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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8일 목요일

尹-明, 무죄·무죄·유죄·무죄…특검 구형 재판부 향해 ‘특검 자판기’ 풍자어 등장...

 

명태균 사건의 1심과 2심 판결 차이를 보여주는 법원 풍경
같은 명태균 사건을 둘러싸고 엇갈린 1심과 2심의 판단,
 그리고 이진관 재판부의 다른 사건 양형이 던지는
 사법적 질문/credit: donga


법정의 숫자는 때로 긴 판결문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 명태균의 무상 여론조사 사건이 그렇다. 김건희 여사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였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여론조사 14회에 대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7일 서울고법 형사7부는 그 판결을 뒤집어 윤 전 대통령과 명태균씨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결국 같은 사건의 법정 풍경은 ‘무죄·무죄·유죄·무죄’라는 묘한 배열을 만들었다. 항소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의뢰나 협의 등 의사 합치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고,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배열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1심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의 판단이다. 물론 1심과 2심이 다른 결론을 내렸다고 해서 어느 한쪽을 곧바로 오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판부마다 증거를 해석하고 법리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그래서 항소심이라는 제도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왜 같은 명태균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는 두 번 무죄였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진관 재판부에서만 유죄였다가 항소심에서 다시 무죄가 되었는가. 법원은 판결의 독립성을 말하지만, 국민은 판결 사이의 간격을 바라보며 그 차이를 묻는다. 그 질문이 더 예민해지는 것은 이진관 재판부가 그동안 보여준 양형 때문이다.

지난 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에서 특검은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6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건에서도 특검 구형은 징역 20년이었지만 선고형은 징역 25년이었다. 두 사건 모두 특검의 구형보다 무거운 형이 나온 것이다. 특히 박성재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일부 혐의를 공소기각하는 동시에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주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다 보니 법정 밖에서는 이진관 재판부를 두고 ‘특검 자판기’라는 거친 표현까지 등장한다. 그러나 이 표현에는 처음부터 이상한 역설이 있다. 자판기라면 주문한 만큼 나와야 하는데, 이 재판부에서는 특검이 주문한 형량보다 더 많이 나온 사건도 있기 때문이다. 한덕수 사건은 구형보다 8년, 박성재 사건은 5년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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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특검 자판기’라는 말 자체가 정확한 진단이라기보다, 특검의 주장과 재판부의 판단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는지를 두고 생겨난 정치적·사회적 풍자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그 풍자가 던지는 진짜 질문은 따로 있다. 특검의 구형보다 더 무거운 형이 반복되고, 다른 사건에서는 항소심이 1심 판단을 뒤집는다면, 우리는 그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더구나 명태균 사건의 2심은 1심의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항소심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의 의사 합치 역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건희 여사의 1·2심 무죄 판단과 같은 방향이었다. 물론 사건별 증거와 법률적 쟁점이 다르므로 단순 비교는 위험하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는 같은 사건, 같은 여론조사, 같은 명태균이라는 이름 앞에서 유·무죄가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지는 모습으로 보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법부의 설명 책임이 중요해진다. 결국 문제는 이진관이라는 한 판사의 이름을 붙잡고 ‘자판기’라는 딱지를 붙이는 데 있지 않다.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그 판결은 항소심과 상고심의 검증을 받는다.

