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30일 목요일

[반도체이익공유] “칩 팔아 벼농사 보상?”… 반도체 이익공유론, 시장경제의 선을 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을 농어촌과 공유해야 한다는 정치권 주장 논란을 다룬 시사 썸네일 이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을 두고
 정치권에서 농어촌 환원 필요성이 제기되며 시장경제 원칙과
 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donga

반도체가 돈을 벌자 정치권의 눈빛이 달라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은 반도체 호황의 결실을 농어촌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리는 이렇다. 한국이 자유무역협정, 즉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농축수산물 시장이 개방됐고, 그 부담을 농어민이 감내했다. 그 희생이 있었기에 제조업과 수출산업이 성장했고, 반도체 호황도 그 토대 위에 세워졌으니 이제 대기업에 집중된 과실을 농어촌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말만 들으면 그럴듯하다. 농어촌은 실제로 어려웠고, FTA 이후 농업계가 겪은 피해와 불안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값싼 수입 농산물과 경쟁해야 했고, 농촌 고령화와 지역 소멸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농어민 지원은 분명 국가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그런데 문제는 지원의 방식이다. 농어촌을 지원해야 한다는 말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을 농어촌에 나눠야 한다는 말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국가정책이고, 후자는 기업 이익에 대한 정치적 배분 요구다. 여기서 선을 흐리면, 기업의 이익은 더 이상 주주와 노동자, 협력사, 재투자, 세금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정치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공동지갑’이 된다.

풍자의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반도체는 칩을 만들었는데, 정치권은 갑자기 밥상을 차린다.
삼전과 하이닉스가 D램과 HBM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버티자, 옆에서 “그 밥상엔 우리 숟가락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물론 국가경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농업도 중요하고, 반도체도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산업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곧 모든 이익을 나눠 가져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끝이 없다. 반도체 수출이 항만과 물류 덕분이면 항만 노동자에게 나눠야 하고, 전력망 덕분이면 전력 공기업에 나눠야 하고, 대학이 인재를 길렀으니 대학에도 나눠야 하고, 국민연금이 주주니 모든 국민에게 나눠야 한다. 국가 전체가 연결망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그것이 특정 기업의 순이익을 정치가 임의로 배분할 권한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문금주 의원의 주장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확대라는 형태를 띤다. 농어촌상생기금 자체는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 분야 지원과 상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치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단순 기금 참여 독려를 넘어선다. “반도체 호황은 농어민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표현 때문이다. 이 말은 반도체 기업의 성과를 독자적 기술력, 투자, 리스크 감수, 글로벌 경쟁, 연구개발의 결과로만 보지 않고, 농어민 희생에 대한 채무처럼 해석한다. 이 순간 기업 이익은 성과가 아니라 빚이 된다. 정치가 기업의 성공을 축하하기보다 먼저 청구서를 들이미는 풍경이다.

물론 기업도 사회적 책임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제 혜택, 인프라, 인재 양성, 전력망, 도로, 항만, 국가 외교와 통상 전략의 도움을 받는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전략산업이고, 정부 지원도 실제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지역사회, 협력사, 노동자, 환경, 교육, 기부와 상생에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은 원칙과 제도로 설계되어야 한다. 특정 정치인이 특정 시점에 특정 산업을 겨냥해 “이번엔 여기서 나눠라”고 말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그것은 정책이라기보다 정치적 징발에 가깝게 들린다.

더 큰 문제는 이 주장이 반복되는 낡은 그림이라는 점이다. 과거에도 초과이익공유제, 코로나19 이익공유제 같은 이름으로 “많이 번 기업이 더 내야 한다”는 발상이 등장했다. 2011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익을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가 논란이 됐고,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플랫폼 기업의 이익을 공유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번에는 반도체가 대상이 됐다. 이름은 매번 달라진다. 하지만 구조는 비슷하다. 누군가 많이 벌었다. 그러니 정치가 정한 ‘좋은 명분’에 따라 더 내라는 것이다.

이 논리의 가장 큰 약점은 손실에는 침묵한다는 점이다.
반도체가 적자를 낼 때 농어촌이 손실을 나눠 부담했는가.
HBM 투자 실패 위험을 농어민이 떠안았는가.
공장 증설, 기술 추격, 중국·미국·대만과의 경쟁, 수십조 원 규모 설비투자 리스크를 정치권이 대신 감당했는가.
기업이 실패하면 경영진과 주주, 노동자, 협력사가 직격탄을 맞는다. 그런데 성공하면 갑자기 그 과실은 사회 전체의 몫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시장경제 진영이 느끼는 불편함이다. 위험은 민간이 지고, 이익은 정치가 배분한다면 그 시스템에서 누가 장기 투자를 하겠는가.

특히 반도체 산업은 일반 제조업보다 투자 주기가 길고 변동성이 크다. 한 번의 호황이 영원한 돈방석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의 이익은 다음 세대 공정, AI 반도체, 메모리 사이클, 미국·중국 공급망 압박에 대비하기 위한 재투자 재원이다. 반도체 기업의 현금은 단순히 쌓아둔 금고가 아니라 미래 생존비다. 이익이 났다고 곧바로 정치적 환원 요구가 커지면 기업은 국내 투자보다 해외 분산, 현금 보수화, 방어적 경영을 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피해는 다시 일자리와 협력사, 지역경제로 돌아온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은 오너 한두 명의 지갑이 아니다. 주주가 있고, 국민연금이 있고, 소액주주가 있고, 임직원이 있고, 협력사가 있고, 장기 투자 계획이 있다. 최근 SBS 보도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인프라와 협력기업, 400만 명이 넘는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이 연결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말은 노조 성과급 논란에도 적용되지만, 정치권의 환원 요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기업이 벌었으니 특정 집단에 나누자”는 말은 듣기 좋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몫을 정치가 임의로 재분류하는 일이다.

농어민 지원을 정말 진지하게 하려면 답은 따로 있다. FTA 피해보전 제도를 정교하게 만들고, 농업 구조조정과 스마트농업 투자를 확대하고, 유통 구조를 개혁하고, 청년 농업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식량안보 차원의 장기 예산을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반도체 기업의 호황 때마다 “너희가 벌었으니 농어촌에 내라”고 말하는 것은 쉬운 정치다. 쉬운 정치일수록 박수는 빠르지만, 제도는 허약하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농어민을 도울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본질은 기업의 성과를 정치가 어떻게 바라보느냐다.
성공한 기업을 보면 “어떻게 더 키울까”를 먼저 묻는가, 아니면 “어디에 나눠줄까”를 먼저 묻는가.
국가의 산업정책은 이 질문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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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심장이다. 농어촌은 한국 사회의 뿌리다. 심장과 뿌리는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심장에서 피가 돈다고 해서 뿌리가 직접 심장의 근육을 떼어갈 수는 없다. 뿌리를 살리려면 국가가 물길을 만들어야지, 심장을 향해 청구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정치가 정말 농어민을 위한다면 반도체 이익을 향해 손을 뻗기 전에, 농업을 어떻게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만들지부터 말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을 정말 국가자산으로 본다면, 기업이 돈을 벌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나눠라”가 아니라 “더 투자하라, 더 고용하라, 더 세계로 가라”여야 한다.

