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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5일 수요일

정성호 “빛의 속도로 형소법 개정”…지옥문도 빛의 속도로 열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빛의 속도 형사소송법 개정 발언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검찰개혁 논란
“빛의 속도로 법을 바꿨다…그 문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gimage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한마디가 묘하게 오래 남는다.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다.” 8월 3일 신임 검사 임관식 뒤 기자들과 만난 정 장관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이렇게 평가하면서,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기면 빨리 법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바로 그 ‘빛의 속도’다. 법은 한번 만들어지면 국민의 기본권과 형사사법 시스템을 장기간 지배한다. 그런데 그 법을 만든 주무 장관이 입법 속도 자체를 이례적으로 지적하면서 “부작용이 생기면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면 국민은 묻게 된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서둘렀는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한 조직개편이 아니다. 경찰의 1차 수사와 검찰의 기소 기능 사이에 놓여 있던 마지막 보완장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런데 이제 장관 스스로 ‘빛의 속도’를 말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마치 자동차를 최고속도로 몰고 가면서 “사고 나면 브레이크를 고치겠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발언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정 장관은 지난 6월 보완수사권 폐지 논쟁이 한창일 때도 “검찰이 1차 수사에 대해 손을 대지 않으면 피해자 보호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라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피해자 보호와 수사 오류를 바로잡을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민주당이 결국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정 장관의 입장도 정부의 최종 결정에 맞춰졌다. 7월에는 정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정 장관은 “오래전부터” 사퇴 의사를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고, “더 이상 할 일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까지 말했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공식적인 직접 사의 표명’ 여부를 두고 설명을 달리했지만, 적어도 법무부 수장이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놓고 심각한 부담을 느꼈다는 정치적 장면은 남았다.

그런데 이제 법은 통과됐다. 그렇다면 진짜 ‘지옥문’은 법 통과 그 자체가 아니라 시행 이후 책임의 소재다. 경찰이 수사를 종결했는데 피해자가 억울하다고 주장하면 누가 다시 들여다볼 것인가. 경찰 수사의 오류가 발견됐을 때 검찰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특히 강력범죄나 경제범죄, 권력형 범죄처럼 수사의 전문성과 장기적 추적이 필요한 사건에서 수사와 기소를 지나치게 분절하면 오히려 국가 형사사법의 책임소재가 흐려질 가능성은 없는가. 정 장관 역시 7월 국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우려를 인정하면서 경찰의 권한 남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와 실효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법을 없애는 것은 쉬울지 몰라도, 법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을 세울지는 훨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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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것은 법무부 장관의 말과 입법의 속도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빛의 속도로 개정됐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작용이 생기면 빨리 고치자”고 한다. 이것은 사실상 입법자가 시행착오를 인정할 가능성을 전제로 법을 통과시킨 것 아니냐는 질문을 낳는다. 물론 모든 법은 시행하면서 보완할 수 있다. 문제는 형사사법 제도가 일반 행정제도와 다르다는 데 있다. 수사기관의 권한과 국민의 방어권, 피해자의 권리, 국가의 형벌권이 직접 연결된다. 한번 잘못 설계된 제도가 시행되면 그 피해는 사후 개정으로 소급해 복구할 수 없다. 억울하게 수사가 종결된 피해자에게 “법을 고쳤으니 다시 해드리겠다”고 할 수 없고, 잘못 기소된 피고인에게도 이미 지나간 시간을 돌려줄 수 없다. 그래서 형사사법 제도에서는 ‘빨리’보다 ‘정확하게’가 우선이어야 한다. 정 장관의 ‘빛의 속도’라는 표현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여기서 정치적 역설이 발생한다. 정성호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료이자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 인물이 법무부 장관으로 와서 검찰개혁의 브레이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결국 정부·여당의 개혁 방향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리고 이제 그가 “빛의 속도”라는 표현으로 입법 과정의 속도를 스스로 기록해버렸다. 야권이 이를 ‘정권의 사법 장악’ 프레임으로 공격할 수도 있고, 여권은 오래된 검찰권력의 폐해를 청산하기 위한 불가피한 개혁이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러나 양쪽 모두 놓쳐서는 안 되는 질문이 있다. 검찰이 과거 잘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의 모든 보완 기능을 없애는 것이 정당화되는가? 반대로 경찰 수사권이 확대되는 만큼 경찰을 견제할 새로운 장치가 충분히 마련됐는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누가 권력을 갖느냐가 아니라, 권력을 가진 기관을 누가 견제하느냐다.

