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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1일 월요일

곽종근 9년과 김현태 12년의 ‘뒤집힌 책임 구조...“정당한 상관의 명령을 따랐다”는데...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의 12·3 비상계엄 군 지휘 책임과 형량 비교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징역 9년,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명령과 실행 사이의 법적 책임은
 어떻게 갈렸는가./credit: polinews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됐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특전사 병력을 투입한 혐의 등이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그런데 이 판결을 숫자 하나로만 보면 놓치는 장면이 있다. 같은 계엄 사건에서 이미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곽종근은 사령관이고 김현태는 그 사령관의 지휘를 받아 현장에 병력을 이끈 단장이다.

명령권자 9년, 실행 지휘자 12년. 이 세 글자보다 더 묘한 군사법의 역설이 있을까. 물론 각자의 범죄사실과 양형 사유가 달라 형량만으로 책임의 크기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두 판결을 함께 읽어야 한다. 김현태 사건에서는 이 문제가 훨씬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김 전 단장은 곽종근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707특임단 병력을 국회로 이동시켰고, 재판부는 그가 헬기로 최정예 병력을 국회에 진입시키고 현장에서 봉쇄를 직접 지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회 유리창을 부수고 각 층을 이동하며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고, 분전함 전원 스위치를 내리는 등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막으려 적극적으로 행동했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단순히 명령을 전달받은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서 그 명령을 실제 군사력으로 구현한 사람이라는 점을 무겁게 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군대라는 조직의 오래된 질문이 다시 튀어나온다. 상관의 명령은 어디까지 복종해야 하는가.

김현태는 줄곧 계엄 당시 사령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위헌·위법한 계엄에 저항하는 시민과 임무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한 부대원들을 외면하고 상관의 명령을 맹종했다고 질타했다. 김현태에게 내려진 12년형에는 단순한 병력 이동뿐 아니라 그 명령이 정당했다고 여전히 주장하는 사후 태도까지 양형 사유로 작용했다.

그래서 곽종근의 9년은 더욱 궁금해진다. 특검은 곽종근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9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곽 전 사령관의 국회·선관위 병력 투입 등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사건 이후의 태도와 재판 과정에서의 인정 여부 등을 김현태 사건과 다르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같은 계엄군이라도 법원이 바라본 두 사람의 ‘사후적 책임 태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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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명령을 내렸지만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며 재판에 임했고, 다른 한 사람은 현장에서 명령을 실행했지만 그 명령의 정당성을 끝까지 주장했다. 법은 조직의 상하관계만으로 형량을 기계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것을 ‘명령한 사람이 더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는 단순한 공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곽종근에게도 징역 9년이라는 중형이 내려졌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군사력을 특정 세력을 위해 사용한 책임을 물었다. 다른 군 지휘관들의 형량도 여인형 18년, 이진우 15년, 문상호 12년, 박안수 10년으로 모두 실형이었다. 즉 재판부가 문제 삼은 것은 ‘명령을 받았느냐’ 자체가 아니라 그 명령의 성격, 자신이 행사한 지휘권의 범위, 실제 행동, 그리고 그 이후의 태도를 종합한 책임이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 판결은 군의 명령체계에 상당한 숙제를 남긴다. 사령관이 명령하고 단장이 수행했는데, 실행자가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받았다. 법원이 김현태에게 묻는 책임은 분명했다. “상관의 명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헌·위법한 명령까지 따라야 하는가.” 반대로 곽종근에게는 또 다른 질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애초에 그 명령을 내린 지휘관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이번 1심 판결은 두 질문에 각각 형사책임을 인정했지만, 그 책임의 무게가 왜 정확히 9년과 12년으로 갈렸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항소심에서 더욱 치열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형량의 차이 자체보다 그 차이를 만들어낸 판단의 논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곽종근 9년과 김현태 12년은 12·3 계엄의 책임 구조를 바라보는 하나의 거울이다. 위에서는 명령이 내려왔고 아래에서는 그 명령이 병력의 움직임으로 현실화됐다.

그런데 법정에서는 ‘위에서 시켰다’는 말도, ‘아래에서 실행했다’는 말도 책임을 완전히 지워주지 않았다. 곽종근은 명령권자로서 책임을 졌고, 김현태는 그 명령을 실제 현장에서 구현한 책임을 더 무겁게 졌다. 그렇다면 진짜 질문은 누가 더 나쁜가가 아니다. 군인은 언제 상관에게 복종해야 하고, 언제 헌법과 법률을 근거로 그 명령을 거부해야 하는가다.

곽종근의 9년과 김현태의 12년은 바로 그 경계선을 놓고 법원이 내놓은 첫 번째 답변이다. 그리고 이 사건의 역사적 평가는 결국 그 숫자보다, 그 답변이 군의 명령체계와 헌법적 통제에 어떤 기준을 남겼는가에 달려 있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 군 지휘부 1심 선고: 여인형 18년, 이진우 15년, 문상호 12년, 박안수 10년, 곽종근 9년: 재판부가 국회·선관위 병력 투입 등을 유죄로 인정한 내용. 특히 각 지휘관의 역할과 사전 모의 여부, 군의 정치적 사용에 대한 재판부 판단을 확인하는 기본 자료.
  • MBC —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 1심 특검 구형 18년 → 법원 선고 12년 법정구속. 재판부가 김현태의 “정당한 상관의 명령을 따랐다”는 태도와 반성 여부를 양형에서 문제 삼은 부분이 핵심. 김현태 판결 관련 보도: 김현태가 국회 봉쇄·침투 과정에서 707특임단을 지휘한 사실과, 재판부가 이를 단순한 명령 전달이 아니라 적극적인 실행행위로 판단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연합뉴스, 「'계엄 가담' 軍지휘관들 중형…여인형 징역18년·이진우 15년」, 2026.09.21.
  • MBC, 「'국회 침투'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 1심 '징역 12년' 법정구속」, 2026.08.27.
  • 디지털타임스, 「법정가서도 '윤석열 계엄 정당'…'국회 봉쇄' 김현태 前707특임단장 내란 징역 12년」,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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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6일 수요일

