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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무료 이용 제한 논쟁이 촉발한 사회적 갈등과 정책적 고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daeguilbo |
[전략 논평]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아직 ‘검토’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미 하나는 분명해졌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은 더 이상 교통 정책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세대 간 권리와 책임을 어떻게 재조정할 것인가를 묻는,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교통 정책인가 정치 논쟁인가: 이재명의 셈법과 정치권의 침묵
이 거대한 세대 내전 앞에서 정치권의 셈법은 복잡하기 짝이 없다; 특히 보편적 복지와 기본 소득 체계를 주창해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노인 무임승차 논란은 뼈아픈 딜레마이다. 노인 복지를 당장 축소하자니 강력한 투표권자인 노년층 유권자의 대규모 이탈과 반발이 불 보듯 뻔하고, 현상 유지를 고집하자니 실용과 공정을 중시하는 청년 세대의 분노를 감당하기 어렵다.
정치권 일각과 지자체에서는 ‘출퇴근 시간대 유료화 전환’, ‘무임승차 연령 70세 단계적 상향’, 혹은 ‘소득 수준에 따른 선별적 교통 바우처 지급’ 등 다양한 대안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근본적인 구조 개혁보다는 표를 의식한 미봉책이나 책임 떠넘기기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이재명 대표와 야당 일각에서는 지방정부의 철도 적자를 중앙정부가 국비로 보전해야 한다는 논리로 재정 투입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결국 ‘미래 세대의 세금 돌려막기’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정치 논쟁이 격화될수록 문제의 본질인 ‘지속 가능한 교통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편 가르기식 선동만 난무하고 있다.
붕괴 직전의 지하철 재정과 파산 위기의 지방정부
감정적인 세대 갈등 이면에는 차가운 재정적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전국 도시철도의 누적 적자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불어나고 있으며, 그 적자의 상당 부분이 무임승차 손실에서 기인한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낡은 전동차를 교체하고 시설을 확충해야 할 막대한 재원이 ‘공짜 표’로 인해 증발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임승차가 중앙정부가 법으로 강제한 국가적 복지 혜택인 만큼 마땅히 국비로 적자를 메워 달라고 아우성치지만, 기획재정부는 국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결국 지하철 운영사는 ‘일반 요금 대폭 인상’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되는데, 이는 정작 무임승차 혜택을 단 1원도 받지 못하는 서민과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최악의 악순환을 낳는다. 복지의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에 대한 거시적인 사회적 합의가 완전히 실종된 상태이다.
포퓰리즘의 늪을 넘어 ‘공존의 룰’을 다시 써야 할 시간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은 유례없는 압축 성장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동시에 겪고 있는 대한민국이 반드시 넘어야 할 치명적인 징후적 사건이다; 이를 단순히 ‘노인들의 뻔뻔함’이나 ‘청년들의 이기적인 혐오’로 치부하는 것은 병을 키울 뿐이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여야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눈앞의 표 계산을 멈추고, 당장 욕을 먹고 지지율이 깎이더라도 고통을 분담하는 냉혹한 개혁안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가난한 노인의 이동권과 생존권을 보장하면서도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달래고, 국가 시스템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연령 상향’과 ‘시간대별 요금제 차등 적용’ 등 정교하고 합리적인 핀셋 정책이 절실하다.
매일 아침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마다 벌어지는 이 서글픈 세대 간의 소리 없는 내전을 끝내지 못한다면, 한국 사회의 미래는 동력을 잃고 멈춰 선 고장 난 열차처럼 암담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의 정치적 회피는 직무 유기이다.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