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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1일 월요일

[명예훼손 승소] 박상용 검사 거짓 누명 씌우고 징계?!... 법원은 일부 승소, 정치는 또 심판대

 

박상용 검사 징계 예고와 명예훼손 일부 승소 판결을 다룬 정치 사법 논평 썸네일
박상용 검사 관련 의혹 유포 손해배상 소송 일부 승소
이후, 대검 징계 절차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ghostimages


박상용 검사를 둘러싼 이번 장면은 단순한 개인 명예훼손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한 검사의 이름 위에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연어 술파티 의혹’, ‘울산지검 술판·분변 의혹’, ‘징계 예고’가 차례로 얹히면서, 사건은 어느새 법정의 사실 다툼을 넘어 정치가 사법을 다루는 방식의 표본처럼 변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는 8일 박 검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강미정 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2천만 원을 배상하고, 그중 1천만 원은 최강욱 전 의원과 유튜버 강성범 씨가 공동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이성윤·서영교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청구는 기각됐다. 박 검사 측은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일부 유포자들의 책임을 인정한 셈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의혹은 정치권의 발언에서 출발했고, 유튜브와 정치 방송을 거치며 대중적 조롱의 언어로 번졌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발언은 면책특권이라는 성벽 뒤에 섰고, 그 말을 받아 확산한 이들에게만 일부 책임이 돌아갔다. 법적으로는 설명 가능한 결론일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참으로 기괴한 풍경이다. 불씨를 던진 손은 의사당 안에 있었고, 불길을 키운 사람들만 벌을 받는 구조가 된 것이다.

면책특권은 권력 감시를 위한 제도다.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추궁하라고 준 방패다. 그런데 그 방패가 특정인을 정치적으로 난도질하는 도구가 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보호막이 아니라 면책의 갑옷을 입은 확성기다. 더 무서운 것은 의혹의 내용이 검증되기 전부터 한 인간의 인격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소비됐다는 점이다. ‘검사 조직 문화’라는 그럴듯한 포장지, ‘특활비 술판’이라는 자극적 단어, ‘도피성 유학’이라는 정치적 낙인까지 붙으면 사실은 뒤로 밀리고 이미지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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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미지가 완성되는 순간, 법정의 판결은 늘 늦게 도착한다. 사람들은 판결문보다 먼저 유튜브 제목을 기억하고, 정정보도보다 먼저 조롱의 문장을 외운다. 이것이 정치 선동의 무서운 효율이다. 사실은 천천히 걷고, 루머는 생중계된다. 그리고 뒤늦게 법원이 일부 책임을 인정해도, 망가진 명예는 배상액 숫자만으로 복원되지 않는다.

더 엄중한 대목은 박 검사가 이제 또 다른 문턱, 징계 절차 앞에 서 있다는 점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검은 이르면 11일 감찰위원회를 열어 박 검사 징계 여부를 심의할 전망이며, 박 검사는 소명 기회를 달라고 밝힌 상태다. 징계가 정당하려면 절차가 먼저 정당해야 한다. 수사 검사가 정치적 사건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정권과 여당이 불편해하는 사건을 다뤘다는 이유만으로 징계의 칼날 앞에 세워진다면, 그 순간 검찰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보복의 행정문서가 된다.

풍자의 칼끝은 여기서 무거워진다. 거짓 의혹은 법정에서 일부 책임을 인정받았는데, 그 의혹의 표적이 된 검사는 다음 날 징계장으로 불려갈 수 있다. 말은 벌을 받았지만, 말이 겨냥한 사람은 다시 심판대에 선다. 이것이 우연이라면 참으로 불길한 우연이고, 설계라면 너무 노골적인 설계다.



정치가 사법을 비판할 수는 있다. 검찰 수사도 당연히 감시받아야 한다. 그러나 감시와 낙인은 다르다. 의혹 제기와 인격 살인은 다르다. 탄핵과 징계는 헌법적·행정적 절차이지, 유튜브에서 달아오른 분노를 공문서로 옮겨 적는 행위가 아니다. 한 사람을 무너뜨리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말, 선정적 표현, 정치적 프레임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순간, 그것은 정의가 아니라 사냥이다.

