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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5일 금요일

내란 ‘참군인’의 정의를 둘러싼 홍준표–강신철–김현태·김용현의 충돌

 

강신철 국방장관과 홍준표, 김현태, 김용현을 둘러싼 참군인 논쟁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과 ‘헌법을 지키는 군인’ 사이, 강신철
 국방장관이 제시한 참군인의 기준이 현실의 시험대에
 올랐다./credit: facebook-daejunilbo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전직 군 지휘부 5명에 대한 중형 선고를 두고 “명령에 죽고 사는 그들을 내란범으로 몰고 가는 세상이 과연 바른 세상인가”라고 물었다. 계엄을 기획하고 실시한 극소수만 처벌하고 나머지는 전역으로 끝낼 수 없었느냐는 주장이다. 질문 자체는 가볍지 않다. 군대는 명령체계로 움직이는 조직이고, 하급자가 상급자의 명령을 매번 정치적·법률적으로 재판한다면 군의 지휘체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의 문제 제기는 바로 그 오래된 군대의 딜레마를 건드린다.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군대가 군대일 수 있는가. 그러나 청문회에서 나온 다른 답변은 그 질문에 다른 선을 긋는다. 강신철 국방장관은 ‘참군인’의 기준을 결국 헌법과 국가·국민을 지키는 것에 두었다. 군인이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원칙은 인정하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따라서는 안 되는 명령”이 존재하며, 그 기준을 군 교육에서 명확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취지다.

군복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명령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결국 두 견해의 충돌은 ‘복종이냐 항명이냐’가 아니다. 군인이 최종적으로 복종해야 할 대상이 상관의 명령인가, 헌법과 법률인가라는 문제다. 여기서 아렌트가 기록한 아이히만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논리가 소환된다. 청문회에서도 바로 이 지점이 언급됐다. 물론 나치의 국가범죄와 12·3 계엄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법과 윤리의 질문은 남는다. “나는 명령을 받았으니 책임이 없다”는 논리가 군인의 책임을 완전히 지워버릴 수 있는가. 반대로 모든 군인에게 현장에서 상관의 명령을 법률가처럼 심사하라고 요구한다면 군 지휘체계 자체가 작동하기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무제한적인 복종도, 무제한적인 명령심사권도 아니다. 복종해야 할 명령과 거부해야 할 명령의 ‘마지노선’을 제도적으로 분명히 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1심 판결에서 법원이 판단한 것은 단순히 “상관의 명령을 수행했다”는 사실 하나가 아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국회와 중앙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하고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한 행위 등을 유죄로 판단했고, 일부 지휘관에 대해서는 계엄의 목적과 위법성을 사전에 인식하고 있었다고 봤다. 특히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는 계엄 준비 과정에서의 역할과 정치인 체포 지시 등이 양형 사유로 제시됐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단순히 ‘명령에 복종한 말단 군인들을 처벌했다’고만 규정하면 재판부가 인정한 구체적인 행위와 지휘책임의 문제를 놓치게 된다. 그렇다고 홍준표의 질문을 법정 밖으로 밀어낼 수도 없다. 오히려 이번 사건이 군에 남겨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장교가 대통령이나 장관, 상급 지휘관으로부터 헌법과 법률에 명백히 충돌하는 명령을 받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회 봉쇄, 선관위 장악, 정치인 체포처럼 민주적 헌정질서의 핵심기관을 대상으로 한 명령이라면 어디에서 ‘복종의 의무’가 ‘거부의 의무’로 바뀌는가. 이 기준을 사후 형사재판에서만 판단하게 해서는 부족하다. 군인에게 평소부터 가르치고,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고, 하급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까지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참군인’이라는 말도 이제 감상적인 훈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를 참군인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 반대편에는 누군가를 ‘거짓 군인’으로 규정하는 위험도 생긴다. 참군인의 기준을 사람의 평판이나 정치적 진영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명령을 잘 수행했다고 참군인인 것도 아니고, 명령을 거부했다고 자동으로 참군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군인이 그 경계를 어떻게 인식했고, 어떤 명령을 받았으며,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실행했는가가 판단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명령에 충실한 군인’과 ‘헌법에 충실한 군인’이라는 두 표현이 서로 다른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법적·군사적 기준으로 정리될 수 있다. 결국 홍준표의 질문과 청문회 답변 가운데 어느 한쪽을 간단히 ‘정답’이라고 선언하는 것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홍준표는 군의 명령체계가 무너질 위험을 묻고 있고, 청문회 답변은 헌법에 반하는 명령까지 복종해서는 안 된다는 한계선을 묻고 있다.