그래서 정성호 장관의 “빛의 속도”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키워드가 됐다. 빛의 속도로 문을 열었다면 이제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그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가다. 검찰권력의 정상화인가, 경찰권력의 비대화인가, 아니면 새로운 수사·기소 권력의 탄생인가. 정 장관이 말한 것처럼 부작용이 생기면 법을 고치면 된다. 하지만 형사사법 제도의 부작용은 실험실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눈물과 피고인의 인생, 국민의 안전이라는 현실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단 통과시키고 문제가 생기면 고치자”가 아니라, 시행 첫날부터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감시할 독립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빛의 속도로 개정된 법’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에 빛의 속도로 열린 지옥문이라는 정치적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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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6일 목요일

정청래 뭘 잘못했나?...이재명 향한 '뿌리 깊은 무시'가 뇌관?… 송영길이 묻는 "진짜 죄(罪)"

 

국회의사당 단상을 배경으로 엇갈린 시선으로 서 있는 세 명의 정치인(이재명, 송영길, 정청래)의 흑백 실루엣 이미지
집권 여당의 당권 투쟁 이면에 자리한 복잡한 과거의 인연과 권력의 암투./gimages


집권 여당의 길 잃은 전당대회, 난무하는 막말과 저주

정당의 전당대회는 미래의 비전을 국민 앞에 제시하는 치열한 정책 경쟁의 장이어야 한다. 특히 집권 여당의 당권 경쟁이라면, 남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고 대통령과 발을 맞춰 민생의 난제를 풀어갈 책임 있는 리더십을 증명하는 자리다. 그러나 오는 8월 17일에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는 건전한 노선 경쟁을 까마득히 벗어났다.

당의 원로이자 중진인 송영길 의원과 정청래 전 대표 간의 충돌은 이미 금도를 넘었다. 정책이 있어야 할 자리에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목을 잘라야 한다", "낙태했어야 했다"는 등 귀를 의심케 하는 원색적인 저주의 언어들만 가득하다. 하지만 이 낯뜨거운 이전투구의 표면적 막말을 걷어내고 나면, 그 심연에는 이재명 정부 치하에서의 복잡한 권력 지형과 헤게모니 싸움이 도사리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정청래의 태도'를 둘러싼 당내 주류의 의구심이 자리한다.


도를 넘은 막말 시퀀스: 정치의 야만화

최근 며칠간 양측이 쏟아낸 발언의 수위는 우리 정치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송영길, '역적 진압' 발언. 2026년 7월 14일: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대표 간의 갈등을 뜻하는 이른바 '명청대전'을 비판하며,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목을 잘라 진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청래, '섬뜩하다' 반발. 2026년 7월 14일: 송 의원의 발언 직후, 정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전당대회 출마가 목숨까지 위태로운 일이냐. 섬뜩하고 무섭다"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송영길, '낙태' 비유 논란. 2026년 7월 15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정 전 대표가 지난 경기 평택을 재·보궐 선거 당시 공천을 후회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자기 아들한테 '내가 너 낙태했어야 하는데 낳았다'는 것과 똑같다"며 무책임함을 지적했다.

이러한 수사(修辭)들은 단순한 실언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정치인의 언어는 그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이견을 가진 상대를 타협의 대상이 아닌 '참수해야 할 역적'으로 규정하고, 선거의 공천 과정을 생명의 존엄성을 건드리는 '낙태'에 비유하는 것은 상대를 향한 맹목적인 적의(敵意)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송 의원 측은 "정 전 대표의 잔인한 이중플레이를 비판하기 위한 비유"라고 해명했지만, 대중의 귀에 꽂힌 것은 날카로운 혐오의 파편들뿐이다.

명청대전(明淸大戰)? 본질은 초조함과 헤게모니 싸움

이전투구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결국 이재명 정부 치하에서의 권력 지형과 당내 헤게모니 싸움이 자리 잡고 있다.

송영길 의원이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는 배경에는 다분히 전략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깔아보는 느낌"이라며 당청 갈등의 프레임을 부각하고 있다. 임기가 4년이나 남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당 대표는 위험하다는 논리다. 이는 선거 초반 우세를 점하고 있는 정 전 대표를 견제하고, 김민석 의원 등과 이른바 '반(反)정청래' 연대를 구축하여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3위 후보의 절박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때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통' 논란까지 끌어들여 정 전 대표의 정체성을 공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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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독사과'와 같다. 당내 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과유불급이고 오히려 도가 지나치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친(親)정청래계인 최민희 의원이 "민주당 대표 경선은 왕조 조선이 아니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일침을 가한 것은, 현재의 양상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지를 방증한다. 상대를 악마화하여 얻는 반사이익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사라진 당원과 국민: 누구를 위한 권력인가

