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8일 목요일

尹-明, 무죄·무죄·유죄·무죄…특검 구형 재판부 향해 ‘특검 자판기’ 풍자어 등장...

 

명태균 사건의 1심과 2심 판결 차이를 보여주는 법원 풍경
같은 명태균 사건을 둘러싸고 엇갈린 1심과 2심의 판단,
 그리고 이진관 재판부의 다른 사건 양형이 던지는
 사법적 질문/credit: donga


법정의 숫자는 때로 긴 판결문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 명태균의 무상 여론조사 사건이 그렇다. 김건희 여사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였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여론조사 14회에 대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7일 서울고법 형사7부는 그 판결을 뒤집어 윤 전 대통령과 명태균씨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결국 같은 사건의 법정 풍경은 ‘무죄·무죄·유죄·무죄’라는 묘한 배열을 만들었다. 항소심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의뢰나 협의 등 의사 합치가 있었다는 증거가 없고,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배열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1심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의 판단이다. 물론 1심과 2심이 다른 결론을 내렸다고 해서 어느 한쪽을 곧바로 오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판부마다 증거를 해석하고 법리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그래서 항소심이라는 제도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왜 같은 명태균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는 두 번 무죄였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진관 재판부에서만 유죄였다가 항소심에서 다시 무죄가 되었는가. 법원은 판결의 독립성을 말하지만, 국민은 판결 사이의 간격을 바라보며 그 차이를 묻는다. 그 질문이 더 예민해지는 것은 이진관 재판부가 그동안 보여준 양형 때문이다.

지난 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에서 특검은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6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건에서도 특검 구형은 징역 20년이었지만 선고형은 징역 25년이었다. 두 사건 모두 특검의 구형보다 무거운 형이 나온 것이다. 특히 박성재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일부 혐의를 공소기각하는 동시에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주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다 보니 법정 밖에서는 이진관 재판부를 두고 ‘특검 자판기’라는 거친 표현까지 등장한다. 그러나 이 표현에는 처음부터 이상한 역설이 있다. 자판기라면 주문한 만큼 나와야 하는데, 이 재판부에서는 특검이 주문한 형량보다 더 많이 나온 사건도 있기 때문이다. 한덕수 사건은 구형보다 8년, 박성재 사건은 5년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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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특검 자판기’라는 말 자체가 정확한 진단이라기보다, 특검의 주장과 재판부의 판단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는지를 두고 생겨난 정치적·사회적 풍자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그 풍자가 던지는 진짜 질문은 따로 있다. 특검의 구형보다 더 무거운 형이 반복되고, 다른 사건에서는 항소심이 1심 판단을 뒤집는다면, 우리는 그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더구나 명태균 사건의 2심은 1심의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항소심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의 의사 합치 역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건희 여사의 1·2심 무죄 판단과 같은 방향이었다. 물론 사건별 증거와 법률적 쟁점이 다르므로 단순 비교는 위험하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는 같은 사건, 같은 여론조사, 같은 명태균이라는 이름 앞에서 유·무죄가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지는 모습으로 보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법부의 설명 책임이 중요해진다. 결국 문제는 이진관이라는 한 판사의 이름을 붙잡고 ‘자판기’라는 딱지를 붙이는 데 있지 않다.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그 판결은 항소심과 상고심의 검증을 받는다.

