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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0일 월요일

정청래의 정치적 어머니 추미애, 모자(母子)는 정말 정상에 함께 설까?

 

정청래와 추미애가 민주당 깃발과 정상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마주 선 정치 논평용 썸네일
정청래와 추미애가 민주당 깃발과 정상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마주 선 정치 논평용 썸네일/gimages


당대표와 경기지사, 그리고 정치적 어머니아들의 불편한 동행 

정치에는 혈연보다 더 질긴 인연이 있다. 바로 정치적 계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와 추미애를 바라보면 묘한 장면이 연출된다. 굳이 가족관계로 표현한다면 정치적 모자(母子)’라는 은유가 가능하다. 물론 실제로 두 사람이 그런 관계라고 말한 적은 없다. 하지만 정청래가 추미애를 민주당의 상징이자 전략 자산이라고 치켜세우고,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의 공헌을 높이 평가한 것은 공개적인 사실이다.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정청래는 추미애를 추다르크라고 부르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질문 하나가 남는다. 정치적 어머니와 정치적 아들은 과연 같은 정상에 함께 설 수 있을까? 

정청래에게 추미애는 단순한 당내 선배가 아니다. 추미애가 걸어온 길에는 민주당의 강한 개혁 노선, 검찰개혁, 사법개혁이라는 정치적 자산이 축적돼 있다. 그리고 정청래 역시 국회에서 강한 언어와 선명한 정치적 행동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왔다. 두 사람은 세대는 다르지만 정치적 문법이 상당히 닮았다. 그래서 어머니가 아들을 키웠다는 식의 단순한 서사는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한 정치적 DNA를 서로 다른 세대가 나눠 가진 관계에 가깝다. 문제는 정치에서 같은 DNA가 반드시 같은 미래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방선거 때만 해도 그림은 꽤 아름다웠다. 정청래는 추미애 후보를 지원했고, 추미애는 정청래와 함께 경기 민심을 공략했다. 성남에서는 정청래·추미애·김병욱이 함께 움직였고, 추미애는 이재명 정부와 경기도, 지방정부가 원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정청래 역시 경기도를 민주당의 핵심 전선으로 규정하며 추미애에게 힘을 실었다. 이 장면만 보면 영락없는 정치적 모자 동행이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고 권력의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이야기는 달라진다. 선거 때의 동지가 권력의 다음 순서에서는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청래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당권이다. 지방선거 승리 이후 민주당 대표 연임 가능성이 주목받았고, 8월 전당대회는 정청래의 정치적 미래를 가르는 무대가 됐다. 반면 추미애는 경기도지사라는 거대한 지방권력을 손에 쥐게 됐다. 이 조합이 재미있는 이유다. 한 사람은 집권여당의 당권을 쥐고, 다른 한 사람은 대한민국 최대 광역단체의 권력을 쥔다. 대통령이 이재명이라면 정청래는 당을, 추미애는 경기도를 움직이는 구조가 된다. 정치적으로 보면 상당히 강력한 투톱이다. 그런데 한국 정치에서 투톱은 언제나 아름답게 끝나는가? 그렇지 않다. 정상에 사람이 두 명 서면 결국 사람들은 묻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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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정치적 어머니라는 표현에는 은근히 위험한 함정이 있다. 어머니는 자식의 성공을 기뻐하지만, 정치인은 후계자의 성장만 바라보는 존재가 아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누가 계승할 것인지에 민감하다. 정청래가 더 강한 당권자로 성장할수록 추미애의 정치적 유산을 이어받은 아들이 되는 동시에,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독자적인 정치적 계보를 만드는 정치인이 된다. 반대로 추미애가 경기도지사로서 성과를 내면 정청래의 정치적 어머니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전국적 정치 자산을 다시 확보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부터 모자 관계는 묘하게 뒤틀린다. 아들이 커질수록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어머니가 강해질수록 아들은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서로를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아니다. 정청래의 당권과 추미애의 지방권력이 어디까지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느냐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에서는 둘이 함께 갈 이유가 충분하다. 실제로 정청래는 추미애를 이재명 정부 성공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핵심 자산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정치적 정상은 언제나 공동의 목표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공천, 당권, 대권, 차기 총선, 개헌, 그리고 이재명 이후의 민주당이라는 훨씬 큰 문제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정치적 어머니와 아들의 이해관계가 같다는 보장은 사라진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정청래와 추미애, 이 정치적 모자는 정말 정상에 함께 설 수 있을까? 가능하다. 오히려 지금은 함께 서는 것이 서로에게 유리하다. 정청래에게 추미애는 강력한 개혁 정치의 상징이고, 추미애에게 정청래는 당내 조직과 강한 지지층을 가진 정치적 동반자다. 그러나 정상은 넓어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좁다. 특히 이재명 정부 이후의 민주당을 누가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시작되면 정치적 어머니정치적 아들도 결국 각자의 답을 내놓아야 한다. 어머니가 아들의 손을 잡고 정상에 오르는 것과, 두 정치인이 각자의 깃발을 들고 정상에서 만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지금 두 사람의 동행이 진짜 정치적 연대인지, 아니면 훗날 서로 다른 정상으로 향하기 위한 아름다운 동행의 마지막 장면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질문은 이것이다. “정치적 어머니는 자식을 정상으로 올려놓을까, 아니면 정상에서 결국 자식과 마주 서게 될까?”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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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4일 화요일