두 질문 모두 군대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12·3 사건이 남긴 숙제는 더욱 선명하다. 군인은 상관의 명령을 수행하는 사람인 동시에 헌법을 수호할 책임을 가진 국가기관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진짜 문제는 “명령에 따랐으니 죄가 없는가”가 아니라 “그 명령이 어디에서부터 군인의 복종 의무를 벗어났는가”다. 그 선을 제대로 긋지 못한 군은 명령만 남고, 그 선을 정치적으로 그어버린 군은 헌법을 잃는다.

12·3 이후 대한민국 군이 만들어야 할 것은 ‘누가 참군인이었는가’라는 훈장이 아니라, 어떤 명령 앞에서 군인이 멈춰야 하는지를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만큼 명확한 헌법적 기준일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강신철의 청문회 발언이 뜨거운 논쟁을 만든다. 강 장관은 ‘참군인’의 기준을 국가와 국민, 헌법 수호에 두면서, 질문이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게 닿자 사실상 “그들은 군인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을 내놓았다.

김현태는 12·3 당시 707부대를 이끌고 국회에 투입됐지만, 이후 공개된 증언에서는 자신이 받은 임무를 국회 봉쇄로 이해했다고 설명했고, 법원은 그의 국회 진입과 병력 운용 등에 대해 형사책임을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김용현 역시 법정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군인의 사명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묘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한쪽에서는 명령을 수행한 김현태를 ‘참군인’의 표상으로 보고, 다른 쪽에서는 국가와 국민을 강조한 김용현의 군인론을 말하며, 강신철은 두 사람 모두를 참군인의 범주에서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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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군복을 입고도 ‘군인’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서로 달라진 셈이다. 그래서 홍준표의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을 내란범으로 몰아서야 되겠느냐”는 질문과 강신철의 “그것은 참군인이 아니다”라는 답변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합쳐진다. 군인의 충성 대상은 상관의 명령인가, 헌법인가. 여기에 김현태와 김용현이라는 서로 다른 사례가 놓이면서 논쟁은 더욱 복잡해진다.

김현태를 둘러싸고는 상관의 명령에 따른 군인의 책임이라는 문제가, 김용현을 둘러싸고는 최고 지휘부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군인이라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실제로 어떤 결정을 했는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따라서 ‘참군인’이라는 말만으로 누구를 성인군자로 만들거나 반대로 누구를 군인 자격조차 없는 사람으로 밀어낼 일도 아니다. 말이 아니라 명령의 내용, 명령을 받은 위치, 당시 인식할 수 있었던 위법성, 실제 행동, 그리고 그 결과를 하나씩 따져야 한다.

결국 강신철의 단호한 답변이 던진 가장 큰 역설은 이것이다. 홍준표가 말하는 ‘명령에 복종하는 군인’과 강신철이 말하는 ‘헌법을 지키는 참군인’ 사이에서, 대한민국 군은 이제 그 경계선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 위기에서 군인은 또다시 “명령을 따르라”와 “헌법을 지키라” 사이에서 어느 목소리가 진짜 명령인지 묻게 될 수밖에 없다.

이제 강신철 장관에게 ‘참군인’의 정의는 곧 현실의 시험대에 오른다. 특히 지금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는 그 첫 시험처럼 보인다. 군은 유엔사 현장조사를 위한 수색로를 개척하던 중 사고가 났다고 밝혔고, 강 장관은 현재로서는 북한 지뢰인지 우리 지뢰인지, 매설인지 유실인지 단정할 수 없다며 “증거를 토대로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명령과 자신의 헌법적 판단이 충돌하는 순간 강 장관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대통령의 명령이 곧 헌법의 명령은 아니다. 반대로 장관 개인의 판단 역시 헌법 그 자체가 될 수 없다. 지금 강 장관 앞에는 MDL 사건에 대한 사실 규명과 유엔사 조사 문제라는 구체적인 현실이 놓여 있다. 유엔사 조사를 받아들이는 것이든, 우리 군의 독자적 조사를 우선하는 것이든, 중요한 것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헌법과 법률, 군사협정과 작전 원칙에 따라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를 국민과 군 앞에 설명할 수 있느냐다.

청문회에서 “김현태·김용현은 군인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그에게 이제 진짜 질문이 돌아온다. 참군인은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군인인가, 헌법에 충성하는 군인인가. 그리고 그 답을 강신철 장관 자신이 실제 명령권을 행사하는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가.