박상용 사건은 그래서 한 검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은 검사에게 붙은 낙인이지만, 내일은 판사에게, 기자에게, 공무원에게, 시민에게 붙을 수 있다. 권력이 마음먹으면 의혹을 만들고, 진영 매체가 그것을 키우고, 뒤늦은 법적 판단은 이미 폐허가 된 명예 위에 도착한다. 그런 나라에서 진실은 판결문 속에만 살고, 여론은 이미 처형장을 지나간다.

이번 판결과 징계 예고가 동시에 놓인 장면은 한국 정치가 얼마나 위험한 선을 넘고 있는지 보여준다. 거짓말이 정치의 무기가 되고, 면책특권이 책임 회피의 출구가 되며, 징계 절차가 권력의 복수처럼 보이는 순간, 법치는 껍데기만 남는다. 가장 두려운 것은 검사가 징계를 받느냐 아니냐가 아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거짓이 먼저 사람을 죽이고, 진실은 나중에 조문객처럼 도착하는 나라가 되는 일이다.

참고문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식 입장문 및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공지.
연합뉴스, 「선관위 정보공개 과정서 개인정보 유출…641명 정보 포함」.
뉴시스, 「선관위 개인정보 유출 논란…보안 불신 재점화」.
국가정보원·중앙선관위 합동 보안점검 관련 공개 자료.

Socko/Ghost

2026년 5월 2일 토요일

[조작기소특검] “공소취소까지 특검 손에?”… 박상용 검사, ‘사적 검사’ 탄생을 경고하다


박상용 검사의 조작기소 특검법 비판과 공소취소 권한 논란을 다룬 정치 시사 썸네일 이미지
박상용 검사는 조작기소 특검법이 공소취소와 항소취하까지
 가능하게 할 경우 특정 권력자를 위한 사적 검사 제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lawnewspaper


특검은 원래 권력을 겨누는 칼이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서 박상용 검사가 던진 질문은 다르다.
“이 특검은 권력을 수사하는 칼인가, 아니면 권력의 재판을 지우는 지우개인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다시 정치권 한복판에 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박 검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고, 쟁점은 이른바 ‘연어 술파티’와 진술 회유 의혹이었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국정감사와 청문회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이를 정당한 수사를 한 검사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이미 박상용이라는 이름은 한 검사 개인을 넘어, 대북송금 수사의 정당성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의 향방을 가르는 상징처럼 변했다.

그런데 더 큰 불씨는 특검법이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 이후 특검 추진에 나서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이 특검의 종착점이 결국 공소취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조작기소 특검의 끝이 공소취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된다고 보도했고, 오마이뉴스의 뉴스프레소는 특검법 초안에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 취소 여부까지 포함하는 취지의 조항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고 소개했다. 즉 문제는 단순한 수사권이 아니다. 이미 법원에 올라간 사건의 생명줄을 누가 쥐느냐의 문제다.

박상용 검사의 긴급 입장문이 겨냥한 지점도 바로 여기다. 특검이 새로 드러난 의혹을 수사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 재판의 공소취소, 항소취하, 상고취하까지 건드릴 수 있다면 그것은 별도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기존 사법절차 위에 군림하는 초법적 지휘부가 된다. 일반적인 특검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사건을 대신 파헤치기 위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번 특검이 이미 진행 중인 사건을 넘겨받아 재판을 중단시키거나 무력화할 권한까지 갖는다면, 국민은 이렇게 묻게 된다. “진실을 밝히자는 것인가, 불리한 재판을 없애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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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박 검사가 꺼낸 표현이 ‘사적 검사’다. 대한민국의 검사는 원칙적으로 공익의 대표자다. 특정 정당, 특정 권력자, 특정 피고인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국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공적 기관이어야 한다. 물론 현실의 검찰이 늘 그 원칙대로만 움직였느냐는 별개의 논쟁이다. 그러나 원칙 자체는 중요하다. 박 검사의 경고는 이 특검이 공익검사 제도를 우회해 특정 정치권력의 이해관계에 맞춰 움직이는 ‘Private Prosecutor’, 즉 사적 검사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를 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고, 항소를 포기하고, 증거 제출을 느슨하게 하며, 재판을 무력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대목이 가장 뜨겁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대장동 관련 재판은 이미 정치적으로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사건들이다. 이 사건들이 법원의 판단을 거쳐 결론으로 가는 대신, 특검이라는 새 기관의 판단 아래 재편되거나 멈춰 선다면 법적 정당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특히 대북송금 수사와 관련해 특검·공수처·검찰이 전방위 수사에 나섰고, 특검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 정황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반대편에서는 이 흐름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한 정치적 빌드업 아니냐고 의심한다. 양쪽 모두 “진실”을 말하지만, 실제 국민 눈에는 권력과 재판이 한 테이블 위에서 뒤섞이는 장면으로 보인다.

