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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8일 월요일

김용민·박은정 뭘 잘못했나...검찰개혁의 돌멩이인가…‘제명청원’ 뒤에 숨은 여권의 강경론...

 

김용민 박은정 제명청원과 검찰개혁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 갈등
제명청원으로 번진 검찰개혁 노선 충돌, 민주당은 개혁파와
 국정운영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credit: newdaily-ytn


김용민과 박은정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27일 온라인에서는 두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이 등장했고, 이른바 ‘뉴 이재명’으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 일부가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발단은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과정에서의 충돌과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두 의원이 참여한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과 관련해 친명계 김남희 의원과 이견이 표출된 것이 갈등의 한 계기로 거론된다.

다만 제명청원 자체가 곧 국회 제명 절차나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대통령이 여권의 단합과 갈등 자제를 강조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일부에서 같은 진영 의원을 ‘내보내라’는 청원이 등장했다는 정치적 풍경 자체다. 그런데 김용민과 박은정이 왜 표적이 됐는지를 검찰개혁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 의원은 지난 6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과 함께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고 검찰의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전면 폐지하자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제 입법안으로 제출된 사안이다. 9월 들어서도 김용민은 수사권 없는 공소청의 직제안에 수사지휘 관련 부서가 늘어난 문제를 따졌고, 박은정 역시 중수청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검사 출신 위원 구성 등을 따져 물었다.

두 사람의 행보가 일관되게 ‘검찰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문제 삼아온 것만큼은 확인된다. 그렇다면 이들을 둘러싼 갈등의 본질은 개인 간 감정싸움보다 검찰개혁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것인가라는 노선 충돌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다. 대통령은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불가역적 검찰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동시에 기존 공소취소 조항을 특검법에서 삭제하고 진상규명에 집중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즉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만 놓고 보면 검찰개혁 자체를 포기하거나 되돌리겠다는 선언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런데 유시민 작가는 정반대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을 줬으니 책임을 지겠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입법권은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며, 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자신이 생각했던 수사·기소 완전분리와 다르다고 공개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후 유시민의 주장을 두고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왜곡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결국 지금 여권에서 벌어지는 것은 ‘검찰개혁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검찰개혁을 어디까지 할 것이냐를 둘러싼 내부 노선전쟁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여기서 ‘뉴 이재명’이라는 현상이 등장한다. 대통령이 직접 김용민과 박은정을 제명하라고 한 증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혐오와 갈등을 줄이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벌어진 제명청원을 곧바로 대통령의 의중이나 지시와 연결하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추론이다. 그러나 더 흥미로운 질문은 남는다. 대통령이 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이, 대통령의 이름을 정치적 브랜드처럼 사용하는 지지층이 오히려 같은 진영의 의원을 몰아내려 한다면 이것은 누구의 정치인가.

이른바 ‘뉴 이재명’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대변한다고 자처할수록, 그 행동이 대통령의 실제 메시지와 어긋날 때 대통령에게 돌아오는 정치적 부담도 커진다. 권력의 이름을 빌린 지지층 정치가 권력의 통제 밖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것은 지지의 힘인 동시에 권력의 리스크가 된다. 더욱 묘한 대목은 유시민이 최근 지적한 ‘집토끼’ 문제다. 유시민은 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자신을 묶은 이른바 ‘문조털래유’를 공격하는 행태가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 기반을 허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에 이 대통령을 지지해왔던 사람들이 돌아서고 있다며, 비판세력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방식으로는 지지율을 방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이것은 유시민 개인의 정치적 분석이며 그 인과관계가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여권 내부의 균열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은 여러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연합뉴스 역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의 노선 경쟁, 추미애의 검찰개혁 비판, 유시민과 친명계 사이의 충돌 등을 여권 내부 갈등의 한 흐름으로 짚었다.

결국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잃는다’는 오래된 정치적 비유가 지금 다시 등장하는 이유는, 확장보다 먼저 내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김용민과 박은정은 무엇을 잘못했나. 현재 확인되는 사실만으로는 ‘검찰개혁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제명돼야 할 잘못’을 단정하기 어렵다. 두 의원이 민주당 지도부의 검찰개혁 구상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국회의원이 입법 과정에서 정책적 견해를 밝히는 행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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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안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실제로 존재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공소청 직제안과 관련해 법무부와 수정안을 논의 중이며 필요하면 재입법예고까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니 두 의원의 방식이나 특정 법안 내용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가능하더라도, 검찰개혁의 강도를 다르게 주장했다는 사실만으로 ‘당에서 쫓아내야 할 사람’으로 규정하는 순간 여권 내부의 정책 토론은 충성도 심사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개혁의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개혁의 배신자를 찾는 정치로 바뀌는 순간, 검찰개혁보다 더 먼저 사라지는 것은 토론의 공간이다. 여기서 제명청원을 조금 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제명청원 자체가 곧 민주당의 공식 제명 절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에서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청원이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다.