참고자료

  • 홍준표, 계엄 군 지휘부 중형 비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026년 9월 24일 SNS에서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들을 내란범으로 몰고 가는 것이 바른 세상인가”라며 전직 군 지휘부 5명의 실형 선고를 비판했다. 그는 상급자 명령에 대한 하급자의 심사권과 향후 군 통수체계의 혼란 가능성을 문제로 제기했다.
  • 12·3 계엄 관련 군 지휘부 1심 판결: 서울중앙지법은 2026년 9월 21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징역 18년,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15년,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12년,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10년,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회·선관위 등에 대한 병력 투입 등을 판단의 주요 근거로 들었다.
  •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강신철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참군인의 기준을 헌법과 국가·국민 수호에 두고, 군인의 복종 의무에도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관련 청문회 영상에서는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참군인’ 기준에 대한 후보자의 단호한 답변이 확인된다.
  • 강신철 후보자 부동산 관련 청문회 쟁점: 청문회에서는 강 후보자 본인과 가족의 부동산 관련 의혹이 검증됐으며, 강 후보자는 철거민 보상 절차는 정당했다고 설명하면서도 가족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분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DMZ 지뢰 추정 폭발 및 유엔사 현장조사: 9월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로 개척 중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군은 해당 작업이 MDL 인근 지형 변화와 북한의 지뢰 매설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유엔사 현장조사에 앞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군은 북한 지뢰인지 아군 지뢰인지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강신철 장관의 사고 이후 대응: 강신철 장관은 9월 23일 부상 장병들을 찾아 치료와 지원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과 현장조사는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향후 조사 결과와 국방부의 대응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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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31일 일요일

박근혜가 움직이자 홍준표가 쏘았고, 유영하가 ‘배신자’로 되받았다 — 대구시장 선거, 보수의 오래된 원한이 터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지원 유세 이후 홍준표 전 시장과 유영하 의원이 충돌한 대구시장 선거 정국을 상징한 이미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경호 후보 지원 유세를 계기로 대구시장
선거는 김부겸 대 추경호의 대결을 넘어 보수 내부의 배신자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ghostimages


대구시장 선거가 이상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겉으로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의 지방선거지만, 실제 무대 위로 올라온 이름들은 따로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홍준표 전 대구시장, 그리고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다. 시장을 뽑는 선거가 어느새 보수의 혈통을 가르는 심판대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6·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3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추 후보를 “대구 경제를 살리는 데 적임자”라고 평가하며 압도적 지지를 요청했다. 이미 지난 23일 칠성시장 유세에 나선 데 이어, 다시 대구 민심의 상징인 서문시장을 찾은 것이다.

이 장면이 단순한 지원 유세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대구의 판세 때문이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27일 대구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후보는 40%, 추경호 후보는 41%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안 초접전이다.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와 이 정도로 맞붙는 그림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래서 박근혜의 등장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흔들리는 보수 표심을 다시 묶기 위한 마지막 동원령처럼 읽힌다.

문제는 여기서 홍준표 전 시장이 끼어들며 폭발했다. 홍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앞세운 투표가 대구의 미래를 더 암담하게 만들 뿐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김부겸 후보를 지지한 것은 진영을 넘어 대구의 미래 100년을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식 표현을 빌리면, 이것은 배신이 아니라 선택이고, 진영 이탈이 아니라 미래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 진영 안에서 그 말이 그렇게 곱게 들릴 리는 없었다.

가장 날카롭게 반격한 인물은 유영하 의원이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유 의원은 홍 전 시장을 향해 “참 가지가지 한다”고 받아쳤고, “먹던 우물에 가래침을 뱉어놓고 떠난 것”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이어 “역사는 배신자들의 말로가 어떠한지를 우리에게 똑똑히 가르쳐 주고 있다”며 “보수에서 더 이상 홍 전 시장이 설 땅은 없다”고 했다. 여기서 선거의 언어는 정책의 언어가 아니라 응징의 언어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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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의 아이러니는 너무 짙다. 한때 보수의 본진에서 함께 손을 들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를 향해 배신자라 부른다. 홍준표는 박근혜식 감성 동원을 낡은 정치라고 공격하고, 유영하는 홍준표의 김부겸 지지를 보수에 대한 배신으로 규정한다. 대구의 미래를 말하던 선거는 순식간에 “누가 진짜 보수인가”, “누가 우물을 더럽혔는가”, “누가 떠났고 누가 남았는가”를 묻는 과거 청산극이 됐다.

