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야당다운 야당을 기다리는 국민을 향한 것인지는 곧 드러날 것이다.


참고문헌

  1. 뉴시스, 「장동혁 ‘與, 공소 취소용 셀프특검 추진…부끄럽지 않나’」, 2026.04.23.
  2. 머니투데이, 「장동혁 ‘李 정권의 검찰 해체, OECD 경고…나라가 절단나고 있다’」, 2026.04.22.
  3. 한겨레, 「‘탈장동혁’ 목소리에 장동혁 ‘해당 행위자 후보라도 즉시 교체’」, 2026.04.23.
  4. 경향신문, 「장동혁 ‘후보자 해당행위하면 즉시 교체’」, 2026.04.23.
  5. MBC, 「국힘 김민수, ‘곱게 크신 영감님들이 사사건건 당대표 발목’」, 2026.04.23.
Socko/Ghost

2026년 4월 17일 금요일

[대장동 국정조사] 국회가 재판 중인 사건을 국정조사로 다시 재단할 수 있는가

 

국회 청문회장과 법원 판결문을 배경으로 한 대장동 국정조사 논란 이미지
대장동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는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따지는 자리였지만,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입법부 개입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news1

대장동 사건을 둘러싼 국회 청문회는 애초 검찰을 심판하는 무대로 설계된 듯했다. 이름부터가 강했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이 명칭만 놓고 보면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검찰은 정치검찰이고, 수사는 조작이며, 기소는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기획이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청문회가 진행될수록 이 프레임은 뜻밖의 질문을 불러냈다. 정말 검찰이 처음부터 대장동을 조작했는가. 아니면 국회가 지금 진행 중인 재판을 정치적으로 다시 쓰려는 것인가.

16일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여야는 시작부터 충돌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타깃으로 삼아 조작 수사와 기소를 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이 국정조사 자체가 삼권분립을 흔드는 “진상 왜곡 국정조사”라고 맞섰다. 청문회장에는 여야가 각각 다른 문구의 팻말을 붙이고 나왔고, 사건의 실체를 따지기보다 정치적 전선을 먼저 세운 장면이 연출됐다.

민주당이 꺼낸 핵심 쟁점은 절차였다. 특히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정식 입건되기 전 압수 관련 조서 등에 ‘피의자’로 기재됐다는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는 검찰이 처음부터 이재명이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수사를 진행했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정치적 표적 수사, 기획 수사, 조작 수사라는 표현이 이 대목에서 나왔다. 검찰의 수사권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강력한 권한인 만큼, 절차상 흠결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만약 수사기관이 특정인을 미리 목표로 삼고 증거를 끼워 맞췄다면, 그것은 수사권 남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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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검찰 쪽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대장동 수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새로 만들어낸 사건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돼 넘어온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총장 취임 이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단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하거나 문자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대통령실 또는 권력의 지시에 따른 기획 수사였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 주장은 단순한 해명이 아니다. 대장동 수사의 출발점이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다면, “윤석열 정권이 처음부터 만든 조작 수사”라는 정치적 문장은 구조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전 총장의 가장 강한 반박은 삼권분립 문제였다. 그는 국정조사가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면서, 재판 중인 사건에 입법부가 관여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용 전 부원장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대법원에 무죄 취지 판단을 압박하는 듯한 움직임을 언급하며, 이는 명확히 재판에 관여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번 국정조사를 두고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과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 지점에서 문제는 한층 커진다. 국회는 행정부와 수사기관을 감시할 권한이 있다. 검찰 수사가 정치적으로 왜곡됐는지 따져보는 것도 입법부의 역할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증거와 증언 신빙성을 국회가 다시 판단하고, 사실상 특정 판결 방향을 압박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국정조사는 진실 규명의 도구일 수 있지만, 재판을 대체하는 정치 법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이번 청문회가 단순한 검찰개혁 논쟁을 넘어 헌법 질서 논란으로 번진 이유다.

