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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2일 금요일

‘엽관제’라면 다 괜찮은가…권성동 사적 채용 논란이 남긴 별정직의 딜레마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불찰이라며 청년들에게 상처를 줬다면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선출직 공직자 비서실의 별정직 채용은 일반 공무원 채용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실의 별정직 역시 선출직과 운명을 같이하고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자리라는 설명이었다.

이 해명은 제도적으로는 완전히 틀린 말이 아니다. 대통령실, 장관실, 지자체장 비서실, 국회의원실 등에는 선출직 또는 정무직을 보좌하는 별정직·정무직 인력이 존재한다. 이들은 시험을 거쳐 평생직장처럼 들어가는 일반직 공무원과 다르다. 정치적 신뢰, 업무 호흡, 국정 철학 공유가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공개경쟁시험만으로 뽑기 어려운 영역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당시 대통령실 채용은 비공개 채용, 이른바 ‘엽관제’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별정직이 일반 공무원과 다르다는 말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말이 곧 “누구를 추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엽관제는 정치적 책임을 지는 권력이 자기 철학을 실현할 사람을 쓰는 제도적 관행이다. 그러나 엽관제가 공적 설명 없이 인연, 지역, 후원, 측근 관계로만 보이면 그것은 곧 사적 채용 논란으로 바뀐다. 제도는 ‘정치적 신뢰’를 말하지만, 국민은 그 장면에서 ‘아는 사람 챙기기’를 본다. 이 간극이 이번 논란의 본질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 아들 우모씨가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권 직무대행은 그 청년이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성실했기 때문에 대선 캠프 참여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개월 동안 대선 승리를 위해 일한 청년이 정년 보장도 없는 별정직 9급 행정요원이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우씨를 자신이 추천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정치권에서 문제 삼은 대목은 단순히 “추천” 자체가 아니었다. 대통령과 오랜 인연이 있는 지역 인사의 아들이고, 권 직무대행의 지역구와 연결되어 있으며, 다시 권 직무대행이 추천했다는 구조가 겹치면서 ‘공적 채용’과 ‘사적 인연’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점이었다. 우씨의 부친이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으로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논란까지 번졌다. 권 직무대행은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었다”는 취지의 발언과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아 미안하다”는 발언으로 더 큰 역풍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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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별정직’이라는 단어는 방패가 되기도 했고, 동시에 불씨가 되기도 했다. 권 직무대행 쪽 논리는 이렇다. 별정직은 선출직 공직자와 함께 일하는 정치적 보좌 인력이다. 공개채용 일반직과 다르다.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 선거 과정에서 함께 일한 사람이 대통령실에 들어가는 것은 역대 정부에서도 있던 일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부와 이재명 전 경기지사 시절의 별정직 채용 사례를 거론하며 야당의 비판을 ‘내로남불 공세’라고 맞받았다.

그러나 국민 여론의 반응은 법리보다 감정에 가까웠다.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경쟁의 문턱을 넘으려 할 때, 정치권의 누군가는 “대선 때 일했으니 별정직으로 들어갔다”고 말한다. 법적으로 가능한 구조라 해도, 국민이 듣는 메시지는 다르다. “시험 없이 들어갔다”, “추천으로 들어갔다”, “아는 사람의 아들이었다”는 인상이 남는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 당시 내세운 말이 ‘공정과 상식’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 커졌다. 법적으로 가능한가보다 더 무서운 질문은 이것이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가.

엽관제는 민주정치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제도다. 선거로 권력을 잡은 세력이 자기 정책을 실현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일정 부분 데려와야 한다. 미국식 표현으로는 승리한 쪽이 일정한 공직을 나누는 관행이었고, 한국 정치에서도 대통령실·지자체·의원실의 정무직·별정직 인사는 늘 존재했다. 문제는 엽관제가 제도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되고 최소한의 검증을 거치느냐이다. 엽관제가 공적 책임의 장치 없이 작동하면, 그것은 제도가 아니라 연고주의로 보인다.

이번 논란에서 대통령실과 여권은 “대선 캠프에서 일한 청년들의 공로”를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 헌신한 청년 실무자들이 정부 출범 이후 실무자로 임용되는 것은 역대 정부에서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에도 현실은 있다. 선거캠프는 수많은 무급·저임금 실무자들의 노동으로 돌아가고, 정권이 출범하면 그들 가운데 일부가 정부나 국회, 정당의 실무 보좌 인력으로 흡수된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설명은 “원래 다 그렇게 한다”가 아니다. 왜 그 사람이어야 했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검증을 거쳤는지다.