더구나 특정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고 해서 그 판결을 내린 판사의 법적 독립성까지 부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법정 밖에서 이상한 별명이 만들어질 만큼 판결의 패턴이 국민의 눈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 법원 역시 그 현상을 단순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왜 특검 구형보다 훨씬 무거운 형이 선고됐는지, 왜 명태균 사건에서는 유독 다른 판단이 나왔는지 그 법리와 증거의 차이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설명하는 것 역시 사법부의 몫이다. 법정은 자판기가 아니다. 특검이 버튼을 누른다고 형량이 나오는 곳도 아니고, 여론이 버튼을 누른다고 무죄가 나오는 곳도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판결에는 독립성과 함께 설명이 필요하다. ‘특검 자판기’라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왜 그런 농담이 법정 밖에서 생겨났느냐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무죄·무죄·유죄·무죄라는 명태균 사건의 숫자, 구형 15년에 23년, 구형 20년에 25년이라는 양형의 숫자가 한 화면에 놓인 순간, 법원은 국민에게 하나의 질문을 되돌려 받는다. 판결은 독립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그 독립된 판단의 차이는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되고 있는가. 사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은 바로 그것이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尹 징역2년…김건희 '무죄'와 충돌」 — 2026.7.13. 이진관 재판부의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유죄 판단, 김건희 여사 1·2심 무죄와의 차이를 확인하는 핵심 자료다.
  • 연합뉴스, 「법원 "尹·김건희 정치적 공동체…명태균 위해 김영선 공천 관여"」 — 2026.10.8. 윤석열·명태균 사건 2심 판결의 구체적인 판단 이유와, 1심과 달리 여론조사 무상 제공의 대가성과 공모를 인정하지 않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한국일보, 「윤석열 2심 무죄로 뒤집혔다…‘명태균 여론조사, 정치적 조언에 불과’」 — 2026.10.7. 1심의 징역 2년이 2심에서 무죄로 뒤집힌 과정과 핵심 법리를 비교하는 자료다.
  • 파이낸셜뉴스·뉴스1, 「구형보다 높은 형 택한 이진관 재판부…한덕수보다 박성재 중형 선고 이유는」 — 2026.6.22. 한덕수 전 총리 구형 15년→선고 23년, 박성재 전 장관 구형 20년→선고 25년이라는 양형 차이를 확인하는 자료다. 또한 한덕수 사건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됐다는 점도 확인된다.
  • 서울신문,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윤석열 전 대통령 항소심 무죄」 — 2026.10.7. 서울고법 형사7부의 2심 무죄 선고 및 사건 개요를 교차 확인하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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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6일 목요일

법정에선 참았고, 돌아가선 무너졌다…김건희의 침묵 뒤에 남은 회한


김건희 여사가 법정 출석 이후 구치소로 돌아가 오열했다는 전언을 바탕으로 침묵과 회한을 표현한 정치 논평 이미지
법정에서는 침묵했고, 돌아가서는 무너졌다는 전언은 권력 
이후의 인간적 장면을 남겼다./chosun


김건희 여사는 법정에서는 울지 않았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랬다. 질문이 이어졌고, 시선이 쏟아졌고, 법정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지만 그는 끝내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배우자 관계를 확인하는 최소한의 답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표정은 굳어 있었고, 말은 짧았다. 그 침묵은 법적 권리 행사였지만, 동시에 자신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장벽처럼 보였다.


그러나 법정이 끝난 뒤 전해진 이야기는 달랐다. 변호인 측 전언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치소로 돌아가는 길의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을 정도였고, 돌아간 뒤에는 그동안 눌러왔던 감정이 터져 많이 울었다고 한다. 이 말이 전해지는 순간, 법정의 침묵은 다른 색을 띠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방어 전략만이 아니라, 무너지는 감정을 끝까지 붙잡으려 했던 한 사람의 버팀으로도 읽혔다.


정치적 평가와 별개로, 이 장면은 한국 사회가 오래 기억할 만한 후일담이다. 한때 대통령 배우자로서 권력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던 인물이 이제는 피고인의 배우자이자 증인으로 법정에 서고,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 무너졌다는 전언은 권력의 흥망을 압축한다. 화려한 조명과 경호, 공식 행사와 해외 순방의 이미지 뒤에 남은 것은 법정의 침묵과 구치소의 오열이었다.


물론 이 이야기를 그대로 미화할 수는 없다. 김건희 여사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다. 그는 대통령 배우자로서 공적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었고, 여러 의혹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많은 시민은 아직도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할 권리는 있지만, 공적 인물로서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점을 빼면 글은 감상문이 되고, 논평의 균형을 잃는다.


그럼에도 정치적 심판과 인간적 고통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의 고통까지 조롱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누군가의 눈물이 있다고 해서 그가 져야 할 책임이 지워지는 것도 아니다. 김건희의 법정 이후 오열 전언은 바로 그 복잡한 경계 위에 놓여 있다. 동정과 책임, 침묵과 해명, 방어권과 공적 의무가 한 장면 안에서 충돌한다.


