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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31일 일요일

박근혜가 움직이자 홍준표가 쏘았고, 유영하가 ‘배신자’로 되받았다 — 대구시장 선거, 보수의 오래된 원한이 터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지원 유세 이후 홍준표 전 시장과 유영하 의원이 충돌한 대구시장 선거 정국을 상징한 이미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경호 후보 지원 유세를 계기로 대구시장
선거는 김부겸 대 추경호의 대결을 넘어 보수 내부의 배신자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ghostimages


대구시장 선거가 이상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겉으로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의 지방선거지만, 실제 무대 위로 올라온 이름들은 따로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홍준표 전 대구시장, 그리고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다. 시장을 뽑는 선거가 어느새 보수의 혈통을 가르는 심판대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6·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3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추 후보를 “대구 경제를 살리는 데 적임자”라고 평가하며 압도적 지지를 요청했다. 이미 지난 23일 칠성시장 유세에 나선 데 이어, 다시 대구 민심의 상징인 서문시장을 찾은 것이다.

이 장면이 단순한 지원 유세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대구의 판세 때문이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27일 대구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후보는 40%, 추경호 후보는 41%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안 초접전이다.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와 이 정도로 맞붙는 그림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래서 박근혜의 등장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흔들리는 보수 표심을 다시 묶기 위한 마지막 동원령처럼 읽힌다.

문제는 여기서 홍준표 전 시장이 끼어들며 폭발했다. 홍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앞세운 투표가 대구의 미래를 더 암담하게 만들 뿐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김부겸 후보를 지지한 것은 진영을 넘어 대구의 미래 100년을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식 표현을 빌리면, 이것은 배신이 아니라 선택이고, 진영 이탈이 아니라 미래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 진영 안에서 그 말이 그렇게 곱게 들릴 리는 없었다.

가장 날카롭게 반격한 인물은 유영하 의원이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유 의원은 홍 전 시장을 향해 “참 가지가지 한다”고 받아쳤고, “먹던 우물에 가래침을 뱉어놓고 떠난 것”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이어 “역사는 배신자들의 말로가 어떠한지를 우리에게 똑똑히 가르쳐 주고 있다”며 “보수에서 더 이상 홍 전 시장이 설 땅은 없다”고 했다. 여기서 선거의 언어는 정책의 언어가 아니라 응징의 언어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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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의 아이러니는 너무 짙다. 한때 보수의 본진에서 함께 손을 들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를 향해 배신자라 부른다. 홍준표는 박근혜식 감성 동원을 낡은 정치라고 공격하고, 유영하는 홍준표의 김부겸 지지를 보수에 대한 배신으로 규정한다. 대구의 미래를 말하던 선거는 순식간에 “누가 진짜 보수인가”, “누가 우물을 더럽혔는가”, “누가 떠났고 누가 남았는가”를 묻는 과거 청산극이 됐다.

더 흥미로운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침묵과 존재감이다. 박 전 대통령은 길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 골목에 서는 것만으로도 선거 구도를 바꾼다. 2017년 탄핵 이후 첫 현장 유세라는 상징성은 여전히 대구 보수층에게 특별한 정서를 불러낸다. MBC는 지난 23일 칠성시장 유세를 두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처음으로 현장 유세에 나섰다고 보도했고, 김부겸 후보 측은 이를 “보수 결집” 전략으로 비판했다.

결국 이번 충돌은 추경호 후보에게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박근혜의 등장은 보수 결집에는 분명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구시장 선거를 경제와 행정의 경쟁이 아니라 박근혜를 둘러싼 감정 선거로 바꿔버릴 수도 있다. 추경호가 말해야 할 것은 대구 경제인데, 유권자의 귀에는 박근혜, 홍준표, 유영하의 이름이 더 크게 들린다. 선거판에서 지원군이 너무 강하면, 후보는 오히려 배경이 된다.

홍준표 전 시장에게도 이 싸움은 쉽지 않다. 그는 스스로를 보수의 낡은 틀을 넘어선 현실주의자로 포장하려 한다. 그러나 대구 보수층 일부에게 그의 김부겸 지지는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감정적 이탈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움직인 상황에서 홍준표가 그 행보를 비판한 것은, 단순한 선거 논평이 아니라 친박 정서의 급소를 건드린 셈이다.