지금 당 밖의 현실은 어떠한가. 고물가와 고금리로 서민 경제는 벼랑 끝에 몰려 있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적 과제는 산적해 있다.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라면 마땅히 '이재명 정부 2년 차의 공과(功過)'를 냉정히 평가하고, 남은 4년 동안 국민의 삶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정책 토론이 벌어져야 한다.하지만 현재 민주당의 스피커에서는 민생(民生)이라는 단어가 완벽히 소거되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누가 대통령에게 더 충성하는가", "누가 더 당의 정통성에 부합하는가"를 따지는 앙상한 계파 논리뿐이다. 권력을 향한 맹목적인 탐욕이 당원들의 자부심을 상처 입히고,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정청래는 이재명을 무시한다"… 과거의 인연이 만든 오만함

최근 송영길 의원이 정 전 대표를 향해 연일 거친 포문을 여는 핵심적인 명분은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을 깔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당정 갈등의 우려를 넘어서, 두 사람의 과거 정치적 체급 차이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불신을 저격한 것이다.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전 대표의 기저에 '과거의 관계'에 얽매인 우월감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정 전 대표가 여의도 중앙정치에서 굵직한 스피커로 활동하며 당의 주류로 군림하던 시절,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이라는 변방의 기초단체장에 불과했다. 송 의원 측의 주장은, 정 전 대표가 여전히 그 시절의 프레임에 갇혀 현재 국가 최고 권력자가 된 이 대통령을 진정한 지도자로 예우하지 않고, 자신이 언제든 쥐락펴락할 수 있는 대상 혹은 '공동 주주'쯤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권 여당의 대표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자기 정치를 하려 든다면, 남은 4년의 국정 동력은 필연적으로 마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송 의원의 논리다.

유시민의 직격탄, 그리고 묘한 스탠스의 정청래

이러한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것은 야권의 핵심 외곽 스피커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최근 행보다. 유 전 이사장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을 향해 작심하고 날 선 비판을 가했을 때, 당권 주자인 정 전 대표는 이를 적극적으로 엄호하거나 대통령을 방어하기는커녕 묘하게 동조하거나 묵인하는 듯한 스탠스를 취했다.바로 이 지점이 송영길 의원이 폭발한 결정적 도화선이다. 집권 여당의 유력한 당 대표 후보가, 외부의 날 선 비판으로부터 자당 출신 대통령을 지켜내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지렛대 삼아 비명(非明)계나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흡수하려 했다는 혐의를 둔 것이다. 송 의원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 전 대표의 행보가 단순한 정치적 계산을 넘어, 대통령의 권위를 훼손하고 당을 사당화(私黨化)하려는 명백한 '해당 행위'로 비쳤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정청래는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나

이쯤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정청래 전 대표는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역적"이라는 끔찍한 비난까지 감수해야 하는가?냉정하게 정치 공학적으로만 본다면, 정 전 대표의 행보는 유력 당권 주자로서 대통령과의 적절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당의 독자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 무조건적인 '용산 바라기' 여당이 결국 민심의 외면을 받는다는 것은 정치사의 오랜 교훈이기 때문이다. 유시민 전 이사장의 비판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 역시,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겠다는 유연함의 과시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하지만 문제는 '타이밍'과 '명분'이다. 지금은 정권 초기나 말기가 아닌, 이재명 정부가 핵심 국정 과제를 밀어붙여야 할 중차대한 시기다. 이 시점에 당 대표가 대통령의 리더십에 흠집을 내면서까지 자기 정치에 몰두하는 것은, 정권의 성공보다는 차기 대권이나 당내 권력 독점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송 의원이 제기하는 정 전 대표의 '진짜 잘못'은 바로 이 지점, 즉 여당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책임감의 결여'와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도의의 상실'에 있다.

진흙탕 싸움의 청구서, 결국 국민이 쥔다

누구의 명분이 더 정당한가를 떠나, 작금의 '명청대전(明淸大戰)'과 이를 둘러싼 핏빛 수사는 결국 민주당 전체의 자해 행위로 귀결되고 있다. "정청래는 이재명을 무시한다"며 날을 세우는 송영길 의원의 거친 입은 오히려 당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에 맞대응하며 전당대회를 감정싸움으로 몰고 가는 정청래 전 대표 역시 여당 대표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지금 당 밖의 현실은 매섭다. 팍팍한 민생 경제와 복잡한 외교 안보적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는 마땅히 남은 4년 동안 국민의 삶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정책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권력에 대한 충성도'와 '과거의 서열'을 따지는 계파 논리에 함몰된 현재의 민주당 스피커에서는 민생이라는 단어가 완벽히 소거되었다.권력을 향한 맹목적인 탐욕이 빚어낸 이 진흙탕 싸움의 청구서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다. 남은 경선 기간 동안 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국민에게 증명해야 할 것은, 상대를 찌르는 날 선 언어가 아니라 위기를 돌파할 '집권당다운 능력'과 '통합의 리더십'이다.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8·17 전당대회는 권력투쟁에 눈이 멀어 민심을 잃어버린 가장 뼈아픈 패착으로 기록될 것이다.