특히 “돌아가는 길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식의 전언은 상징성이 크다. 그것은 단순한 피로의 표현이 아니라, 한 시대의 붕괴를 겪는 사람의 심리적 충격처럼 들린다. 과거에는 권력의 중심에서 수많은 시선을 통제하거나 견뎠다면, 이제는 그 시선이 재판정의 증인석으로 되돌아왔다. 무대는 바뀌었고, 역할도 바뀌었다. 박수를 받던 자리가 질문을 받는 자리로, 조명받던 길이 호송의 길로 바뀐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자녀 없이 서로에게 의지해 온 부부로 알려져 있다. 그 사적 관계가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이라는 이름으로 분리되는 순간, 장면은 더 잔인해진다. 법은 관계를 감정이 아니라 지위로 부른다. 남편은 피고인, 아내는 증인이다. 서로를 바라볼 수는 있지만 마음껏 말할 수 없고, 위로할 수는 있지만 재판의 절차를 넘을 수 없다. 그래서 법정 안의 짧은 시선과 법정 밖의 오열 전언은 하나의 비극적 구도를 만든다.


이 장면을 두고 누군가는 “뒤늦은 회한”이라고 부를 수 있다. 누군가는 “정치보복의 참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사람이 감정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할 것이다. 어느 해석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김건희라는 이름은 이미 개인을 넘어 정치적 상징이 되었고, 그 상징은 지지자와 반대자에게 전혀 다른 얼굴로 보인다.


그러나 법정에서는 침묵했지만, 그 침묵 이후의 이야기는 더 많은 말을 불러냈다는 점이다. 김건희가 울었다는 전언은 그 자체로 팩트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권력의 끝, 부부의 재회, 사법의 냉정함, 지지층의 연민, 반대층의 냉소가 한꺼번에 달라붙는 정치적 장면이 된다. 그래서 이 사안은 단순한 법정 스케치가 아니라, 권력 이후의 인간을 다루는 슬픈 자화상이다.


결국 김건희의 침묵과 오열은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 법정에서 참은 만큼, 돌아가서 무너졌다는 전언은 한 인간의 감정선으로 읽힌다. 하지만 그 감정선 위에는 여전히 공적 책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눈물은 사람을 설명하지만, 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 침묵은 권리일 수 있지만, 해명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장면은 오래 남는다. 권력은 화려하게 시작되지만, 끝날 때는 종종 가장 사적인 얼굴로 무너진다. 법정에서 참았고, 구치소에서 울었다는 전언. 그 한 문장은 김건희라는 이름이 지나온 길과, 아직 끝나지 않은 재판의 무게를 동시에 보여준다. 권력의 정점에서 법정의 증언대로, 그리고 다시 구치소의 침묵으로 이어진 길. 그 길 끝에 남은 것은 승리도 패배도 아닌, 차갑고 긴 회한의 그림자다.


참고문헌

  1. MBC, 「김건희 여사, 윤석열 재판 증인 출석…대부분 증언 거부」, 2026.04.14.
  2. YTN, 「윤석열·김건희 접견 논란…방어권인가 특혜인가」, 2026.04.15.
  3. 동아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 영치금 12억 원대 논란」, 2026.04.01.
  4. 관련 변호인 전언 및 법정 출석 후일담 보도·발언 종합.



Socko/Ghost

 

2026년 4월 15일 수요일

법정의 침묵, 권력의 종말… 김건희의 “네, 맞습니다”가 남긴 슬픈 장면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피고인석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증인석의 김건희 여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재회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장면은 권력의 몰락과 배우자 리스크의 상징으로 남았다./ytn