풍자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반도체 회사가 칩을 팔아 돈을 벌었더니, 정치권은 칩 대신 숟가락을 들었다.
그 숟가락이 한 번 밥상에 올라오면 다음엔 누가 올지 모른다.
농어촌 다음은 노조, 그 다음은 지역구, 그 다음은 또 다른 명분이다.
기업의 이익이 정치의 공동밥상이 되는 순간, 시장경제는 밥상을 차린 사람이 아니라 밥상에 앉은 사람의 힘으로 굴러가게 된다.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 기업은 묻는다.
“우리가 돈을 벌면, 다음 청구서는 어디서 날아오는가?”

참고문헌

  1. 연합뉴스, 「문금주 ‘반도체 호황, 농어촌 상생기금 참여로 사회적 환원해야’」, 2026.4.28.
    → 문금주 의원의 성명과 “반도체 호황은 FTA 과정에서 농어민 희생이 축적된 결과”라는 핵심 발언 확인용.
  2. 한국경제, 「‘반도체 호황, 농어민 희생 결과’…환원 확대 요구한 與」, 2026.4.28.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과 민주당 문금주 의원의 농어민 환원 확대 주장 정리.
  3. SBS, 「‘삼전, 하닉 이익 농어촌에’ 주장에 술렁…‘숟가락?’ 그럼 칩스법 혈세 투입은?」, 2026.4.30.
    → 반도체 이익 환원 주장에 대한 여론 반응과 소액주주·국민연금·협력사 등 이해관계자 논점 참고.
  4. 한국농어민신문, 「‘FTA 희생 위 반도체 호황···농어민 환원 확대해야’」, 2026.4.29.
    → 농업계 관점에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참여 확대 필요성을 다룬 보도.
  5. 중앙일보, 「‘반도체 호황, 농어민 희생 덕’…與의원 ‘삼전·하닉 이익 나누자’」, 2026.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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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청원] “모를 수 없었다” 유동규 직격, “국민 모욕” 탄핵 청원… 정권 향한 분노가 한데 모였다

 

유동규 석방 폭탄발언과 이재명 대통령 탄핵 청원 논란을 다룬 정치 시사 썸네일 이미지  title
유동규 전 본부장의 석방 직후 발언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전과’ 발언을 둘러싼 탄핵 청원 논란이 겹치며
 정치권 파장이 커지고 있다./chosun


정치는 종종 한 문장으로 흔들린다. 그런데 어떤 날은, 두 개의 문장이 겹치며 정권 전체를 흔들기도 한다. 하나는 구치소 문을 나서자마자 터져 나온 유동규의 말이었다. “성남에서 벌어진 부조리를 당시 시장이던 이재명 대통령이 모를 수가 없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 본인의 입에서 나왔던 “웬만한 사람은 다 전과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전자는 과거 권력의 그림자를 다시 불러냈고, 후자는 현재 권력의 인식을 문제 삼게 만들었다. 이 두 장면이 한꺼번에 포개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비판 여론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대장동 사건 항소심 과정에서 구속기한이 만료되며 석방됐다. 그리고 출소 직후 곧바로 카메라 앞에 서서, 성남시에서 벌어진 대장동 관련 부조리와 의사결정 구조를 당시 시장이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 사건이 당시 성남시장의 관심이 매우 높았던 분야였다고 주장했고, “몰랐다고 하면 무능을 자처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이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개인 감정 표출이 아니라, 대장동 의혹의 정치적 불씨를 다시 살리는 신호탄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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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통령 본인의 발언도 새로운 전선을 만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14일 국무회의에서 형벌 체계와 과잉처벌 문제를 언급하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전과가 제일 많을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전과가 다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대통령실과 여권의 취지는 형벌 조항이 지나치게 많고, 사소한 위반도 범죄화되는 한국 형사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려는 것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취지보다 문장이 먼저 기억된다. 야권은 즉각 “국민 모욕”이라고 반발했고, 대통령이 선량한 국민까지 싸잡아 범죄자 취급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 틈을 타 탄핵 청원 논란까지 불거졌다. 보수 성향 법조인 김소연 변호사는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 유포이자 국민 명예 훼손, 국격 훼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탄핵 소추를 촉구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관련 게시물과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청원 측은 대통령이 “우리 국민 웬만하면 다 전과자”라는 식의 인식을 퍼뜨려 국가의 명예를 떨어뜨렸고, 유튜버나 일반 국민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대통령 자신의 발언에는 면죄부가 주어지는 이중잣대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즉 이 논란은 단순히 말실수 공방이 아니라, “대통령은 왜 거짓 또는 과장된 표현을 해도 괜찮으냐”는 통치 윤리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풍자적으로 보면 지금의 구도는 기묘하다.
정권은 늘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외치는데, 정작 야권과 비판 세력은 “가짜뉴스 프레임의 최종 생산자는 대통령 본인 아니냐”고 되묻는다.
정권은 “정치 보복은 없다”고 말하지만, 유동규 같은 인물은 석방되자마자 “모를 수 없었다”고 다시 칼을 겨눈다.
정권은 법치와 개혁을 말하지만, 반대편은 “국민을 전과자로 몰아간 사람이 무슨 법치냐”고 받아친다.
정치가 원래 모순의 예술이라지만, 요즘은 해명보다 역풍이 더 빠르다.



이번 사안을 단순한 야권 선동이나 유튜브 이슈로만 볼 수도 없다. 대장동은 이미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부패·권력형 의혹 중 하나가 됐고, 유동규는 그 내부 서사를 증언하는 핵심 인물로 남아 있다. 동시에 대통령의 “웬만한 국민은 다 전과가 있다”는 발언은 정책 취지와 별개로, 국민을 향한 감수성 부족으로 읽히기 쉬운 표현이었다. 둘이 결합하면 메시지는 강해진다. “과거 의혹의 증언자”와 “현재 권력의 문제적 발언”이 한데 묶이며, 정권 전반의 도덕성과 통치 감각을 공격하는 서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유동규의 발언이 곧바로 법적 진실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탄핵 청원이 제기됐다고 해서 즉시 탄핵 절차가 현실 정치의 중심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정치의 세계에서 법적 확정과 정치적 타격은 늘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판결문보다 장면을 먼저 소비한다. 새벽 석방 직후의 직격 발언, 대통령의 거친 표현, 그리고 이를 엮어 터져 나온 탄핵 청원. 이런 장면들은 사실관계의 최종 결론과 별개로 이미 여론의 재료가 된다.