계엄 국무회의 거친 정당한 헌법상 권한 행사?...尹 위증죄 2심 무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덕수 재판 위증 혐의 2심 무죄와 12·3 비상계엄의 법적 쟁점을 상징하는 이미지
‘위증 무죄’는 어디까지 계엄의 정당성을 다시 묻는
 근거가 될 수 있는가./credit: kbs


오늘 법정에서 다시 뒤집힌 것은 12·3 비상계엄의 모든 법적 성격이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했던 특정 증언이 위증죄에 해당하는가라는 좁은 쟁점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16일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총리의 건의 이전부터 국무위원 추가 소집과 국무회의 개최를 계획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해당 진술을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과 달리 2심은 이 발언 자체가 위증죄의 대상인 ‘경험한 사실에 관한 증언’이라고 보면서도 결국 허위성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 판결을 두고 벌써 “그렇다면 계엄은 처음부터 국무회의를 거친 정당한 헌법상 권한 행사였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등장할 수 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측도 이번 판결 직후 “비상계엄의 요건인 국무회의가 대통령의 계획에 따라 정당하게 개최됐음이 확인됐다”며 향후 내란 재판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법원이 이번 사건에서 판단한 것은 어디까지나 ‘처음부터 국무회의를 계획했다’는 증언의 허위성 여부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헌법과 법률에 부합했는지를 최종적으로 다시 판단한 판결은 아니다.

더구나 법적 기록에는 서로 다른 판결이 이미 존재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을 결정하면서 계엄 선포와 국회에 대한 군·경 투입, 포고령 발령, 중앙선관위 관련 행위 등을 헌법·법률 위반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특히 계엄 선포가 아무리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필요로 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헌법과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오늘의 위증 무죄 판결 하나를 가지고 헌재 결정 전체가 조작됐거나 무효화됐다고 결론내리는 것은 판결의 범위를 넘어선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오히려 국무회의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열렸느냐를 둘러싼 증거와 판단이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검은 당시 대통령실 CCTV 등을 근거로 의사정족수가 채워진 뒤 윤 전 대통령이 회의실을 떠날 때까지 실제 회의가 약 2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실질적인 심의가 이뤄진 국무회의였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정황으로 제시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처음부터 필요한 국무위원들을 소집할 계획이 있었으며,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회의였다는 입장이다. 이번 2심은 바로 이 가운데 ‘처음부터 계획했는가’라는 특정 사실에 관한 위증 여부를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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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결정적인 것은 7월에 확정된 별도의 형사판결이다. 대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및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 관련 혐의 등에 대해 징역 7년을 확정했고, 2심은 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불참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니 법정의 시계는 하나가 아니다. 한 재판에서는 ‘처음부터 국무회의를 계획했다’는 진술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고, 다른 확정판결에서는 계엄 당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행위가 유죄로 확정됐다. 법률은 정치적 구호처럼 한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번 판결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내란은 조작이었나’가 아니라 ‘우리는 서로 다른 재판의 서로 다른 판단을 어디까지 연결해 해석할 것인가’에 있다. 특검은 1심 무죄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주장하며 항소했고, 2심에서도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특검의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은 특검 수사가 전부 조작됐다는 증명이 아니라, 적어도 이 위증 사건에서 검찰 측이 제시한 허위성의 입증이 법원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반대로 이번 무죄가 계엄 전체의 합법성을 확정한 것도 아니다.

결국 12·3의 역사는 이제 정치적 기억의 영역이 아니라 판결문과 영상, 소집 기록과 문건, 그리고 서로 다른 법원의 판단을 놓고 다시 읽어야 할 사법의 기록이 되고 있다. 향후 비상계엄이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증 혐의 무죄’라는 한 장의 판결문으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헌법이 허용하는 계엄의 요건, 국무회의의 실질적 심의 여부,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에 대한 대응, 군·경의 국회 투입과 포고령의 내용 등 각각의 행위가 별도로 검증돼야 한다.

오히려 이번 무죄는 그동안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묶였던 ‘계엄의 밤’을 행위별·증거별로 다시 분해해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다. 역설적으로 진실에 가장 가까이 가는 길은 “전부 조작이었다”거나 “전부 정당했다”는 결론을 먼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판결이 실제로 무엇을 인정했고 무엇을 인정하지 않았는지를 끝까지 구분하는 것일 것이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 계엄 국무회의 위증 2심 무죄 판결(2026.9.16)
  • 연합뉴스 — 윤석열 위증 혐의 1심 무죄(2026.5.28)
  • 연합뉴스 — 특검의 항소심 주장 및 벌금 1천만원 구형(2026.8.19)
  • 연합뉴스 — 체포방해·계엄 국무회의 하자 관련 징역 7년 확정(2026.7.9)
  • 헌법재판소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 결정(20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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