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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2일 화요일

강신철 국방장관 첫날 DMZ 지뢰 추정 폭발…25사단 장교 사망 겹친 최전방의 물음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 취임과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
승리’를 선언한 새 국방장관의 취임 첫날, 최전방에서는 지뢰
 추정 폭발로 장병들이 중상을 입었다./credit: newsis


새 국방부 장관의 취임 일성은 강렬했다. 강신철 장관은 22일 국방부 장관 이·취임식에서 “승리가 우리의 전략이 되고 승리가 우리의 정책이 될 것”이라며 “모든 영역에서 적을 이기는 대한민국의 전사가 돼야 한다”고 선언했다. 현충원 방명록에도 “승리하는 대한민국 국군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규백 전 장관이 ‘국민의 군대 재건’을 내세우며 물러난 자리에, 예비역 육군 대장 출신 장관이 다시 들어와 ‘전사공동체’와 ‘승리’를 국방의 언어로 꺼낸 것이다.

문민 국방장관에서 야전형 장군 출신 장관으로의 교체라는 상징성도 분명하다. 그런데 그날 국방부 밖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루 전 육군 25사단의 DMZ 수색로 개척작전 과정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해 대대장의 발목이 절단되는 등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같은 25사단 본부에서 작전계획 수립 등에 관여하던 대위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까지 두 사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고, 범죄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므로 섣불리 두 사건을 하나의 비극으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같은 부대에서 최전방 폭발사고 직후 장교 사망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군 당국이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군과 경찰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강 장관의 ‘승리’라는 단어가 더 무겁게 들린다. 적을 이기는 군대라면 먼저 자기 장병을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군대여야 한다. 압도적인 무기체계와 전력화, 부전승과 전승을 이야기하기 전에 지뢰인지, 과거 매설 지뢰인지, 북한이 새로 매설한 것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폭발사고의 진상을 밝히는 일이 먼저다. 취임식 당시 강 장관의 메시지는 ‘전사’와 ‘승리’에 집중됐지만, 이후 그는 DMZ 폭발사고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규명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결국 문제는 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보다 언제, 무엇을 가장 먼저 말했느냐에 있다. 묘한 장면은 또 있다. 강 장관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시절 현재의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연합사령관과 함께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인사청문회에서도 브런슨 사령관을 “탁월한 지휘관”이라고 평가하며 파트너로서 많은 호흡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리고 22일 이·취임식 현장에서도 두 사람은 나란히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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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같은 날 브런슨 사령관은 전날 DMZ 작전에서 다친 한국군 장병과 가족을 직접 위로했다. 한미동맹의 친밀함을 보여주는 장면과 최전방 장병의 부상이 한 화면 안에 들어온 것이다. 동맹의 신뢰는 사진 한 장의 친밀함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위험한 곳에 있는 병사의 안전을 함께 책임질 때 비로소 실체를 갖는다. 이 틈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파고들었다.

장 대표는 강 장관 임명에 대해 “간신철거민”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임명을 비판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철거민 특별공급 문제와 강 장관의 대북·국방 인식 등을 묶어 정치적 공세를 이어간 것이다. 그러나 ‘간신철’이라는 정치적 조어가 사실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다. 강 장관에게 제기된 부동산·가족 관련 의혹은 청문회에서 이미 상당 부분 공개적으로 다뤄졌고, 국회는 결국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제부터는 별명 싸움보다 실제 국방 성과와 장병 안전, 한미동맹, 전작권 전환, 사관학교 개편이라는 결과의 영역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강 장관에게 가장 어려운 시험은 오히려 ‘적을 이기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가 났을 때 군이 얼마나 빨리 진실을 찾아내고, 장병을 얼마나 제대로 보호하며, 국민에게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느냐다. 특히 북한이 군사분계선 인근에 지뢰와 방벽을 확대해왔다는 군 당국의 판단이 있는 상황이라면 이번 폭발의 매설 주체와 위치, 작전 안전절차, 정보 공유, 지휘체계까지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

그것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 북한 책임을 단정하거나 반대로 북한 변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한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모두 성급하다. 군의 신뢰는 추측이 아니라 조사 결과로 세워진다. 결국 강신철의 첫날은 역설적이다. 장관은 ‘승리’를 선언했고, 현충원에서는 ‘승리하는 국군’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 순간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거대한 승리의 구호가 아니라 최전방에서 다친 장병이 왜 다쳤는지, 같은 부대에서 숨진 장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엇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답이다.

