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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일 금요일

김대중 재심 무죄 소환한 김태규... 역사 해석의 자유와 사법적 사실 사이 어디까지 열려 있나...

 

국회에서 제명 촉구 압박을 받는 김태규 의원과 대립하는 여야 정치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정치 논평 이미지
제명 압박 속에 정치적 시험대에 오른 김태규 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재심 무죄를 소환한 그의 역사 해석은 보수 진영의
 새로운 정치적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credit: chosun


국회가 또 하나의 정치적 격전지를 열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를 내란으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은 징계안과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고,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를 의결했다. 국회의원 한 사람의 역사 인식이 국회 전체를 뒤흔드는 정쟁으로 번진 것이다.

그런데 정치의 아이러니란 참 묘하다. 한쪽이 퇴출을 외칠수록 다른 쪽에서는 그 인물을 전면에 세울 명분이 생긴다. 김태규는 지금 제명 압박의 대상인 동시에 보수 진영의 새로운 정치적 논쟁 중심에 서게 됐다. 문제는 발언의 무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 군사반란과 5·18 관련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내란죄 등이 인정돼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으며,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두 사건의 법적 상태는 구분해야 한다. 특히 전두환 사건의 확정판결을 단순한 역사적 해석의 문제로만 돌릴 수는 없다. 김 의원에게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그 자유가 발언의 역사적·법적 책임까지 없애 주는 것은 아니다.

판결을 둘러싼 비판과 법적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국회의원이라면 더욱 정교한 언어와 논리로 자신의 역사관을 설명해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의 대응이 아무런 논란 없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운영위원회에서 숙려기간을 생략하고 제명 촉구 결의안을 처리한 과정은 국회 다수 의석의 권한과 소수 의견의 보호라는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민주당은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발언에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다수 의석을 앞세운 입틀막이라고 반발한다. 양측의 주장을 구분해 살펴보더라도 국회의 징계 절차는 정치적 분노만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제명 촉구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의사 표현이며, 실제 의원직 박탈에는 별도의 엄격한 절차가 필요하다.

정치적 비판은 가능하지만, 다수의 힘이 곧바로 정당성의 증명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김태규 의원에게 이번 사태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존재감을 시험받는 무대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으로 활동해 온 그가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수 진영의 역사와 헌정질서 논쟁을 주도하는 인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의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보수 지지층의 주목을 받을 수 있고, 당내에서도 그의 역할을 둘러싼 논의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강한 발언과 선명한 대립만으로 지속 가능한 정치적 영향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논쟁을 확산시키는 능력과 논쟁을 설득력 있게 정리하는 능력은 다르다. 김 의원이 진정한 보수의 스피커가 되려면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넘어 헌법과 법치, 역사에 대한 일관된 설명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의힘에도 질문이 남는다. 김 의원을 무조건 감싸는 것이 당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인지,...

아니면 그의 발언이 불러온 법적·역사적 논란을 엄정하게 검토하는 것이 보수의 책임인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설명의 문제다. 민주당의 제명 압박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당 내부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역사적 사실과 법원의 판결을 존중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정치적 결속을 위해 모든 논란을 외부의 공격으로만 돌린다면 당의 가치와 원칙은 구호로 남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당내 이견을 무조건 억누른다면 보수 정당이 지켜야 할 다양성과 토론의 공간도 좁아진다. 김태규 한 사람의 거취를 넘어 국민의힘이 어떤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민주당 역시 이번 사태를 단순한 정치적 승리로 계산해서는 곤란하다. 역사 왜곡과 헌정질서 부정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는 무겁지만, 그 과정에서 다수 의석의 권한을 어떻게 행사했는지도 똑같이 평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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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제명은 정치적 불쾌감을 해소하는 수단이 아니라 극히 중대한 사유에 적용되는 헌법적 절차다. 비판과 징계의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정치권은 상대 진영의 발언을 문제 삼아 자신에게 불리한 목소리를 제약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오늘 김태규에게 겨눈 돌멩이가 내일 다른 정치인에게 향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민주주의의 원칙은 상대가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을 할 때 더욱 엄격하게 시험받는다.