더구나 특정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고 해서 그 판결을 내린 판사의 법적 독립성까지 부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법정 밖에서 이상한 별명이 만들어질 만큼 판결의 패턴이 국민의 눈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 법원 역시 그 현상을 단순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왜 특검 구형보다 훨씬 무거운 형이 선고됐는지, 왜 명태균 사건에서는 유독 다른 판단이 나왔는지 그 법리와 증거의 차이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설명하는 것 역시 사법부의 몫이다. 법정은 자판기가 아니다. 특검이 버튼을 누른다고 형량이 나오는 곳도 아니고, 여론이 버튼을 누른다고 무죄가 나오는 곳도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판결에는 독립성과 함께 설명이 필요하다. ‘특검 자판기’라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왜 그런 농담이 법정 밖에서 생겨났느냐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무죄·무죄·유죄·무죄라는 명태균 사건의 숫자, 구형 15년에 23년, 구형 20년에 25년이라는 양형의 숫자가 한 화면에 놓인 순간, 법원은 국민에게 하나의 질문을 되돌려 받는다. 판결은 독립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그 독립된 판단의 차이는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되고 있는가. 사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은 바로 그것이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尹 징역2년…김건희 '무죄'와 충돌」 — 2026.7.13. 이진관 재판부의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유죄 판단, 김건희 여사 1·2심 무죄와의 차이를 확인하는 핵심 자료다.
  • 연합뉴스, 「법원 "尹·김건희 정치적 공동체…명태균 위해 김영선 공천 관여"」 — 2026.10.8. 윤석열·명태균 사건 2심 판결의 구체적인 판단 이유와, 1심과 달리 여론조사 무상 제공의 대가성과 공모를 인정하지 않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한국일보, 「윤석열 2심 무죄로 뒤집혔다…‘명태균 여론조사, 정치적 조언에 불과’」 — 2026.10.7. 1심의 징역 2년이 2심에서 무죄로 뒤집힌 과정과 핵심 법리를 비교하는 자료다.
  • 파이낸셜뉴스·뉴스1, 「구형보다 높은 형 택한 이진관 재판부…한덕수보다 박성재 중형 선고 이유는」 — 2026.6.22. 한덕수 전 총리 구형 15년→선고 23년, 박성재 전 장관 구형 20년→선고 25년이라는 양형 차이를 확인하는 자료다. 또한 한덕수 사건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됐다는 점도 확인된다.
  • 서울신문,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윤석열 전 대통령 항소심 무죄」 — 2026.10.7. 서울고법 형사7부의 2심 무죄 선고 및 사건 개요를 교차 확인하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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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7일 수요일

서영교 말이 이재명을 향한 화살이 된 순간...국가원수라더니 원수를 사랑하라?...

 

서영교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공방을 상징하는 정치 풍자 이미지
“대통령은 국가 원수”라는 말과 “국민은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는 논리가 국정감사장에서 묘한
 정치적 아이러니를 만들어냈다./credit: edaily


국회 법사위 국정감장이 또 하나의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번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세운 서영교 법사위원장과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충돌이다. 여당은 대법관 후보 재제청을 거부한 대법원장에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했고, 야당은 그렇다면 대통령도 국회에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을 불러놓았다면 이재명 대통령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여기서 서영교 위원장이 던진 한마디가 묘하다. “대통령은 국가 원수다.” 대통령을 국가의 최고 지위에 있는 존재로 설명한 것인데, 정치권의 말싸움에서는 이상하게도 이 ‘원수’가 다른 원수(怨讐)로 들리는 순간이 생겼다.

‘국가원수(元首)’의 원수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원수(怨讐)’는 한자가 다르다. 하나는 국가의 최고 대표자를 뜻하고,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미워하고 공격해야 할 적을 뜻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가 워낙 험악해져서 그런지, 이제는 한자까지 확인하지 않으면 무슨 원수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더구나 성경에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까지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국가원수라면, 국회는 그 국가원수를 사랑해야 하는가, 아니면 국정조사장에 세워야 하는가. 물론 말장난이다. 그러나 국정감사장에서 권력기관을 향해 서로 “나오라”고 외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 정치가 어느 순간 헌법의 권력분립보다 ‘누가 누구를 불러낼 것인가’의 경쟁에 빠진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서영교 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를 비판하면서 꺼낸 논리다. 서 위원장은 헌법 제27조를 들어 국민에게는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있는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이를 침해했다며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앞서 같은 논리로 조 대법원장을 압박해왔다. 여기까지는 하나의 헌법 논쟁이다.

그런데 정치적 아이러니는 바로 다음 질문에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국민은 신속히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는 말을 가장 뜨겁게 들어야 할 정치인은 누구인가. 바로 이 대목에서 야당의 조롱이 끼어든다. “그럼 이재명 대통령도 빨리 재판받으라는 이야기인가?” 물론 서영교 의원이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논리의 칼날이 때때로 발언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방향을 바꾼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공격했는데, 그 논리를 한 바퀴 돌리면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똑같은 질문이 돌아간다.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가 국민의 권리라면 대통령이라고 예외일 수 있는가. 정치적 풍자는 바로 이런 순간에 태어난다.