2026년 4월 14일 오후 2시 8분, 서울중앙지법 311호 형사중법정에는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한때 국가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부부가 이제는 같은 법정 안에서 피고인과 증인으로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개입 의혹과 불법 여론조사 제공 혐의를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증인석에 앉은 김건희 여사를 향해 질문을 던지자, 법정 안에는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피고인 윤석열의 배우자가 맞습니까.” 짧고도 상징적인 질문에 김 여사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그 대답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 문장에 불과했지만, 듣는 이들에게는 그것 이상으로 다가왔다. 한때 대통령 부부라는 이름으로 청와대와 관저, 언론과 정치를 뒤흔들던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서, 이제 남은 것은 배우자 관계를 확인하는 짧은 응답과 차가운 형사법정의 질서뿐이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곧바로 명태균씨와의 관계, 여론조사 제공 경위, 비용 지급 여부 등 사건의 핵심으로 질문을 옮겼다. 그러나 그 뒤 법정의 공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김 여사는 이어지는 질문마다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취지로 답했고, 신문은 길지 않게 마무리됐다. 법정 안에서 시선은 엇갈렸고,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것을 설명하는 듯한 장면이 이어졌다. 한때 누구보다 큰 권력의 언어를 행사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법이 허용한 최소한의 문장만 남긴 채 서로를 바라보거나 외면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적 이미지였다. 권력의 한복판에서는 수없이 많은 말이 쏟아지지만, 몰락의 말미에는 오히려 짧은 대답과 침묵이 모든 것을 압축한다. 이날 법정은 바로 그런 풍경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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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장면은 단순한 재판 뉴스가 아니라 오래된 비극의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비극은 단지 피로 얼룩진 살인의 연쇄가 아니다. 그것은 욕망이 책임을 넘어설 때, 권력이 공적 의무가 아니라 사적 운명의 문제로 변질될 때, 그리고 부부가 서로를 견제하기는커녕 서로의 야망과 불안을 증폭시키는 순간 시작된다. 그래서 오늘 서울중앙지법의 이 풍경은 많은 이들에게 자연스레 ‘맥베스 부부’를 연상시킨다. 남편은 권력의 꼭대기에 올랐다가 피고인석으로 내려왔고, 아내는 그 곁에서 단지 배우자가 아니라 권력 서사의 한 축으로 법정에 호출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은 국가의 상징이 아니라, 사건기록과 증언, 혐의와 방어의 언어로 재구성된 채 다시 마주 앉았다.

맥베스의 비극이 섬뜩한 이유는 야망 자체보다도, 그 야망이 늘 자기합리화의 얼굴을 하고 등장한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더 큰 목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처럼 보인다. 다음에는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방어로 포장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되돌릴 수 없다는 체념이 모든 판단을 집어삼킨다. 대통령 부부의 권력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국정 운영의 일부, 정치적 공격에 대한 대응, 배우자에 대한 과도한 검증에 맞서는 방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공적 권한과 사적 관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국민은 더 이상 그것을 ‘정상적 국정’으로 보지 않는다. 측근과 브로커, 여론과 거래, 개입과 은폐, 해명과 방어가 한데 뒤엉키면 권력은 국가 운영이 아니라 폐쇄된 궁정의 이야기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그 순간부터 권력은 이미 추락을 시작한 것이다.

맥베스 부부의 또 다른 교훈은, 권력이 부부를 더 단단하게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함께 무너지게 만든다는 점이다. 비극의 초반부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결핍을 메워주는 동맹처럼 보인다. 그러나 끝으로 갈수록 그들은 서로를 구해내지 못한다. 권력은 사랑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공포와 취약함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무대가 된다. 오늘 법정에서 목격된 침묵과 거리감, 제한된 답변과 굳은 표정 역시 그런 상징성을 띤다. 한때 세상을 움직이던 권위의 언어는 사라지고, 법이 묻고 증인이 답해야 하는 차가운 질서만 남는다. 청와대의 언어는 명령이 될 수 있었지만, 법정의 언어는 증거와 책임이 없으면 버틸 수 없다. 그래서 이 장면은 한 부부의 불행을 넘어, 권력의 언어가 법의 언어 앞에서 해체되는 순간으로 읽힌다.