특히 9급이라는 직급은 논란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여권은 “정년 보장도 없는 별정직 9급”이라며 과도한 특혜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청년층이 받아들인 상징은 달랐다. 9급 공무원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의 상징 중 하나다. 수많은 청년이 시험 하나를 위해 몇 년을 쏟는 현실에서 “별정직 9급”이라는 설명은 제도적 구분이 아니라 감정적 역린을 건드렸다. 일반직 9급과 별정직 9급이 다르다는 법적 설명은 맞지만, 정치적 언어로는 너무 둔했다. 법은 구분했지만, 민심은 구분하지 않았다.

이 사건을 케이스 스터디로 보면 세 가지 질문이 남는다. 첫째, 별정직은 어디까지 공개성과 검증을 요구받아야 하는가. 둘째, 선거 캠프 활동은 공직 임용의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는가. 셋째, 정치적 신뢰에 기반한 채용과 사적 인연에 기반한 채용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같은 논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된다. 여야가 서로의 과거 사례를 꺼내 들며 “너희도 했다”고 싸우는 동안, 국민은 정치권 전체를 향해 “그러니까 다 문제 아니냐”고 묻게 된다.

권성동 직무대행의 사과는 표현에 대한 사과였지만, 국민이 묻고 싶었던 것은 표현만이 아니었다. 별정직 채용 제도 자체가 정말 공적 책임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가, 정치권은 그 제도를 사적 인연의 통로로 쓰고 있지 않은가, 선거 승리의 전리품처럼 공직을 배분하는 관행을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가 더 큰 질문이었다. 이 질문 앞에서 “별정직은 원래 다르다”는 설명은 절반의 답일 뿐이다. 나머지 절반은 투명성, 검증, 국민 눈높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한 청년의 대통령실 채용 문제를 넘어 윤석열 정부 초기 인사 논란의 상징이 됐다. 권력은 사람을 써야 한다. 정치적 보좌 인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공정과 상식을 약속한 정부라면, 그 사람을 왜 썼는지 설명할 책임도 함께 진다. 엽관제라는 말은 공직을 나누는 면허증이 아니다. 별정직이라는 말도 모든 의혹을 지우는 지우개가 아니다. 제도가 권력을 보호하려면, 먼저 국민에게 납득되어야 한다. 납득되지 않는 별정직은 법적으로는 가능해도 정치적으로는 언제든 사적 채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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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5일 일요일

지방선거 참패 뒤 민주당, 비대위는 물러났지만 계파 전쟁은 시작됐다

2022년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민주당 비대위 지도부가  총사퇴했지만, 
당 수습은 곧 8월 전당대회와 차기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으로 이어졌다./vow

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참패는 단순한 선거 패배가 아니었다.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불과 석 달도 지나지 않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또 한 번 국민의 냉정한 판정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곳에서 승리했고, 민주당은 경기·호남·제주를 포함한 5곳에 그쳤다. 대선 패배가 정권교체의 신호였다면, 지방선거 패배는 민주당의 내부 체질과 정치 방식에 대한 더 넓은 불신의 표출이었다.

선거가 끝나자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당 비대위 지도부는 총사퇴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전원이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도부가 물러나는 형식은 갖췄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누가 당을 수습할 것인가, 어떤 방식으로 패배를 평가할 것인가, 그리고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의 권한을 누가 쥘 것인가가 곧바로 새 쟁점이 됐다.

민주당은 조기 전당대회보다는 예정된 8월 전당대회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달아 패배한 상황에서 서둘러 당권 경쟁으로 들어가면 내홍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당은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해 패배 원인을 평가하고 쇄신안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정치에서 임시 지도부는 결코 단순한 임시 관리자가 아니다. 비대위가 누구의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패배 책임론의 방향도, 전당대회 판도도 달라질 수 있었다.

이때 당 안팎에서는 여러 수습론이 흘러나왔다. 그중 하나가 이낙연 전 대표를 둘러싼 역할론이었다. 이 전 대표는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끝까지 경쟁했던 인물이자, 민주당 내 비명·친문 성향 지지층이 여전히 기대를 거는 상징적 인물이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인 2022년 6월 7일 미국으로 출국했고, 당내 갈등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이들이 잘 해결하리라 믿는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따라서 6월 5일 무렵의 이낙연 역할론은 공식화된 추대론이라기보다는,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이후 당의 균형추를 다시 세울 수 있느냐는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관측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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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본질은 이름이 아니었다. 이낙연이냐, 우상호냐, 또 다른 중진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이 패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였다. 친명계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이재명 개인에게만 돌리는 흐름을 경계했고, 친문·비명계는 이재명 전 후보의 조기 등판과 인천 계양을 출마가 지방선거 전체에 부담을 줬다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지도부 공백은 곧 계파 간 계산표가 됐다. 누가 비대위를 이끄느냐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8월 전당대회까지 어떤 책임론이 당의 주류 담론이 되느냐를 가르는 문제였다.

