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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3일 일요일

트럼프에게 이재명과 김정은 몸값은? 한국 안보·경제를 뒤흔드는 한반도 거래

 

트럼프를 중심으로 이재명과 김정은의 몸값을 둘러싼 한반도 안보경제 경쟁
푸틴의 지원으로 몸값을 높이는 김정은과 경제·기술·동맹
 자산을 가진 이재명. 트럼프의 한반도 거래에서 누가 더
 높은 전략적 가치를 갖는가?/investing-wikipedia


김정은의 몸값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북한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핵·미사일 도발을 반복하면서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가난한 핵보유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 구조를 바꿔놓았다.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과 탄약, 미사일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현금과 물자, 군사기술을 확보하는 새로운 외화 수입원을 만들었고,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분석을 인용한 최근 보도에서는 20238월부터 2025년 말까지 러시아로부터 북한에 유입된 경제적 이익이 최대 144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까지 나왔다.

여기에 러시아와 북한은 2027~2031년을 대상으로 한 장기 군사협력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김정은은 과거처럼 중국의 지원만 기다리는 지도자가 아니다. 푸틴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버티게 해주는 탄약과 병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북한의 군사력과 경제적 생존력을 높이는 거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북한의 가격표가 올라갔다는 의미다.

문제는 그 돈이 단순히 북한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이 북한의 핵·미사일·드론·사이버 능력과 결합한다면 한국이 직면하는 위협의 질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경험은 실전 경험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만들어주고,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기술 고도화를 지원할 경우 그동안 한국이 유지해온 재래식 전력 우위가 점차 잠식될 가능성도 있다.

유럽의 전략연구기관 역시 북한의 러시아 지원이 단순한 외교적 연대를 넘어 직접적인 군사협력으로 전환됐으며, 그 결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라시아와 인도태평양을 연결하는 안보 문제로 확대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얻는 전장 경험과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병력·탄약의 교환은 일종의 전쟁 기술의 순환시장을 만들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북한이 돈을 벌었다는 사실보다 김정은이 돈과 실전 경험과 외부 군사기술을 동시에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 트럼프의 한반도 카드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상당히 축소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고, 그 배경으로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와 한국의 이란전 지원 부족 문제를 함께 거론했다. 이것은 한국 입장에서 단순히 훈련 횟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힘을 키우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조정한다면, 북한은 이를 미국이 한국보다 북한과의 협상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김여정은 훈련 규모가 줄어든 것 자체가 북한의 안보정책이나 핵 억제 전략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오히려 김정은 입장에서는 러시아라는 후원자와 미국이라는 협상 상대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한국을 가운데 놓고 양쪽과 거래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트럼프에게 손해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트럼프의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는 전통적인 동맹 관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보와 경제를 하나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거래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에게 대규모 대미 투자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방위비, 주한미군의 역할, 한미연합훈련, 이란전 지원 등 여러 사안을 묶어 협상할 수 있다. 최근 보도에서도 한국의 미국 투자 협상과 한미 군사훈련 문제가 함께 연결되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한국이 미국의 안보 우산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동맹국이 아니라 미국의 안보·산업·통상 전략에 비용과 역할을 분담하는 전략적 파트너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본다면 트럼프의 한반도 개입은 한국에 대한 압박인 동시에 미국이 중국·러시아·북한을 상대하면서 한국이라는 경제·기술·군사 자산을 자신의 인도태평양 전략 안으로 다시 깊숙이 끌어들이는 작업이 된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다. 김정은이 러시아와 가까워질수록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분석에서도 북러 관계 심화가 북중 관계를 재편하고 있으며, 중국이 더 이상 북한을 당연히 자신의 영향권 안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서 시진핑이 올해 6월 평양을 방문한 것도 단순한 북중 친선 행보로만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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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지나치게 기울어가는 김정은을 중국의 전략 공간 안에 다시 묶어두려는 계산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으로서는 오히려 이 틈이 전략적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국·중국·러시아가 모두 김정은의 선택을 필요로 하는 순간, 서울이 단순한 북한 문제의 당사자가 아니라 동북아 안보·경제 질서의 핵심 협상자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국이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기울거나 안보와 경제를 별개의 문제로 취급하면, 그 협상 공간을 다른 나라들이 먼저 차지할 수 있다.