법사위원장 완장 벗자마자 “국민께 돌려드린다”?…추미애의 하루짜리 명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법사위원장 사퇴를 밝히는 추미애 의원의 모습/nate

[시사 논평]

추미애 의원의 정치에는 늘 거대한 명분이 따라붙는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민주주의, 국민주권. 그런데 문제는 그 명분이 너무 자주, 너무 기막힌 타이밍에, 너무 편리하게 모습을 바꾼다는 데 있다. 이번 법사위원장 사퇴가 딱 그렇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법사위원장직은 경기지사 도전과 양립 가능하다는 듯 흔들림 없는 태도를 보였던 인물이, 본경선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하루 만에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내놓은 말이 “국민이 주신 법사위원장 직을 국민께 다시 돌려드린다”였다.

정치는 원래 명분의 예술이지만, 명분에도 최소한의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 더구나 법사위원장이라는 자리는 개인의 선거용 경력 장식장이 아니다. 국회의 입법 관문을 쥔 막강한 자리이고, 여야의 힘겨루기와 헌정 질서의 균형감각이 응축된 자리다. 그런 자리를 오랫동안 자신의 정치적 무게를 입증하는 훈장처럼 활용하다가, 필요가 다하자 “국민께 돌려드린다”고 말하는 순간, 국민은 감동보다 먼저 계산서를 떠올리게 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자리였고, 언제부터 그렇게 초연한 공공재였느냐는 질문이다.

추 의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 법안 통과를 자신의 마지막 소임 완수로 설명했다. 물론 본인은 그렇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가 자기평가서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보는 쪽에서는 다르게 읽는다. 개혁 완수의 장엄한 마침표라기보다, 경기도지사 경선에 집중하기 위한 정교한 동선 조정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법사위원장 자리는 들고 있을 땐 최대한 활용하고, 내려놓을 땐 최대한 숭고하게 포장한 셈이다.

여기서 더 불편한 대목은 따로 있다. 법사위원장 자리는 원래 오랜 기간 국회의장과 분리돼 제2당 또는 야당 측이 맡으며 견제와 균형의 장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거대 의석을 쥔 민주당은 이미 그 관례를 여러 차례 힘으로 밀어붙여 재편해 왔다. 그러니 지금 벌어지는 장면은 단순한 개인 사퇴가 아니라, 애초에 정치적 전리품처럼 다뤄졌던 자리가 다시 선거용 발판으로 소비되는 과정처럼 비친다. “국민께 돌려드린다”는 말이 어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초에 국민의 손에 있었던 적이 아니라, 거대 권력의 손에서 전략적으로 배치되고 이동해온 자리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추미애 정치의 진짜 특징은 강경함이 아니다. 강경함은 오히려 스타일일 뿐이다. 본질은 언제나 “내가 서 있는 자리가 곧 대의”라는 식의 자기 동일화에 있다. 그래서 자리를 지킬 때도 대의, 자리를 던질 때도 대의다. 문제는 그렇게 모든 선택이 늘 정의롭고 숭고한 결단으로만 포장될 때, 정치는 설명을 잃고 선전만 남는다는 점이다. 유권자는 감동보다 피로를 느끼게 된다. 저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다음 권력 이동을 위한 수사인지 분간해야 하는 피로 말이다.

이번 사퇴는 그래서 단순한 인사 뉴스가 아니다. 그것은 민주당식 권력 운영의 한 단면이다. 자리는 제도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전술처럼 쓰고, 선택은 개인적 판단이지만 발표는 국민적 소명처럼 포장한다. 법사위원장 완장을 차고 있을 땐 개혁의 칼을 든 장수였고, 벗는 순간엔 국민에게 봉사한 청빈한 공복이 된다. 그러나 유권자의 눈은 생각보다 차갑다. 완장을 벗었다고 권력의 흔적까지 지워지지는 않는다.

결국 이번 장면이 남기는 질문은 하나다. 추미애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은 것인가, 아니면 더 큰 정치를 향해 같은 권력을 다른 포장지에 담아 옮긴 것인가. 정치가 이렇게까지 손바닥 뒤집듯 명분을 갈아입는다면, 국민이 먼저 묻게 된다. 돌려드린 것은 자리인가, 아니면 책임의 언어인가.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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