김용민·박은정을 단순히 ‘말이 센 의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정 운영과 당의 전략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로 규정하고 당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두 의원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수사·기소 완전분리를 일관되게 주장하며 검찰개혁의 강도를 높여온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번 제명청원을 단순한 온라인 소동으로만 치부하기보다는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정치적 압박이 ‘사람을 정리하라’는 요구로 번지고 있는 현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다만 이를 이재명 대통령이나 민주당 지도부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연결할 근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정청래와 김민석의 정치적 공간이다. 정청래 대표가 검찰개혁의 강한 추진을 지지해왔고, 김용민·박은정 역시 그 전선에서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온 만큼, 당 지도부가 두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단순한 개인 갈등을 넘어 국정 운영의 현실성과 개혁의 급진성 사이에서 생기는 계산이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이 구상하는 검찰개혁의 구체적 속도와 국회에서 김용민·박은정이 밀어붙이는 개혁의 강도가 다르다면,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이들을 ‘개혁의 전사’로 계속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리를 둘 것인지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특정 인사가 뒤에서 두 의원을 밀어내려 한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오히려 지금 주목할 대목은 김민석이 이들을 실제로 내칠 것인가가 아니라,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둘러싼 내부 충돌을 ‘정책 조정’으로 풀 것인지 ‘인물 정리’로 풀 것인지다. 만약 후자의 길을 택한다면 제명청원은 단순한 온라인 청원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숨통을 틔운다는 명분 아래 개혁파의 정치적 공간을 줄이는 신호탄으로 읽힐 수 있다. 결국 지금 이재명 정부 앞에 놓인 것은 김용민·박은정 두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인사 문제가 아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서로 다른 목소리를 어디까지 정치적 경쟁으로 허용할 것인가라는 권력 운영의 문제다.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했고, 김용민과 박은정은 더 강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유시민은 대통령의 개혁 방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반대로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일부에서는 그 비판 세력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노선 경쟁까지 겹친다. 이쯤 되면 진짜 위험한 것은 ‘뉴 이재명’이 누구를 제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이재명의 이름으로 다른 목소리를 지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일지 모른다. 권력은 반대자를 모두 제거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개혁의 목소리를 감당할 수 있을 때 오히려 오래 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명청원의 숫자가 아니라, 검찰개혁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놓고 대통령의 개혁, 국회의 입법, 지지층의 열망이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갈라지는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정치일 것이다.


참고문헌

  • 뉴데일리, 「[단독] 李, 여권 단합 강조했지만 … 뉴이재명은 '강경파' 김용민-박은정 제명 청원 나섰다」, 2026.09.27. — 제명청원의 실제 내용, 동의 현황, 9월 16일 법사위 충돌 및 여권 내부 갈등을 다룬 핵심 자료.
  • 연합뉴스, 「범여권 일부 의원, '檢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개정안 발의」, 2026.06.26. — 김용민·박은정 등이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수사·기소 완전분리를 추진한 경위와 법안 내용.
  • 연합뉴스, 「법원행정처 "보완수사권 폐지 부작용 막을 보완책 필요"」, 2026.07.12. — 김용민·박은정 발의안에 대한 법원행정처의 검토 의견 및 보완책 필요성.
  • 뉴스핌, 「정청래 "검찰개혁 동지 김용민과 함께 뛸 것...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최선"」, 2026.07.09. — 정청래와 김용민의 검찰개혁 연대 및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주장.
  • 대한민국 대통령실, 「9/18(금)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모두발언」, 2026.09.18. — 이 대통령의 ‘불가역적 검찰개혁’ 완수 입장과 동시에 피해자 보호·수사 공백 방지를 위한 보완책을 강조한 공식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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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7일 일요일

안철수, 조국 뭘 잘못했나? 사면 1년 ‘민주당 저격수’ '민주당 공취모 해산' 요구...