풍자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특검은 원래 **“덮인 사건을 파헤치라”**고 만든 제도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서는 **“열린 재판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칼을 들고 들어왔는데, 사람들은 그 칼이 수술용인지 지우개용인지 묻고 있다.
수사하러 왔다고 하는데, 결과표에는 공소취소와 항소취하가 적혀 있다면 그건 이미 수사가 아니라 재판의 운명을 바꾸는 정치적 수술이다.

박 검사의 강화도 조약 비유도 그래서 강하다. 강화도 조약의 치외법권은 조선 땅에서 죄를 지은 일본인을 조선 법으로 제대로 다스릴 수 없게 만든 불평등의 상징이었다. 박 검사는 지금 특정 권력자가 대한민국 안에 있으면서도 대한민국 형사법의 정상적 적용을 피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비유는 과격하지만,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민에게 적용되는 법과 권력자에게 적용되는 법이 달라지는 순간, 국민은 2등 국민이 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특검 추진 세력의 논리도 있다. 그들은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사건을 조작했고, 핵심 증인을 회유했으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까지 수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있다면 반드시 별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민주당은 박상용 검사 고발 과정에서 진술 회유와 국회 위증 의혹을 제기했고, 특검과 공수처도 대북송금 수사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므로 특검 자체를 무조건 부정할 수는 없다. 검찰이 잘못했다면 수사받아야 하고, 증거 조작이나 회유가 있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와 형사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다.



하지만 문제는 ‘수사’와 ‘재판 지우기’의 경계다.
검찰이 조작했는지 수사하는 것과,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전자는 의혹 규명이고, 후자는 사법 결과를 바꾸는 권한이다.
전자는 권력 감시일 수 있지만, 후자는 권력 구제처럼 보일 수 있다.
바로 이 선을 넘는 순간, 특검법은 정의의 칼이 아니라 정치적 면죄부 제조기로 의심받는다.

박상용 검사의 입장문이 정치적으로 강한 이유는, 그가 자신만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 전체의 붕괴를 말하기 때문이다. “나를 수사하지 말라”가 아니라 “이 구조라면 앞으로 모든 검사와 재판이 정치 권력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경고다. 공소유지 검사가 특검의 지휘 아래 증거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항소를 포기하거나, 재판 전략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킨다면 법원은 진실을 판단하기 어렵다. 재판은 형식적으로 열리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한쪽이 손발을 묶인 상태가 된다. 그때 국민은 판결을 믿을 수 있을까.

이 논란은 결국 한 사람의 사건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송금 의혹, 이화영 재판, 박상용 검사 고발,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검 추진이 한 덩어리로 엉키며 대한민국 형사사법 제도 전체를 흔들고 있다. 정치권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단어만 골라 쓴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진상규명’을 말하고,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빌드업’을 말한다. 그러나 국민 입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법은 끝까지 법으로 작동할 것인가, 아니면 권력의 일정표에 맞춰 멈추고 다시 쓰일 것인가.

정치가 재판을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재판은 느리고, 증거를 요구하고, 판사가 묻고, 기록이 남는다.
정치는 빠르고, 구호를 만들고, 표를 계산하고, 프레임으로 덮는다.
그래서 정치가 재판 위에 올라서는 순간, 법치는 늘 위험해진다.

이번 특검법 논란의 핵심도 바로 그것이다.
조작기소가 있었다면 밝혀야 한다.
검찰이 잘못했다면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그 명분으로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취소와 항소취하까지 정치적으로 설계한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라 권력의 자기구제다.

풍자의 결론은 씁쓸하다.
특검은 진실을 찾으라고 만든 제도다.
그런데 진실을 찾겠다며 재판 자체를 지우려 한다면, 국민은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다.
“특검인가, 특권인가.”