장동혁의 ‘간신철’이라는 정치적 공격도, 강신철의 ‘전사공동체’라는 선언도 결국 이 질문 앞에서는 부차적이다. 국방장관의 진짜 첫 전투는 정치권의 말싸움이 아니라 사고 현장의 진실을 찾아내는 일이다. 적을 이기는 군대 이전에, 장병을 잃지 않는 군대부터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승리’를 말한 새 국방장관에게 주어진 첫 번째 명령일 것이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 강신철 국방장관 취임: 강신철 장관은 9월 22일 취임식에서 군을 ‘전사공동체’로 규정하고 “승리가 우리의 전략이 되고 승리가 우리의 정책이 될 것”이라며 승리를 위한 국방개혁을 강조했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승리하는 대한민국 국군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연합뉴스 — 25사단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 9월 21일 25사단 관할 서부전선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군은 북한이 MDL 이남에 매설했을 가능성이 있는 지뢰 의심지역을 확인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의 부상 장병 위로 -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9월 22일 DMZ 폭발사고로 중상을 입은 한국군 장병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이는 강신철 장관 취임일과 같은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미동맹과 최전방 장병 안전이라는 두 장면을 함께 볼 수 있다.
  • SBS — 장동혁 대표의 강신철 임명 비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강 장관 임명 재가에 대해 “간신철거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했다. 다만 강 장관은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해 일관되게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도 같은 보도에서 확인된다.
  • 뉴스1 — 국민의힘의 강신철 낙마 공세: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등이 ‘간신철’, ‘간신철거민’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강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퇴·낙마 공세를 벌였던 과정이 보도됐다. 주요 쟁점으로는 철거민 특별공급 논란과 북한을 ‘주적’으로 표현하는 문제 등이 제시됐다.
  • 뉴시스 — 강신철 취임과 국방개혁: 강 장관은 취임 후 육·해·공군과 해병대, 주한미군, 유엔사 장병들을 ‘전사공동체’로 규정하고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전쟁 수행능력과 국방개혁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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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4일 금요일

판문점 유엔사가 다시 움직인다 — 경비정전집행여단, 한국 압박인가 DMZ 방어선 재편인가

 

판문점 JSA와 DMZ를 배경으로 유엔군사령부의 경비정전집행여단 추진과 한국 정부의 반대 입장을 상징하는 한반도 안보 그래픽
판문점 JSA와 DMZ를 둘러싼 유엔사의 정전관리 체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비·정전집행여단 추진을 둘러싸고 한미 간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의
DMZ 군사활동과 정전협정 집행권을 둘러싼 새로운 긴장이 시작되고 있다./credit: news1


판문점에서 지금 벌어진 일은 단순한 부대 증편 뉴스가 아니다. 8월 14일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엔군사령부는 기존 JSA 경비대대와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 기능을 통합해 ‘경비정전집행여단’이라는 여단급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직은 DMZ 출입 승인, 정전협정 위반 조사, 북한군과의 연락, 판문점 JSA 경비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이 조치에 반대 입장을 전달해왔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4일 “창설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도 유엔사 측에서는 이미 조직을 신설했다는 보도가 나온다는 점이다. 즉 지금 판문점에서 벌어지는 것은 단순한 조직개편을 넘어 ‘정전협정의 집행 주체와 DMZ 관리 권한을 누가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건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인가. 유엔사는 결코 유명무실한 역사적 기구가 아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정전협정의 이행·관리·집행을 담당해왔고, 현재도 DMZ 출입과 군사분계선 통과, 정전협정 위반 조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유엔사 스스로도 군정위를 통해 정전협정을 집행하고 있으며, 2025년 공식 설명에서 DMZ를 관리하면서도 실제 경찰·시설·의무후송 등 상당한 현장 업무는 한국군이 담당한다고 명시했다. 즉 한국군의 주권적 방위 역할과 유엔사의 정전관리 권한이 공존하는 이중 구조다. 이 구조가 평상시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DMZ 출입·조사·북한과의 연락·정전위반 판단처럼 민감한 사안에서는 곧바로 지휘권과 관할권의 문제로 바뀐다.