유영하 의원의 반격은 그래서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다. 그것은 박근혜 정치의 마지막 방어선에서 나온 선언문에 가깝다. “보수에서 더 이상 설 땅은 없다”는 말은 상대를 비판하는 문장이 아니라, 보수라는 성문 밖으로 밀어내는 추방의 언어다. 지방선거 막판 대구에서 벌어진 이 충돌은 대구시장 한 자리를 넘어, 보수 내부의 기억과 원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선거는 미래를 고르는 절차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대구의 이번 선거는 미래를 말할수록 과거가 더 크게 소환되는 기묘한 장면을 보여준다. 박근혜가 시장 골목에 서자 홍준표가 비판했고, 홍준표가 비판하자 유영하가 배신자를 말했다. 시민은 시장을 뽑으러 가는데, 정치권은 아직도 누가 누구를 배신했는지를 심판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 대구 선거판의 가장 장중한 아이러니다.

참고문헌

연합뉴스, 「박근혜, 서문시장서 추경호 지원 유세…‘대구 경제 살릴 적임자’」, 2026년 5월 31일.
뉴스1/다음, 「홍준표 ‘박근혜 내세운 투표, 대구 미래 더 암담’→ 유영하 ‘참 가지가지’」, 2026년 5월 31일.
MBC, 「[MBC여론조사] 대구시장, 김부겸 40% vs 추경호 41%…오차범위 내 경합」, 2026년 5월 28일.
MBC 뉴스데스크, 「탄핵 이후 첫 현장 유세 박근혜, 추경호 지원…김부겸 ‘보수 결집만 외쳐’」, 2026년 5월 23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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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8일 목요일

박근혜의 명예회복, 이재명의 승리 설계…지방선거는 왜 다시 대통령들의 전쟁이 되었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지방선거 현장 행보를 상징하는 부산 시장과 선거 유세 이미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와 이재명 대통령의 영남권 현장 행보가
 맞물리며 지방선거는 전·현직 대통령의 상징전으로 번지고 있다./ghostimages


지방선거가 다시 대통령들의 선거가 되고 있다. 시장의 도로, 항만의 일자리, 강원 산간의 교통망, 부산의 산업 재편을 물어야 할 선거판에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의 그림자가 동시에 내려앉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울경을 거쳐 강원으로 향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영남권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한쪽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오래된 이름을 다시 꺼내 들었고, 다른 한쪽은 집권 권력의 현장 장악력으로 선거의 흐름을 설계하려 한다. 지방선거는 지방을 말하지만, 정작 무대 중앙에는 다시 대통령들이 섰다.

박근혜의 등장은 단순한 유세 지원이 아니다. 그것은 보수 정치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탄핵 이후의 공백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박근혜는 오래전 선거판에서 패배 직전의 보수를 일으켜 세웠던 상징이었다. 그 시절 그녀는 후보보다 큰 후보였고, 정당보다 강한 브랜드였다. 그러나 지금의 박근혜는 과거의 승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탄핵의 기억, 사면 이후의 침묵, 그리고 다시 시장 바닥으로 나온 몸짓이 겹쳐 있다. 그래서 그녀의 유세는 지지층에게는 명예회복의 신호이고, 반대편에게는 퇴행의 상징이며, 한국정치 전체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과거의 귀환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 역시 단순한 민생 방문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현직 대통령이 지역 경제, 해양 산업, 시장 민심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국정 행위일 수 있다. 그러나 선거 막판, 접전지, 영남권, 부산이라는 조건이 겹치는 순간 그 행보는 곧바로 정치적 의미를 얻는다. 청와대가 아무리 선거와 분리하려 해도, 후보들은 대통령의 방문을 자신의 동력으로 해석하고, 야당은 그것을 관권 선거라고 공격한다. 권력의 발걸음은 의도가 무엇이든 선거판에서는 언제나 표의 언어로 번역된다.

이 장면의 장중한 아이러니는 여기에 있다. 박근혜는 더 이상 권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보수의 기억을 움직인다. 이재명은 현직 권력을 갖고 있지만, 그 권력 때문에 선거 개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쪽은 과거의 상징으로 현재를 흔들고, 다른 한쪽은 현재의 권력으로 미래를 설계한다. 그런데 정작 유권자가 선택해야 할 지방의 미래는 이 거대한 상징전 속에서 자꾸 뒷전으로 밀려난다.