결국 이 논란의 본질은 이렇다.
유동규의 폭탄발언은 정권의 과거를 건드렸고, 탄핵 청원은 정권의 현재를 건드렸다.
하나는 “당시 정말 몰랐나”를 묻고, 다른 하나는 “지금 대통령 자격에 맞는 언어를 쓰고 있나”를 묻는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정권에게 이 조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풍자적으로 한 줄로 줄이면 더 명확하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웬만하면 다 전과자”라 했고,
정적은 출소하자마자 “웬만하면 다 알고 있었다”고 받았다.
이쯤 되면 국민은 묻게 된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심판하는 시대인가.

참고문헌

  1. TV조선, 「대장동 민간업자 3명 석방…유동규 ‘성남 부조리 이재명도 알아’」, 2026.4.30.
  2. 뉴스천지, 「유동규 ‘시장도 대장동 부조리 알았다’… 구속만료 석방 후 발언」, 2026.4.30.
  3. 매일경제, 「李대통령 ‘웬만한 한국 국민은 다 전과 있어’…형벌 합리화 주문」, 2026.4.14.
  4. 연합뉴스, 「국힘, 李대통령 ‘국민 전과’ 발언에 ‘본인 전과 이력 물타기’」, 2026.4.15.
  5. 펜앤드마이크, 「‘웬만한 대한민국 국민은 범죄자’ 발언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청원 공개」, 2026.4.30.
  6. 김소연 변호사 페이스북 게시물 및 청원 소개 글, 2026.4.29~30.
Socko/Ghost

2026년 4월 29일 수요일

[조국 저격수] “허위사실 꺼내면 반격”… 조국, ‘옛 저격수’ 김용남 앞에서 칼을 뽑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맞붙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 공방을 다룬 썸네일 이미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과거 자신을 공격했던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허위사실을 다시 꺼내면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seoulsinmun


정치판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어제의 저격수가 오늘의 같은 편 후보가 되고, 어제의 공격 대상이 오늘의 경쟁 상대가 된다.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딱 그런 무대가 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같은 선거구에서 맞붙는다. 그런데 이 대결이 묘하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경쟁자가 아니다. 과거 김용남 후보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 소속으로 조국 대표를 강하게 공격했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조국 저격수’ 이미지로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민주당 후보가 됐다. 조국을 쏘던 사람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조국은 조국혁신당 간판을 달고 같은 표밭에서 충돌하는 장면이 만들어진 것이다.

조국 대표는 이 구도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29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용남 후보를 겨냥했다. 사모펀드 의혹을 다시 꺼내 허위사실을 말한다면 “반격”하겠다고 했다. 핵심은 사모펀드다. 조 대표는 자신이 해당 의혹과 관련해 수사나 기소, 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5촌 조카와 배우자 관련 판결은 있었지만, 자신을 “주식 작전 세력의 최정점”이라거나 “권력형 비리”의 당사자로 몰아가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다. 과거 공격은 정치적 상황 속에서 감당하겠지만, 선거판에서 다시 같은 프레임을 꺼내면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맞받아치겠다는 경고다.

여기서 풍자의 첫 번째 장면이 나온다. 김용남 후보는 과거 국민의힘 노선에 충실하게 조국을 공격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민주당 후보로 평택을에 섰다. 정치적 이동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정치인은 노선을 바꿀 수 있고, 시대 상황에 따라 입장을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권자가 보는 장면은 그렇게 점잖지만은 않다. “그때는 조국을 때려서 컸고, 지금은 민주당 이름으로 조국과 싸운다.” 이 한 줄만으로도 선거판의 아이러니가 완성된다. 평택을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의 현재 공약만 볼 수도 있지만, 후보의 과거 발언과 정치적 궤적을 함께 볼 수밖에 없다.



조국 대표가 던진 역공 포인트도 바로 이 지점이다. 그는 김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에게 해명할 것은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를 옹호한 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세금 낭비라고 한 점, 이태원 참사 원인을 광화문 집회와 연결해 언급한 점 등을 거론했다. 조국을 공격하던 과거는 넘어가더라도, 국민적 참사와 역사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는 해명하라는 압박이다. 이는 단순한 후보 간 말싸움이 아니다. 김용남 후보가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선 이상, 과거 보수 진영에서 했던 발언과 현재 민주당 후보라는 정체성 사이의 간극을 설명해야 한다는 정치적 공격이다.

이 대결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범여권 내부 경쟁이라는 점이다. 평택을 재선거는 국민의힘 대 민주당이라는 익숙한 구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민주당 후보 김용남, 조국혁신당 후보 조국이 동시에 뛰면서 야권·범여권 표심이 갈릴 수 있는 구도가 됐다. 한겨레는 이 선거를 두고 김용남 후보와 조국 대표의 장외 기싸움이 본격화됐다고 보도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앞서 있다고 말하고, 조 대표는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맞받는 식이다. 결국 이 선거는 후보 개인의 승부이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의 힘겨루기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 보면 조국 대표에게 평택을은 복귀 무대이자 생존 시험대다. 조국혁신당이 총선 이후 만들어낸 존재감을 유지하려면, 상징적 지역전에서 승리하거나 최소한 강한 파괴력을 보여줘야 한다. 반대로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로 계속 치고 나오는 상황이 부담이다. 민주당이 제1야당의 중심성을 유지하려면, “정권 심판”이라는 큰 구호 아래 범야권 표를 다시 흡수해야 한다. 그런데 조국이라는 인물은 민주당 지지층 일부에게 여전히 강한 감정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김용남 대 조국의 평택을 대결은 단순히 두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야권 내부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전초전처럼 보인다.

김용남 후보에게도 딜레마가 있다. 그는 보수 정당 출신으로 조국을 공격했던 이력이 있다. 그 이력은 중도 확장성으로 포장될 수도 있다. “보수에서 왔지만 지금은 민주당 후보”라는 이미지는 일부 유권자에게 실용 정치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나 조국 지지층에게는 정체성 의심을 부른다. 과거 조국을 그렇게 공격했던 사람이 왜 지금 민주당 후보인가. 당시의 공격은 여전히 유효한가, 아니면 이제는 철회된 것인가. 철회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후보로서 조국 지지층의 표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 철회한다면 과거의 정치적 발언은 무엇이 되는가. 어느 쪽을 택해도 쉽지 않다.