김태규는 지금 국회의 제명 촉구 결의안이라는 정치적 돌멩이를 맞고 있다. 하지만 그 돌멩이가 그를 정치적으로 밀어낼지, 오히려 보수 진영의 전면에 세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실제 제명 여부도 윤리특별위원회 구성과 심사, 본회의 의결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사이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쟁에 답해야 하고, 국민의힘은 그를 단순한 방어의 대상이 아닌 당의 가치와 원칙을 드러내는 시험대로 마주해야 한다.

정치란 상대를 쓰러뜨리는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상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키려는 원칙이 무엇인지 입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민주당이 던진 돌멩이 앞에서 김태규가 보수의 스피커로 설 수 있을지는 결국 그가 얼마나 큰 소리로 외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말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태규 의원이 국회 변론에서 꺼내 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은 이번 논쟁에 또 다른 역사적 질문을 던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1980년 신군부의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훗날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 시대에는 내란의 이름으로 처벌받았던 인물이 다른 시대에는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재평가된 것이다. 김 의원이 강조한 역사 해석의 개방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정치적 논쟁의 힘을 얻는다. 역사는 고정된 권력의 언어가 아니라 새로운 사실과 판단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 김대중 사건의 재심 무죄는 군사정권의 부당한 사법 처리를 바로잡은 판결이지, 모든 내란 혐의와 역사적 책임을 상대화할 수 있는 만능의 논거는 아니라는 점이다. 역사의 재해석은 가능하지만, 그 출발점은 사실과 증거에 대한 엄정한 검토여야 한다. 그렇다면 김태규 의원은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전두환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 역시 훗날 다른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려는 의도였을까. 아니면 민주당이 자신에게 적용하는 역사적·정치적 잣대의 일관성을 되묻기 위한 반론이었을까. 공개된 변론의 취지만으로 그 의도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소환한 순간, 논쟁은 특정 정치인의 발언을 넘어 역사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라는 더 큰 문제로 확장됐다.

김 의원이 정말 전두환과 윤석열까지 염두에 두었다면, 그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역사적·법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김대중의 무죄를 빌려 다른 사건의 책임을 희석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역사는 해석에 열려 있지만, 해석의 자유가 판결과 사실을 지우는 면허가 될 수는 없다. 결국 김태규의 변론은 민주당의 제명 압박을 넘어, 자신이 주장하는 역사 해석의 원칙이 어디까지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운영위,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의결」, 2026년 10월 2일. - 운영위원회의 결의안 의결 과정, 표결 결과, 실제 제명에 필요한 절차와 법적 요건을 확인하는 자료다. 
  • MBC 뉴스, 「'전 내란 아니다' 징계 추진‥국힘서도 '대체 왜'」, 2026년 10월 2일. - 김태규 의원의 발언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 사건 재심 무죄 언급, 여야의 상반된 반응을 다룬 보도다. 
  • 연합뉴스, 「與, '전두환 내란 아니다' 김태규 징계안 제출…"모욕·수치"(종합2보)」, 2026년 10월 1일. - 민주당의 징계안 제출 배경과 김태규 의원의 본회의 신상발언, 육영수 여사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MBC 뉴스,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박근혜도 재심 여지 충분'」, 2026년 10월 1일. - 김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어떻게 논거로 활용했는지, 역사 해석과 사법 판단에 관해 어떤 주장을 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 연합뉴스, 「오월 단체 '김태규 전두환 내란 아니다 발언 사과해야'」, 2026년 10월 1일. - 5·18 관련 단체들의 반응과 확정판결 및 민주화운동의 역사에 대한 문제 제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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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0일 월요일

The Epoch Times 모스 탄 출국정지 논평, 안동댐 발언... 미 국무부는 어디까지 움직일까?

 

모스 탄 출국정지와 미국 국무부 대응을 상징하는 미국 국무부 문장, 미국 여권, 출국금지 표시와 한미 국기가 담긴 이미지
모스 탄 출국정지, 미국 시민권자의 표현의 자유와 한국 사법권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미 국무부는 어디까지 움직일까./gimages