보수는 박근혜를 통해 무엇을 회복하려 하는가. 단순히 몇 명의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진영은 정체성의 균열을 겪고 있다. 누구의 보수인가, 무엇을 지키는 보수인가, 탄핵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그 혼란 속에서 박근혜는 가장 손쉬운 결집 장치다. 복잡한 정책 논쟁보다 한 사람의 이름이 더 빠르게 지지층을 움직인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보수의 빈곤을 말해준다. 미래 비전이 약할수록 정치세력은 과거의 얼굴을 다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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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같은 질문이 향한다. 집권 권력은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 한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자연스러운 목표다. 그러나 문제는 승리의 방식이다. 지역 발전의 약속이 대통령의 인기와 결합하고, 후보들의 경쟁력이 현직 권력의 후광에 기대기 시작하면,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하청 무대가 된다. 지방선거가 지역의 자율성을 묻는 선거가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또는 대통령을 위한 총동원전으로 변하는 순간, 지방은 또다시 중앙의 선거 포스터가 된다.

박근혜와 이재명은 서로 다른 시대의 권력이다. 박근혜는 산업화와 보수 결집, 탄핵과 복권의 기억을 품은 인물이다. 이재명은 대중동원형 정치, 실용경제, 강한 집행력의 이미지를 앞세운 현직 권력이다. 하나는 상징의 정치이고, 다른 하나는 동원의 정치다. 그러나 둘은 뜻밖에도 같은 질문 앞에 선다. 한국정치는 인물의 힘을 넘어 제도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가. 지역의 삶을 대통령의 이름 없이 말할 수 있는가. 유권자는 여전히 누가 왔느냐보다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는가.

선거의 여왕이라는 이름은 화려하다. 그러나 그 이름은 이미 오래된 왕관이다. 그 왕관이 다시 빛나는 것은 보수의 생명력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보수가 새 얼굴을 세우지 못했다는 고백일 수도 있다. 반대로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 행보는 강력한 집권의 자신감일 수 있지만, 동시에 지방선거를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으로 만드는 위험한 유혹일 수도 있다. 과거의 왕관과 현재의 권력이 맞붙는 동안, 정작 미래는 아직 자기 이름을 갖지 못했다.

한국정치의 미래는 이런 방식으로 설계되어서는 안 된다. 박근혜가 유세장에 서면 보수층이 모이고, 이재명이 시장을 돌면 여당 후보가 힘을 얻는 구조는 선거 전략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의 성숙은 아니다. 성숙한 정치는 과거의 상처를 동원하지 않고도 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현직 권력의 후광 없이도 지역의 비전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선거가 진짜 지방의 선거가 되려면, 대통령들의 이름보다 도시의 미래가 더 크게 들려야 한다.

이번 선거가 남길 것은 승패만이 아닐 것이다. 박근혜의 등장은 보수가 아직 탄핵 이후의 언어를 찾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의 행보는 집권 권력이 지방선거를 국정 동력의 시험대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장면은 서로를 비판하지만, 동시에 한국정치의 같은 병을 비춘다. 우리는 여전히 인물에 매달리고, 기억에 끌려가며, 지방을 중앙의 전쟁터로 만든다.

그래서 이번 선거의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박근혜가 보수를 살릴 수 있느냐, 이재명이 지선을 이길 수 있느냐가 아니다. 한국정치가 언제쯤 대통령들의 그림자 밖에서 지역의 미래를 말할 수 있느냐다. 선거의 여왕은 돌아왔고, 현직 권력은 시장을 돌았다. 그러나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왕관도, 권력의 행차도 아니다. 지방이 자기 목소리로 미래를 말하는 정치다.

참고문헌

  1. 중앙일보/다음, 「“경제는 이재명 짱” “박근혜로 보수 결집”…부산이 출렁인다」, 2026년 5월 28일. 부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장 방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장시장 지원 유세가 맞물린 현장 분위기를 다뤘습니다.
  2. 중앙일보/다음, 「‘이재명 vs 박근혜’ 마케팅 전쟁…전·현직 대통령 대리전 치닫다」, 2026년 5월 28일. 전·현직 대통령의 부산행과 PK 선거의 상징전 구도를 정리했습니다.
  3. YTN, 「박근혜, PK 선거 지원 총력…오늘은 강원행」, 2026년 5월 2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주·울산·부산 유세와 강원 지원 일정이 정리돼 있습니다.
  4. MBC, 「‘탄핵 대통령 효과 없어’…‘관권 선거 중단해야’」, 2026년 5월 28일. 민주당의 박근혜 비판과 국민의힘의 이재명 대통령 지방행보 비판을 함께 전했습니다.
  5. CBS 노컷뉴스/다음, 김종인 인터뷰: ‘선거의 여왕’ 박근혜 효과 논란, 2026년 5월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 영향력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선거의 여왕’ 수식어의 현재성을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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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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