조국 대표 역시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자신은 기소·판결 대상이 아니었다고 선을 긋지만, 조국 사태 전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억은 여전히 복잡하다. 조국 지지층에게 그는 검찰개혁의 상징이고, 반대층에게는 내로남불 정치의 상징이다. 선거는 법정이 아니다. 법적으로 무엇이 확정됐느냐도 중요하지만, 유권자가 어떤 기억을 갖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그래서 조 대표가 “허위사실이면 반격”이라고 말한 것은 방어이자 공격이다. 과거 프레임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김용남 후보의 과거 발언을 다시 심판대에 올리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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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면의 정치 풍자는 결국 이것이다. 평택을 선거판에는 세 명의 김용남이 서 있다. 국민의힘 시절 조국을 저격하던 김용남, 민주당 후보로 공천받은 김용남, 그리고 과거 발언을 해명해야 하는 김용남이다. 그리고 조국 역시 두 명이다. 사모펀드 의혹의 공격 대상이던 조국, 그리고 이제 선거판에서 상대 후보의 과거를 추궁하는 조국이다. 정치가 오래되면 가해자와 피해자, 공격수와 수비수, 여당과 야당의 자리가 수시로 바뀐다. 문제는 그 자리가 바뀔 때마다 유권자의 기억까지 같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평택을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 싸움이 아니라 기준이다. 김용남 후보는 과거 발언과 현재 정체성 사이의 간극을 설명해야 한다. 조국 대표는 자신이 왜 다시 국회로 가야 하는지, 조국 사태의 방어를 넘어 지역과 국가에 어떤 의제를 가져올지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면서도, 정작 유권자에게는 민생과 지역 발전을 말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선거판은 이미 과거사 청문회처럼 흘러가고 있다. 사모펀드, 위안부 합의, 세월호, 이태원 참사, 조국 저격수, 민주당 공천. 평택을은 어느새 지역 선거가 아니라 한국 정치 기억의 재판장이 됐다.

결론은 간단하다. 김용남 후보가 조국을 다시 쏘려면, 먼저 자신이 왜 민주당 후보가 되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조국 대표가 반격하려면, 과거 의혹의 방어를 넘어 미래 의제의 공격수로 서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는 물어야 한다. 지금 이 싸움은 평택을 위한 싸움인가, 아니면 각자의 과거를 세탁하고 재포장하기 위한 싸움인가.

정치판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상대의 공격이 아니라, 내가 했던 말이 다시 돌아오는 순간이다. 평택을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조국을 향해 날아갔던 김용남의 과거 화살이, 민주당 간판을 단 현재의 김용남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조국은 그 화살을 집어 들고 말한다. 다시 쏘면, 이번엔 내가 쏜다.

참고문헌

  1. 경향신문, 「조국, ‘조국 저격수’ 김용남에 “허위사실 다시 꺼내면 반격”」, 2026.4.29.
    → 조국 대표가 평택을 재선거에서 김용남 후보를 향해 사모펀드 의혹 왜곡 시 반격하겠다고 밝힌 발언의 원출처.
  2. 연합뉴스, 「조국 ‘평택을 경쟁자’ 김용남에 ‘허위사실 다시 꺼내면 반격’」, 2026.4.29.
    → 조국 대표의 유튜브 발언, 민주당 공천 존중 입장, 김용남 후보와의 경쟁 구도 확인용.
  3. 한겨레, 「김용남 ‘내가 1등’ 조국 ‘내가 이겨’… ‘평택을 전투’ 기싸움 본격화」, 2026.4.29.
    → 평택을 재선거에서 조국 대표와 김용남 후보의 장외 기싸움 및 범여권 후보 경쟁 구도 참고.
  4. 매일경제, 「조국, ‘평택을 경쟁자’ 김용남 직격… 사모펀드 의혹 왜곡하면 반격」, 2026.4.29.
    → 조국 대표가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자신은 수사·기소·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내용 보완용.
Socko/Ghost

[대통령 선거개입] “이게 해명이냐 인정이냐”… 한동훈·하정우 설전, 정치의 ‘말실수 본능’ 드러냈다

 

한동훈과 하정우의 선거개입 논란 설전을 다룬 정치 시사 썸네일 이미지
한동훈 측은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하정우 측은 자신이 설득한 것이라며 반박했지만
 오히려 논란은 더 커졌다./donga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침묵이 아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너무 급한 해명이다. 이번 한동훈과 하정우의 설전이 딱 그렇다. 한쪽은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고 공격했고, 다른 한쪽은 “그건 개입이 아니라 내가 통님을 설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얼핏 보면 공방은 단순하다. 공격과 방어, आरोप과 반박의 익숙한 정치 풍경이다. 그런데 문제는 반박의 방식이었다. 보통 의혹을 부인하려면 “사실이 아니다”, “개입은 없었다”, “독자적 판단이었다”고 끊어야 한다. 그런데 “제가 설득했다”는 말은, 개입을 부정하는 문장이라기보다 오히려 개입의 경로를 설명하는 문장처럼 들리는 역설을 만든다.

그래서 이번 공방의 핵심은 사실관계 이전에 정치 화법의 실패다.
한동훈은 공격 포인트를 정확히 잡았다. 대통령 또는 권력 핵심이 특정 출마나 선거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감수성을 건드리는 소재다. 선거는 자율성과 독립성이 생명인데, 거기에 권력의 손이 들어갔다는 인상이 생기면 유권자는 즉각 반응한다. 특히 “불법 출마지시” 같은 표현은, 사실 여부와 별개로 정치적 폭발력이 매우 크다. 한동훈은 바로 그 지점을 후벼 판 것이다. 상대가 가장 방어하기 어려운 단어를 먼저 던져 판 전체를 규정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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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정우의 대응은 흥미롭다. 그는 “이재명의 선거개입이 아니라, 내가 통님을 설득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의도는 분명했을 것이다. 윗선의 지시가 아니라, 자신 또는 내부의 정치적 판단과 설득이 있었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바꾸려 한 것이다. 그러나 정치 언어는 늘 의도대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설득했다”는 말은 듣는 순간 이런 질문을 부른다.
누가 누구를 왜 설득했는가.
왜 설득이 필요했는가.
설득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권력과 정치적 관계를 말해주는 것 아닌가.
한마디로, 불을 끄려다 산소를 들이부은 셈이다.

풍자적으로 보면 이 장면은 한국 정치의 고질병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치인은 무언가를 부인할 때 늘 두 가지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하나는 “우리는 전혀 상관없다”고 선을 긋고 싶은 욕망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결국 판을 움직인 건 우리”라고 은근히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다. 문제는 이 두 욕망이 한 문장 안에서 충돌할 때다. 그러면 해명은 해명이 아니라 자랑처럼 들리고, 자랑은 자랑이 아니라 자백처럼 들린다. 이번 “제가 설득했다”는 표현이 바로 그렇다. 완전히 끊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당당하게 인정하지도 못하는 애매한 정치 화법. 유권자가 보기엔 가장 수상한 종류의 답변이다.