더 흥미로운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침묵과 존재감이다. 박 전 대통령은 길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 골목에 서는 것만으로도 선거 구도를 바꾼다. 2017년 탄핵 이후 첫 현장 유세라는 상징성은 여전히 대구 보수층에게 특별한 정서를 불러낸다. MBC는 지난 23일 칠성시장 유세를 두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처음으로 현장 유세에 나섰다고 보도했고, 김부겸 후보 측은 이를 “보수 결집” 전략으로 비판했다.

결국 이번 충돌은 추경호 후보에게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박근혜의 등장은 보수 결집에는 분명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구시장 선거를 경제와 행정의 경쟁이 아니라 박근혜를 둘러싼 감정 선거로 바꿔버릴 수도 있다. 추경호가 말해야 할 것은 대구 경제인데, 유권자의 귀에는 박근혜, 홍준표, 유영하의 이름이 더 크게 들린다. 선거판에서 지원군이 너무 강하면, 후보는 오히려 배경이 된다.

홍준표 전 시장에게도 이 싸움은 쉽지 않다. 그는 스스로를 보수의 낡은 틀을 넘어선 현실주의자로 포장하려 한다. 그러나 대구 보수층 일부에게 그의 김부겸 지지는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감정적 이탈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움직인 상황에서 홍준표가 그 행보를 비판한 것은, 단순한 선거 논평이 아니라 친박 정서의 급소를 건드린 셈이다.

유영하 의원의 반격은 그래서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다. 그것은 박근혜 정치의 마지막 방어선에서 나온 선언문에 가깝다. “보수에서 더 이상 설 땅은 없다”는 말은 상대를 비판하는 문장이 아니라, 보수라는 성문 밖으로 밀어내는 추방의 언어다. 지방선거 막판 대구에서 벌어진 이 충돌은 대구시장 한 자리를 넘어, 보수 내부의 기억과 원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선거는 미래를 고르는 절차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대구의 이번 선거는 미래를 말할수록 과거가 더 크게 소환되는 기묘한 장면을 보여준다. 박근혜가 시장 골목에 서자 홍준표가 비판했고, 홍준표가 비판하자 유영하가 배신자를 말했다. 시민은 시장을 뽑으러 가는데, 정치권은 아직도 누가 누구를 배신했는지를 심판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 대구 선거판의 가장 장중한 아이러니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박근혜, 서문시장서 추경호 지원 유세…‘대구 경제 살릴 적임자’」, 2026년 5월 31일.
  • 뉴스1/다음, 「홍준표 ‘박근혜 내세운 투표, 대구 미래 더 암담’→ 유영하 ‘참 가지가지’」, 2026년 5월 31일.
  • MBC, 「[MBC여론조사] 대구시장, 김부겸 40% vs 추경호 41%…오차범위 내 경합」, 2026년 5월 28일.
  • MBC 뉴스데스크, 「탄핵 이후 첫 현장 유세 박근혜, 추경호 지원…김부겸 ‘보수 결집만 외쳐’」, 2026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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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6일 월요일

“탈영병이 민주당에 투항했다”… 한동훈, 홍준표에 초강수 독설

 

한동훈과 홍준표의 정면 충돌로 드러난 보수 진영 내분 장면
한동훈 전 대표가 김부겸 지지에 나선 홍준표 전 시장을
 “탈영병” “투항”이라고 직격하며 보수 진영 갈등이 공개 충돌로 번졌다./kbs

한동훈 전 대표가 김부겸 지지에 나선 홍준표 전 시장을 “탈영병” “투항”이라고 맹비난하며 대구시장 선거를 둘러싼 보수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보수 진영의 균열이 결국 공개 폭발로 번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개 지지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해 “탈영병 홍준표가 드디어 투항했다”고 직격하면서, 대구를 둘러싼 보수 진영의 신경전이 사실상 전면전 단계로 들어섰다. 이번 충돌은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조차 “누가 진짜 보수인가”를 놓고 내부에서 칼이 먼저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한동훈의 발언은 노골적이었다. 그는 홍준표를 “탈영병”이라고 부르며, 홍 전 시장이 당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제 발로 탈영한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홍준표가 자신을 “쫓아낸 전남편” 운운하며 국민의힘 측을 비꼰 데 대해, 한동훈은 “또 거짓말을 한다”고 받아쳤다. 정치 언어로 번역하면 단순하다. “당을 떠난 사람은 배신자이고, 그 배신자가 이제 민주당 후보를 돕고 있다”는 프레임이다. 이는 홍준표 개인을 공격하는 동시에, 그를 따라 흔들릴 수 있는 보수층 유권자들에게도 경고장을 던지는 셈이다.



