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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30일 일요일

박상용 vs 서영교, “가짜 판례면 1억?” 박상용의 역공…서영교가 울린 종, 마지막 종은 누가 울리나?

 

박상용 검사와 서영교 위원장을 상징적으로 배치하고 가짜 판례 논란과 특검 수사, 마지막 종의 의미를 표현한 16대9 정치 논평 이미지
박상용 검사와 국회 고발을 둘러싼 ‘가짜 판례’ 논란. 고발·경찰수사·특검·법원이
 차례로 종을 울리는 가운데, 마지막 판단의 종은 누가 울리게 될까./credit: chosun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던진 말들이 점점 정치적 풍자를 넘어 하나의 법정 밖 승부수가 되고 있다. 박 검사는 지난 27일 경찰에 출석해 국정조사특위의 자신에 대한 고발을 “허무맹랑한 내용”이라고 비판했고, 특히 고발장에 자신과 관련 없는 대법원 판례가 들어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28일에는 한발 더 나갔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사실상 “그 고발이 틀렸다면 1억 원을 걸자”는 공개 내기를 제안했다. 자신의 무죄 또는 불기소 등에 걸고, 서 위원장이 이기지 못하면 지역구 중랑구의 범죄피해자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하자는 제안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가장 황당한 대목은 ‘1억 내기’가 아니다. 고발장에 인용된 대법원 2009도10645 판결이 실제로는 증인의 선서나 증언거부와 관련된 판례가 아니라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이었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특위는 이 판례를 근거로 “증언거부권은 선서 후 개별 질문에 대해 행사하는 것이지 선서 자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취지의 논리를 제시했는데, 해당 판결에서는 그런 법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사를 고발하면서 검찰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판례’부터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정치적 구호의 문제가 아니라 법률 문서의 기본기 문제다. 더구나 박 검사는 경찰 조사에서도 이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법적 조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래서 박상용의 1억 원 내기는 단순한 객기가 아니라 나름의 계산된 승부수로 읽힌다. “지르는 것은 오늘 할 수 있지만 정의를 실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아직 젊으니 끝까지 해볼 수 있다”는 식의 태도는 정치인에게 상당히 불편한 메시지다. 국회의 고발은 당장 사람을 경찰 조사실에 세울 수 있지만, 그 고발의 법률적 정당성이 무너지면 오히려 고발한 쪽이 설명해야 할 시간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물론 1억 원 내기가 법적 판단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법은 내기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적 책임을 묻는 상징으로서는 꽤 강력하다. “내가 틀렸다면 돈을 내놓겠다. 그렇다면 당신도 당신의 고발이 틀렸을 때 책임질 수 있느냐”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그 뒤에 숨어 있다. 박상용 검사를 둘러싼 또 다른 사건에서는 2차 종합특검이 지난 4월 박 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까지 했다. 당시 특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특검은 이후 약 3개월 동안 박 검사나 관련 참고인을 실제로 조사하지 않았고, 7월 7일 박 검사에 대한 출국금지를 더 연장하지 않으면서 해제했다. 연합뉴스와 YTN 모두 박 검사가 그 기간 동안 한 차례도 조사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특검이 출국금지만 유지하다 해제한 사실을 보도했다.

여기서 정말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초대형 국정농단”은 대체 어디까지 수사된 것인가? 4월에는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을 의심한다며 출국금지까지 했는데, 몇 달 뒤에는 제대로 된 피의자·참고인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출국금지를 풀었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당연히 묻게 된다. 출국금지는 수사의 필요성을 전제로 한 강한 기본권 제한인데, 수사는 하지 않고 출국만 막았다면 그 결정의 비례성과 필요성은 누가 설명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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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특검이 수사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은 자료를 검토했을 가능성도 있고,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것을 곧바로 “특검의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초대형 국정농단”이라는 표현과 실제 수사 결과 사이의 간극은 설명돼야 한다.

그러니 지금의 장면은 묘하다. 한쪽에서는 “최악의 빌런”이라는 정치적 언어가 나오고, 다른 쪽에서는 “허무맹랑한 고발”, “가짜 판례”라는 반격이 나온다. 서영교 위원장 측은 고발 취지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박 검사가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판례번호를 다시 확인하고, 고발장의 법률 논리를 공개적으로 검증하면 된다.박 검사가 틀렸다면 박 검사가 책임지면 된다. 반대로 고발장에 실제로 사건과 무관한 판례가 들어갔다면 그것을 작성·검토한 과정 역시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 정치적 고발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누가 더 큰소리를 치느냐’가 아니라 법률 문서가 사실과 법리를 제대로 담고 있느냐다.