한동훈 쪽에서 다시 “불법 출마지시에도 거짓말”이라고 재반박한 것도 이 틈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의 해명 속 어휘를 물고 늘어져, 그 자체를 다시 공격의 증거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건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는 매우 효과적이다. 애초에 논란의 중심을 “대통령이 개입했나”에서 “왜 설득이라는 표현이 나왔나”로 옮겨버리기 때문이다. 정치는 종종 팩트의 게임이 아니라 문장의 게임이다. 상대가 잘못 던진 한 문장이 수십 개의 해명보다 더 오래 남는다.

이 장면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서 드러나는 권력의 그림자 때문이다. 선거개입이라는 말은 단순히 선거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의 경계에 관한 질문이다. 대통령은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가. 측근은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가. 설득은 어디까지 자율적인가. 그리고 언제부터 그것은 압력처럼 들리기 시작하는가. 법적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정치적 감각의 차원에서 유권자는 아주 본능적으로 안다. 선거는 본래 후보와 유권자의 관계여야 하는데, 그 사이에 누군가 “내가 설득했다”고 나서는 순간, 이미 순수한 경쟁의 그림은 흐려진다.

정치 풍자의 소재로 보자면 이 공방은 거의 교과서적이다.
한동훈은 “개입”을 외치고,
하정우는 “설득”을 외친다.
그런데 국민 귀에는 둘 다 이렇게 들릴 수 있다.
“결국 누군가가 뒤에서 판을 만진 것 아니냐.”

정치권은 늘 단어를 바꿔 위기를 넘기려 한다.
세금은 “재정의 적극성”이 되고,
실패는 “과정의 진통”이 되며,
지시는 “조율”이 되고,
압박은 “설득”이 된다.
하지만 유권자는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다.
말이 복잡해질수록, 뭔가 숨기고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사실관계가 다 밝혀지기 전에도 이미 정치적으로 손해가 시작된 사건이다. 공격은 명확했고, 방어는 애매했다. 그리고 애매한 방어는 언제나 공격의 먹잇감이 된다.



이번 설전은 또 하나의 현실도 드러낸다. 지금 한국 정치는 정책 경쟁보다 프레임 선점이 먼저다. 누가 더 좋은 비전을 말했는지보다, 누가 먼저 상대를 “위험한 사람”으로 규정했는지가 중요하다. 한동훈은 “선거개입” 프레임으로 상대를 공격했고, 하정우는 이를 “내가 설득했다”는 인간적·실무적 관계로 축소하려 했다. 그러나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서사를 부여해 버렸다. 프레임 전쟁에서는 모호한 설명보다 차라리 짧고 단호한 부인이 낫다. 그런데 정치인은 늘 설명을 덧붙이다가 자신에게 불리한 맥락까지 직접 만들고 만다.

결국 이 논란의 본질은 거창하지 않다.
국민이 보는 장면은 하나다.
누군가는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내가 설득했다”고 말한다.
그러면 유권자는 묻는다.
그래서, 결국 누가 판을 움직였다는 말인가?

그리고 정치 풍자의 결론은 더 간단하다.
정치는 늘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 같지만,
실은 말을 덜 실수한 사람이 이긴다.
이번 공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격의 날카로움보다, 해명의 어설픔이다.
부인하려다 설명이 되었고,
설명하려다 개입처럼 들렸고,
개입을 부정하려다 오히려 개입의 그림자를 크게 만들었다.

이쯤 되면 국민은 이렇게 비웃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거짓말이 아니라, 해명이 스스로 자폭한다.”

참고문헌

  1. 동아일보, 「한동훈 “李 선거개입” vs 하정우 “제가 통님 설득”…날선 설전」, 2026.4.29.
    → 한동훈 측의 선거개입 주장과 하정우 측의 “제가 통님을 설득” 반박이 직접 소개된 기본 기사.
  2. 동아일보, 「河 “내가 설득한거니 李 선거개입 아냐” 韓 “李 불법 출마지시에도 거짓말” 재반박」, 2026.4.29.
    → 양측 재반박과 표현 수위, 공방의 직접 문구를 확인할 수 있는 참고 기사.
Socko/Ghost

[트럼프 총격] “멜라니아 곧 과부?”… 키멀의 독설, 클루니의 옹호, 그리고 정치 풍자의 자폭

 

조지 클루니가 지미 키멀의 멜라니아 트럼프 과부 농담을 옹호한 뒤 논란이 커진 미국 정치 풍자 썸네일 이미지
지미 키멀의 멜라니아 트럼프 ‘과부’ 농담이 총격 사건
 이후 거센 비판을 받자, 조지 클루니가 코미디언의 농담이라고
 옹호하며 논란이 더 커졌다./donga


정치 풍자는 권력을 찌른다.
하지만 때로는 칼끝이 너무 깊이 들어가 피를 본다.

지미 키멀의 ‘멜라니아 과부’ 농담이 미국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키멀은 방송에서 멜라니아 트럼프를 향해 “곧 과부가 되길 기대하는 듯한 안색”이라는 취지의 농담을 던졌다. 키멀 측 설명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나이 차이를 비튼 풍자였다. 그러나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발언 이틀 뒤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현장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 발언을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언어로 규정했다.