정영학 녹취록과 수사 보고서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다시 읽힌다. 민주당은 녹취록과 진술이 검찰에 의해 왜곡되거나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반면 수사팀 쪽은 정영학 녹취록, 대장동 사업 관련 자료, 관련자 진술 등 물적·인적 증거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계속할 필요가 있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대장동 사건에서 정영학 녹취록은 오래전부터 핵심 증거 중 하나로 다뤄졌고, 녹음 파일과 관련 보도들은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주의해야 할 대목이 있다. 녹취록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녹취록 해석에 다툼이 있다고 해서 수사 전체가 조작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재판은 바로 그 중간을 따지는 절차다.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그 말이 실제 보고나 승인으로 이어졌는지, 진술이 외부 압박으로 바뀌었는지, 돈의 흐름과 행정 결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법정에서 검증해야 한다. 그런데 국회가 그 판단을 먼저 정치적으로 결론내리려 한다면, 국정조사는 진실 규명이 아니라 재판 흔들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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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청문회의 역설은 여기에 있다. 민주당은 검찰의 조작 수사를 밝히겠다고 나섰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오히려 “국회가 재판 중인 사건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더 큰 질문을 만들어냈다. 검찰이 잘못했다면 밝혀야 한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기재, 압박 조사, 진술 유도, 증거 왜곡이 있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그 책임 추궁이 재판부를 향한 정치적 압박으로 보이는 순간, 국민은 검찰보다 국회를 먼저 의심하게 된다.

대장동 사건은 아직 끝난 사건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 측은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라고 주장하고, 검찰과 야권은 대장동 수사는 문재인 정부 때 시작된 비리 의혹의 연장선이라고 반박한다.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는 법정에서 증거로 따져야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있다. 재판 중인 사건을 국회가 정치 구호로 덮거나, 반대로 검찰이 절차상 하자를 가볍게 넘기는 것 모두 법치주의에 해롭다.

이번 청문회가 남긴 가장 큰 질문은 그래서 이것이다. 국회는 검찰을 감시하고 있는가, 아니면 법원의 판단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가. ‘조작 수사’라는 말이 정치적으로는 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말을 증명하려면 더 엄격한 증거와 절차가 필요하다. 반대로 검찰 역시 “정당한 수사”라는 말만으로 모든 의혹을 덮을 수 없다.

결국 대장동 청문회는 검찰을 향한 공격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국회의 권한 남용 가능성까지 묻는 싸움이 됐다. 조작 수사를 밝히겠다는 국정조사가 스스로 정치 재판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순간, 그 프레임은 역풍을 맞는다. 대장동의 진실은 국회 팻말 위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증거와 기록, 그리고 법정의 판단 속에서만 끝까지 검증될 수 있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與 ‘정치검찰 조직범죄’·국힘 ‘헌법 파괴’…대장동 청문회 충돌”
  • 뉴시스, “이원석 ‘대장동 수사, 文 정부 잔여 사건…尹과 연락한 적 없어’”
  • 연합뉴스, “이원석 前검찰총장 ‘尹 만나거나 연락 안 해…대장동 정당한 수사’”
  • 한겨레, “이원석 ‘검찰총장 취임 뒤 윤석열과 연락 0번…대장동 정당한 수사’”
  • 뉴스타파, “대장동 X파일: 정영학 음성파일 관련 보도”
  • 오마이뉴스, “이재명 대장동 녹취록 공유…직접 보고 판단해달라”
Socko/Ghost





2026년 3월 24일 화요일

법사위원장 완장 벗자마자 “국민께 돌려드린다”?…추미애의 하루짜리 명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법사위원장 사퇴를 밝히는 추미애 의원의 모습/nate

[시사 논평]

추미애 의원의 정치에는 늘 거대한 명분이 따라붙는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민주주의, 국민주권. 그런데 문제는 그 명분이 너무 자주, 너무 기막힌 타이밍에, 너무 편리하게 모습을 바꾼다는 데 있다. 이번 법사위원장 사퇴가 딱 그렇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법사위원장직은 경기지사 도전과 양립 가능하다는 듯 흔들림 없는 태도를 보였던 인물이, 본경선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하루 만에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내놓은 말이 “국민이 주신 법사위원장 직을 국민께 다시 돌려드린다”였다.