[참고문헌]

  • 조선일보, "송영길 '대통령과 싸워? 옛날이면 역적으로 목을…' 정청래 '섬뜩하고 무섭다'" (2026.07.14)
  • 경향신문, "유시민 작심 비판에 침묵한 정청래… 송영길 '정체성 의심된다' 직격" (2026.07.15)
  • MBC 뉴스, "송영길, '평택 공천 후회' 정청래 발언에 '낙태해야 했는데 낳았단 말'" (2026.07.15)
  • 매일경제, "송영길 '대선 불출마 선언한 정청래…누가 나가라고 했었나'" (2026.07.15)
  • 한겨레, "'노무현 적통 공세' 송영길, 정청래 전 대표에게 사과" (2026.07.30 - 주: 데이터상 기사 발행일 표기 인용)
  • 동아일보, "정청래 당권 행보에 쏠린 눈… '이재명 무시 프레임' 넘을까" (202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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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3일 토요일

조태용 1심, 이재명 일변도 사법 분위기에 제동 걸었나... 사법의 체면인

 

조태용 1심 판결의 정치적 파장과 사법부의 거리두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법원, 판결문, 어두운 배경의 시사 썸네일 이미지
조태용 1심은 내란 전체를 부정한 판결이 아니라, 정치의
 대세와 법정의 증명 책임이 다르다는 점을 사법부가
 남긴 기록으로 읽힐 수 있다./ghostimages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1심 판결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누군가는 “결국 내란 프레임이 과장됐다는 뜻 아니냐”고 묻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 정도면 권력 핵심부에 또 한 번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고 반발한다. 그러나 이 판결을 그렇게 단순하게 소비해 버리면, 정작 가장 중요한 장면을 놓치게 된다. 이번 1심은 내란 전체를 부정한 판결도 아니고, 반대로 특검의 서사를 법원이 통째로 승인한 판결도 아니다. 오히려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사법부가 정권 친화적 분위기로 기울고 있다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일부 재판부가 “우리는 여전히 정치의 속기사가 아니라 법정의 기록자”라는 선을 조심스럽게 그으려 했다는 점일지 모른다.

법원은 때로 권력보다 늦고, 여론보다 무디다. 그래서 욕을 먹는다. 그러나 바로 그 느림과 무딤이 법원의 마지막 체면이 되기도 한다. 정치가 거대한 구호를 앞세워 질주할 때, 법정은 오히려 개별 혐의와 증거, 문장의 의미와 보고 체계의 단계를 쪼개서 본다. 대중에게는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형사재판이란 원래 그런 장치다. 이번 조태용 1심 역시 그러한 법정의 문법을 다시 꺼내 든 판결처럼 읽힌다. 위증과 허위 답변서 제출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다른 핵심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린 것은, 법원이 사건 전체의 정치적 무게에 휩쓸려 일괄처리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 판결은 다소 불편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 사회는 지금 사법부를 두고도 진영의 잣대를 들이대는 데 익숙해져 있다. 누구에게 불리하면 정의의 판결이고, 누구에게 유리하면 사법 농단이라는 식의 반응이 거의 자동반사처럼 튀어나온다. 그런데 조태용 1심은 이 자동반사의 리듬을 약간 비틀었다. 정권 기류에 올라타 전면적으로 한쪽 서사를 강화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보수 진영이 기대하는 완전한 방어막을 쳐준 것도 아니다. 애매하고, 그래서 더 흥미롭다. 이 애매함은 우유부단의 흔적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거대한 정치적 사건일수록 법원은 더 작은 단위로 쪼개 판단하겠다”는 사법적 자기방어의 표현일 수도 있다.

사실 판사는 오늘의 박수보다 내일의 기록을 더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다. 뉴스는 하루 지나면 밀려나지만, 판결문은 오래 남는다. 정권은 바뀌고, 논객은 입장을 바꾸고, 유튜브는 다음 이슈로 갈아타지만, 법원의 문장은 훗날 그대로 다시 꺼내 읽힌다. 그래서 어떤 판결은 당장의 환호보다 후대의 심판을 더 의식한다. 조태용 1심에도 그런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우리는 지금 정치의 열기 속에 서 있지만, 기록은 훗날 냉정한 눈으로 읽힐 것이다.” 바로 그 자의식 말이다. 이 판결이 남긴 진짜 메시지는 어쩌면 판결의 결론 자체보다, 그 결론에 이르는 태도 속에 숨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을 곧바로 “내란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는 것은 무리다. 형사재판은 정치적 상징을 판단하는 자리가 아니라, 특정 피고인에게 적용된 개별 공소사실이 증거에 의해 입증되었는지를 따지는 절차다. 어떤 혐의가 무죄로 판단됐다고 해서 내란 사건 전체의 성격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일부 혐의가 유죄라고 해서 사건 전체 서사가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이번 1심이 보여준 것은 내란이라는 거대한 정치 용어의 찬반이 아니라, 법정에서는 결국 하나하나 따져 묻는다는,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잊히기 쉬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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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판결이 정치적 의미를 갖지 않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법리적으로는 개별 사건의 1심 판결일 뿐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여러 층의 파장을 낳을 수 있다. 피고인 측은 이를 두고 “봐라, 핵심 혐의 상당수가 흔들린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반면 특검과 비판 여론은 “그래서 더 촘촘하게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을 키울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1심은 어떤 방향으로든 사건을 끝낸 것이 아니라 다음 싸움의 언어를 새로 공급한 판결이다. 판결 하나로 전선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다른 해석의 무기를 양쪽에 동시에 쥐여준 셈이다.