결국 이번 사건의 진짜 승부는 1억 원이 아니다. 누가 국정농단을 말했고, 누가 누구를 고발했으며, 그 고발의 근거가 무엇이었고, 왜 거대한 의혹은 실제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는가가 핵심이다. 박상용의 1억 원 내기는 그래서 웃기면서도 묘하게 아프다. 정치인은 오늘 고발장을 던질 수 있고, 특검은 오늘 출국금지를 할 수 있으며, 경찰은 오늘 피의자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정의는 내일도, 모레도 기록을 남긴다. 박 검사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아직 젊어서 끝까지 해볼 생각이라면, 이 싸움은 결국 페이스북의 말싸움이나 국회장의 고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서영교 위원장에게 던진 1억 원짜리 내기보다 더 큰 내기는 이미 국민 앞에 놓였다. “초대형 국정농단”이라고 시작한 사건에서, 정작 마지막에 밝혀져야 할 것은 국정농단의 실체인가, 아니면 그 거대한 의혹을 만들어낸 수사의 실체인가.

그런데 이 싸움을 한 단계 더 멀리 바라보면 전혀 다른 질문이 남는다. 서로 다른 세력이 각자의 방식으로 그리고 있는 최종 그림에서, 결국 “종은 누가 울리는가.” 국회는 고발이라는 종을 울리고, 특검은 수사와 출국금지라는 종을 울리며, 경찰은 소환과 조사라는 종을 울린다. 검찰은 기소라는 종을 울리고 법원은 판결이라는 마지막 종을 울린다. 그런데 각각의 종소리가 하나의 거대한 정치적 결말을 향해 동시에 울리고 있다면, 국민은 그 종이 정확히 무엇을 알리는 것인지 물어야 한다.

정권의 책임을 묻는 종인가, 특정 세력을 정치적으로 퇴장시키는 종인가, 아니면 정말 국가권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종인가. 더구나 서로 다른 세력이 서로 다른 ‘최종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지금 벌어지는 고발·수사·재판은 각각의 승부가 아니라 마지막 장면을 향해 놓인 퍼즐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진짜 승자는 마지막 종소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종이 울린 뒤 무엇이 남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쪽일 것이다.


참고한 자료

  1. 박상용 검사 경찰 출석 및 ‘허무맹랑한 고발’ 주장: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2026년 8월 27일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혐의 등으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고발 내용이 “허무맹랑하다”며 조사 없이 각하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2. ‘2009도10645’ 판례 논란: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고발장에는 대법원 2009도10645 판결이 증인 선서 거부와 관련된 판례인 것처럼 인용됐지만, 확인 결과 해당 사건은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으로 선서·증언거부와 무관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때문에 고발장의 법률 검토 과정과 작성 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단순한 사건번호 오기인지, 아니면 고발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잘못된 판례가 들어간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 ‘AI가 작성한 것 아니냐’는 논란: 일부 법조계 인사들은 해당 판례 인용의 오류를 두고 AI의 이른바 할루시네이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다만 실제로 국회가 AI를 사용해 고발장을 작성했다는 사실은 확인된 것이 아니므로, “AI 작성 의혹” 정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4. 박상용 검사에 대한 2차 종합특검의 출국금지: 2차 종합특검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의 진술 회유·조작기소 의혹 및 대통령실의 수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박상용 검사를 수사 대상으로 삼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그러나 2026년 7월 특검은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았고, 박 검사는 이를 두고 3개월 동안 자신에 대한 조사나 문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5. ‘초대형 국정농단’ 표현: 당시 특검은 대통령실의 수원지검 수사 개입 의혹을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표현했다. 따라서 “국정농단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보다, “그렇게 거대한 의혹을 제기했다면 실제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가”를 묻는 방식이어야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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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20일 토요일