특히 2025~2026년 북한의 DMZ 활동은 이 문제를 다시 현실적인 안보 이슈로 만들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북쪽에서 철책·도로 보강과 지뢰 관련 작업 등을 진행해왔고, 유엔사는 올해 6월 북한의 철책 및 도로공사가 MDL 북쪽에 머물고 중화기를 반입하지 않는 한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유엔사는 MDL 침범이나 남측으로의 지뢰 설치 의혹 등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DMZ를 단순히 ‘비무장 공간’으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선에 가까운 형태로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정전협정의 문구와 실제 현장의 군사적 현실 사이에 틈이 생긴다. 바로 이 틈을 감시하고, 확인하고, 북한군과 소통하며,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조직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는 것이다.

북한의 ‘러시아 전쟁 학습’과 휴전선의 새로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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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움직임을 단순한 휴전선 긴장 고조만으로 읽기 어려운 이유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이 북한군의 전쟁 수행능력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탄약·탄도미사일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현대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러시아로부터 핵·미사일, 정찰위성, 잠수함 등과 관련한 군사기술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CSIS의 Beyond Parallel은 북러 협력이 북한의 군사위성·핵추진잠수함·ICBM 프로그램 발전에 러시아 기술이 연결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KN-23 계열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다시 사용된 정황도 보고됐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전자전·정밀타격·현대적 지휘통제와 같은 실제 전장 경험을 습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 양국 역시 8월 17~27일 예정된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서 북한의 드론·GPS 교란·사이버 공격 등 변화한 위협을 반영한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판문점과 DMZ의 정전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이번 움직임은 단순히 북한의 국지적 도발을 감시하기 위한 행정적 조치가 아니라,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전 능력을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작은 충돌이 더 큰 군사적 연쇄반응으로 번지지 않도록 조기에 탐지·통제하는 ‘확전관리’ 장치로도 볼 수 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의 도발에 매번 대규모 군사행동으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국지 도발에는 정확하고 비례적인 대응을 하면서도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임계점을 관리하는 능력이다. 핵·미사일을 보유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심화되는 현재 한반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도발 자체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도를 오판한 상태에서 국지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비정전집행여단을 ‘북한과 싸우기 위한 새로운 전투여단’으로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 공개된 정보상 핵심은 전투력 증강보다 정전관리 기능의 통합과 현장 대응력 강화에 있다. 기존 JSA 경비대대가 담당해온 경비와 군정위가 담당해온 정전협정 관리 기능을 하나의 여단급 틀에 묶으면, DMZ 출입부터 위반 조사, 북한군과의 연락, JSA 경비까지 보다 일관된 지휘체계를 만들 수 있다. 유엔사 공식 자료에서도 JSA 경비대대는 정전협정 집행과 함께 북한군과 직접 소통하는 임무를 수행해왔고, 군정위는 24시간 북측과의 연락체계를 유지하며 DMZ 점검과 위반 조사까지 담당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유엔사가 판문점이라는 정전관리 현장을 다시 하나의 작전적·행정적 단위로 묶으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국 정부가 왜 압박을 느끼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핵심은 ‘미국이 한국을 압박한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DMZ 관할권에 대한 한미 간 시각 차이가 존재하느냐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유엔사와 DMZ 관할권을 공동 행사하는 방향을 요구해왔고, 유엔사 여단급 조직 신설은 이에 대해 유엔사가 자신의 정전협정 집행 권한을 보다 명확히 행사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면 유엔사 공식 입장은 정전협정의 안정적 집행과 국제사회의 약속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이를 곧바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라고 단정하기보다, 한국의 주권적 방위 책임과 유엔사의 정전협정상 권한이 어디에서 만나는지를 둘러싼 제도적 긴장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이 움직임이 판문점에만 갇힌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유엔사령관은 미8군사령관이 아니라 Xavier Brunson 대장으로, UNC·CFC·USFK라는 세 지휘체계를 동시에 지휘한다. 미8군은 별도로 Joseph Hilbert 중장이 지휘한다. 이른바 ‘트라이커맨드’ 구조에서 유엔사는 정전협정 유지, 연합군사령부는 한미연합 방위, 주한미군사령부는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을 담당하는 서로 다른 층위다. Brunson 본인도 올해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한국을 동북아 안보와 미국의 안보·번영에 중요한 지역으로 규정하고, 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의 통합된 준비태세를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판문점 조직개편을 ‘DMZ 경비부대 하나가 커졌다’는 수준에서 볼 것이 아니라, 한반도 정전관리 체계를 미국 주도의 지역안보 네트워크 속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시키려는 움직임과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경비정전집행여단 논란의 본질은 ‘유엔사가 한국을 압박하느냐’라는 단순한 질문보다 더 깊다. 북한이 DMZ를 국경처럼 강화하고, 군사분계선 주변에서 철책·도로·지뢰 등 군사적 활동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정전협정의 현장 집행력을 누가 책임지고 얼마나 신속하게 행사할 것인가가 다시 중요해졌다. 한국 입장에서는 주권국가로서 DMZ 관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당연히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유엔사 입장에서는 정전협정의 법적·국제적 집행 권한을 실질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가 있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안을 한미 갈등이나 미국의 한국 압박으로만 소비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북한의 DMZ 군사활동이 거칠어지는 시점에 판문점 유엔사가 ‘유명무실한 기구’가 아니라 정전협정 집행의 실질적 조직으로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1953년의 정전선을 2026년의 새로운 군사현실에 맞춰 누가 관리할 것인가. 이번 ‘경비정전집행여단’ 논란은 바로 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 유엔사, 정전집행 여단 신설 추진…안규백은 “안 하기로 합의”
  • JSA 경비대대와 군정위 등의 기능을 통합한 여단급 조직 추진 및 한국 정부의 우려를 확인하는 핵심 국내 자료입니다.
  • 연합뉴스 원문
  • 연합뉴스 — 한미, 유엔사 여단 창설 놓고 엇박자…DMZ 관할권 이견 때문?
  • 이번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한미 간 입장 차이와 DMZ 관할권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후속 보도입니다.
  • 연합뉴스 후속 보도
  • 유엔군사령부(UNC) — DMZ Armistice Enforcement & Recent DPRK Activity
  • 유엔사가 2026년 6월 발표한 공식 자료로, 북한의 DMZ 건설 활동과 MDL 상황, 중화기 반입 여부, 정전협정 집행 기준 등을 확인하는 데 중요합니다. 유엔사는 북한 측 건설이 대부분 1953년 합의선에서 북쪽으로 최대 약 100m 이내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UNC 공식 DMZ Fact Sheet
  • 유엔군사령부 — Fact Sheets
  • 유엔사의 정전협정 집행과 DMZ 관련 공식 자료들을 모아놓은 자료실입니다. UNC Fact Sheets
  • 주한미군 — Command Leadership
  • 현재 Xavier T. Brunson 대장은 UNC·CFC·USFK 사령관이며, 미8군은 별도의 지휘체계를 갖습니다. 따라서 기사에서 ‘미8군사령관 겸 유엔사령관’이라고 표현하지 않는 것이 정확합니다.
  • USFK Command Leadership