이 점에서 종합특검의 부담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특검은 단지 정치적 분노나 시대정신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상식상 그랬을 것”이라는 분위기로는 더 이상 밀어붙일 수 없고, 누가 언제 무엇을 보고받았으며 어떤 문건이 어떤 경로로 오갔는지를 더 세밀하게 입증해야 한다. 이번 1심은 특검의 명분을 꺾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증의 밀도를 높이라고 압박한 셈이다. 다시 말해 법원이 “이야기는 충분하다, 이제 증거를 더 가져오라”고 말한 것에 가깝다.

동시에 이 판결은 한국 사법부 내부에 쌓여온 불안도 비춘다. 최근 사법부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정권과 코드가 맞느냐, 아니냐’라는 피로한 정치적 질문이 따라붙는다. 법원이 법리보다 권력의 체온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인식이 커질수록, 사법부는 제도적 권위를 잃어간다. 그런 점에서 조태용 1심은 완벽한 정의의 판결이라기보다, 적어도 “우리가 전부 한 방향으로만 쓰이진 않겠다”는 사법부의 조심스러운 몸짓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이 용기인지, 자기보존인지, 혹은 너무 늦은 체면치레인지는 앞으로 더 많은 판결이 말해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번 1심을 진영의 승패표처럼 읽지 않는 일이다. 조태용에게 일부 무죄가 나왔다고 해서 내란의 그림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반대로 위증 유죄와 실형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정치적 의혹이 법적으로 완결된 것도 아니다. 진짜 질문은 따로 있다. 법원은 지금 정권의 공기 속으로 흡수되고 있는가, 아니면 뒤늦게라도 법정의 고유한 속도를 되찾으려 하는가. 만약 이번 판결이 그 후자에 가까운 신호라면, 그것은 단지 조태용 개인의 1심을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사법부가 여전히 후대를 의식하며 자기 이름을 남기고자 한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늘 당장의 편을 찾는다. 그러나 사법은, 적어도 그래야만 하는 영역이다. 지금의 권력과 지금의 여론을 넘어, 훗날에도 견딜 수 있는 문장을 남겨야 한다. 조태용 1심이 완벽했는지는 논쟁이 가능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판결이 “내란이 아니다”라는 가벼운 구호로 소비될 수준의 장면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이 판결은 더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정치에 흔들린 법정인가, 아니면 정치와 거리를 두려 애쓴 기록의 법정인가. 사법 정의는 늘 선고 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때로는 그 판결문이 시간이 지난 뒤에도 살아남을 때, 비로소 평가가 시작된다.

참고문헌

  1. 경향신문, 「조태용, ‘위증 혐의’로 1심 실형…‘정치인 체포조 미보고’는 무죄」, 2026.05.21.
  2. 매일경제, 「‘계엄 문건 받은 적 없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 1심 징역 1년 6월」, 2026.05.21.
  3. 한겨레, 「종합특검 “국정원, 계엄 다음날 국가안보실 자료 들고 CIA 만났다”」, 2026.05.20.
  4. 뉴시스(포털 재인용 보도), 「‘尹이 다 잡아들이라했다’ 폭로한 홍장원, 내란 혐의 입건」, 2026.05.18 전후 보도.
  5. 조선일보, 「특검 “국정원, CIA에 계엄 설명... 홍장원이 보고받고 재가했다”」,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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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5일 화요일

[호르무즈 폭발] 한국 선박 불탔다... 트럼프 “이제 나와라” 동맹 청구서 압박

 

호르무즈 해협 한국 선박 폭발과 트럼프의 한국 작전 동참 압박을 상징한 뉴스 썸네일
한국 선박 화재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격을
 주장하며 한국의 호르무즈 작전 동참을 압박했다./generated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 운용 선박에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선원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제는 불길보다 빠르게 번진 정치적 해석이었다. 한국 정부는 아직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외교부와 관계 당국은 이란의 공격인지, 사고인지, 전쟁 상황 속 오인·파편·외부 충격인지 단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워싱턴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한국 선박 사건을 곧바로 “이란이 발포한 사례”로 묶어 말했고, 한국도 이제 미국의 호르무즈 작전에 들어올 때가 됐다고 압박했다.