반대로 홍준표의 계산도 선명하다. 그는 김부겸 지지가 민주당 지지가 아니라 “김부겸 개인에 대한 지지”라고 선을 그으며, 차기 대구시장은 중앙정부와 타협할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은 이미 정계를 은퇴하고 “남은 생은 국익에 충성하기로 결심했다”며 정당 논리를 뛰어넘는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에서 이런 말은 늘 역설적이다.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지지한다”는 말은 듣기에는 품격 있어 보여도, 선거판에서는 결국 상대 진영의 손을 들어주는 행동으로 기록된다. 그래서 한동훈은 이를 “투항”이라고 불렀고, 홍준표는 “국익”이라고 포장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시점이다. 지금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은 컷오프 후폭풍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겹치며 심각한 혼전 양상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는 당내 반발과 무소속 변수 때문에 4파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준표의 김부겸 지지는 단순한 개인 소신 표명이 아니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선거판 전체를 흔드는 내부 변수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적과 싸우기도 전에 자기 진영 표부터 찢어지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충돌은 한동훈 대 홍준표 개인전이 아니다. 이것은 보수가 지금 어떤 언어로 서로를 죽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쪽은 “탈영”과 “투항”을 말하고, 다른 한쪽은 “국익”과 “미래”를 말한다. 하지만 유권자가 듣는 것은 그보다 훨씬 단순하다. “저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도 한편이 아니다”라는 인상이다. 대구는 원래 보수의 텃밭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 텃밭이 오히려 보수의 내분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시험장이 되고 있다. 지금 대구에서 벌어지는 것은 단순한 후보 경쟁이 아니라, 보수의 권위와 정통성을 둘러싼 잔혹한 내부 숙청전에 가깝다.

참고문헌

  • 뉴시스, 「한동훈 "탈영병 홍준표가 드디어 투항" 김부겸 지지 비판」, 2026년 4월 6일.
  • 뉴시스, 「국힘, 대구 '컷오프' 여파 어수선… 4파전 현실화하나」, 2026년 4월 6일.

Socko/Ghost

2022년 12월 10일 토요일

‘문다혜 ‘유기견 돕자’ 달력’에 ‘문재인 삽화’ - “그 냉혹함이 무섭고 소름 돋는다”




[
세상소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삽화 달력이 정치권의 또 다른 논란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2023년 탁상달력 ‘당신과 함께라면’ 프로젝트는 유기견 지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달력에는 문 전 대통령이 반려동물 마루, 토리, 다운, 찡찡이 등과 함께 있는 모습의 삽화가 담겼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공개된 시점은 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한 논란 직후였다. 그래서 단순한 기부 달력은 곧바로 정치적 역풍의 소재가 됐다.

논란의 출발점은 풍산개 반환이었다. 곰이와 송강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였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뒤에도 이 풍산개들을 양산 사저에서 길러왔지만, 대통령기록물 관리와 사육 비용 문제 등이 맞물리며 결국 정부에 반환했다. 이후 곰이와 송강은 경북대 동물병원을 거쳐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광주시는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두 풍산개를 분양이 아니라 대여 형식으로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풍산개 반환을 둘러싼 여론이 이미 거칠게 흔들린 뒤 달력 프로젝트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문 전 대통령 측에서는 풍산개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고, 법적·제도적 관리 책임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 가능했다. 그러나 대중 정치의 감정선은 그렇게만 움직이지 않았다. 입양할 때는 상징이 됐던 동물이, 퇴임 뒤에는 비용과 관리 책임 논란 끝에 정부로 돌아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판 여론이 생겼다. 그 직후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따뜻한 삽화가 담긴 ‘유기견 돕기’ 달력이 공개되자, 반대편에서는 이를 강한 모순으로 받아들였다.

문다혜 씨 측 프로젝트는 유기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소개됐다. 텀블벅에 올라온 프로젝트는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은 삽화 달력과 엽서를 제작해 판매하고, 수익금을 유기견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문다혜 씨가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고, 삽화는 SNS에 공개된 사진 등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한겨레도 해당 달력과 엽서 판매가 유기견 돕기 성금을 모집하는 프로젝트라고 보도했다.