여기에 조지 클루니가 뛰어들었다. 그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채플린 어워드 행사에서 키멀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는 코미디언”이라며 “농담은 농담일 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BC에 키멀 해고를 요구한 것은 과도하다는 뜻이었다. 클루니의 논리는 간단했다. 권력자는 비판받아야 하고, 코미디언은 권력을 조롱할 자유가 있어야 하며, 농담 하나를 정치 폭력의 원인처럼 몰아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민주주의에서 풍자는 필요하다. 대통령, 영부인, 권력자, 재벌, 언론인 모두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풍자가 사라지면 권력은 스스로를 신성화한다. 미국의 심야 토크쇼 문화는 오래전부터 대통령을 물어뜯고, 백악관을 희화화하고, 정치인의 말실수를 웃음거리로 만들어왔다. 클루니가 말한 “농담은 농담”이라는 항변은 미국식 표현의 자유 전통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 한 줄로 정리하기 어렵다.
문제는 농담의 존재가 아니라, 농담의 방향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농담이 현실의 폭력과 맞물렸을 때 생기는 잔혹한 공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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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과부”라는 표현은 단순한 외모 농담이 아니다. 그 말 안에는 배우자의 죽음이 들어 있다. 트럼프가 나이가 많다는 점을 비꼰 것이라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멜라니아가 남편의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묘사됐다. 평소였다면 독한 미국식 풍자로 소비됐을 수 있다. 그러나 총격 사건이 실제로 벌어진 뒤에는 웃음의 무게가 달라진다. 농담이 총알을 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총알이 날아간 뒤, 그 농담은 더 이상 같은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키멀은 자신의 발언이 암살을 부추긴 것이 아니며, 대통령 부부의 나이 차이를 겨냥한 가벼운 풍자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총격 사건에 유감을 표하고, 자신은 폭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해명 역시 필요했다. 실제로 농담과 총격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말 한마디가 곧바로 범행 지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 언어는 법정의 인과관계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정치 언어는 분위기를 만들고, 혐오의 온도를 높이며, 상대를 인간이 아니라 제거 가능한 대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트럼프 진영은 강하게 반발했다. 멜라니아 트럼프는 키멀의 발언을 증오와 폭력의 수사로 보고 ABC의 책임을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키멀 해고를 요구했다. 물론 이 반응에는 정치적 계산도 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주류 언론과 심야 토크쇼를 자신을 공격하는 좌파 문화권력으로 규정해왔다. 따라서 키멀 논란은 트럼프에게 매우 익숙한 전장이다. 그는 이 사건을 “좌파 연예계의 위선”과 “언론의 폭력적 언어” 문제로 끌고 갈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 진영의 분노가 정치적이라고 해서, 키멀의 농담이 자동으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좌우 양쪽 모두의 위선이 드러난다. 자신이 공격할 때는 풍자이고, 자신이 공격당할 때는 증오다. 내 편의 독설은 표현의 자유이고, 상대편의 독설은 폭력 선동이다. 미국 정치가 지금 빠진 수렁이 바로 이것이다. 말의 기준이 사라졌다. 남은 것은 진영의 기준뿐이다.



조지 클루니의 옹호도 그래서 뭇매를 맞는다. 그는 자유와 풍자의 원칙을 말했지만, 사건의 타이밍과 피해 감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농담은 농담”이라는 말은 평화로운 상황에서는 멋진 문장일 수 있다. 그러나 총격 사건 직후에는 차갑게 들릴 수 있다. 권력을 향한 풍자를 지키자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위협을 가볍게 여기는 말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풍자적 결론은 잔인하다.
할리우드는 늘 권력자를 조롱할 자유를 말한다.
트럼프는 늘 언론과 연예계를 적으로 만든다.
키멀은 늘 독한 농담을 던진다.
클루니는 늘 품격 있는 자유주의자의 얼굴로 나선다.
그런데 총성이 울린 뒤에는 모두의 말이 낡아 보인다.

정치 풍자는 민주주의의 산소다.
하지만 산소도 불씨를 만나면 폭발한다.

지금 미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농담이 너무 독하다는 것이 아니다. 농담과 저주, 풍자와 제거 욕망, 비판과 비인간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키멀은 농담이었다고 말한다. 클루니는 농담은 농담이라고 말한다. 트럼프 부부는 그 농담이 폭력의 언어였다고 말한다. 모두 자기 자리에서는 논리가 있다. 그러나 국민이 보는 장면은 훨씬 단순하다.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이 있었고, 그 직전에 영부인을 향한 ‘과부’ 농담이 있었다. 이 조합은 아무리 설명해도 불편하다.

정치인은 총을 맞기 전에 먼저 말에 맞는다.
그 말들이 쌓이고 쌓여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총성으로 바뀔 때, 사회는 비로소 놀란 척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다.

이번 논란은 지미 키멀 한 사람의 말실수로 끝나지 않는다. 조지 클루니 한 사람의 옹호 발언으로도 끝나지 않는다. 이것은 미국 정치문화 전체의 경고등이다. 웃음이 사라진 사회도 위험하지만, 죽음을 농담으로 소비하는 사회는 더 위험하다. 표현의 자유는 지켜야 한다. 그러나 표현의 품격까지 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권력을 풍자할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총성이 울린 뒤에도, 우리는 같은 농담을 같은 얼굴로 웃을 수 있는가.


참고문헌

  1. 동아일보, 「조지 클루니 “‘멜라니아 곧 과부’는 코미디언 농담” 옹호했다 뭇매」, 2026.4.29.
    → 조지 클루니가 키멀을 옹호한 발언과 국내 보도 요약 확인용.
  2. Entertainment Weekly, 「George Clooney defends Jimmy Kimmel after Melania and Donald Trump demand ABC fire him」, 2026.4.28.
    → 클루니의 “농담은 농담” 취지 발언과 키멀 해고 요구 논란의 외신 원문 맥락.
  3. The Guardian, 「Jimmy Kimmel defends Melania ‘widow’ joke after the Trumps call for him to be fired」, 2026.4.27.
    → 키멀의 해명, 트럼프 부부의 반발, 총격 사건 이후 표현의 자유 논쟁 정리.
  4. People, 「Jimmy Kimmel Defends His ‘Obvious’ Joke About Melania Trump」, 2026.4.27.
    → 키멀이 해당 농담은 트럼프 부부의 나이 차이를 겨냥한 것이며 폭력 선동이 아니었다고 설명한 내용.
  5. YTN, 「‘멜라니아 과부’ 논란 키멀 ‘표현의 자유…총격사건은 유감’」, 2026.4.28.
    → 키멀의 표현의 자유 주장과 총격 사건 유감 표명에 대한 국내 보도.
Socko/Ghost

2026년 4월 28일 화요일

[대북송금 김성태] “재판 중이라 답변 못 한다”… 쌍방울 청문회, 조작 프레임보다 더 큰 질문을 남기다

 

쌍방울 대북송금 청문회에서 윤상현 의원과 김성태 전 회장의 대립을 다룬 정치 시사 썸네일 이미지
쌍방울 대북송금 청문회에서 윤상현 의원은 800만 달러의
 목적과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인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고,
 김성태 전 회장은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핵심 답변을 피했다./channalA


청문회장은 원래 진실을 밝히는 장소다. 그러나 한국 정치에서 청문회는 종종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 놓은 결론에 증언을 끼워 맞추는 무대가 된다. 이번 쌍방울 대북송금 청문회도 그 위험한 경계 위에 서 있었다. 겉으로 내건 명분은 검찰 수사의 조작 여부였다. 박상용 검사, 강백신 검사 등 수사 검사들이 과연 회유와 압박으로 사건을 만들었느냐는 프레임이었다. 하지만 윤상현 의원이 질의에 들어가자 청문회의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조작 의혹을 따지겠다던 자리에서 다시 본론이 튀어나온 것이다. 쌍방울의 800만 달러는 왜 북한으로 갔는가. 그 돈은 누구의 필요를 대신한 것인가. 그리고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정말 몰랐는가.