이 장면이 예민한 이유는 한 달 전 발언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미 4월 1일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불만을 드러냈다. 주한미군 규모까지 실제보다 부풀려 언급하며, 미국은 한반도에서 위험을 떠안고 있는데 한국은 중동 해상로 안정에 충분히 나서지 않는다는 식의 압박이었다. 당시에는 조롱처럼 들렸던 말이, 이번 한국 선박 폭발 이후에는 노골적인 청구서로 바뀌었다. “도움 안 된다”던 한국이 이제는 “피해 당사자”가 됐으니, 작전에 들어오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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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에는 위험한 함정이 있다. 한국 선박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과, 그것이 곧바로 한국의 군사적 개입 명분이 된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한국 경제는 호르무즈 해협에 걸려 있다. 원유, LNG, 석유화학, 해운, 보험료, 물류비가 모두 이 좁은 바다에 연결돼 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냉정해야 한다. 해협이 막히면 한국 경제는 흔들리지만, 성급한 군사 참여 역시 한국을 전쟁의 당사자로 끌고 갈 수 있다. 트럼프의 말처럼 단순히 “이제 너희도 나와라”로 끝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사건의 급소는 이란의 공격 여부 그 자체보다, 미국이 한국의 피해를 외교적 압박 카드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로이터 등 외신은 한국 선박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고, 한국 정부가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트럼프가 이란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의 동참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즉 현재 확인된 팩트는 “선박 폭발·화재”, “선원 무사”, “한국 정부 조사 중”, “트럼프의 이란 공격 주장”, “미국 작전 동참 압박”이다. 이 선을 넘어서 단정하면 선동이 되고, 이 선을 외면하면 뉴스의 본질을 놓친다.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시험대다. 미국에는 동맹의 비용을 요구받고, 이란에는 중동 리스크를 키우지 않아야 하며, 국내에는 원유·물가·수출 충격을 설명해야 한다. 트럼프는 이미 “한국이 도움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이제는 한국 선박 폭발을 근거로 “도움이 될 시간”이라고 말한다. 조롱이 압박으로, 압박이 파병 논리로 변하는 순간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상 사고가 아니다. 호르무즈의 불길은 한국 선박 갑판에서만 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외교의 가장 취약한 지점, 즉 미국에 기대야 하지만 미국의 전쟁에는 빨려 들어가면 안 되는 모순을 비춘다. 트럼프는 그 틈을 정확히 찔렀다. 한국 선박이 맞았다는 말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 말을 누가 어떤 타이밍에 정치적으로 쓰고 있느냐이다.

참고문헌

Reuters, South Korean-operated vessel ablaze in Strait of Hormuz / Seoul reviews Trump’s Hormuz navigation plan after explosion on Korean-operated ship
MBC, 호르무즈 한국 선박 화재 “선원 모두 무사”
동아일보, 트럼프 “이란, 韓 화물선 공격…한국도 작전 합류할 때”
한겨레, 트럼프 “한국, 도움 안 돼”…주한미군 또 부풀리며 파병 불참 비판
MBC, 한국도 콕 집어 “도움 안 돼”…백악관은 영상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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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8일 토요일

[중동 정세] “해협은 열렸다는데 한국은 왜 못 움직이나… 이재명 정부, 결국 미국 눈치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발표 이후에도 한국 경제와 민생이 여전히 유가와 물류 불안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기사 대표 이미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발표에도 한국 경제는 유가와 물가,
 해운과 공급망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uters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겠다고 발표하자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실제로 4월 17일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9~11% 가까이 빠지며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겉으로만 보면 최악의 국면은 지나간 듯하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 이번 소식을 그렇게 가볍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해협이 열렸다는 한마디가 곧 한국 경제의 정상화를 뜻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이란 봉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해상 안전과 보험, 항로 보장 문제도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해협이 열렸다는 뉴스와 한국 서민의 체감 경기 회복 사이에는 아직 긴 간극이 남아 있다.