참고문헌

  1. 연합뉴스, 「법사위, 與 주도로 ‘대북송금 수사’ 박상용 검사 위증죄 고발」, 2026.4.8.
  2. 동아일보, 「법사위, ‘이화영 회유 의혹’ 박상용 공수처 고발…‘국회 위증’」, 2026.4.10.
  3. CBS노컷뉴스, 「‘조작기소’ 특검 끝은 공소취소?…‘항소취하’ 전례와는 다른 무게」, 2026.4.23.
  4. 오마이뉴스/뉴스프레소, 「공소취소권 가진 특검 추진, 영남권 지선 변수될까」, 2026.4.30.
  5. 일요신문, 「민주당 조작기소 국조특위-특검 연계 ‘이재명 공소취소’ 빌드업하나」, 2026.4.24.
  6. 파이낸셜뉴스, 「‘대북송금’ 겨누는 특검·공수처·檢…조작기소 의혹 ‘전방위 수사’」, 2026.4.7.
  7. 국민일보, 「2차 특검 ‘尹 대통령실, 대북송금 수사 개입 시도 확인’」, 2026.4.6.
Socko/Ghost

2026년 4월 28일 화요일

[대북송금 김성태] “재판 중이라 답변 못 한다”… 쌍방울 청문회, 조작 프레임보다 더 큰 질문을 남기다

 

쌍방울 대북송금 청문회에서 윤상현 의원과 김성태 전 회장의 대립을 다룬 정치 시사 썸네일 이미지
쌍방울 대북송금 청문회에서 윤상현 의원은 800만 달러의
 목적과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인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고,
 김성태 전 회장은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핵심 답변을 피했다./channalA


청문회장은 원래 진실을 밝히는 장소다. 그러나 한국 정치에서 청문회는 종종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 놓은 결론에 증언을 끼워 맞추는 무대가 된다. 이번 쌍방울 대북송금 청문회도 그 위험한 경계 위에 서 있었다. 겉으로 내건 명분은 검찰 수사의 조작 여부였다. 박상용 검사, 강백신 검사 등 수사 검사들이 과연 회유와 압박으로 사건을 만들었느냐는 프레임이었다. 하지만 윤상현 의원이 질의에 들어가자 청문회의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조작 의혹을 따지겠다던 자리에서 다시 본론이 튀어나온 것이다. 쌍방울의 800만 달러는 왜 북한으로 갔는가. 그 돈은 누구의 필요를 대신한 것인가. 그리고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정말 몰랐는가.

윤상현 의원의 추궁은 단순했다. 쌍방울이 북한에 보낸 돈은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합쳐 800만 달러라는 것이 사건의 뼈대라는 주장이다. 여기서 핵심은 돈의 액수가 아니다. 돈의 성격이다. 민간기업 쌍방울이 왜 경기도가 추진하던 대북사업 비용을 대신 부담했느냐는 질문이다. 기업이 갑자기 한반도 평화의 사도가 된 것인가. 아니면 정치권력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것인가. 윤 의원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쌍방울이 대북송금을 통해 기업 가치를 띄우고, 주가를 부양하고, 장차 이재명 지사가 더 큰 권력자가 되었을 때 정책적 후원자 또는 수혜자로 자리 잡으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그 질문 앞에서 입을 닫았다. 답변은 거의 정해져 있었다. “재판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 법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가장 답답한 말이다. 청문회에 나왔지만 답변은 못 한다. 국민 앞에 섰지만 핵심은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청문회장은 묘한 풍경이 된다. 질문자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겠다고 달려들고, 증인은 상자 앞에서 “현재 재판 중”이라는 자물쇠를 반복해서 채운다. 그 순간 국민이 보는 장면은 하나다. 누군가는 묻고 있는데, 누군가는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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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의원이 강하게 몰아붙인 대목은 이재명 당시 지사의 인지 여부였다. 이 사건이 단순한 기업인의 대북사업 일탈인지, 아니면 경기도 대북사업과 정치권력의 이해가 얽힌 사건인지가 여기서 갈린다. 윤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고리로 삼았다. 경기도의 대북사업을 총괄하던 인물이 쌍방울과 북한 사이를 오가며 논의했고, 그 과정에서 거액의 돈이 움직였다면 당시 도지사가 몰랐다는 설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더구나 경기도가 주최한 아태평화 국제학술대회, 북한 인사들과의 접촉, 국정원 자료, 그리고 과거 이재명 지사의 유튜브 발언까지 언급되면 의문은 더 커진다. “요구 조건이 너무 높아 다른 데 협력을 받아 돈을 만들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실제 맥락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이 부분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폭발성이 크다.