미국 시민권·표현의 자유와 한국 사법권의 충돌…이재명 정권을 향한 미국의 문제 제기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첫째, 모스 탄 사건의 본질은 이제 ‘명예훼손 사건’ 하나로만 보기 어렵다. 모스 탄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제형사사법 담당 대사를 지낸 미국 시민권자로, 지난해 워싱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와 관련된 주장을 제기했다가 한국에서 명예훼손 혐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그가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법무부에 출국정지를 신청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수사의 실효성과 공익을 이유로 출국정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지난 7월 그를 불구속 기소했고, 출국정지는 다시 연장됐다. 여기까지라면 한국 사법기관이 자국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수사하는 통상적인 형사사건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발언이 한국에서 한 말이 아니라 미국 워싱턴에서 한 발언이라는 점, 피의자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 그리고 그 결과가 ‘미국으로 돌아갈 자유’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그래서 미국 국무부의 반응이 중요하다. The Epoch Times는 지난 7월 17일 모스 탄 사건을 미국 시민권자의 출국 제한 문제로 다루면서 미국 국무부의 입장을 보도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의 안전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한다면서, 미국 시민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출국금지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것은 곧바로 “미국이 한국의 사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선언은 아니다. 미국 시민이 해외에서 현지법을 위반했다면 현지 사법절차의 적용을 받는다는 원칙은 미국도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무부가 문제 삼을 수 있는 지점은 별개다. 한국의 사법권이 존재하는가가 아니라, 그 사법권이 국제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비례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갖고 행사되고 있는가가 핵심이다.

셋째, 특히 미국적 관점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표현의 자유’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가 한국 영토에서 미국 시민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모스 탄이 한국에서 한국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고 해서 미국 헌법이 한국 사법기관보다 우위에 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문제의 발언을 한 장소가 워싱턴이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그 발언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비판과 선거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포함하고 있다. 한국 검찰은 이 대통령에 관한 허위사실이 국내에서 피해를 발생시켰다는 논리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 보면 정치적 발언을 한 미국 시민이 외국 정상에 대한 발언을 이유로 귀국하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상당히 불편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The Christian Post도 8월 4일 모스 탄 사건을 “전 트럼프 행정부 인사가 한국을 떠날 수 없게 된 사건”으로 다루며, 탄 측의 ‘독재화’ 우려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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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여기서 ‘안동댐 의혹’과 모스 탄 사건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안동댐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의 청소년기와 관련해 온라인에서 오랫동안 반복된 주장으로, 과거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 논란과 형사처벌까지 이어진 사안이다. 실제로 2021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안동댐 인근 범죄와 소년원 수감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퍼뜨린 유튜버가 2023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벌금형을 받은 사례도 확인된다. 따라서 모스 탄이 제기한 주장의 사실 여부와 한국의 기존 판결·수사 결과를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그것이 허위라면 법적 책임을 묻는 것과, 그렇다고 해서 미국에서 이루어진 정치적 발언 전체를 출국 제한의 장기적 근거로 삼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사실관계의 진위와 표현행위에 대한 국가권력의 대응을 분리해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다섯째, 더욱 흥미로운 대목은 손현보 목사와 미국 국무부의 접촉이다. 지난 2월 미국 국무부 고위 인사들이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를 먼저 만나 종교의 자유 등을 논의했고, 6월에는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의 라일리 반스 차관보 일행이 부산 세계로교회를 방문해 손 목사 측과 다시 면담했다. 한국의 국내 정치적 논쟁이 이미 미국의 종교 자유·인권 문제와 연결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스 탄 사건까지 미국 국무부의 관심 대상이 된다면,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단순한 ‘외국인 형사사건’으로만 설명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미국은 손현보 문제에서는 종교·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모스 탄 문제에서는 미국 시민권자의 절차적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각각 들여다볼 수 있다. 여기에 전직 트럼프 행정부 대사라는 상징성까지 겹치면서 개별 사건들이 하나의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미국의 관찰’이라는 프레임으로 묶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여섯째,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와 미 국무부가 이재명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그렇게 단정하기보다 ‘압박의 단계가 올라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국무부가 당장 한국 정부에 모스 탄의 출국을 허용하라고 명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사법권은 한국의 주권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영사 접근과 법률 절차 확인, 외교 채널을 통한 문제 제기, 인권·종교자유 보고서에서의 평가, 미국 시민권자 권리 보호 차원의 공개적 질의, 그리고 필요하다면 한미 고위급 회담에서 이 문제를 의제로 올리는 방식이다. 이미 The Epoch Times가 미국 국무부의 우려를 받아 보도했고, 기독교 보수 성향의 The Christian Post까지 이 사건을 다뤘다는 것은 한국 국내 정치의 프레임이 미국 내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미국 시민권자의 권리’라는 다른 언어로 번역되고 있다는 신호다.