이화영 연어 술자리 1심 징역 4개월... 정치권 ‘검찰 회유’ 프레임 이제 책임의 문제로


이화영 전 부지사 연어 술자리 위증 판결과 정치권 파장을 상징하는 법원 판결문 이미지
법원은 연어 술자리 회유 주장을 위증으로 판단했다./ghostimage-sbs


한때는 수사기관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폭로처럼 제시됐다. 검사실 안으로 연어와 술이 들어왔고, 공범들이 한 공간에서 진술을 맞췄으며, 그 모든 과정이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회유였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6월 20일 수원지법 형사11부가 내린 1심 판단은 정치권이 오랫동안 확대 재생산해 온 이 장면에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법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자리 회유’ 국회 증언을 위증으로 판단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관련자들의 진술은 일관된 반면,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 가운데 4명도 유죄 판단에 동의했다.

이 판결은 단순히 한 전직 부지사의 형사책임을 가르는 사건으로 끝나기 어렵다. 이 의혹은 처음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대북송금 사건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의 중심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2024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이화영 전 부지사의 주장에 대해 “100% 사실로 보인다”고 말하며 CCTV와 출입기록, 교도관 진술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승인 없이 공범들을 한 공간에 모아 진술을 모의하고 술자리를 벌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혹을 근거로 검찰 수사의 정당성 자체를 문제 삼았고, 감찰·청문회·국정조사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수사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검증은 의혹을 반복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법정에서 증거와 반대신문, 증언의 일관성을 거친 뒤에도 주장이 허위로 판단됐다면, 그동안의 정치적 확신 역시 같은 무게로 되돌아봐야 한다.

국정조사는 본래 국가기관의 중대한 실패나 권력형 비위를 밝히기 위한 헌법적 장치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이 나온 뒤에도 이미 무너진 주장만을 다시 세우기 위한 방패로 사용된다면, 조사는 진실 규명의 장이 아니라 정치적 소음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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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이 이재명 대통령의 개별 형사사건에 직접적인 법적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대북송금 사건이나 다른 재판의 유무죄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판결도 아니다. 더욱이 이화영 전 부지사 사건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고, 일부 직권남용·위계공무집행방해·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는 재판부가 공소권 남용을 이유로 공소기각했다. 이 사건 전체를 하나의 방향으로만 읽는 것 역시 정확하지 않다.

다만 ‘검찰청 연어 술자리’라는 이야기가 특정 수사의 신뢰를 흔들기 위한 핵심 근거로 제시됐고, 정치권 주요 인사가 이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신뢰한다고 밝혔던 것은 분명하다. 이제 그 핵심 근거는 법원 판단 앞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정치의 언어는 빠르고, 법원의 언어는 느리다. 정치권은 한 문장으로 상대를 몰아붙일 수 있지만, 법정은 진술의 날짜와 장소, 출입기록과 영상, 증인의 일관성을 끝까지 따진다. 그래서 법원의 결론은 언제나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한때 거대한 폭로로 포장됐던 이야기가 결국 ‘신빙성 부족’이라는 문장 앞에 멈춰 섰다면, 그동안 이를 사실처럼 확산시킨 사람들에게도 설명의 의무가 생긴다.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면, 무엇을 조사할지부터 명확해야 한다. 이미 법정에서 허위로 판단된 주장을 되살리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 왜 검증되지 않은 폭로가 정치적 무기로 소비됐는지, 누가 어떤 근거로 이를 확신했는지, 그리고 국민이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를 밝히는 조사여야 한다.

연어와 술자리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거대한 음모의 상징처럼 사용됐다. 그러나 1심 법원은 그 상징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제 남은 질문은 단순하다. 그 이야기를 믿었던 사람들은, 판결 뒤에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 앞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근거로 무엇을 주장했는지 설명할 것인가.

참고문헌

  1. 연합뉴스, 「'술파티 위증' 이화영 징역 4개월…정자법 무죄·직권남용 기각」, 2026년 6월 20일.
  2. 동아일보, 「‘연어 술자리 위증’ 이화영 징역 4개월…배심원 4 대 3 ‘유죄’」, 2026년 6월 20일.
  3. 데일리안, 「검찰청 연어술파티 이화영 위증 유죄…법, 징역 4개월 선고」, 2026년 6월 20일.
  4. 동아일보, 「이재명 “이화영 술판 회유, 100% 사실로 보여”」, 2024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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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4일 금요일

[정세 분석] ‘기획된 연극’ 직격한 송경호, 소송 꺼낸 박상용… 이재명 방어논리에 균열 내는 사법 반격

송경호의 “기획된 연극” 비판, 박상용의 1억원 손배소, 방북 요청 공문 논란을 묶어 검사들의 공개 반격 국면을 짚는다.