정치는 원래 명분의 예술이지만, 명분에도 최소한의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 더구나 법사위원장이라는 자리는 개인의 선거용 경력 장식장이 아니다. 국회의 입법 관문을 쥔 막강한 자리이고, 여야의 힘겨루기와 헌정 질서의 균형감각이 응축된 자리다. 그런 자리를 오랫동안 자신의 정치적 무게를 입증하는 훈장처럼 활용하다가, 필요가 다하자 “국민께 돌려드린다”고 말하는 순간, 국민은 감동보다 먼저 계산서를 떠올리게 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자리였고, 언제부터 그렇게 초연한 공공재였느냐는 질문이다.

추 의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 법안 통과를 자신의 마지막 소임 완수로 설명했다. 물론 본인은 그렇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가 자기평가서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보는 쪽에서는 다르게 읽는다. 개혁 완수의 장엄한 마침표라기보다, 경기도지사 경선에 집중하기 위한 정교한 동선 조정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법사위원장 자리는 들고 있을 땐 최대한 활용하고, 내려놓을 땐 최대한 숭고하게 포장한 셈이다.

여기서 더 불편한 대목은 따로 있다. 법사위원장 자리는 원래 오랜 기간 국회의장과 분리돼 제2당 또는 야당 측이 맡으며 견제와 균형의 장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거대 의석을 쥔 민주당은 이미 그 관례를 여러 차례 힘으로 밀어붙여 재편해 왔다. 그러니 지금 벌어지는 장면은 단순한 개인 사퇴가 아니라, 애초에 정치적 전리품처럼 다뤄졌던 자리가 다시 선거용 발판으로 소비되는 과정처럼 비친다. “국민께 돌려드린다”는 말이 어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초에 국민의 손에 있었던 적이 아니라, 거대 권력의 손에서 전략적으로 배치되고 이동해온 자리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추미애 정치의 진짜 특징은 강경함이 아니다. 강경함은 오히려 스타일일 뿐이다. 본질은 언제나 “내가 서 있는 자리가 곧 대의”라는 식의 자기 동일화에 있다. 그래서 자리를 지킬 때도 대의, 자리를 던질 때도 대의다. 문제는 그렇게 모든 선택이 늘 정의롭고 숭고한 결단으로만 포장될 때, 정치는 설명을 잃고 선전만 남는다는 점이다. 유권자는 감동보다 피로를 느끼게 된다. 저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다음 권력 이동을 위한 수사인지 분간해야 하는 피로 말이다.

이번 사퇴는 그래서 단순한 인사 뉴스가 아니다. 그것은 민주당식 권력 운영의 한 단면이다. 자리는 제도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전술처럼 쓰고, 선택은 개인적 판단이지만 발표는 국민적 소명처럼 포장한다. 법사위원장 완장을 차고 있을 땐 개혁의 칼을 든 장수였고, 벗는 순간엔 국민에게 봉사한 청빈한 공복이 된다. 그러나 유권자의 눈은 생각보다 차갑다. 완장을 벗었다고 권력의 흔적까지 지워지지는 않는다.

결국 이번 장면이 남기는 질문은 하나다. 추미애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은 것인가, 아니면 더 큰 정치를 향해 같은 권력을 다른 포장지에 담아 옮긴 것인가. 정치가 이렇게까지 손바닥 뒤집듯 명분을 갈아입는다면, 국민이 먼저 묻게 된다. 돌려드린 것은 자리인가, 아니면 책임의 언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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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월세 의혹부터 조국·이광재·우상호 논란까지… 6·3 지방선거 민심 흔들리나

  생활형 논란이 지방선거 국면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ghostimages 지방선거는 늘 묘한 선거다. 대선처럼 거대한 국가 비전이 중심이 되는 것도 아니고, 총선처럼 정권 심판 구도가 완전히 압도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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