그런 점에서 8월 전당대회는 단순히 새 당대표를 뽑는 행사가 아니었다. 2022년 8월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임기상 2024년 총선 공천 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당권 경쟁은 곧 총선 공천권 경쟁이었고, 총선 공천권은 곧 차기 대선 구도의 출발점이었다. 민주당 내부의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겉으로는 “쇄신”을 말했지만, 속으로는 “누가 다음 공천의 문을 지키느냐”가 걸려 있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집안싸움의 배경에 2024년 총선 공천권과 차기 대선 구도가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민주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실 복잡하지 않았다. 왜 졌는지, 국민이 무엇에 등을 돌렸는지, 대선 패배 이후 무엇을 반성하지 않았는지부터 물었어야 했다. 그러나 정당은 패배의 순간에 가장 정직해지기 어렵다. 책임을 묻는 말은 곧 계파 공격으로 번지고, 쇄신을 말하는 순간에도 다음 권력의 위치가 계산된다. 민주당이 맞닥뜨린 위기는 바로 그 지점에 있었다. 패배를 분석해야 할 시간이 당권을 계산하는 시간으로 바뀌고 있었다.

특히 6·1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었다.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지지층, 호남의 낮은 투표율, 수도권의 싸늘한 민심은 민주당이 단순히 선거 전략에서 진 것이 아니라 지지 기반의 신뢰를 잃고 있었다는 신호였다. 경향신문은 당시 민주당 패인의 하나로 지지층 이탈과 반성·쇄신 없는 태도를 지목했다. 이것은 계파 구도보다 더 깊은 문제였다. 당 안에서는 친문이냐 친명이냐를 따졌지만, 당 밖의 유권자는 이미 “민주당이 달라질 수 있느냐”를 묻고 있었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부의 시계는 빠르게 전당대회로 향했다. 누가 비대위를 맡을 것인가, 이재명 전 후보가 당권에 나설 것인가, 친문계가 대항마를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이낙연 전 대표의 부재가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가 정치권의 관심사가 됐다. 이 모든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민주당은 패배를 통해 바뀔 것인가, 아니면 패배를 계기로 권력 지형만 다시 짤 것인가.

윤호중 비대위의 총사퇴는 책임정치의 출발처럼 보였지만, 그것만으로 민주당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책임지는 지도부가 물러난 자리에 더 중요한 질문이 남았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보다 더 어려운 질문, 무엇을 책임질 것인가였다. 대선 패배의 책임인지,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인지, 공천 실패의 책임인지, 강성 지지층에 끌려간 정치의 책임인지,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운 태도의 책임인지가 정리되지 않았다. 책임의 항목이 정리되지 않으면 쇄신은 구호가 되고, 구호가 끝난 자리에는 다시 계파만 남는다.

2022년 6월 5일의 민주당은 바로 그 갈림길에 서 있었다. 비대위는 사퇴했고,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다가오고 있었고, 이낙연 역할론은 희미한 관측으로 떠돌았으며, 이재명 책임론과 방어론은 당 안에서 충돌하기 시작했다. 패배한 정당이 다시 서려면 먼저 패배의 이유를 똑바로 봐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시선은 이미 다음 당권과 공천권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 시기의 민주당 내홍은 단순한 후폭풍이 아니었다. 그것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민주당 권력 재편의 시작이었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국힘 12·민주 5 승리…초접전 경기, 野 막판 역전승」, 2022년 6월 2일.
  2. 경향신문, 「민주당 비대위, 지방선거 참패에 총사퇴···“국민과 당원께 사죄”」, 2022년 6월 2일.
  3. YTN, 「민주당 비대위, 지방선거 참패 책임지고 총사퇴」, 2022년 6월 2일.
  4. MBC, 「민주 “혁신형 비대위 꾸릴 것”‥조기전대는 안열듯」, 2022년 6월 3일.
  5. 프라임경제, 「민주당, 혁신형 비대위 꾸릴 것」, 2022년 6월 3일.
  6. 경향신문, 「반성·쇄신없는 태도···민주당 지지층 등 돌렸다」, 2022년 6월 2일.
  7. 연합뉴스, 「이낙연, 미국 출국…‘저주와 공격,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달라’」, 2022년 6월 7일.
  8. 서울신문, 「민주당 집안싸움 뒤엔…2024 총선 공천권·차기 대선 있다」, 2022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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