국회 청문회, 검사 입장문, 방북 공문, 손배소 문서를 상징하는 정치·사법 충돌 이미지
송경호의 입장문과 박상용의 손배소, 방북 공문 논란은
 정치권의 ‘조작수사’ 프레임에 맞선 검사들의 공개 반발이
 새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ytn-mk-news1


이제는 검찰이 방어만 하는 국면이 아니라는 신호가 노골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한동안 정치권의 ‘조작수사’ 공세 속에서 침묵하거나 수세적으로 대응하던 검사들이, 최근에는 공개 입장문과 민사소송, 문서 증거 재부각을 통해 정면 반격에 나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입장문이다. 그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를 두고 “기획된 연극”이라고 직격했고, 조사 명칭부터 이미 ‘조작기소’라는 결론을 선반영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지금의 청문회는 진실 규명의 장이 아니라 특정 결론을 향해 짜인 정치 무대라는 것이다.

송 전 지검장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는, 이것이 단순한 감정 표출이 아니라 사법 시스템 전체가 정치 프레임에 눌리고 있다는 위기감의 공개화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 위원들의 고압적 질의와 겁박성 발언, 조사 대상 사건과 얽힌 이해충돌 문제를 거론하며, 국정조사가 중립적 검증보다 특정 서사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검찰 수사의 위법 여부를 따지는 절차라기보다 재판 전에 미리 “조작” 낙인을 찍는 여론전이 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것이 사실이면 정치가 사법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법적 판단 공간을 정치가 선점하려는 장면으로 읽힐 수 있다. 물론 이 평가는 송 전 지검장의 주장에 기초한 것이며, 반대 진영은 이를 검찰의 자기방어로 볼 것이다. 그럼에도 전직 서울중앙지검장이 실명으로 나서 이 정도 수위의 언어를 썼다는 사실 자체가 국면 변화를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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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격 흐름에 법적 행동을 더한 인물이 박상용 검사다. 연합뉴스와 여러 보도에 따르면, 박 검사는 자신과의 통화 녹취가 일부만 공개돼 사실관계가 왜곡되고 명예가 훼손됐다며 서민석 변호사를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녹취가 이른바 ‘살라미식’으로 잘려 제출됐다고 주장했고, 전체 파일을 공개하지 않으면 추가 청구 가능성도 거론했다. 일부 보도는 KBS 기자와 KBS를 상대로 한 손배 청구까지 합치면 총 청구 취지가 1억8000만원 수준이라는 대리인 설명도 전했다. 중요한 것은 액수보다 방향이다. 그동안 검찰 쪽이 폭로와 프레임 공세를 받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오히려 “전체 맥락을 법정에서 따져 보자”는 반격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국면을 더 뜨겁게 만드는 건 방북 요청 공문 논란이다. 2023년부터 법정과 수사 과정에서 거론된 보도들을 보면, 검찰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증인신문 과정에서 2019년 경기도지사 직인이 찍힌 북측 초청 요청 공문을 제시하며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방북 추진의 연관성을 캐물었다. 법률신문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공문에는 ‘경기도 경제고찰단 초청 요청’과 6월 중 편한 시기에 초청해 달라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고, 안 회장은 당시 이화영 부지사의 요청으로 북측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또 연합뉴스는 2023년 민주당 대표실 관계자가 당시 경기도 공문 확보를 위해 전직 공무원에게 접근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사안의 핵심은 문서 존재 자체보다, 그 문서가 누구의 승인과 인지 아래 작성·전달됐는지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방북 추진은 허무맹랑하다”는 정치적 해명만으로는 설명이 완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문 논란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객관물로 남아 있다.