더구나 서영교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서로 맞먹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고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라는 논리였다. 그런데 삼권분립의 헌법적 의미를 생각하면 이 역시 묘한 장면이다. 대통령이 국가원수라는 이유로 사법부의 수장을 내려다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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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에서는 곧바로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반대로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여당에서는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국회에서 벌어진 것은 헌법의 해석 싸움인가, 아니면 누가 더 높은가를 겨루는 권력 서열 싸움인가.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더 뒤집어보면 묘한 정치적 그림이 만들어진다. 서영교 의원의 발언은 겉으로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권한을 강하게 옹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논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면 오히려 대통령에게 불편한 질문이 돌아온다.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대통령 자신과 관련된 재판 역시 신속하게 진행돼야 하는 것 아닌가.”

이것은 서영교 의원의 속내를 단정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정치적 언어가 의도와 다르게 돌아와 자기 진영을 찌르는 아이러니다. 그래서 요즘 정가에서 흘러나오는 또 하나의 설, “서영교도 결국 자기 정치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정통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김지용 중수청장 인선을 둘러싸고 기존 지지층을 속였다거나 배신했다는 식의 불만까지 터져 나온다.

그렇다면 여권 내부에서도 “나를 계속 챙겨주지 않으면 나 역시 내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신호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것 역시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는 정치권에서 만들어지는 하나의 해석이다. 사람을 자리에 앉히면 충성하고, 자리를 주지 않으면 공격한다는 정치의 오래된 문법을 적용하면 그럴듯해 보일 뿐이다.

결국 이번 법사위의 진짜 희극은 누가 누구를 이겼느냐가 아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고, 대법원장은 대통령과 맞먹어서는 안 되며, 국민은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있고, 그래서 대법원장은 헌법을 위반했다는 논리가 한꺼번에 등장했다. 그런데 그 논리를 그대로 들고 한 바퀴 돌아보면 질문은 다시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국가원수라고 해서 헌법 위에 설 수 있는가.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는 대통령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가. 그리고 국회는 사법부를 견제하는 것인가, 아니면 사법부를 길들이려는 것인가. 결국 서영교의 말이 이재명을 도운 것인지, 아니면 의도하지 않게 이재명에게 질문 하나를 던진 것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국가원수라는 말이 나왔는데, 정치권에서는 어느새 ‘원수’가 누구인지부터 찾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가 정말 웃기는 곳이 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오래 웃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與 "조희대, 국가원수 맞먹으면 안돼"·野 "대통령 대법관쇼핑"」, 2026.10.07. 10월 6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서영교 위원장이 “대통령은 국가 원수”라고 발언한 내용, 조희대 대법원장 일반증인 출석,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을 확인하는 핵심 자료다.
  • 연합뉴스, 「조희대, '제2의 윤석열 꿈꾸냐' 질문에 "모욕적이고 서글픈 일"」, 2026.10.06.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정감사 출석 과정과 사법독립·삼권분립을 둘러싼 질의 및 여야의 거친 설전을 확인할 수 있다.
  • 연합뉴스, 「"국민 재판받을 권리 침해는 위헌"…與, 좌담회 열고 曺압박」, 2026.10.02. 서영교 위원장이 헌법 제27조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를 근거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거부를 비판한 발언의 근거 자료다.
  • 연합뉴스, 「與, '재제청 거부' 曺에 "난독인가…'희대의 난' 진압될 것"」, 2026.09.22. 대법관 재제청 거부를 둘러싼 민주당의 초기 대응과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라는 논리가 어떻게 정치적 쟁점으로 발전했는지 확인하는 자료다.
  • 대한민국헌법 제27조, 국가법령정보센터. 모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다루는 이번 논평의 헌법적 근거.
  • 대한민국헌법 제1조·제101조, 국가법령정보센터. 민주공화국과 국민주권, 사법권과 법원의 독립이라는 이번 논평의 기본적인 헌법적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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