 

조국과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정치적 거리
사면 1년 뒤 ‘민주당 저격수’라는 평가와 함께 공취모 해산을 요구한 조국. 우호와
견제 사이에서 그의 정치적 공간은 어디에 있는가./credit: chosun


조국을 둘러싼 정치적 장면이 묘하게 뒤집혔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조국을 두고 이제는 ‘민주당 저격수’가 됐다고 규정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국 사면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안 의원의 논리는 단순하다. 지난해 광복절 조국 사면에 반대했는데, 사면 1년 만에 조국이 정부·여당의 정책과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으니 사면의 정치적 결과를 따져보라는 것이다.

실제 조국은 최근 세제개편과 금융정책 등을 비판했고, 이번에는 민주당 내 ‘공소취소 모임’인 공취모의 즉각 해산까지 요구했다. 정치적으로 보면 사면받은 인물이 사면권자를 향해 칼끝을 돌린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그 장면만으로 조국을 ‘배신자’ 혹은 ‘민주당 저격수’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조국은 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지금 다시 정치적 심판대에 올라선 것인가.

법적으로 확인된 사실부터 보면 조국에게는 분명한 책임의 영역이 있다. 대법원은 2024년 12월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등과 관련한 원심의 유죄 판단을 확정하고 징역 2년과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이는 정치적 평가가 아니라 사법부의 확정판결이라는 점에서 별도로 다뤄야 한다. 그런데 그 뒤 이재명 정부는 2025년 광복절 조국을 특별사면했고, 조국은 다시 정치적 활동의 공간으로 돌아왔다.

바로 여기서 논란의 본질이 생긴다. 사면은 과거의 형사책임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정치적 면죄부인가, 아니면 형의 집행과 정치적 활동을 다시 가능하게 하는 헌법상 권한의 행사인가. 조국 개인의 과거 잘못과 이재명 대통령의 사면 결정, 그리고 사면 이후 조국의 정치적 발언은 각각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죄 판결을 받았으니 모든 발언이 부당하다’는 논리와 ‘사면받았으니 과거 책임도 사라졌다’는 논리가 똑같이 정치적 편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27일 조국의 ‘공취모 해산’ 요구는 앞선 행보와 비교하면 상당히 의미가 있다. 조국은 민주당 의원 87명이 참여한 공소취소 모임이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담을 안겼다며 즉각 해산을 요구했다. 더 나아가 공소취소보다 먼저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특검법에 포함된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처분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규명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방향이 맞닿아 있다.

즉 조국이 무조건 이재명 정부를 향해 등을 돌린 것이라기보다, 이재명 정부가 부담을 느낄 만한 정치적 쟁점과 자신이 동의하는 개혁 의제를 구분하기 시작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조국의 태도 변화’라는 말보다 ‘조국의 정치적 거리 조절’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 이 장면이 흥미로운 것은 조국이 과거의 조국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여전히 조작기소 진상규명, 검찰개혁, 사면법 개정, 법원행정처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개혁과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협력할 사안에는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동시에 혁신당에 대한 비판과 견제에는 대응하겠다는 선도 그었다. 그러니 이것을 ‘여권 이탈’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르고, 반대로 ‘이재명 정부의 호위무사’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오히려 조국혁신당이라는 별도의 정치적 공간을 다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여지가 있다. 민주당의 개혁 의제에는 동의하지만 민주당의 모든 정치적 선택까지 함께 책임질 이유는 없다는 식의 정치적 독립선언에 가까운 셈이다. 그렇다면 조국의 이 같은 ‘우호적 손짓’이 좁아진 정치적 입지를 다시 넓혀줄 수 있을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조국은 총선이 아니라 평택을 재선거에서 직접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축소됐고, 이후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에서도 혁신당의 정치적 효용을 둘러싼 냉정한 시선이 등장했다. 연합뉴스 역시 당시 조국의 낙선으로 혁신당의 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 ‘흡수 합당’ 가능성까지 거론됐다고 전했다. 그런 상황에서 조국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해서 과거의 정치적 위상이 자동으로 복원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불과 이달 중순에도 조국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경쟁력 중심 연대·통합’ 발언을 두고 “모욕적”이라고 반발했고, 혁신당은 내년 보궐·재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손을 내미는 것과 손을 잡을 정치적 공간이 남아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민주당에서 조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미 ‘우당’이라는 과거의 연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조국은 이재명 정부의 개혁을 촉구하면서도 공취모 해산, 조작기소 진상규명, 중수청장 후보 문제 등 민주당 내부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에 계속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27일 조국혁신당은 민주진보 진영의 분열과 갈라치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조국은 민주당의 공취모를 겨냥해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담만 안겼다”며 해산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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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충성스러운 우군’이라기보다 필요할 때는 함께하지만 필요하지 않을 때는 독자적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정치적 변수일 수 있다. 결국 조국이 이재명에게 보내는 우호적 신호의 진정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조국에게 여전히 정치적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느냐는 문제다. 조국에게는 ‘이재명의 우군’이라는 간판보다 자신의 과거 책임과 현재 정치적 효용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더 어려운 숙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안철수의 문제 제기는 바로 이 틈을 파고든다. 사면 1년 만에 조국이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으니 이재명 대통령의 판단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사면의 정당성과 사면 이후 정치적 행보를 하나의 계산표에 올려놓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면 당시 정부는 조국을 포함한 정치인·주요 공직자 등에 대한 특별사면을 결정했고, 조국은 그 조치로 형 집행에서 벗어났다.