주한미군 — USFK 공식 홈페이지
주한미군은 CFC와 UNC를 지원하며, 공식 지휘체계에서 Brunson 대장의 UNC/CFC/USFK 겸직과 미8군의 별도 지휘체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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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3일 목요일

[동북아 안보] 주한미군 2029 전작권 로드맵... 지휘권 이양? 이제 중국을 겨눈다

 


주한미군사령관의 전작권 전환 발언과 한미동맹 재편을 상징하는 한미 군사 지휘 개념 이미지
브런슨 사령관의 2029 로드맵 발언은 전작권
 전환을 넘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한미동맹
 구조 재편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voa

주한미군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의 이번 발언은 단순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다시 확인한 정도가 아니다. 그는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한미가 2029 회계연도 2분기, 한국 기준으로는 2029년 1분기까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도록 하는 로드맵을 미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작권 전환 논의가 추상적 정치 구호를 넘어, 실제 시간표를 가진 군사 로드맵 단계로 들어갔음을 뜻한다. 동시에 브런슨은 이 과정이 어디까지나 “조건 기반”이어야 하며,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표면만 보면 이 메시지는 간단하다. 한국군이 강해졌고, 이제 한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질 때가 왔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브런슨은 한국군을 세계 5위권 수준의 역량을 가진 군대로 평가했고, 향후 수년간 한국 국방비 증가가 긍정적 여건을 만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발언을 액면 그대로만 받아들이면 절반만 읽은 셈이다. 이번 로드맵의 진짜 핵심은 지휘권의 형식적 전환보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존재 의미를 한반도 방어에만 묶어두지 않겠다는 점을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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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은 이번 증언에서 북한 대응 임무는 유지하되, “서쪽으로 시야를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표현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 말하는 ‘서쪽’은 결국 인도·태평양의 더 넓은 작전 공간, 특히 중국 견제 구도를 뜻하는 맥락으로 읽힌다. 다시 말해 미국은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거두지 않으면서도, 주한미군을 한반도에 고정된 방어군이 아니라 역내 전체에 투입 가능한 전략 자산으로 재구성하려는 것이다. 전작권 전환은 이 구조조정의 정치·군사적 전제 조건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기사적 해석이지만, 브런슨의 “서쪽으로 시야를 넓힌다”는 언급과 조건 기반 전환 논리를 함께 놓고 보면 충분히 가능한 독해다.