결국 가장 유리한 쪽은 누구인가. 단기적으로는 김정은과 푸틴의 거래가 가장 눈에 띈다. 김정은은 러시아에서 돈과 군사적 보상을 얻고,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병력과 탄약을 얻는다. 트럼프 역시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투자·방위비·군사적 역할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인도태평양 전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장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하는 쪽이 한국이다. 북한은 강해지고, 러시아는 북한을 필요로 하며, 중국은 북한을 다시 끌어안으려 하고, 미국은 한국에게 더 많은 경제·안보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 구조에서 한국이 자주국방만 외치면서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약화시키거나, 반대로 미국에 안보를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경제적 협상력을 잃는 양극단 모두 위험하다. 한국이 얻어야 할 것은 어느 강대국의 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확장억제를 유지하면서 자체 군사력과 방산·AI·반도체·조선·에너지 경쟁력을 협상력으로 바꾸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한반도의 진짜 질문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좋아하느냐가 아니다. 김정은이 푸틴에게 돈을 받고 군사력을 키우는 동안 트럼프가 한국의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재편한다면, 그 과정에서 누가 가장 큰 전략적 이익을 가져가느냐이다. 김정은은 러시아라는 새로운 돈줄을 얻었고, 푸틴은 북한이라는 전쟁 자원을 확보했으며, 트럼프는 한국의 투자와 방위 역할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제 남은 것은 서울의 선택이다. 한국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미국에만 의존하면 경제적 협상력을 잃을 수 있고, ‘자주국방을 이유로 미국과 거리를 벌리면 북한·러시아·중국이 만든 새로운 군사환경에서 오히려 고립될 수 있다. 가장 유리한 국가는 강대국 사이에서 줄을 잘 서는 국가가 아니라, 모든 강대국이 자신을 필요로 하도록 만드는 국가다. 지금 한국에게 필요한 것은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의 선택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지렛대로 삼아 자주국방의 실력을 키우는 새로운 안보경제 전략이다.

트럼프에게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몸값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계산될 수 있다. 이재명의 몸값은 한국이 가진 반도체·조선·방산·AI·배터리 등 경제적 자산과 미국에 제공할 수 있는 투자, 그리고 주한미군과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차지하는 지정학적 가치에 있다. 반면 김정은의 몸값은 핵무기와 미사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그리고 무엇보다 트럼프가 다시 한반도 협상판을 열었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외교적 의 가치다. 최근 트럼프가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이유로 들고, 동시에 한국의 이란전 지원 문제를 압박한 것은 이 두 가격표를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트럼프 입장에서 한국은 미국 경제에 투자하고 안보비용을 더 부담할 수 있는 동맹국이고, 북한은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핵보유 협상 상대다. 그렇다면 이재명이 트럼프에게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면 단순히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이 미국에 없어서는 안 될 산업·방산·기술·안보 파트너라는 사실을 실제 협상력으로 바꿔야 한다. 이 대통령이 최근 미국과의 관계에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자체 방위역량 강화를 언급한 것도 바로 이 지점과 연결된다.

더 흥미로운 것은 김정은의 몸값이 올라갈수록 이재명의 몸값도 역설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을 받는 핵보유 북한을 미국이 관리하려면 결국 한국이라는 현실적 당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서울이 미국과 멀어지고 한미 군사협력의 신뢰가 흔들리면 트럼프는 김정은과 직접 거래하면서 한국을 협상 테이블의 핵심 당사자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주변 파트너로 밀어낼 수도 있다. 최근 트럼프의 한미훈련 축소 결정이 서울에서 동맹의 신뢰성과 안보공약에 대한 우려를 불러온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의 계산에서 김정은은 북한이라는 위험을 거래할 수 있는 카드이고, 이재명은 한국이라는 거대한 경제·안보 자산을 미국 쪽에 얼마나 묶어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상대따라서 한국의 진짜 전략은 김정은보다 더 높은 몸값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가 김정은과 거래할수록 오히려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더 커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북한의 핵·러시아 연계가 커질수록 한국의 첨단 방산과 조선, 미사일 방어, AI·반도체, 군사정보 능력이 미국에 더욱 중요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트럼프의 김정은 카드가 한국을 압박하는 수단이 아니라 한국의 몸값을 올리는 지렛대로 역전될 수 있다.


참고자료

  • Reuters Trump orders Pentagon to reduce U.S.-South Korea military exercises
  • 트럼프가 816일 한미연합훈련을 크게 축소하라고 지시했고, 그 배경으로 한국의 대이란전 지원 거부와 김정은과의 관계를 언급한 것으로 보도됐다.
  • AP South Korea stresses alliance after Trump order
  •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가운데, 미국의 갑작스러운 훈련 축소가 한국에서 안보공약에 대한 우려를 일으켰다는 내용이다.
  • CFR Trump’s South Korea Social Post Poses Risks
  • 트럼프의 한미훈련 축소가 단순한 군사훈련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동맹 신뢰와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 Lowy Institute North Korea’s Battlefield Dividend
  •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북한이 현금·군사기술 이전 등 전장 배당금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 Reuters Kim Jong Un and Putin reaffirm ties
  • 김정은과 푸틴이 최근에도 양국 관계 심화를 재확인하면서 북러 전략적·군사적 협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Brookings Trump and Lee, alliance modernization
  • 한미동맹의 미래가 인도태평양 전략, 방위비, 한국의 조선·산업 역량 등을 함께 묶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분석한다.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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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8일 화요일