윤상현 의원의 추궁은 단순했다. 쌍방울이 북한에 보낸 돈은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합쳐 800만 달러라는 것이 사건의 뼈대라는 주장이다. 여기서 핵심은 돈의 액수가 아니다. 돈의 성격이다. 민간기업 쌍방울이 왜 경기도가 추진하던 대북사업 비용을 대신 부담했느냐는 질문이다. 기업이 갑자기 한반도 평화의 사도가 된 것인가. 아니면 정치권력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것인가. 윤 의원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쌍방울이 대북송금을 통해 기업 가치를 띄우고, 주가를 부양하고, 장차 이재명 지사가 더 큰 권력자가 되었을 때 정책적 후원자 또는 수혜자로 자리 잡으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그 질문 앞에서 입을 닫았다. 답변은 거의 정해져 있었다. “재판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 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가장 답답한 말이다. 청문회에 나왔지만 답변은 못 한다. 국민 앞에 섰지만 핵심은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청문회장은 묘한 풍경이 된다. 질문자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겠다고 달려들고, 증인은 상자 앞에서 “현재 재판 중”이라는 자물쇠를 반복해서 채운다. 그 순간 국민이 보는 장면은 하나다. 누군가는 묻고 있는데, 누군가는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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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의원이 강하게 몰아붙인 대목은 이재명 당시 지사의 인지 여부였다. 이 사건이 단순한 기업인의 대북사업 일탈인지, 아니면 경기도 대북사업과 정치권력의 이해가 얽힌 사건인지가 여기서 갈린다. 윤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고리로 삼았다.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총괄하던 인물이 쌍방울과 북한 사이를 오가며 논의했고, 그 과정에서 거액의 돈이 움직였다면 당시 도지사가 몰랐다는 설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더구나 경기도가 주최한 아태평화 국제학술대회, 북한 인사들과의 접촉, 국정원 자료, 그리고 과거 이재명 지사의 유튜브 발언까지 언급되면 의문은 더 커진다. “요구 조건이 너무 높아 다른 데 협력을 받아 돈을 만들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실제 맥락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이 부분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폭발성이 크다.

이 청문회의 묘미는, 검찰 조작 프레임을 세우려던 자리가 오히려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흘렀다는 점이다. 윤상현 의원은 박상용·강백신 검사 등의 수사를 조작이 아니라 ‘파사현정’으로 규정했다. 삿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말이다. 물론 이 표현은 정치적 수사다. 그러나 그가 겨냥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대북송금의 실체를 캐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반대편에서는 검찰이 증인을 압박했고, 진술을 꿰맞췄고, 정치적 기소를 했다는 프레임을 밀고 있다. 한쪽은 “검찰 조작”을 말하고, 다른 한쪽은 “대북송금 실체”를 말한다. 같은 사건을 두고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영화가 상영되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풍자적인 장면이 나온다. 청문회가 진짜 검찰 조작을 입증하려면, 김성태 전 회장에게서 명확한 반대 진술이 나와야 한다. “그 돈은 그런 목적이 아니었다”, “이재명 지사와 관련이 없었다”, “검찰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식의 단호한 답변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장면은 달랐다. 핵심 질문마다 “재판 중”이라는 방패가 등장했다. 그러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렇게 묻게 된다. 조작 프레임을 입증하러 부른 증인이 왜 조작을 명확히 말하지 못하는가. 청문회가 검찰을 공격하려던 칼을 들었는데, 칼끝이 다시 사건의 본질을 향해 돌아간 모양새가 된 것이다.

정치 청문회의 가장 큰 약점은 언제나 선택적 분노다. 내 편에게 불리한 진술은 조작이고, 내 편에게 유리한 진술은 양심선언이 된다. 내 편을 수사하면 정치검찰이고, 상대편을 수사하면 정의 구현이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쪽에서는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부각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한 것은 더 단순하다. 800만 달러는 실제로 북한에 갔는가. 그 돈의 명목은 무엇이었는가. 경기도 사업과 연결됐는가. 이화영은 누구에게 보고했는가. 이재명 당시 지사는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었는가. 이 다섯 질문을 피해 가면 아무리 큰 소리로 “검찰 조작”을 외쳐도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청문회는 끝났지만 장면은 남았다. 윤상현은 숫자를 꺼냈고, 김성태는 침묵을 택했다. 여당과 야당은 서로 고성을 질렀고,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둘러싼 전쟁은 더 커졌다. 하지만 정작 국민에게 남은 것은 복잡한 법률 공방보다 훨씬 간단한 감각이다. 돈이 갔다. 북한이 등장했다. 경기도가 있었다. 쌍방울이 있었다. 이화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계속 떠오른다.

이 사건이 진짜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한 정치인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 아니다. 지방정부의 대북사업, 민간기업의 자금, 주가 부양 의혹, 방북 추진,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검찰 수사 조작 논란이 한 덩어리로 엉켜 있기 때문이다. 국가 안보와 자본시장, 정치권력이 한 사건 안에서 동시에 흔들린다. 그래서 이 청문회는 검찰을 때리려는 자리였지만, 결과적으로 더 큰 질문을 남겼다. 검찰이 사건을 만든 것인가. 아니면 정치가 사건을 덮으려는 것인가.

풍자의 결론은 씁쓸하다. 청문회장은 진실의 법정이 아니라 각본의 무대가 되기 쉽다. 그런데 이번에는 각본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조작을 말하려던 무대에서 800만 달러가 다시 걸어 나왔다. 김성태의 침묵은 방어였을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또 다른 질문이 되었다. 답하지 않는 증언도 때로는 말보다 크게 들린다. 그리고 지금 국민이 듣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침묵의 소리다.

