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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아 하자’는 좌향좌의 구호인가, 기존 진영과 거리를 두는 정치적 신호인가./credit: koreatimes |
이재명 대통령의 SNS에 등장한 ‘좌아 하자’라는 짧은 표현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우아하다’의 ‘우’를 ‘좌’로 바꾼 말장난처럼 보인다. 실제로 대통령은 지지자의 글을 공유하면서 “많이들 함께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 말의 정치적 의미를 단순한 좌파적 언어유희로만 해석하면 오히려 본질을 놓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좌아’가 무엇을 뜻하느냐가 아니라, 대통령이 지금 왜 굳이 좌우의 경계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자신의 SNS 정치 한복판에 던졌느냐는 점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이후의 정치적 맥락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민주진영 강경파의 반발에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검사 출신이라고 다 버리자면,...
박은정·임은정·이성윤은 어떻게 되느냐”는 식으로 반박하면서 김지용 카드를 방어했다. 김 후보자는 정치색채가 옅고 검찰의 특수·형사·공판·감찰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평가됐지만, 바로 그 ‘검찰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검찰개혁 진영 일부의 반발을 샀다. 여기서 ‘좌아 하자’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이 말이 좌파 세력을 향해 “우리 함께 좌파 정치를 하자”는 메시지라고,...
보기에는 최근 이 대통령의 행보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민주진영이 이 표현을 불편해하고 멸칭이나 조롱의 언어로 받아들이는 것까지 계산된 정치적 언어일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을 대통령의 의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 메시지는 발화자의 의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완성된다.
민주진영이 ‘좌아’를 불쾌한 언어로 받아들일수록 이 대통령에게는 기존 진보진영과 거리를 둘 공간이 생긴다. 그렇다면 김지용 카드는 단순한 인사 카드가 아니라 정치적 독립선언에 가까운 시험대가 된다. 검찰개혁이라는 거대한 깃발 아래 오랫동안 결집했던 세력에게 “이제부터는 당신들이 원하는 사람만 쓰지는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보수진영에도 “그렇다고 당신들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선을 긋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김지용 인선을 두고 여권 내부의 갈등을 ‘정책기조’보다 신구 세력의 주도권 다툼으로 보는 분석도 나왔다. 이 지점에서 이재명의 새로운 정치공식이 모습을 드러낸다. 민주진영과 완전히 손을 끊겠다는 것도 아니고 보수진영과 손을 잡겠다는 것도 아니다.
양쪽의 기존 정치세력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확보하고 그 사이에 자기만의 정치적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세력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대통령이 된 뒤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과거의 정치적 은원관계가 대통령의 인사권과 국정운영을 결정하는 순간, 그 세력은 동지가 아니라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필요하면 자리를 주어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면 과감하게 거리를 두는 정치다. 그래서 지금의 이재명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진영의 대통령’이라는 정체성이 아니라 자기 이름으로 움직이는 대통령 정치일 수 있다. 김지용을 둘러싼 충돌도 그 관점에서 보면 단순한 검찰개혁의 속도전이 아니다. 이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사람을 쓰고, 누구의 반대를 감수하며, 누구에게 정치적 빚을 지지 않을 것인가를 보여주는 인사 실험이다.
실제로 대통령은 김지용 후보자에 대해 완벽한 후보라고 하지는 않으면서도 국회 청문 기회를 박탈할 정도의 하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결국 ‘좌아 하자’의 진짜 정치적 의미는 좌로 가자는 말이 아니라 좌우의 기존 정치세력으로부터 한 발씩 물러서겠다는 역설적 신호일 가능성에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재명의 다음 정치는 민주진영의 확장이 아니라,...
민주진영으로부터의 독립, 보수진영으로의 이동이 아니라 보수진영과의 거리 유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남은 중간지대를 자신의 정치적 지렛대로 삼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더 이상 과거의 동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면, 그는 언젠가 자신의 사람을 만들거나 과거의 사람을 버려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 sns ‘좌아 하자’가 정말 그런 정치적 변곡점의 언어였다면, 지금 시작되는 것은 좌파 대통령의 좌향좌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의 홀로서기 선포일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李대통령, 국정성과 게시물 공유하며 "좌아하게 함께해달라"」, 2026.10.1. 이재명 대통령의 ‘좌아하게’ 발언 원문과 게시 경위, ‘좌아하다’의 사전적 의미 및 온라인상 변형 의미 확인.
- 뉴스1, 「李대통령, "함께해주세요, 좌아하게" SNS 글 화제…댓글창 '갑론을박'」, 2026.10.1. ‘좌아하게’가 이재명 지지층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맥락과 이재명 정부 국정성과를 홍보하는 시민 참여형 게시물 공유 경위 확인.
- 조선일보, 「폭풍 SNS로 돌아온 李 "많이들 함께 해주세요, 좌아하게"」, 2026.10.1. ‘좌아하게’가 이 대통령 지지층 커뮤니티에서 ‘우아하다’를 변형한 표현으로 사용돼 왔다는 설명 및 최근 이 대통령의 SNS 직접 소통 증가 관련 보도.
- 동아일보, 「[천광암 칼럼] 이재명 대통령의 ‘좌아한’ SNS 정치」, 2026.10.4. 대통령의 SNS 정치가 최근 다시 증가한 흐름과 ‘좌아한’ 표현을 둘러싼 대통령 언어의 적절성 논란을 다룬 칼럼.
- 연합뉴스, 「중수청장 후보 김지용 추천 배경은…정치색채 옅고 조직안정에 방점」, 2026.9.7. 김지용 후보자의 검찰 경력, 정치적 성향에 대한 평가, 중수청 조직 안정과 수사 독립성 확보를 위한 추천 배경 확인.
- 이데일리, 「李대통령, 새벽 '폭풍 SNS'..."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직접 반박」, 2026.10.1. 이 대통령이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 논란에 직접 반박하고, 검찰개혁을 ‘검찰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수사·기소 분리와 정치적 독립성 확보로 규정한 내용.
- SBS, 「김지용 청문요청안 재가…정청래와 4시간 만찬」, 2026.10.2.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 재가와 범여권 강경파의 반발, 이후 정청래 전 대표와의 만찬 등 당시 정치적 상황 확인.
- YTN, 「청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청문요청안, 금명간 국회 보낼 예정"」, 2026.10.1. 중수청 출범과 김지용 후보자 논란, 여야의 상반된 평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송 자료.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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