트럼프의 ‘김정은 카드’와 이재명의 전작권 자주국방 — 한미동맹은 유지되고 미군은 한반도를 떠날 수 있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북미대화 가능성과 이재명 정부의 전작권 전환 추진 속에서 변화하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지형
“트럼프의 김정은 카드와 이재명의 자주국방 — 한미동맹은
 유지되지만 미군의 전략적 공간은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으로
 이동하는가?”/credit: parsi-euronews


트럼프가 다시 김정은 카드를 꺼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하면서 한반도 안보지형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는 한미훈련이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하면서, 자신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좋은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구나 트럼프는 김정은이 자신의 최근 대화 제안에 응답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2019년 판문점 회동으로 이어졌던 트럼프식 톱다운 북미외교의 재가동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2018년과 다르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했고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했으며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의 이번 카드는 단순한 북한 달래기라기보다 김정은을 활용해 북중러가 결합해 가는 동북아 전략구도를 다시 흔드는 시도로 볼 필요가 있다.

빅터 차의 전망처럼 김정은은 당장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트럼프의 한미훈련 축소를 김정은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첫 번째 구체적 행동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북미대화의 기회를 살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것은 오히려 김정은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북한은 미국 대통령이 먼저 군사훈련을 줄이는 모습을 확인하면서도 자신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은 채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서둘러 정상회담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트럼프가 먼저 무엇을 더 내놓을 것인지 기다리면서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개의 후방 카드를 동시에 들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북한이 당장 침묵한다고 해서 트럼프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는 왜 지금 김정은 카드를 꺼냈을까.

한반도만 놓고 보면 다소 갑작스러운 결정처럼 보이지만, 동북아 전체의 전략지도를 놓고 보면 계산이 달라진다. 미국은 중동에서 이란과 충돌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군사·경제적 영향력 확대에도 대응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의 한반도 군사훈련 축소 결정은 미군의 중동 재배치와 맞물려 아시아에서 미국의 억지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에게 김정은과의 직접 소통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낮추는 동시에 중국의 북한 영향력을 흔들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도 새로운 변수를 투입하며, 미국이 동시에 여러 전선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즉 김정은을 적으로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북중러 삼각구도의 한 축을 미국과 직접 연결해 움직이는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한국의 전략적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2018년 트럼프-김정은 정상외교 당시에도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역할이 미국과 북한의 직접협상에 의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관계를 앞세워 한미훈련을 축소하고, 북한이 이에 호응해 북미협상에 나선다면 서울이 원하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원칙과 워싱턴이 선택하는 북미 직접협상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남북대화와 종전선언·평화체제 논의를 강조하더라도, 워싱턴과 평양이 별도의 전략적 거래를 시작하면 서울이 그 거래의 설계자가 아니라 결과를 통보받는 위치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말한다고 해서 실제 협상 테이블의 주도권까지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더 주목해야 할 곳은 DMZ와 유엔군사령부다.

한미연합훈련의 축소가 곧바로 한미동맹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UFS)는 예정대로 시작됐고 약 18천 명의 한국군이 참여한다. 훈련의 목적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뿐 아니라 드론, 사이버전, GPS 교란 등 현대전 위협에 대한 연합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미국의 대규모 훈련 참여가 줄어들수록 DMZ라는 실제 최전선에서 한국군이 부담해야 할 억지와 감시·대응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한 것은 단순히 훈련 횟수를 늘리느냐 줄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유엔군사령부의 정전협정 관리 기능, 다국적 전력의 역할, DMZ 감시체계, 한미연합 지휘·통제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재정비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억지의 방식을 바꾼다면 DMZ 역시 새로운 안보구조의 최전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안보가 시험대에 오른다.

북한과의 대화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트럼프와 김정은의 대화가 실제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핵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면 한국에도 이익이다. 문제는 대화의 대가로 한국의 군사적 안전판이 먼저 약화되는 구조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기 위해 한미훈련을 축소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받으려 한다면 서울은 무엇을 얻을 것인가.

특히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의 안보협력, 중국과의 관계관리, 북한과의 대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상황에서 워싱턴과 평양이 직접 거래를 시작한다면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 DMZ의 현실적인 최전선에는 결국 한국군이 남는다.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고, 북한이 핵억지력을 유지하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후방을 받치는 상황에서 한국이 외교적 메시지만으로 안보공백을 메울 수는 없다.