참고문헌

  1. 뉴시스, 「국조특위, 김성태 출석 청문회 공방…與 ‘검찰 압박 수사’ 野 ‘대북송금 실체’」, 2026.4.28.
    → 청문회에서 여야가 검찰 조작 의혹과 대북송금 실체를 두고 충돌했다는 당일 보도. 윤상현 의원의 800만 달러·대북제재 위반 주장도 포함.
  2. 문화일보, 「김성태 청문회 출석… ‘그분께 누가 돼 죄송’ 울먹」, 2026.4.28.
    → 윤상현 의원이 경기도·이재명 당시 지사를 위한 800만 달러 대납 여부를 질의했고, 김성태 전 회장이 “재판 중이라 답변하지 못한다”고 한 대목 확인용.
  3. 허프포스트코리아,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국회 증언 ‘그 분께 누가 돼 죄송’」, 2026.4.28.
    →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고 답한 점, 재판 중이라 핵심 질의에 답변을 피한 점, 검찰 압박 수사 관련 증언을 정리한 보도.
  4. 경향신문, 「‘대북 송금’ 이화영 유죄 확정…대법 ‘이재명 당시 지사 방북 비용’ 판단 유지」, 2025.6.5.
    → 이화영 전 부지사 사건에서 대법원이 원심을 유지했고, 재판부가 800만 달러 중 일부를 스마트팜 비용과 방북 비용으로 판단했다는 판결 맥락 확인용.
  5. 뉴스타파, 「김성태 공범 안부수 판결문엔 ‘쌍방울 주가 띄우려 대북 송금’」, 2024.6.10.
    → 쌍방울 대북송금의 목적을 둘러싼 판결문·주가 부양 의혹·방북 비용 판단 등 배경 정리용.
  6. 뉴스타파, 「[쌍방울 내부자 폭로] 대북사업 핵심 임원 ‘이재명 방북…’」, 2024.7.2.
    → 쌍방울 내부 대북사업 문건, 스마트팜 대납 의혹, 중국을 통한 자금 전달 정황 등 과거 수사 배경 보완용.
  7. 도민일보, 「여야, ‘대북송금 의혹’ 청문회서 정면 충돌… ‘조작수사’ vs ‘대북송금 대납’」, 2026.4.28.
    → 윤상현 의원의 “스마트팜 500만 달러 + 방북비 300만 달러” 주장과 김성태 전 회장의 부인·회피 답변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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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노동정책] “회사는 누가 책임지나”… 삼성노조 총파업 예고와 ‘노조가 기업을 인수하는 나라’의 불안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예고와 노동자 기업 인수 논란을 다룬 정치경제 썸네일 이미지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노동자 기업
 인수 구상이 맞물리며 기업 경영과 시장경제
 질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donga


삼성전자 노조가 다시 전면에 섰다. 요구는 임금 몇 퍼센트 인상 수준을 넘어섰다. 성과급 상한 폐지, 영업이익 연동 보상, 장기 총파업 예고까지 거론되며 이제 삼성의 노사 문제는 한 기업 내부 갈등을 넘어 한국 산업 전체의 리스크로 읽히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 반도체 공급망, 국가 신용도, 협력사 생태계와 직결된 기업이다. 이곳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단순히 회사 하루 매출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고객사는 납기 안정성을 따지고, 투자자는 경영 예측 가능성을 본다. 파업은 공장 문 앞에서 끝나지 않고, 공급망 전체의 신뢰를 흔든다.

문제는 이 시점에 대통령의 기업 인식까지 논쟁의 한가운데 들어왔다는 점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자가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 소상공인의 단결권과 집단교섭권 같은 문제를 언급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약자를 보호하고, 폐업 위기 기업의 고용을 지키자는 명분이 붙는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질문은 훨씬 날카로워진다. 기업은 누가 만들었고, 누가 위험을 감수했으며, 실패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가. 노동자가 임금을 받는 존재라는 이유만으로, 국가 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 소유권의 주체로 전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단순한 고용 정책이 아니라 소유 질서의 재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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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영상이 겨냥한 핵심도 바로 이 지점이다. 화자는 이를 ‘공산주의’라고 직격한다. 표현은 거칠지만, 비판의 논리는 분명하다. 자본을 투자한 주체가 아니라 조직화된 노동 집단이 국가 지원을 등에 업고 기업을 인수한다면, 시장의 위험 부담과 보상 원리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노조가 회사를 가져가고, 그 돈은 국가가 낮은 이자로 대주며, 실패의 비용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떠안는다면 이것은 민간 기업 회생이 아니라 정치적 소유 이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성남식 모델’ 논란까지 겹친다. 영상은 과거 성남시 시절 청소용역,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특정 운동권 인맥 논란을 끌어와 하나의 프레임을 만든다. 일반 기업들이 경쟁 입찰로 들어와야 할 영역에 정치적으로 가까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 들어오고, 그것이 공공계약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받는다면 시장은 경쟁의 장이 아니라 권력 주변부의 배분판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 대목은 법적 판단과 별개로 정치적 이미지가 강하다. ‘공공성’이라는 간판 아래 실제로는 특정 세력의 이권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소상공인 단결권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편의점주, 가맹점주, 플랫폼 입점업자, 화물 운송 개인사업자들은 분명 약자인 경우가 많다. 대기업 본사나 플랫폼과의 협상력 격차도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을 모두 노동자에 준하는 방식으로 묶어 단체교섭 구조에 넣기 시작하면, 노동법과 공정거래법의 경계가 흐려진다. 사업자인가, 노동자인가. 경쟁자인가, 교섭단체인가. 시장 참여자인가, 준노조인가. 이 구분이 흐려질수록 경제 질서는 예측 가능성을 잃는다.

그래서 이 논쟁의 본질은 ‘노동자를 보호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다. 당연히 노동자는 보호받아야 하고, 소상공인의 협상력도 보완돼야 한다. 그러나 보호와 장악은 다르다. 안전망과 소유권 이전은 다르다. 공정한 교섭과 정치적 동원은 다르다. 기업의 약점을 국가가 메우는 것과, 국가가 특정 조직에게 기업을 넘겨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삼성노조의 강경 행보가 더 민감하게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쪽에서는 국가 기간산업급 기업의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고, 다른 한쪽에서는 권력이 노동자 기업 인수나 소상공인 단결권을 말한다. 이 두 흐름이 합쳐지면 기업인들은 이렇게 묻게 된다. “이 나라에서 기업은 투자와 혁신의 결과인가, 아니면 조직화된 압박과 정치권력의 재분배 대상인가.”

정치권은 늘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는 구호로 살아나지 않는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다는 믿음, 이익을 내면 보상받고 실패하면 책임진다는 규칙, 노동과 자본이 충돌해도 국가가 심판이지 선수는 아니라는 신뢰가 있어야 굴러간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 기업은 떠나고, 투자는 멈추며, 일자리도 사라진다.

노동자의 권리를 말하는 정치는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을 적대시하는 정치는 위험하다. 노조를 보호하는 것과 노조가 기업 위에 서게 만드는 것은 다르다. 삼성의 파업 예고와 대통령의 기업관 논란이 동시에 터진 지금, 한국 경제가 마주한 질문은 결국 하나다. 대한민국은 기업을 키우는 나라인가, 기업을 나눠 갖는 나라인가.

참고문헌

  1. 머니투데이, 삼성전자 노조 파업과 구조적 비용 관련 보도.
  2. 뉴스웨이, 삼성전자 노조 5월 총파업 예고 및 손실 우려 보도.
  3. 슬로우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종업원 기업 인수’ 제안 관련 정리.
  4. 경향신문, 이재명 대통령의 소상공인 단결권·집단교섭 관련 발언 보도.
  5. 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의 단결권·교섭권 발언 환영 입장 보도.
  6. 한겨레, 성남시 청소용역 특혜 의혹 관련 당시 검찰 출석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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