기획 의도만 놓고 보면 유기견 보호를 위한 후원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응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풍산개 반환을 ‘파양’ 프레임으로 읽었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유기견을 만든 장본인 문 전 대통령이 유기견 보호라니 모순”이라는 취지의 논평을 냈고, “또 다시 생명을 이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그 냉혹함이 무섭고 소름 돋는다”고 비판했다. 이 표현은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인용되며 논쟁의 핵심 문장처럼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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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기르다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넘어간 사실을 언급하며, 달력 소개글에 담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긴다’는 취지의 문구를 겨냥했다. 경향신문은 장 원내대변인이 “곰이와 송강이가 달력을 보면서 어떤 마음일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안이 민감했던 이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미지와도 관련이 깊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유기견 출신 반려견 토리, 반려묘 찡찡이 등은 문 전 대통령의 상징적 이미지 중 하나였다. 그런 인물이 북한에서 선물받은 풍산개를 반환한 직후, 반려동물 삽화 달력으로 유기견 후원을 한다는 구도는 지지층과 반대층 사이에서 완전히 다르게 읽혔다.

지지층에게 달력 프로젝트는 선의의 후원이었다. 풍산개 반환 문제는 대통령기록물 관리라는 제도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고, 유기견 보호를 위한 달력 제작은 별개의 선한 활동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프로젝트는 빠르게 후원금을 모았다. 경향신문은 목표액 200만 원이던 펀딩이 하루 만에 900만 원을 돌파했고, 12월 10일 현재 약 6500만 원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후 보도에서는 총 모금액이 1억6000만 원에 달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반면 반대층에게 이 장면은 정치적 위선으로 보였다. 곰이와 송강 반환 과정에서 “돈 때문에 파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미 제기된 상황이었다. 그런 직후 “유기견 돕기”라는 이름으로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따뜻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국민의힘 논평은 단순히 달력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문 전 대통령의 동물 사랑 이미지 전체를 겨냥했다.

물론 풍산개 반환을 곧바로 일반적 의미의 유기나 파양과 동일시하는 데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곰이와 송강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됐고, 이후 국가 관리 체계 안에서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는 곰이와 송강이 분양이 아니라 대여 형식으로 우치동물원에 넘어왔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법적 성격만 놓고 보면 일반 반려견을 무책임하게 버린 사건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정치적 타격은 컸다. 정치에서 사실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상징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이미지, 유기견 돕기 달력, 딸 문다혜 씨의 기획, 그리고 광주 우치동물원 이송 소식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졌다. 이 장면은 지지층에게는 선의와 제도 문제의 오해였지만, 반대편에게는 “이미지를 활용해놓고 책임은 피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됐다.

문 전 대통령은 이후 풍산개를 넘겨받은 광주시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문 전 대통령과 통화했고, 문 전 대통령이 “광주에 우리 풍산개를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문 전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을 완전히 무관심하게 내친 것이 아니라는 반론의 근거로도 읽힐 수 있다.

결국 이 논란은 한 장의 달력보다 훨씬 큰 문제를 드러냈다. 정치인이 쌓아온 이미지는 사소한 모순에도 쉽게 흔들린다. 특히 생명, 반려동물, 선의, 기부 같은 주제는 감정의 파급력이 크다. 아무리 제도적 설명이 가능해도, 대중이 보는 장면이 “기르던 개를 보낸 뒤 유기견 돕기 달력을 판다”로 압축되면 방어는 어려워진다.

2022년 12월의 문다혜 달력 논란은 그래서 단순한 굿즈 판매 논란이 아니었다. 그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이미지와 풍산개 반환 논란이 충돌한 사건이었다. 한쪽에서는 선의의 기부라고 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냉혹한 이미지 정치라고 했다. 진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의 세계에서 상징은 때로 사실보다 빠르게 판단을 만든다. 곰이와 송강이 광주로 떠난 직후 등장한 달력은 바로 그 상징의 위험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참고문헌

  1. 경향신문, 「‘문재인과 반려동물’ 달력에…국민의힘 ‘키우던 풍산개는’」, 2022년 12월 10일.
  2. 동아일보, 「‘유기견 기부’ 文 달력 기획한 딸 다혜씨…“풍산개 보내며…”」, 2022년 12월 9일.
  3. 연합뉴스, 「풍산개 ‘곰이’·‘송강’,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이송」, 2022년 12월 12일.
  4. 국민의힘 논평 관련 보도, 「‘반려견과 다정한 文’ 담은 달력…목표액 78배 넘긴 1억6000만 원」, 2022년 12월 19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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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6일 화요일

홍준표, “이준석, 떼쓰기, 참 딱하다”...이준석 신드롬: 정권교체 절박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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