트럼프의 김정은 카드는 북한에 대한 양보 카드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판을 다시 짜는 카드일 수 있다.

북한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에게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후방이 있고, 핵과 미사일이라는 협상자산이 있으며, 트럼프라는 직접협상 상대가 다시 등장했다. 미국 역시 한국과의 기존 군사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북한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이 해야 할 일은 트럼프의 북미대화를 막는 것이 아니라 그 대화가 한국의 안보를 담보로 진행되지 않도록 협상구조에 들어가는 것이다.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곧 한미동맹 약화라는 단순한 등식도 경계해야 하지만, 반대로 북미대화가 시작되니 평화가 온다는 낙관론도 위험하다. 지금 한반도의 핵심 질문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는가가 아니라 그들이 만난 뒤 DMZ와 한국의 안보는 누가 책임지는가. 트럼프가 김정은을 카드로 북중러의 동북아 정치지형을 다시 흔드는 순간, 이재명 정부는 외교의 전면에 서는 동시에 안보의 최전선에도 홀로 서야 하는 가장 어려운 시험을 맞게 될 수 있다.

트럼프가 직접 실행하는 동맹 재설계이재명의 자주국방과 전작권 회수가 오히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만나는 순간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아니라 트럼프가 동맹의 작동방식을 직접 재설계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고, “자주국방을 핵심 국방철학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이 한반도 방어를 스스로 책임지는 방향을 강조해왔다.

20263월에는 전작권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6월에는 미국에 대한 전통적인 안보 의존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한국이 스스로 방어를 책임질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바로 그 시점에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의 이란 관련 군사행동에 적극 참여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면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고, 동시에 김정은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이것을 단순한 ‘No Thanks’에 대한 보복으로만 보면 오히려 본질을 놓칠 수 있다.

트럼프식 계산은 한국은 한반도 방어를 더 많이 책임지고,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되 미군을 한반도에 묶어두지 않고 인도태평양 전체에서 보다 자유롭게 운용한다는 구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한미동맹의 외형은 그대로 남지만 실제 군사작전의 공간은 한반도를 넘어 대만해협·남중국해·일본·필리핀·호주 등 인도태평양 전체로 확장된다.

이재명이 말하는 자주국방이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트럼프는 한국에 더 많은 한반도 방어 책임을 맡기면서 자신은 동북아 전체를 하나의 작전공간으로 보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할 수 있다.

그리고 중동의 이란전 이후 미국이 동북아에서도 전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새로운 전략으로 움직인다면, 한반도는 단순한 휴전선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북중러와 미국·일본·한국이 충돌할 수 있는 새로운 시험대, 나아가 북한의 핵무장과 중국·러시아의 지원구조 속에서 한국이 통일과 전쟁이라는 두 극단적 가능성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지정학적 최전선으로 다시 올라설 수 있다.

결국 이재명 정부가 원하는 자주국방이 진정한 전략적 자율성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의 동맹 재편 과정에서 한국이 한반도 방어를 떠맡는 대신 미국은 인도태평양 작전의 자유를 확보하는 새로운 분업구조로 귀결될 것인지가 앞으로의 핵심 안보 시험대가 될 것이다.

참고자료

  • Reuters — Trump instructs Pentagon to reduce military exercises with South Korea: 트럼프가 한미연합훈련을 상당히 축소하도록 지시했으며, 한국의 이란 관련 미국 노력 지원 거부와 김정은과의 관계를 이유로 언급했다는 핵심 사실.
  • Reuters — Trump says North Korea's Kim has responded to his overtures: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낸 접촉에 김정은이 응답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과 향후 북미대화 가능성.
  • AP — South Korea hopes for talks between US and North Korea: 한국 정부가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훈련 축소가 대북 억지력과 연합대비태세에 미칠 우려를 함께 다룬 자료.
  • Financial Times — Seoul rattled by Trump's threat to drills: 한미훈련 축소와 중동으로의 미군 자산 재배치가 한국 안보에 미치는 전략적 의미 및 한국의 자주국방·전작권 문제를 다룬 분석.
  • 한국 국방부/연합뉴스 — 전작권 전환 추진: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로 전환하려는 정책 방향.
  • 이재명 대통령의 자주국방 관련 발언: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핵심 국방철학으로 강조하면서 전작권 회수를 방위자율성의 핵심 요소로 제시해 왔습니다.
  • The Diplomat — Trump’s Exercise Cut Risks Turning Alliance Readiness Into a Bargaining Chip: 이번 훈련 축소가 단순한 비용절감이 아니라 한미동맹의 군사적 준비태세 자체가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최근 분석.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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