이 지점에서 한국이 마주한 현실은 생각보다 무겁다. 전작권 전환이 흔히 국내 정치에서는 ‘자주국방의 상징’처럼 소비되지만, 실제 전략 환경에서는 오히려 미국이 한국군의 책임 범위를 키우는 대신 자국 자산 운용의 자유도를 높이는 거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지휘권 환수의 상징성이 커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유사시 개입 구조는 유지하되, 평시와 위기 시 자산 배치에서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는 길이 열린다. 결국 서울이 자주를 말할 때, 워싱턴은 기동성을 계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은 브런슨 발언과 최근 미군의 인도·태평양 재배치 논리를 바탕으로 한 해석이다.

더 민감한 대목은 ‘안보 공백’ 논란이다. 최근 중동 정세와 맞물려 주한미군의 THAAD 체계가 한국 밖으로 옮겨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했지만, 브런슨은 THAAD 자체는 한반도에 남아 있다고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다만 그는 오산기지 내 재배치 과정 때문에 혼선이 있었고, 일부 레이더 구성품과 탄약은 중동 작전 준비 과정에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즉 “THAAD 포대 전체가 빠져나간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 방어 자산의 일부 요소가 다른 전구와 연동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확인된 셈이다. 이 대목은 한국 사회가 앞으로 전작권 전환과 별개로, 주한미군 자산의 ‘영내 고정성’이 예전만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게 만든다.

문제는 시점이다. 지금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은 결코 느슨하지 않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도 반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북러 밀착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은 단순한 제도 전환이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떤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다시 설계하는 고난도 구조조정이 된다. 그래서 브런슨이 정치 일정보다 조건을 강조한 것은 단순한 신중론이 아니라, 자칫 전환이 서둘러질 경우 연합 억제 체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결국 2029 로드맵의 진짜 의미는 지휘권의 국적이 바뀌는 데 있지 않다. 더 본질적인 변화는 한미동맹의 성격이 ‘미군이 한국을 지켜주는 구조’에서 ‘한국군이 한반도 방어의 전면 책임을 더 크게 지고, 미군은 이를 받치면서 동시에 역내 전략 전체를 관리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은 이를 자주국방의 진전으로 포장할 수 있고, 미국은 동맹 현대화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이것은 동맹의 재편이자 부담의 재배분이다. 그리고 그 재배분의 최전선에 서게 되는 쪽은 결국 한국군과 한국 사회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질문은 “전작권을 언제 넘겨받느냐”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국은 미군의 확장억제와 정보·감시·정찰, 미사일 방어, 증원 체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가. 그리고 미국이 한반도를 지키면서도 동시에 중국 견제를 위해 자산을 더 넓게 쓰려 할 때, 한국은 그 틈에서 어떤 안보 보증을 문서와 전력으로 받아낼 것인가. 2029년은 날짜가 아니라 시험대다. 브런슨의 발언은 그 시험이 이미 시작됐다고 알린 셈이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전환 조건 2029년 1분기까지 달성 목표"」, 2026년 4월 23일.
  2. Yonhap News Agency, “S. Korea, U.S. aim to meet OPCON transfer conditions by Q1 2029: USFK commander,” April 23, 2026.
  3. The Korea Times, “USFK commander warns against ‘political expediency’ in rushed OPCON transfer,” April 22, 2026.
  4. Reuters, “US did not move defense system from Korea, general says,” April 21, 2026.
  5. KBS World, “USFK Commander: THAAD Missile Defense System Has Not Been Moved to Middle East,” April 22, 2026.
  6. Reuters, “North Korea fires ballistic missiles again, flexing muscle amid Iran war,” April 18, 2026.
  7. AP News, “North Korea fires about 10 missiles toward sea in show of force, Seoul says,” March 14, 2026.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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