이 청문회의 묘미는, 검찰 조작 프레임을 세우려던 자리가 오히려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흘렀다는 점이다. 윤상현 의원은 박상용·강백신 검사 등의 수사를 조작이 아니라 ‘파사현정’으로 규정했다. 삿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말이다. 물론 이 표현은 정치적 수사다. 그러나 그가 겨냥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대북송금의 실체를 캐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반대편에서는 검찰이 증인을 압박했고, 진술을 꿰맞췄고, 정치적 기소를 했다는 프레임을 밀고 있다. 한쪽은 “검찰 조작”을 말하고, 다른 한쪽은 “대북송금 실체”를 말한다. 같은 사건을 두고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영화가 상영되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풍자적인 장면이 나온다. 청문회가 진짜 검찰 조작을 입증하려면, 김성태 전 회장에게서 명확한 반대 진술이 나와야 한다. “그 돈은 그런 목적이 아니었다”, “이재명 지사와 관련이 없었다”, “검찰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식의 단호한 답변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장면은 달랐다. 핵심 질문마다 “재판 중”이라는 방패가 등장했다. 그러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렇게 묻게 된다. 조작 프레임을 입증하러 부른 증인이 왜 조작을 명확히 말하지 못하는가. 청문회가 검찰을 공격하려던 칼을 들었는데, 칼끝이 다시 사건의 본질을 향해 돌아간 모양새가 된 것이다.

정치 청문회의 가장 큰 약점은 언제나 선택적 분노다. 내 편에게 불리한 진술은 조작이고, 내 편에게 유리한 진술은 양심선언이 된다. 내 편을 수사하면 정치검찰이고, 상대편을 수사하면 정의 구현이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쪽에서는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부각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국민이 궁금한 것은 더 단순하다. 800만 달러는 실제로 북한에 갔는가. 그 돈의 명목은 무엇이었는가. 경기도 사업과 연결됐는가. 이화영은 누구에게 보고했는가. 이재명 당시 지사는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었는가. 이 다섯 질문을 피해 가면 아무리 큰 소리로 “검찰 조작”을 외쳐도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청문회는 끝났지만 장면은 남았다. 윤상현은 숫자를 꺼냈고, 김성태는 침묵을 택했다. 여당과 야당은 서로 고성을 질렀고,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둘러싼 전쟁은 더 커졌다. 하지만 정작 국민에게 남은 것은 복잡한 법률 공방보다 훨씬 간단한 감각이다. 돈이 갔다. 북한이 등장했다. 경기도가 있었다. 쌍방울이 있었다. 이화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계속 떠오른다.

이 사건이 진짜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한 정치인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 아니다. 지방정부의 대북사업, 민간기업의 자금, 주가 부양 의혹, 방북 추진,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검찰 수사 조작 논란이 한 덩어리로 엉켜 있기 때문이다. 국가 안보와 자본시장, 정치권력이 한 사건 안에서 동시에 흔들린다. 그래서 이 청문회는 검찰을 때리려는 자리였지만, 결과적으로 더 큰 질문을 남겼다. 검찰이 사건을 만든 것인가. 아니면 정치가 사건을 덮으려는 것인가.

풍자의 결론은 씁쓸하다. 청문회장은 진실의 법정이 아니라 각본의 무대가 되기 쉽다. 그런데 이번에는 각본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조작을 말하려던 무대에서 800만 달러가 다시 걸어 나왔다. 김성태의 침묵은 방어였을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또 다른 질문이 되었다. 답하지 않는 증언도 때로는 말보다 크게 들린다. 그리고 지금 국민이 듣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침묵의 소리다.