왜 한국이 이 문제에 이렇게 예민하냐. 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원유 수입의 61%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했고, 나프타 수입의 54%도 이 해협을 거쳤다. 다른 보도에서는 한국의 중동 의존도가 원유 약 69%, 나프타 약 73% 수준으로 제시됐다. 수치 차이는 집계 기준의 차이일 뿐, 결론은 같다. 한국은 여전히 중동산 원유와 원료 없이는 공장도, 발전도, 물류도 쉽게 굴러가지 않는 경제라는 점이다. 즉, 호르무즈는 먼 바다의 외교 이슈가 아니라 한국 밥상물가와 주유소 가격, 화학 공장 가동률, 수출 경쟁력에 직결된 생존 통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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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충격은 수치로 드러났다. 한국은행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3월 한국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6.1% 뛰어 28년여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한국 기준유인 두바이유 가격은 한 달 새 87.9% 치솟았다. 원유 수입가격은 원화 기준 88.5% 급등했다. 이것은 단순히 정유업계 손익의 문제가 아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화물 운송비가 뛰고, 전기·가스·난방 부담이 커지고,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오르며, 결국 생활물가 전반이 밀려 올라간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행은 중동 전쟁이 국내 물가 상방 압력을 키우는 동시에 성장에는 하방 압력을 준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한쪽에서는 장바구니가 무거워지고, 다른 쪽에서는 경기 회복이 더뎌지는 최악의 조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해협을 열었다”고 말해도, 한국이 곧바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은 해협 자체보다 누가 실제 통항 질서를 좌우하느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이란 봉쇄를 유지하고 있고, 선박 운항은 군사 위험, 제재 리스크, 보험료, 우회 항로 비용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한국 정부가 최근 사우디, 오만, 카자흐스탄 등과 우회 물량 확보에 총력을 쏟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Reuters에 따르면 한국은 호르무즈를 통하지 않는 대체 경로로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물량은 정상 소비 기준으로 원유 3개월 이상, 나프타 1개월가량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이것은 외교 성과라기보다, 그만큼 기존 공급망이 위험했고 지금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반증이다.

결국 이번 이란 발표의 본질은 “위기가 끝났다”가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최악의 공포는 잠시 잦아들었지만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는 그대로 드러났다는 데 있다. 유가가 하루 떨어졌다고 민생이 바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한 번 오른 수입단가와 운송비, 기업들의 불안 심리, 환율 압박, 공장 원가 부담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가 정말 평가받아야 할 지점도 여기에 있다. 해협 재개방 발표를 반기는 데서 끝낼 게 아니라, 한국 경제가 왜 이렇게 한 통로와 한 지역의 위기에 취약한지, 그리고 에너지·원료·물류의 국가 리스크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답을 내놔야 한다. 호르무즈는 다시 열렸을지 몰라도, 한국 민생의 불안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

참고문헌(References)

  • Reuters, Iran's foreign minister says passage of vessels via Hormuz Strait is open during ceasefire, 2026-04-17.
  • Reuters, Ships crossing Hormuz need OK from IRGC, unfreezing funds part of deal, Iran official says, 2026-04-17.
  • Reuters, South Korea to push for the release of ships in the Strait of Hormuz, 2026-04-08.
  • Yonhap, (LEAD) U.S. maritime blockade in Strait of Hormuz under way, 2026-04-13.
  • Yonhap, Lee calls for reopening of Strait of Hormuz, pledges support for free navigation,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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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6일 월요일

尹 국정농단 프레임은 커지고 검찰은 잠잠했다… 홀로 버티는 박상용

 

종합특검과 법무부 조치 속에서 침묵한 검찰 조직과 대비되며 홀로 서 있는 박상용 검사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
종합특검이 대북송금 의혹을 국정농단 급으로 키우고 법무부가 박상용을
 직무정지시킨 가운데, 침묵한 검찰 속 박상용의 홀로 선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다./gemini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이제 더 이상 한 검사의 수사 논란이 아니다. 2026년 4월 6일, 종합특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이 사건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를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같은 날 법무부는 이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종합특검은 판을 키우고, 법무부는 수사 검사를 멈춰 세웠다. 그리고 그 사이, 검찰 조직은 놀랄 만큼 조용했다. 바로 이 침묵이 지금 박상용을 단순한 검사 한 명이 아니라, 거대한 압박선 앞에 홀로 서 있는 인물처럼 보이게 만든다.

사실관계부터 분명히 하자. 박상용은 아직 직권면직된 것이 아니다. 현재 확인되는 조치는 법무부의 직무집행 정지다. 법무부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직무상 의무 위반, 수사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언행 등 비위를 감찰 중이며, 그 상태에서 계속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공식적으로는 징계 확정이 아니라, 징계 가능성을 전제로 한 선제적 배제 조치다. 하지만 정치는 법률용어보다 장면으로 기억된다. 사람들은 징계 절차의 세부보다, 누가 지금 멈춰 세워졌는지를 먼저 본다.

그 장면을 더 거칠게 만든 것은 국정조사 특위였다. 박상용은 4월 3일 국회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거부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를 두고 “부적절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박상용은 선서 거부 이유로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은 특정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를 하기 위함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이미 충돌은 예고돼 있었다. 여당은 그를 문제 검사로 몰았고, 박상용은 자신이 위헌·위법 절차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맞섰다. 선서 거부 자체가 직무정지의 공식 사유라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그 파문 직후 직무정지까지 이어진 흐름은, 정치적으로는 너무 선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 정권이 멈추고 싶은 것은 과연 한 검사의 태도인가, 아니면 그 검사가 쥐고 있는 사건의 방향인가.