일곱째, 결국 이 사건에서 이재명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모스 탄 개인이 아니라 ‘사법권력의 국제적 이미지’일 수 있다. 모스 탄의 발언이 허위라면 법정에서 증거로 입증하면 된다.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한다면 한국 법원이 판결하면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출국정지가 반복되고, 발언 장소가 미국이었으며, 당사자가 미국 시민권자이고, 전직 미국 고위 외교관이라는 사실이 겹치면 이야기는 국내 형사사건의 차원을 넘어선다. 특히 미국의 정치문화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거친 비판과 정치적 의혹 제기는 매우 넓게 허용된다. 한국의 사법권이 미국식 표현의 자유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한국의 사법권 역시 ‘대통령 비판자를 처벌하기 위해 국가권력이 동원됐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남기지 않을 책임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정말 자신 있다면 답은 출국정지의 반복이 아니라 공개된 법정과 증거여야 한다. 미국 국무부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시민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의 수사권을 무력화해서도 안 된다. 결국 한미동맹이 시험받는 지점은 누가 모스 탄을 이기느냐가 아니라, 한국의 사법권과 미국의 표현의 자유가 서로 충돌할 때 양국이 얼마나 투명하고 절제된 법치로 답하느냐에 있다. 이 사건이 장기화될수록 미국의 질문은 “모스 탄이 무슨 말을 했는가”에서 “왜 그 말을 한 미국 시민이 아직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이 사건은 이재명 정부의 국내 사법 문제가 아니라 한미관계와 민주주의의 국제적 신뢰 문제가 된다.

 

참고자료

  • The Epoch Times — Former US Ambassador Remains Under South Korea Exit Ban — 미국 국무부의 미국 시민 출국정지 관련 입장까지 포함.
  • The Christian Post — Fmr. Trump official Morse Tan banned from leaving South Korea — 기독교 보수 언론권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프레임.
  • 연합뉴스 — 미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 손현보 목사 면담 — 미국 국무부의 한국 내 종교·인권 관련 접촉.
  • 연합뉴스 — 모스 탄 출국정지 및 법원 판단 — 한국 사법기관의 공식적 논리.
  • 연합뉴스 — 모스 탄 불구속 기소 및 추가 출국정지 — 최신 형사절차.
  • 조선일보 — ‘이재명 소년원’ 허위사실 공표 유튜버 벌금형 — 안동댐·소년원 의혹의 법적 처리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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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8일 수요일

김어준은 뭘 잘못했나? 77법 첫 시험대 된 ‘과거 영상’과 이성윤의 역풍


김어준 과거 영상과 77법 첫 적용 논란, 이성윤 김민석 계엄 표결 공방을 상징하는 정치 뉴스 썸네일 이미지
77법 시행 첫날부터 김어준 과거 영상과 이성윤 의원의 김민석
 저격 발언이 동시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g-image-joongang



김어준은 뭘 잘못했나? 7월 7일부터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 이른바 ‘77법’의 첫 정치적 시험대가 김어준 씨의 과거 영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0년 4월부터 10월 사이 게시된 영상이 현재까지 공개 상태로 남아 있다면, 이를 새 법상 ‘허위·조작정보 유통’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이다. 단순히 한 방송인의 책임 문제가 아니다. 이 법이 말하는 ‘유통’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과거 발언을 현재의 법으로 다시 문제 삼을 수 있는지, 그리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피해 구제의 경계가 어디인지가 한꺼번에 걸려 있다.

77법의 핵심은 악의적인 허위·조작정보 유통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다. 플랫폼에도 신고·삭제 절차 마련과 후속 조치 의무가 부과된다. 법의 취지는 온라인 허위정보 피해를 줄이겠다는 것이지만, 시행 전부터 표현의 자유 위축과 정치적 남용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헌법소원을 예고했고, 시행 이후에도 위헌성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김어준 씨의 과거 영상이 새 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느냐다. 법조계 의견은 엇갈린다. 적용 가능성을 보는 쪽은 “과거에 올린 영상이라도 현재까지 공개 상태를 유지한다면, 허위 정보가 계속 유통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본다. 특히 신고가 접수되고, 해당 내용이 허위라고 판단됐음에도 삭제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은 부작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적용이 어렵다는 쪽은 “개정법 시행 이전 게시물이 이미 공개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새 법 시행 이후의 새로운 유통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 경우 개정 전 법률이나 기존 명예훼손·손해배상 법리가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77법의 위험한 아이러니가 드러난다. 법을 만든 쪽은 가짜뉴스를 막겠다고 했지만, 법이 시행되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누가 가짜뉴스 생산자인가”가 아니라 “과거 정치 발언까지 소급성 논란 속에 처벌할 수 있는가”가 됐다. 김어준 씨의 과거 영상이 실제로 허위인지, 피해가 특정되는지, 고의성이 입증되는지, 현재 공개 상태 유지가 법적 유통에 해당하는지는 모두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법의 첫 케이스가 되는 순간, 논쟁은 이미 사법의 영역을 넘어 정치의 영역으로 번진다.