이 세 장면을 한 줄로 묶으면, 지금의 핵심은 검사들이 더는 수세적으로 맞지 않겠다고 돌아선 국면이다. 송경호는 입장문으로 청문회의 정당성을 정면 공격했고, 박상용은 소송으로 녹취 정치에 법적 책임을 묻기 시작했으며, 방북 공문 논란은 문서 증거가 정치 메시지를 흔드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즉 검사들의 반발은 더 이상 익명의 불만이나 내부 저항이 아니라, 이름과 문서, 소장으로 드러나는 공개 반격으로 변하고 있다. 이 흐름을 “검찰의 역공 본격화”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최종 판단은 결국 법원과 판결문이 내리겠지만, 적어도 국면 자체는 바뀌고 있다. 정치가 사법을 몰아세우던 그림 속에, 사법 쪽도 이제는 정면으로 되받아치는 선을 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 더 중요한 질문은 누가 더 큰소리를 치느냐가 아니다. 누가 문서와 전체 녹취, 소송과 재판, 기록의 맥락 앞에서 끝까지 버티느냐다. ‘조작수사’ 프레임은 정치적으로 강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프레임이 공문, 판결문, 전체 파일, 법적 책임 앞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반대로 검찰의 반격 역시 여론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국 승부는 입장문이 아니라 재판과 증거에서 갈릴 것이다. 다만 지금 분명한 건 하나다. 그동안 움츠러든 듯 보였던 검사들이 이제는 “건드릴 만큼 건드렸다”는 식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그 반발이 이재명 방어전선 전체에 적지 않은 압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참고문헌

  • 법률신문,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국정조사 청문회 기획된 연극, 진실 차단돼”」, 2026년 4월 22일.
  • 조선일보, 「송경호 前 지검장 “국회 청문회는 기획된 연극”」, 2026년 4월 22일.
  • 연합뉴스, 「박상용, 서민석 변호사에 1억 손배소… 통화녹취 ‘살라미’ 제출」, 2026년 4월 14일.
  • 노컷뉴스, 「박상용 검사, 서민석 변호사에 1억 손배소… 녹취 살라미 공개」, 2026년 4월 14일.
  • 시사저널, 「박상용 검사, KBS 기자·서민석 변호사 상대 1억8000만원 손배소」, 2026년 4월.
  • 법률신문, 「검찰, 대북송금 재판서 이재명 도지사 시절 직인 찍힌 방북 공문 제시」, 2023년 10월 10일.
  • 연합뉴스, 「검찰, “경기도지사 방북 공문 찾아달라” 민주당 관계자 소환조사」, 2023년 7월 21일.
Socko/Ghost

2026년 4월 15일 수요일

조작 프레임 청문회가 왜 이재명 면죄부가 되지 못했나… 위증 경고 속 살아남은 대북송금 증언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 경고를 받고도 핵심 진술을 유지한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의 증언 장면을 상징하는 이미지
검찰 조작 프레임이 강했던 청문회장에서조차 방용철 전 부회장이 방북 대가 송금  구조를
 다시 유지하면서, 이번 국정조사는 면죄부 청문회로만 정리되기 어려운 국면을 맞았다./kbs

이번 국회 청문회의 핵심은 “무슨 말이 나왔느냐”보다 “그 말이 어떤 무대에서 다시 나왔느냐”에 있다. 겉으로는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 정치적 분위기는 검찰 조작 프레임을 최대한 키우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유리한 공론장을 만드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는 평가가 강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박상용 검사 위증 고발안이 처리됐고,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정면 반발했다. 이런 맥락을 놓고 보면 이번 청문회는 애초부터 ‘조작 수사’ 서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듯한 무대였다.