이 장면이 다른 전직 대통령들, 그리고 지금 권력을 쥔 현직 대통령들에게 던지는 경고는 분명하다. 대통령은 결코 혼자 추락하지 않는다. 가족과 배우자, 측근과 비선, 후원자와 참모, 충성 경쟁에 뛰어든 사람들이 함께 기록된다. 재임 중에는 작아 보였던 문제도 퇴임 후에는 정권 전체를 규정하는 상징이 된다. 무엇보다 위험한 순간은 권력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믿을 때다. 지지층, 홍보라인, 수사기관, 우호적 여론이 잠시 방패가 되어줄 수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남는 것은 발언록과 통화기록, 증언과 판결문, 그리고 법정에서 남긴 짧은 문장들이다. 배우자와 가족 문제를 정치공세쯤으로 치부하고 넘기려는 권력일수록, 가장 아픈 곳에서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 정책 실패보다도, 공적 권력이 사적 관계를 위해 쓰였다는 의심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의 법정 장면은 어느 한 진영의 몰락담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한국 정치 전체에 놓인 거울이다.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군림할 특권을 얻는 일이 아니라, 누구보다 엄격한 절제와 거리두기의 의무를 떠안는 일이다. 대통령의 배우자라는 자리 역시 화려한 상징이 아니라 가장 신중해야 할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다. 이를 망각한 정권은 언제나 자신만은 예외라고 믿다가, 결국 가장 고전적인 방식으로 무너졌다. 셰익스피어의 시대와 오늘의 시대는 다르지만, 권력이 인간의 오만을 키우고 그 오만이 끝내 자신을 집어삼킨다는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 모든 전·현직 대통령이 오늘 이 장면 앞에서 읽어야 할 교훈은 하나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침묵은 해명이 아니며, 법정은 궁정보다 오래 남는다는 것. 그 단순한 진실을 잊는 순간, 누구든 자기 시대를 비극으로 끝낼 수 있다.

참고문헌(References)

  • 경향신문, 2026년 4월 14일, 윤석열·김건희 법정 대면 및 김건희 증언거부 관련 기사.
  • Seoul Daily English, 2026년 4월 14일, 김건희 증인 출석 및 질문 거부 보도.
  • Korea JoongAng Daily, 2026년 4월 14일, 9개월 만의 같은 법정 대면 보도.
  • AP, 2025년 8월 보도, 윤석열·김건희 부부 관련 수사 및 기소 배경.
  • William Shakespeare, Macbeth.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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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5일 목요일

윤석열 9월 15일 직무수행평가 ‘지지율 31.4% - 32.6% - 30.4% - 31% - 31.1% - 31.4%’




[세상소리]  2022년 9월 15일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0% 초반에 머무는 흐름을 보였다. SBS 의뢰 넥스트리서치 조사(9월 8~9일)는 긍정 31.4%, 부정 58.8%를 기록했고, 미디어트리뷴 의뢰 리얼미터 조사(9월 5~8일)는 긍정 32.6%, 부정 64.6%로 집계됐다.

또한 MBC 의뢰 코리아리서치 조사(9월 7~8일)를 비롯한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긍정 평가는 30.4%, 31.0%, 31.1%, 31.4% 등 30% 안팎에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조사기관마다 세부 수치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일정 기간 30% 초반에서 정체되는 양상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지지율 흐름의 배경으로 인사 논란과 경제 상황, 대통령실 운영 방식,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 등을 복합적인 요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여야 대치가 격화되면서 국정 현안보다 정치적 공방이 부각된 점도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고, 여권 내부에서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지며 지도체제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정 동력 회복과 민생 대응을 강조했다.

한편 문화·외교 분야에서는 BTS의 병역 문제 등 다양한 현안도 사회적 관심을 받았으나, 당시 언론과 여론의 가장 큰 관심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와 지지율 추이였다. 뉴스핌 등 여러 언론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며 30% 초반의 지지율이 이어지는 흐름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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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5일 금요일

김의겸의 ‘선택적 외교 감각’...건진법사에는 발작적 반응, 펠로시는 피하라?




“윤석열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 2022년 8월 4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직접 만나지 않고 통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을 두고 나온 반응이었다. 김 의원은 이를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평소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기에, 이 발언은 그 자체로 정치권의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의 논리는 분명했다. 당시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 직후 한국을 찾았다.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던 시점이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는 것이 “미·중 갈등에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면담 회피를 외교적 신중함으로 해석했다. 동아시아 정세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한국이 미국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 보이는 장면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문제는 그다음 문장이었다. 김 의원은 “이제부터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친중 굴종 외교란 말은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을 직접 만나지 않은 윤석열 정부의 선택을 문재인 정부의 대중 외교 비판과 연결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논쟁의 초점은 윤 대통령의 일정 관리나 휴가 문제가 아니라, 한국 외교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취해야 하느냐는 문제로 옮겨갔다.

