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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3일 월요일

박지원의 독한 평가가 겨눈 국민의힘 전당대회...‘이준석 보따리’ · ‘안철수 철수’




[세상소리] “이준석은 보따리 쌀 힘이 생겼고, 안철수는 안랩으로 갈 길밖에 없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023년 3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내놓은 평가다. 표현은 야박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을 들여다보면, 박 전 원장의 말은 단순한 독설만은 아니었다.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했고,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까지 친윤계가 사실상 싹쓸이하면서 국민의힘은 명실상부한 ‘윤석열 당’ 체제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후보는 52.93%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대표로 선출됐다. 안철수 후보는 23.37%로 2위에 그쳤고, 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그 뒤를 이었다. 숫자만 보면 김기현의 승리였지만, 정치적 의미는 더 컸다. 이 결과는 당원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지도부를 선택했다는 신호였고, 대선 이후에도 남아 있던 비윤·개혁보수·안철수계의 공간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보여줬다.

박지원 전 원장이 “완전히 윤석열 당으로 재창당했다”고 말한 것도 이 흐름을 겨냥한 표현이었다. 전당대회 결과는 단순한 당대표 교체가 아니었다.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 이후 한동안 유지하던 여러 권력축을 정리하고, 대통령 중심의 단일한 당 운영 체제로 들어갔다는 평가가 가능했다. 당대표는 김기현, 최고위원은 친윤계, 청년최고위원까지 친윤 성향으로 채워지면서 당내 균형추가 한쪽으로 기운 것이다.

이 구도에서 가장 복잡한 위치에 놓인 인물은 이준석 전 대표였다. 이 전 대표는 이미 당 윤리위 징계와 대표직 상실을 겪은 뒤였다. 그러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천하람 후보, 허은아·김용태·이기인 등 이른바 ‘천아용인’ 라인이 등장하면서 여전히 일정한 당내 영향력을 확인했다. 문제는 그 영향력이 당권 장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개혁보수 세력은 존재감을 보였지만, 당원 다수의 선택은 친윤 지도부였다.

그래서 박 전 원장의 “이준석 보따리” 발언은 단순히 이준석이 당장 탈당한다는 예언이라기보다, 국민의힘 안에서 이준석 정치가 계속 머물 공간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까웠다. 이준석은 젊은 보수, 수도권, 중도 확장, 온라인 정치의 상징성을 갖고 있었지만, 2023년 전당대회 결과는 국민의힘 당심이 그 노선보다 대통령과의 결속을 더 중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당 안에 남아 싸울 것인가, 바깥에서 새로운 판을 만들 것인가. 이준석의 다음 선택지가 좁아진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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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의 처지는 또 달랐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했고, 이후 국민의힘 안에서 차기 지도자급 인물로 자리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심’ 논란, 대통령실과의 거리, 친윤계의 견제 속에 흐름을 잡지 못했다. 당대표 선거 초반에는 유력 경쟁자로 꼽혔지만, 결과는 김기현 후보의 과반 승리였다. 안철수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독자 브랜드를 유지하려 했지만, 전당대회 결과는 그 브랜드가 당심의 중심이 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냈다.

박 전 원장이 “안철수는 안랩으로 갈 길밖에 없다”고 말한 것은 그래서 더 가혹했다. 안철수의 정치적 정체성은 늘 ‘새 정치’, ‘중도 확장’, ‘기술·미래 이미지’에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그런 이미지를 전면에 세운 선거가 아니었다. 이 선거의 핵심 언어는 혁신보다 안정, 확장보다 결속, 중도보다 당심, 그리고 무엇보다 대통령과의 관계였다. 안철수의 강점이 오히려 당내 경쟁에서는 약점처럼 작용한 셈이다.

물론 박지원 전 원장의 평가는 야당 인사의 시선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는 국민의힘 내부 사정을 냉정하게 분석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대 당의 균열을 부각하는 정치적 화법을 즐겨 사용해왔다. “보따리”, “안랩 철수” 같은 표현도 분석이라기보다 풍자에 가깝다. 그러나 풍자는 때로 숫자보다 빠르게 정치의 방향을 찌른다. 김기현 체제 출범 이후 국민의힘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직설적인 표현도 드물었다.

3·8 전당대회의 본질은 김기현 개인의 승리보다 국민의힘의 성격 변화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차에 여당은 대통령실과 거리를 두는 독립 정당보다, 대통령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집권당의 역할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단기적으로는 당정 일체감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당내 다양성을 줄이고, 총선 국면에서 중도 확장력과 수도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낳았다.