그런데 바로 그 무대에서 예상과 다른 장면이 나왔다. 쌍방울 전 부회장 방용철은 4월 14일 청문회에서 “리호남이 2019년 필리핀에 왔다”, “김성태가 돈을 전달했고 자신은 그 자리까지 안내했다”, “그 돈은 방북 대가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다시 유지했다. 더 중요한 건 이 진술이 아무 긴장 없는 반복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서영교 위원장은 청문회장에서 “위증하면 처벌받는다”고 재차 경고했고, 그 뒤에도 방용철은 핵심 진술을 꺾지 않았다. 이 대목 때문에 이번 증언은 단순한 재탕이 아니라, 공개 청문회라는 정치적 공간에서 다시 이뤄진 부담 있는 재확인으로 읽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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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진술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사실 폭로는 아니다. SBS 보도에 따르면 방용철은 2024년 10월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고, 당시 그 증언을 받아들인 하급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바로 그래서 이번 청문회의 정치적 의미가 커진다. 기존 진술이 단순히 법정기록 속에 머물렀다면, 민주당 주도의 청문회장에서는 조작 프레임에 밀려 주변화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청문회 공개석상에서, 위증 리스크가 재강조된 뒤에도 그 진술이 다시 살아났다. 이건 “새로운 폭로”보다 더 불편하다. 왜냐하면 조작 프레임으로 전부 덮어버리려던 흐름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핵심 고리가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가 나온다. 답은 분명하다. 이 청문회는 더 이상 이재명 무죄나 공소취소 정당화의 청문회로만 정리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조작 수사 프레임에 유리한 증인과 주장들이 앞세워진 무대처럼 보였음에도, 정작 쌍방울 측 핵심 증인이 방북 대가 송금 구조를 다시 확인해 버렸다면, 그 자체로 청문회의 정치적 목적은 흔들린다. 유리한 판을 깔아도 불리한 증언을 지우지 못했다는 뜻이고, 그 순간부터 청문회는 면죄부 생산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면죄부의 한계를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특히 박상용 검사에 대한 위증 고발 추진과 맞물려 보면 이 장면은 더 역설적이다. 민주당은 박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필요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압박했고, 법무부 장관은 추가 감찰과 직무집행 정지의 취지를 설명했다. 다시 말해 청문회와 박상용 라인에 대한 제재 흐름은 하나의 큰 서사, 곧 “검찰 조작이었고 그 조작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방향으로 연결돼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대북송금 핵심 구조를 지지하는 증언이 공개석상에서 되살아났다면, 그것은 조작 서사가 생각만큼 완결적이지 않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을 조작으로 몰아가면 지워질 줄 알았던 부분이 끝내 지워지지 않은 것이다.



국정원 쪽 반박이 있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국정원은 기존에 리호남이 당시 필리핀에 없었다는 취지의 보고를 했고, 청문회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글의 핵심은 국정원과 방용철 중 누가 최종 진실이냐를 당장 재단하는 데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건, 조작 프레임이 압도하던 정치적 공간에서도 방용철이 위증 경고를 정면으로 받고 불리한 기존 진술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사실이다. 그 장면 자체가 이번 청문회의 성격을 바꿔 놓았다. 조작 프레임을 강화하려던 무대가 오히려 “그래도 남는 증언이 있다”는 현실을 드러낸 순간, 청문회는 더 이상 일방적 면죄부 청문회가 될 수 없어진다.

결국 이번 청문회의 진짜 역설은 여기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유리한 서사를 밀어붙이기 위한 무대처럼 보였지만, 정작 그 무대 안에서 방북 대가 대북송금 구조를 다시 공론장에 올려놓는 증언이 살아남았다. 그래서 이번 청문회는 “검찰 조작이니 다 무효”라는 단순 서사로 닫히지 않는다. 오히려 왜 쌍방울 측 증언이 여전히 치명적인지, 왜 이 사건이 공소취소나 무죄 취지의 정치쇼로 쉽게 정리될 수 없는지를 다시 드러낸 장면이 됐다. 그것이 이번 청문회의 새로운 국면이다.


참고문헌(References)

  • 연합뉴스, 국정조사 쌍방울 前부회장, 재판때처럼 “필리핀 온 리호남 돈줘”, 2026.4.14.
  • 연합뉴스, 쌍방울측 “필리핀서 리호남 만나 돈줬다”…국정원 측 증인 “진실 아냐”(종합), 2026.4.14.
  • SBS, 쌍방울측 “필리핀서 리호남에 방북 대가 돈” vs 국정원 “진실 아냐”, 2026.4.14.
  • 동아일보, 쌍방울 前부회장 “李 방북 대가로 리호남에게 필리핀에서 돈 줬다”, 2026.4.14.
  • 시사저널, 방용철, 與서영교 압박에도 “리호남 필리핀에서…”, 2026.4.14.
  • 동아일보, 법사위, 與주도로 ‘대북송금 수사’ 박상용 검사 위증 고발키로, 2026.4.8.
  • MBC, 법사위, 위증죄로 박상용 고발…국민의힘 “李 공소취소 목적”, 2026.4.8.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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