참고문헌

  1. 뉴시스, 「국조특위, 김성태 출석 청문회 공방…與 ‘검찰 압박 수사’ 野 ‘대북송금 실체’」, 2026.4.28.
    → 청문회에서 여야가 검찰 조작 의혹과 대북송금 실체를 두고 충돌했다는 당일 보도. 윤상현 의원의 800만 달러·대북제재 위반 주장도 포함.
  2. 문화일보, 「김성태 청문회 출석… ‘그분께 누가 돼 죄송’ 울먹」, 2026.4.28.
    → 윤상현 의원이 경기도·이재명 당시 지사를 위한 800만 달러 대납 여부를 질의했고, 김성태 전 회장이 “재판 중이라 답변하지 못한다”고 한 대목 확인용.
  3. 허프포스트코리아,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국회 증언 ‘그 분께 누가 돼 죄송’」, 2026.4.28.
    →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고 답한 점, 재판 중이라 핵심 질의에 답변을 피한 점, 검찰 압박 수사 관련 증언을 정리한 보도.
  4. 경향신문, 「‘대북 송금’ 이화영 유죄 확정…대법 ‘이재명 당시 지사 방북 비용’ 판단 유지」, 2025.6.5.
    → 이화영 전 부지사 사건에서 대법원이 원심을 유지했고, 재판부가 800만 달러 중 일부를 스마트팜 비용과 방북 비용으로 판단했다는 판결 맥락 확인용.
  5. 뉴스타파, 「김성태 공범 안부수 판결문엔 ‘쌍방울 주가 띄우려 대북 송금’」, 2024.6.10.
    → 쌍방울 대북송금의 목적을 둘러싼 판결문·주가 부양 의혹·방북 비용 판단 등 배경 정리용.
  6. 뉴스타파, 「[쌍방울 내부자 폭로] 대북사업 핵심 임원 ‘이재명 방북…’」, 2024.7.2.
    → 쌍방울 내부 대북사업 문건, 스마트팜 대납 의혹, 중국을 통한 자금 전달 정황 등 과거 수사 배경 보완용.
  7. 도민일보, 「여야, ‘대북송금 의혹’ 청문회서 정면 충돌… ‘조작수사’ vs ‘대북송금 대납’」, 2026.4.28.
    → 윤상현 의원의 “스마트팜 500만 달러 + 방북비 300만 달러” 주장과 김성태 전 회장의 부인·회피 답변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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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7일 금요일

['검찰청 술파티’ 의혹] 설주완 변호사의 입회 정황... 이화영 측 ‘회유 프레임’의 가장 약한 고리

 

검찰 조사실 시간표와 변호인 입회 기록을 상징하는 문서 이미지
‘검찰청 술파티’ 의혹의 핵심은 소주 구매 여부를 넘어, 그날
 조사실에  변호인이 실제로 입회했는지 여부로 모이고 있다./news1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른바 ‘검찰청 술파티’ 의혹은 처음부터 자극적이었다. 검찰청 조사실에서 피의자가 술을 마셨고, 그 자리에서 진술 회유가 이뤄졌다는 주장은 대중에게 강렬한 장면을 남긴다. 복잡한 대북송금 자금 흐름이나 법정 진술보다 “검찰이 술 먹이며 말을 맞췄다”는 이미지는 훨씬 쉽고 빠르게 퍼진다. 그래서 이 의혹은 단순한 절차 논란이 아니라,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전체를 흔드는 정치적 무기가 됐다.

하지만 이 사건의 급소는 소주 4병 그 자체가 아니다. 더 결정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그날 조사실에 변호인이 있었는가. 그리고 그 변호인이 바로 설주완 변호사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의 문제 제기는 크게 두 갈래였다. 하나는 검찰청 안에서 술과 외부 음식이 제공됐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진술 회유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조사실은 사실상 통제되지 않은 공간이어야 한다. 피의자와 검찰, 관련자들이 느슨하게 섞여 있고, 변호인의 견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그림이 필요하다. 그래야 “검찰청 술자리 회유”라는 프레임이 완성된다.