이준석과 안철수는 바로 그 약화된 공간을 상징하는 인물들이었다. 이준석은 세대교체와 개혁보수의 가능성을, 안철수는 중도와 기술·미래 정치의 가능성을 대표했다. 그러나 전당대회 결과는 이 두 가능성이 국민의힘 주류 노선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친윤 지도부의 압승은 내부 정리에는 성공했지만, 동시에 다른 정치적 상상력을 주변부로 밀어냈다.

정치는 승자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패자의 위치가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다음 선거의 변수가 된다. 2023년 3월의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김기현 체제의 출발이었지만, 동시에 이준석과 안철수의 다음 행보를 강제로 묻게 만든 사건이었다. 당 안에서 버틸 것인가. 다시 세력을 만들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새로운 균열의 중심이 될 것인가. 박지원의 독한 평가는 바로 그 질문을 압축한 말이었다.

결국 “이준석 보따리”와 “안철수 철수”는 조롱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윤석열 정부 초기 국민의힘이 선택한 권력 질서를 보여주는 상징적 문장이었다. 당은 대통령 중심으로 재편됐고, 비윤·개혁·중도 세력은 숨을 곳이 좁아졌다. 이 흐름이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훗날 분열의 씨앗이 될지는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2023년 3월 8일 이후 국민의힘은 이전과 같은 정당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참고문헌

  1. 아시아경제/다음, 「박지원 ‘이준석은 보따리 싸겠지만…안철수는 안랩 뿐’」, 2023년 3월 9일.
  2. 이데일리/다음, 「박지원 ‘국민의힘, 완전한 윤석열당으로 재창당했다’」, 2023년 3월 9일.
  3. 한겨레, 「김기현, 국민의힘 새 대표로 선출…52.93% 득표」, 2023년 3월 8일.
  4. 연합뉴스TV, 「국민의힘 새 당대표에 김기현…득표율 52.9%」, 2023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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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일 일요일

전당대회 앞둔 ‘윤심’은 어디로 향했나...尹 ‘부부 만찬 정치’ 김기현 의원에게 2번이나




[세상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에게 두 차례나 관저 만찬 자리를 마련했다는 소식은 여권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2023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대표 경쟁이 본격화되던 시점이었다. 당권주자들은 모두 ‘윤심’을 의식하고 있었고, 대통령과의 거리감은 곧 정치적 경쟁력으로 해석되던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김기현 의원이 윤 대통령과 단독 만찬을 가진 데 이어 부부 동반 관저 만찬에도 참석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첫 번째 만찬은 2022년 11월 30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한남동 관저에서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은 당시 이미 차기 당대표 출마 의지를 드러낸 당권주자였고,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선후배 관계이자 대선 기간 원내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만찬에서 전당대회 관련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두 번째로 주목된 자리는 12월 17일 관저 만찬이었다. 동아일보는 정치권과 종교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김 의원이 11월 30일 윤 대통령과 3시간가량 단독 만찬을 한 데 이어, 12월 17일에는 부부 동반으로 다시 관저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기독교 지도자들과의 만찬 자리였고, 울산 대암교회 장로인 김 의원과 부인이 함께 초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 경쟁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집권여당 지도부를 이끌게 될 인물이었다. 그 임무는 단순한 당무 관리가 아니었다. 대통령실과 호흡을 맞추고, 총선 공천과 전략을 준비하며, 22대 총선에서 원내 제1당 탈환을 목표로 해야 했다. 이런 구조에서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윤심’은 당원들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인식됐다.

김기현 의원에게 유리하게 읽힌 신호는 만찬만이 아니었다. 당시 김 의원은 친윤 핵심으로 꼽힌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 이른바 ‘김장연대’를 앞세우고 있었다. 김기현의 ‘김’과 장제원의 ‘장’을 합친 이 표현은 단순한 정치 농담이 아니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친윤 주류가 누구를 차기 당대표로 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처럼 작동했다. 동아일보도 두 차례 관저 만찬과 김장연대 발언을 함께 놓고, 윤심이 김 의원 쪽을 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물론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은 아니었다.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두루 만나는 것은 집권 초 당정 소통 차원에서 설명될 수 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 22일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이른바 원조 윤핵관 인사들과 부부동반 관저 만찬을 했고, 11월 25일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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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치에서 일정은 메시지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주자와 대통령의 만남은 그 자체로 해석의 대상이 된다. 김기현 의원이 여러 차례 관저 만찬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당내 경쟁자들에게 불편한 신호였을 수 있다. 안철수 의원, 윤상현 의원, 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 다른 당권주자 입장에서는 대통령과 특정 후보의 거리가 가깝게 비치는 장면 자체가 부담이었다.