박상용 본인의 언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4월 6일 인터뷰에서 대북송금 사건 공소취소 움직임을 두고, “한국 정부의 목줄을 쥐고 있다”고 북한이 생각할 수 있으며,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 않고 권력으로 공소를 취소하면 진실 판단의 권한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과격하다. 동시에 이 발언은 왜 그가 지금 일부 여론에서 ‘홀로 버티는 검사’처럼 읽히는지도 보여준다. 그는 자기 자리 보전을 위해 침묵하는 대신, 공소취소는 곧 국가의 사법주권을 허무는 길이라고 정면으로 말하고 있다. 맞든 틀리든, 이런 어조는 오늘 한국의 검사 조직 안에서 매우 드물다.

그래서 지금 보수층과 반이재명 정서에서 박상용에게 상징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가 완벽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를 둘러싼 진술 회유 의혹과 감찰, 특검 수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정권과 특검, 법무부, 여당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듯한 장면 속에서 다른 검사들이 거의 입을 열지 않자, 상대적으로 박상용 한 사람의 발언과 태도가 더 크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침묵이 때로 한 사람에게 영웅의 그림자를 덧씌운다. 광야에 선 니체나 예수라는 비유는 과장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박상용이, 제도 안에서 제도 바깥 사람처럼 서 있는 역설적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 장면이 검찰 조직 전체에 던지는 질문이다. 종합특검은 대북송금 수사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개입 의혹과 연결해 “국정농단” 급으로 키우고 있다. 법무부는 수사 검사를 직무에서 배제했다. 여당은 국조장에서 선서 거부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런데 정작 검찰은, 최소한 공개적으로는, 이 과정 전체에 대해 어떤 집단적 문제의식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정말 자정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권력과 여론의 압박 속에서 스스로를 지우고 있는 것인지 묻게 되는 이유다. 정성호 장관 자신도 “검찰이 자정능력이 있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은 역설적으로 지금 검찰이 얼마나 침묵하고 있는지도 드러낸다.

물론 냉정하게 말해야 한다. 박상용의 주장이 곧 진실 확정은 아니다. 종합특검의 브리핑도 아직은 수사 중간 발표다. 법무부 조치 역시 절차상으로는 감찰과 징계를 위한 조치다. 그럼에도 지금 이 국면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사건의 무게 때문이 아니라 장면의 구도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실 개입 의혹을 앞세운 종합특검, 박상용을 배제한 법무부, 선서 거부를 문제 삼은 여당, 그리고 거의 말이 없는 검찰. 이 구도 속에서 사람들은 한 가지를 본다. 힘 있는 쪽은 많고, 끝까지 맞서는 얼굴은 하나라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박상용은 사실 여부를 떠나 하나의 상징으로 변한다.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은 단순하다. 박상용이 진짜 영웅인지는 아직 모른다. 문제적 검사인지, 끝까지 버티는 검사인지도 결국 기록과 수사가 가릴 것이다. 그러나 이미 분명해진 것이 하나 있다. 정권과 특검, 법무부의 칼날이 한 방향으로 모이는 동안 검찰 조직이 침묵할수록, 끝내 물러서지 않는 한 사람은 광야의 이미지로 떠오른다. 그것이 한국 사법의 건강함을 뜻하는지, 아니면 조직 전체의 쇠락을 뜻하는지는 이제 독자들이 아니라 검찰 자신이 증명해야 한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법무부, ‘대북송금’ 수사 박상용 검사 직무정지…‘공정성 위반’,” 2026-04-06.
  • 한겨레, “특검 ‘윤석열 대통령실 ‘대북송금 수사’ 개입 시도…초대형 국정농단’,” 2026-04-06.
  • 연합뉴스, “정성호 ‘검찰 자정능력 있나…박상용 증인선서 거부 부적절’,” 2026-04-03.
  • TV조선, “[단독] 박상용 ‘대북송금 공소취소?…北에게 목줄 넘기는 꼴’,” 2026-04-06.
  • 연합뉴스, “대북송금 수사 박상용 검사 직무정지…朴 ‘법무·검찰, 공소취소에 부역’,”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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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환빠’ 질문 → 박지향 직무정지 → 법원 복귀…역사 토론의 끝은 인사였나

  ‘환빠’와 환단고기 논쟁에서 시작된 역사학 논란은 박지향 이사장의  직무정지와 법원 결정에 따른 복귀로 이어졌다. 박 이사장이 남긴 “사익을  위해  안민을 흔들지는 말자”는 말은 권력과 학문의 관계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credit: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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