그러나 이 발언은 곧바로 또 다른 질문을 낳았다. 김의겸 의원은 윤석열 후보 시절부터 이른바 ‘건진법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해온 인물이었다. 2022년 1월에는 김건희 씨와 건진법사가 최소 7년 전부터 교분이 있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고, 2월에는 2018년 충주에서 열린 ‘수륙대재’ 행사와 관련해 건진법사 전모 씨가 총감독을 맡았으며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이름이 적힌 연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의원은 “무속과 주술에 휘둘리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강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정치적 아이러니가 생긴다. 건진법사 문제에는 매우 공격적이고 도덕적인 언어를 사용했던 김 의원이, 펠로시 방한 문제에서는 윤 대통령의 선택을 ‘칭찬’했다. 물론 두 사안은 성격이 다르다. 하나는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무속·인맥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미·중 갈등 속 외교적 판단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둘을 따로 떼어 보기보다, 김 의원의 메시지가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지를 묻게 됐다.

김 의원의 입장에서 보면 일관성은 있을 수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이나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에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외교 현안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대만 문제 직후 방한한 펠로시 의장을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장면은 중국을 자극할 수 있고, 한국 경제와 안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런 관점에서는 윤 대통령을 칭찬한 것이 아니라, 미·중 충돌을 피한 결정을 평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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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이를 선택적 기준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건진법사, 무속, 주술이라는 자극적 단어를 동원하던 인물이 막상 미국 하원의장 방한이라는 중대한 외교 장면에서는 중국을 의식한 듯한 논리를 폈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 저자세 외교를 비판하면 안 된다”는 김 의원의 말이야말로, 그간 민주당 외교관의 핵심 약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중이었고, 펠로시 의장과는 직접 면담 대신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선택은 국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다. 미국 하원의장이자 미국 권력 서열상 중요한 인물이 한국을 찾았는데 대통령이 직접 만나지 않은 것이 외교 결례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고, 반대로 대만 방문 직후의 민감한 상황을 고려하면 직접 면담을 피한 것이 현실적 판단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 의원은 후자의 입장에 선 셈이다.

다만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판단의 결론만이 아니다. 어떤 사안에는 원칙과 도덕의 언어를 쓰고, 어떤 사안에는 현실과 균형의 언어를 쓰는 순간, 유권자는 그 기준의 일관성을 묻게 된다. 건진법사 의혹에 대해서는 “무속과 주술”이라는 극단적 표현을 쓰고, 펠로시 문제에서는 “미·중 갈등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태도는 지지층에게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반대편에게는 선택적 분노처럼 읽힐 수 있다.

그렇다고 펠로시 면담 논쟁을 단순히 친미냐 친중이냐로만 나누는 것도 위험하다. 한국 외교는 언제나 미국 안보동맹과 중국 경제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고민해왔다. 문제는 그 균형이 원칙 있는 전략인지, 아니면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진영 논리인지다. 김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윤 대통령의 결정을 칭찬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칭찬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친중 굴종 외교’ 비판을 봉쇄하는 논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2년 8월의 이 장면은 짧은 SNS 글 하나로 끝난 해프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한국 정치의 오래된 습관이 들어 있다. 외교 문제도 진영 싸움의 언어로 바뀌고, 상대를 비판하던 잣대는 상황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쓰인다. 김의겸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말은 그래서 단순한 칭찬이 아니었다. 그것은 미·중 갈등, 문재인 정부 외교 평가, 윤석열 정부 비판, 그리고 건진법사 의혹까지 한꺼번에 불러낸 정치적 역설의 문장이었다.

결국 이 논쟁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났느냐, 만나지 않았느냐에만 있지 않다. 더 깊은 질문은 따로 있다. 한국 정치인은 외교를 국가 이익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진영 방어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가. 건진법사에는 발작적으로 반응하고, 펠로시에는 신중론을 펴는 정치의 이중적 언어는 그 질문을 다시 꺼내게 만든다.

참고문헌

  1. 동아일보, 「김의겸, 尹대통령에 ‘펠로시 슬쩍 피한 건 유일하게 잘한 일’」, 2022년 8월 4일.
  2. 연합뉴스TV, 「김의겸 ‘건진법사-김건희 최소 7년 전부터 교분’…영상 공개」, 2022년 1월 23일.
  3. 연합뉴스, 「김의겸 ‘건진법사 엽기굿판에 윤석열·김건희 이름 연등’」, 2022년 2월 15일.
  4. 경향신문, 「김의겸 ‘건진법사 주최 굿판에 윤석열 부부 이름 발견’」, 2022년 2월 15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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