여기에 묘한 균형추처럼 등장한 인물이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겨냥해 12·3 계엄 해제 국회 표결 불참 문제를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이 의원이 김 전 총리에게 “계엄 해제 표결에 왜 참여하지 않았느냐”고 공세를 폈다고 보도했다. 반면 김 전 총리는 이를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K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까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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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성윤 의원이 77법의 취지와 가장 잘 맞닿아 있는 듯한 정치적 공격을, 역설적으로 같은 당 인사를 향해 던졌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의 계엄 당일 행적을 두고 사실관계가 다른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면, 이것이 정치적 비판인지, 허위사실 적시인지, 명예훼손인지, 77법상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해당할 수 있는지 따져볼 여지가 생긴다. 즉 77법은 보수 진영만 조심해야 하는 법이 아니라, 진보 진영 내부 권력투쟁에도 곧바로 되돌아올 수 있는 칼이 된 셈이다.

“김어준은 뭘 잘못했나”라는 질문과 “이성윤도 뭘 잘못했지”라는 질문은 그래서 한 묶음으로 읽힌다. 김어준 씨의 경우 쟁점은 과거 영상의 현재 유통성이다. 이성윤 의원의 경우 쟁점은 현직 정치인이 공개적으로 제기한 의혹의 사실성이다. 하나는 오래된 온라인 콘텐츠이고, 다른 하나는 실시간 정치 발언이다. 그러나 두 사안 모두 77법이 내세운 기준, 즉 고의성, 허위성, 피해 발생, 유통 책임이라는 네 가지 조건 앞에 놓일 수 있다.

이 법이 정말 공정하게 작동하려면 진영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보수 유튜버의 과격한 주장만 겨냥해서도 안 되고, 친여 방송인의 오래된 영상만 골라서도 안 된다. 민주당 내부에서 나온 계엄 관련 저격 발언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법의 이름이 ‘가짜뉴스 근절’이라면, 정치적 편의에 따라 가짜뉴스의 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법이 특정 진영의 입을 막는 도구가 되는 순간, 그것은 허위정보 방지법이 아니라 권력 친화적 침묵 강요법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다.

77법의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다. 김어준 씨의 과거 영상이 실제 적용 대상이 될지 여부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이성윤 의원의 김민석 저격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77법은 시행 첫날부터 한국 정치권 전체에 새로운 공포와 계산을 던졌다. 과거에 올린 말, 지금 남아 있는 영상, 라디오에서 던진 한마디, 유튜브 제목 한 줄까지 모두 정치적·법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이다.

결국 77법은 김어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이성윤 한 사람의 실언 논란도 아니다. 이 법은 한국 정치 언어 전체를 법정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시민이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정말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법인가, 아니면 불편한 말을 줄 세우기 위한 법인가. 그 답은 앞으로 첫 사건, 첫 판결, 첫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에서 드러날 것이다.

참고문헌

  1. 더팩트, 「오늘부터 시행되는 ‘77법’…가짜뉴스 차단 vs 표현의 자유」, 2026년 7월 7일.
  2. 더팩트, 「오늘부터 시행되는 ‘77법’…가짜뉴스 차단 vs 표현의 자유」 원문 보도.
  3. 조선일보, 「친청계, 출마 김민석에 반격 ‘계엄 해제 표결 왜 불참했나’」, 2026년 7월 6일.
  4. 한겨레, 「김민석, ‘계엄날 감기약’ 이성윤 공세에 ‘국힘서 얘기하는 줄’」, 2026년 7월 7일.
  5. 문화일보, 「김민석, ‘계엄 해제 불참 의혹 제기’ 이성윤 직격」, 2026년 7월 6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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