김기현 의원은 당시 당내에서 안정형 후보로 평가받았다. 판사 출신 4선 중진, 울산시장 경력, 원내대표 경험, 대선 과정에서의 역할은 모두 당 운영 경험을 보여주는 요소였다. 무엇보다 친윤계와의 관계가 강점이었다. 윤석열 정부 초기 여당 대표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이 대통령실과의 충돌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본 당원들에게 김기현은 무난하고 안정적인 선택지로 보일 수 있었다.

반면 그 안정감은 동시에 약점이기도 했다. ‘윤심 후보’ 이미지가 강해질수록 독자성은 약해진다. 당대표는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는 사람인가,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사람인가. 이 질문은 김기현 의원뿐 아니라 당시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체를 관통한 문제였다. 대통령과 가까운 후보가 당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기대와, 대통령실에 종속된 여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존재했다.

안철수 의원에게는 이 구도가 더 불리했다. 안 의원은 대선 단일화의 파트너였고, 중도 확장성과 기술·미래 이미지를 가진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당원 중심 전당대회에서 중요한 것은 중도 확장보다 당심, 그리고 대통령과의 호흡이었다. 김기현 의원에게 반복된 관저 만찬 보도는 안철수 의원에게 “윤심에서 멀다”는 인상을 줄 위험이 있었다. 이는 이후 전당대회 구도에서 중요한 심리적 변수로 작용했다.

이 사안이 흥미로운 이유는 ‘부부 만찬’이라는 형식 때문이다. 정치적 회동이라면 공식 회의, 당정협의, 지도부 간담회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관저 만찬, 그것도 부부 동반 자리는 사적 친밀감과 정치적 신뢰를 동시에 보여준다. 정치권이 이를 예민하게 받아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식 지지 선언이 없어도, 누가 대통령 관저의 식탁에 반복적으로 초대받았는지는 당내 권력 지형을 말해주는 상징이 된다.

이런 만찬 정치는 한국 정치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식사는 늘 메시지를 낳았다. 어느 인물이 초대받았는지, 누가 배석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어떤 시점이었는지가 모두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의원의 만찬도 마찬가지였다.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이었기에, 단순한 송년 인사나 종교계 모임 참석 이상의 정치적 의미가 붙었다.

결국 2023년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보다 ‘윤석열 정부의 여당은 어떤 정당이 될 것인가’를 묻는 선거였다. 독립적 집권당인가, 대통령 중심의 친윤 정당인가. 당내 다양성을 살릴 것인가, 대통령실과의 일체감을 우선할 것인가. 김기현 의원에게 두 차례나 관저 만찬 보도가 따라붙은 것은 이 질문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윤 대통령이 김기현 의원을 실제로 차기 당대표로 마음에 두었는지는 당시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치권은 공개 발언보다 반복된 장면을 읽는다. 단독 만찬, 부부 동반 관저 만찬, 김장연대, 친윤계의 움직임이 겹치자 여권은 빠르게 하나의 결론에 가까워졌다. “윤심은 김기현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 이 해석은 이후 국민의힘 전당대회 흐름을 읽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

2023년 1월 1일 시점에서 이 문제는 아직 결론이 난 사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이미 형성되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식탁이 여당 전당대회의 정치 신호로 읽히기 시작했고, 김기현 의원은 그 신호의 가장 앞에 놓인 인물이 됐다. ‘부부 만찬 정치’라는 말이 나온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한 끼 식사가 당권 구도의 방향을 말해주는 시대, 국민의힘은 그렇게 윤심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었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尹대통령, 김기현과 최근 만찬 회동…與의원들과 잇단 스킨십」, 2022년 12월 4일.
  2. 동아일보, 「尹心은 김기현에?…지난달 30일 단독만찬에 이어 17일엔 부부동반 관저 만찬」, 2022년 12월 29일.
  3. YTN, 「尹, 與 당권 주자 김기현과 관저에서 만찬」, 2022년 12월 4일.
  4. 한겨레, 「윤 대통령과 부부동반 만찬한 김기현…‘윤심’ 실리나」, 2022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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