이후 조국이 정부 정책을 비판할 정치적 자유까지 사면의 조건으로 제한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면을 했다는 이유로 사면 대상자가 정부와 모든 사안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그것은 사면을 정치적 충성계약으로 바꾸는 셈이 된다. 그렇다고 조국의 비판이 자동으로 옳아지는 것도 아니다. 사면은 정치적 자유를 회복시키는 것이지 정치적 무오류를 부여하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조국에게 남은 가장 큰 시험은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자신에게 내려진 확정판결과 정치적 책임을 어떻게 설명하면서 새로운 정치적 의제를 제시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대법원의 유죄 확정이라는 과거의 사실은 지울 수 없고, 특별사면 역시 그 판결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반면 조국이 지금 주장하는 조작기소 진상규명이나 공취모 해산 문제는 별도의 정치·제도적 쟁점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 자신도 지난 18일 특검은 공소취소가 아니라 진상규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따라서 조국의 이번 발언은 적어도 해당 쟁점에서는 대통령과의 충돌보다 민주당 내부의 정치적 방향과 거리를 두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조국은 무엇을 잘못했나’라는 질문의 답은 두 갈래여야 한다. 과거에는 법원이 확정한 형사책임이 있고, 현재에는 그 책임을 안고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가 있다.

조국이 사면받았다는 이유로 과거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과거에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현재의 모든 정치적 주장까지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안철수가 던진 “사면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결국 이 지점에서 다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사면은 했지만 조국에게 정치적 충성을 요구할 수는 없고, 조국 역시 사면받았다는 이유로 정치적 면책특권을 얻은 것은 아니다.

결국 조국에게 필요한 것은 누구의 저격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에 대한 책임과 현재의 주장 사이에 어떤 정치적 논리를 세울 것인지 보여주는 일이다. 사면 1년 만에 벌어진 이 묘한 정치적 장면은 조국이 변했다는 이야기보다, 오히려 한국 정치에서 사면과 책임, 연대와 독자노선의 경계가 얼마나 쉽게 뒤섞이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민주 진영의 분열 중단과 상호 협력이 추석민심"」, 2026.09.27. — 조국의 공취모 해산 요구 및 민주진보 진영 협력 주장.
  • 세계일보, 「조국 “민주당 내 ‘공취모’ 해산해야…조작기소 규명에 집중”」, 2026.09.27. — 조국의 공소취소보다 조작기소 규명이 우선이라는 주장.
  • 머니투데이, 「조국 "민주당 '공취모' 즉각 해산해야…'조작기소' 규명 먼저"」, 2026.09.27. — 조국의 사면법 개정·법원행정처 폐지 등 추가 요구.
  • 한국경제, 「"조국 사면 후회 안 하나"…광복절에 李대통령 때린 안철수」, 2026.08.15. — 안철수의 조국 사면 비판과 ‘민주당 저격수’라는 표현.
  • 연합뉴스, 「[표]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별 득표 현황(최종)」, 2026.06.04. — 유의동 34.83%, 김용남 28.77%, 조국 27.24%의 최종 득표 결과.
  • 연합뉴스, 「민주·혁신 '평택을 단일화' 셈법 복잡…합당·당권 얽힌 수싸움」, 2026.05.21. —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단일화 및 양당 관계를 둘러싼 당시 정치적 상황.
  • 연합뉴스, 「'광복절 특사'에 조국 부부·최강욱 포함…최신원 전 회장도」, 2025.08.07. — 조국의 특별사면 결정 및 당시 형 확정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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