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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5일 일요일

“정계 은퇴 선언입니까?”…이재명 ‘불의’ 발언에 되돌아온 정치의 부메랑




“이재명 대표님, 정계 은퇴 선언입니까?” 2022년 9월 25일 정치권에서는 이 한 문장이 빠르게 회자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밤 자신의 SNS에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입니다.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고 적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를 받아치며 던진 말이었다. 짧은 SNS 문장 하나가 곧바로 여야 공방의 소재가 됐고, 정치권은 다시 ‘불의’와 ‘정의’라는 익숙하지만 가장 위험한 단어 앞에 섰다.

당시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는 지지층을 향한 독려의 성격으로 읽혔다. 이 대표는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라고 썼고, 이어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MBN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해당 글에 달린 “불의를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왔다”는 취지의 댓글에 직접 답글을 달며 “수고 많으셨다.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 언어는 언제나 발화자의 의도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권성동 의원은 이 대표의 문장을 곧바로 뒤집었다.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라는 말이 맞다면, 이 대표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논란도 같은 기준으로 보아야 하지 않느냐는 반격이었다. 권 의원은 SNS에서 “이재명 대표님, 정계 은퇴 선언입니까?”라고 꼬집었다. 말의 표적을 바꿔, 이 대표가 던진 도덕적 문장을 이 대표 자신에게 되돌려 보낸 셈이다.

김기현 의원도 같은 날 비슷한 방향의 비판을 내놨다. 그는 이 대표의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라는 말 자체에는 “맞다. 지극히 타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이 대표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MBN은 김 의원이 “○○도 낯짝이 있다”는 속담을 떠올렸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당시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SNS 메시지를 단순한 정치 구호가 아니라 ‘내로남불’의 소재로 받아들였음을 보여준다.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거창한 정책 논쟁이 아니라, 단 몇 줄의 SNS 문장이 정치적 역공의 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불의에 맞서 행동하자”는 메시지를 던졌고, 국민의힘은 “그 기준을 먼저 자신에게 적용하라”고 되받았다. 정치에서 ‘정의’라는 단어는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바로 그만큼 위험하다. 상대를 겨누는 순간, 자신도 같은 잣대 위에 올라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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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치권의 공기는 이미 날카로웠다. 대선 이후 여야 대치가 이어졌고,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수사와 사법 리스크는 정치권의 핵심 쟁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불의”라는 단어는 추상적 윤리어가 아니라 곧바로 현실 정치의 칼날이 됐다. 지지층에게는 행동의 명분이 됐고, 반대편에게는 공격의 근거가 됐다. 같은 문장이 진영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힌 것이다.

권성동 의원이 던진 “정계 은퇴 선언입니까?”라는 말은 그래서 단순한 조롱 이상의 정치적 효과를 노렸다. 이 말은 이재명 대표가 말한 ‘불의’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되묻는다. 불의가 권력의 부당함만 뜻하는가. 아니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외면하는 태도도 포함하는가. 정치인이 도덕적 언어를 사용할 때, 그 언어는 필연적으로 자기 검증의 요구를 동반한다. 권 의원의 반격은 바로 그 약한 지점을 찌른 것이었다.

반대로 이재명 대표 측 지지층에서 보면 이 메시지는 전혀 다르게 읽혔을 수 있다. 사법 리스크와 정치 공세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불의를 방관하지 말자”는 말은 지지층 결집의 신호였다. 정치적 공격에 밀리지 말고 행동하자는 호소였고, 거대 야당 대표로서 자기 지지자들에게 보낸 격려의 메시지였을 수 있다. 문제는 그 말이 대중정치 공간에 올라오는 순간, 지지층만을 향한 내부 메시지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사건은 2022년의 짧은 공방이지만, 지금 다시 읽어도 의미가 있다. 한국 정치에서 SNS는 더 이상 부수적인 소통 수단이 아니다. 정치인이 올린 한 문장, 한 단어, 한 댓글은 곧바로 기사화되고, 상대 진영의 반격 소재가 되며,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이탈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불의”처럼 도덕적 강도가 높은 단어일수록 파급력은 커지고, 그만큼 부메랑의 위험도 커진다.

결국 이 사건의 본질은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이나 권성동 의원 한 사람의 설전이 아니다. 정치인이 도덕의 언어를 사용할 때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의 문제다.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라는 문장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말이다. 그러나 정치의 세계에서는 그 말이 곧 질문으로 바뀐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불의를 방관하지 않았는가. 당신 자신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가.

2022년 9월의 이 짧은 논쟁은 그래서 여전히 살아 있다. 정치가 도덕을 말할수록, 도덕은 정치인을 다시 심판한다. 상대를 향해 던진 문장은 언젠가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권성동 의원의 “정계 은퇴 선언입니까?”라는 반문은 그 정치적 부메랑의 한 장면이었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與, ‘불의 방관은 불의’ 이재명에 ‘정계 은퇴 선언인가’」, 2022년 9월 25일.
  2. MBN, 「이재명 ‘불의 방관은 불의’ 메시지에 권성동 ‘정계 은퇴 선언이냐’」, 2022년 9월 25일.
  3. MBN/다음, 「이재명 ‘불의 방관은 불의’ 메시지에 권성동 ‘정계 은퇴 선언…’」, 2022년 9월 25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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