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공익제보자에게 당선무효형 처벌되는 게 마땅한가? 윤석열 복심에 가까운 권영세 의원 얘기다. 지난 10일 CBS 출연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에 대한 당 안팎 여론을 두고, 그의 출마를 옹호했던 권 의원이었다.
권영세 의원 발언엔 두 가지 요점이 들어있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재출마 가능성이 법적으로 해소된 배경에, 윤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하나와, 총선 승리를 위해 조국 전 장관을 직접 겨냥할 적임자라는 다른 하나다.
무엇보다 김태우 전 구청장이 재판 중에도, 여야 힘겨루기가 가장 힘든 강서구민들 선택을 받은 능력이다. 그것도 조국 전 민정수석 비리를 폭로한 내부고발자로서 구청장에 당선된 의미다.
성 비위, 음주 운전 등과 같은 중대 범죄였다면 몰라도, 공익제보자로 나서다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신분이 박탈된 전 구청장을 ‘팽’ 시켜선 안 된다는, 국민의힘 내부 기류가 바뀌는 모양새다.
재판 중에 당선된 김태우 전 구청장 경우, 대법원에서 혐의가 확정돼 사실상 무공천 기류가 강했던 터다.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유로 재보궐 선거치를 경우, 무공천한다는 당규 때문이다.
광복절 특별 사면 의미를 다르게 보는 추세로 바뀐 배경엔, 김태우 전 구청장의 정치적 자산을 보호하려는, 용산 의중 아니겠냐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비리를 신고했고, 그것도 당시 조국 전 민정수석 비리라, 여권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보다,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조국 전 수석을 공격할 상대로는 그만한 인물도 드물다.
민주당에선 13명이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강서구청장 선거는 여야 모두에 민감한 지역에 해당된다. 선거 후보자 선정에 많은 공을 들이는 민주당 속 사정이다. 선거 도중에 후보자 이력에 문제가 생겨 패할 경우, 총선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셈법이다.
강서구청장 후보자 검증이 유례없이 신중하고 길었다는, 민주당 분위기다. 강서구는 18~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다. 21대 총선에선, 강서 갑을병 모두 민주당이 석권했던, 여야 격돌이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다.
조국 상대 공익제보자로서, 김태우 전 구청장의 특수 상황을 고려한 움직임이 큰 이유도, 여야 격돌이 가장 치열한 곳이 강서구여서다. 야당 텃밭으로 바뀐 요즘엔, 김 전 구청장만한 적임자를 찾기 힘든 데다, 용산 의중이란 얘기가 힘을 받고 있다.
그를 당에서 공천하면 윤 대통령 법치주의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뒤따르지만, 비판 목소리는 이미 힘을 잃은 모양새다. 야권 텃밭도 문제이지만, 김 전 구청장 사면으로 윤 대통령을 비판한, 조국 전 수석도 총선에 큰 변수이다.
도둑놈을 잡으라고 신고했더니 신고자보고 나쁜놈이라는 비유를 들어, 조국 전 수석을 도둑놈으로 몰아, 공세 고삐를 바짝 죄기 시작했던 김태우 전 구청장이었다. 지난 15일 SNS 글로, 민주당 비리 정치인과 관료에 대한 정당한 감찰을 무마하고, 감찰권을 악용해 반대 진영의 약점을 캔, 최악의 민정수석으로 몰아 세웠다.
반대 진영의 약점을 캔 대목이 주목된다. 반대 진영이란 국민의힘 쪽을 지명한 의미가 크다. 그의 내부고발 때문에, 적폐청산에 한참이던 민주당 일방 정치권 변화에, 그가 일정 부분 물꼬 역할했던 의미가 적지 않다.
당시 조국 전 수석 1심 판결 내용이 흥미롭다.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감찰을 중단시킨, 그의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도 무겁다는 판시다. 그것도 민주당 정치권 청탁에 따랐다는 이유였다.
이 대목을 두고 조국 전 장관을 향해, 자기 잘못을 가리지 못하는 세치혀에 빗대 맞대응했던, 김태우 전 구청장이었다. 앞서 SNS에, 감찰반 근무 시절 과학기술부 5급 자리에 셀프 지원, 스폰서 업자에 대한 경찰 수사상황을 확인하려 한 점 때문에, 검찰로 복귀시켰다는 조 전 장관 주장이었다. 그의 특별사면 조치를 법치의 사유화로 비판했던 그였다.
두 사람의 공방 핵심은 유재수 감찰 중단 사건에 있었다. 조국 전 장관은 이를 폭로했던 김태우 전 구청장에 대해선, 공익신고자 코스프레로 규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불리한 판결을 정치 판결 또는 좌파 판결로 매도한다고 호도했다.
윤석열 정권이 법치주의 강조하지만, 실은 사유화한다는 공세다. 법치 해석도 나름 제시했다. 법의 지배가 아니라, 법을 이용한 지배에 가깝다는 뜻이었다. 당사자들 모두 법조계 인사나, 법 관련 직업인이었던 터라, 법 해석 싸움이 볼만하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지만, 적용엔 반드시 평등하지는 않다. 정황도 있고, 신분도 있고, 국가 기여도 있고, 여러 참작해야 할 사정들이 많아, 사안에 따라 천차만별 해석이 따른다. 가장 공정해야 할 법 적용이 자신에게 불리할 때는, 불평등, 불공정, 불의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조국 전 장관과 김태우 전 구청장이 법을 두고 내린 해석은 정말 반대다. 한편에선, 법의 사유화 비판이지만, 다른 한편에선, 감찰권을 악용한 범죄자 반격이다.
세치혀로 본인 잘못을 가릴 시간에, 재판 대응이나 잘하길 바란다는 김태우 전 구청장의 보궐선거 출마 의미가, 여야 모두에게 적지 않은 이유다. 도둑놈과 나쁜놈을 가려야 할 기준이 후안무치여서, 총선서도 이런 공방은 치열할 거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