그런데 설주완 변호사의 입회 정황이 사실이라면, 이 그림은 크게 흔들린다. 변호인이 조사실에 있었다면 사건은 완전히 다른 구조가 된다. 검찰이 피의자에게 몰래 술을 먹이며 진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변호인이 보는 앞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주장으로 바뀐다. 이것은 입증 부담이 훨씬 무겁다. 변호인이 있었다면 왜 즉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가. 조사 과정에서 왜 이의제기나 기록화가 없었는가. 조사 종료 뒤 변호인의 행적과 통화 내용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질문은 이제 소주병에서 설주완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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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용 검사 측이 설주완 변호사의 복귀 요청 통화와 조사 종료 후 통화 기록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주가 언제 샀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술자리 회유를 증명할 수 없다. 소주 구매, 청사 반입, 조사실 도착, 음주, 회유, 진술 변화는 각각 별개의 고리다. 반면 변호인 입회 여부는 이 모든 고리를 한 번에 흔든다. 변호인이 있었다면, ‘은밀한 회유’라는 표현은 훨씬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이 사건에서 설주완은 단순한 주변 인물이 아니다. 그는 그날 조사실의 현실을 가르는 사람이다. 있었는가, 없었는가. 있었다면 몇 시에 들어왔는가. 조사 시작 전부터 있었는가, 야간 조사 중 복귀했는가. 조사 종료 때까지 있었는가. 끝난 뒤 누구와 통화했고, 무엇이라고 말했는가. 이 질문들은 모두 술파티 의혹의 뼈대를 직접 건드린다. 그래서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은 소주병이 아니라 설주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정치권은 ‘술파티’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그 단어는 매우 강하다. 검찰청이라는 딱딱한 공간과 술파티라는 느슨한 이미지가 충돌하면서, 국민 머릿속에는 곧바로 비정상적 장면이 떠오른다. 그러나 법정은 이미지가 아니라 기록으로 움직인다. 카드 결제 시간, 조사 시작 시간, 호송 기록, 변호인 입회 여부, 통화 녹취, 출입 기록, 교도관 진술이 맞물려야 한다. 그중 설주완 변호사의 존재는 의혹의 가장 예민한 지점이다.

만약 설 변호사가 실제로 조사에 입회했고, 조사 종료 뒤에도 별다른 이상 상황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이화영 측 주장은 상당한 설명 부담을 안게 된다. 반대로 설 변호사의 입회가 형식적이었거나, 핵심 시간대에 현장에 없었거나, 실제 조사실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박상용 검사 측 반박도 약해진다. 그래서 설주완은 어느 한쪽의 장식용 증인이 아니라, 사건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고리다.

이 대목에서 더 큰 질문이 나온다. 왜 이 사건은 계속 정치권에서 폭발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직결된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진술이 흔들리면 대북송금 수사의 정당성도 흔들린다. 대북송금 수사가 흔들리면 이재명 측을 향한 검찰 수사의 큰 축 하나가 약해진다. 그래서 ‘검찰청 술파티’ 의혹은 단순한 조사실 해프닝이 아니라, 사법 리스크 전체를 재구성하려는 정치 프레임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프레임이 아무리 강해도 기록을 이길 수는 없다는 점이다. 검찰이 정말 술자리 회유를 했다면, 그것은 엄중한 수사 범죄에 가깝다. 관련자들은 책임져야 하고 수사 기록은 다시 검증돼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의혹이 과장됐거나 선별된 자료로 키워진 것이라면, 그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재판 중인 사건의 핵심 증언을 흔들기 위해 국민에게 자극적 이미지를 먼저 던진 셈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술파티 의혹’의 승부처는 감정이 아니라 시간표다. 그리고 그 시간표의 한가운데에 설주완이 있다. 소주가 몇 시에 결제됐는가. 조사실에는 몇 시에 들어왔는가. 야간 조사는 몇 시에 시작됐는가. 변호인은 몇 시에 복귀했는가. 조사는 몇 시에 끝났는가. 끝난 뒤 변호인은 어떤 말을 남겼는가. 이 모든 질문이 하나의 이름으로 모인다. 설주완.

그래서 이번 사건을 제대로 보려면 “소주 4병이 있었느냐”에서 멈추면 안 된다. 더 날카로운 질문은 이것이다. 그날 변호인은 어디에 있었나.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술파티 의혹은 이미지에 머문다. 반대로 이 질문의 답이 명확해지면, 사건은 정치 구호가 아니라 법정의 기록으로 돌아간다.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의 진실은 술파티라는 말 한마디로 결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한 사람의 위치와 시간으로 크게 갈릴 수 있다. 설주완 변호사는 그래서 이 사건의 조연이 아니다. 그는 ‘검찰청 술파티’ 의혹의 급소다. 소주병은 장면을 만들었지만, 설주완은 그 장면이 실제였는지 무너뜨릴 수 있는 열쇠다.

참고문헌

  • 중앙일보/다음, 쌍방울 법인카드 소주 구매 관련 보도
  • 한겨레, 이화영 술자리 의혹과 박상용 검사 반박 관련 보도
  • CBS노컷뉴스, 박상용 검사 손해배상 소송 관련 보도
  • 데일리안, 이화영 ‘술파티 위증’ 국민참여재판 관련 보도
  • 오마이뉴스, 법무부 조사와 수원지검 조사실 술·음식 제공 의혹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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