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7일 목요일

“퀵! 딸깍! 암장!”…장미란 사건에 폭발한 경찰 불신, 이재명 2030 여성 지지층까지 흔드나

 

장미란 실종사건과 CCTV 및 경찰 수사종결 논란을 상징하는 경찰 조사 장면
‘퀵·딸깍·암장’이라는 풍자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인가.
 장미란 실종 사건은 경찰 수사권보다 더 중요한 ‘증거 보존과
 국가 대응의 신뢰’를 묻고 있다./gimage

 

요즘 인터넷에서 경찰을 풍자하는 세 단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 딸깍, 암장.’ 사건을 quick하게 처리하고, 딸깍 한 번으로 전산상 종결 처리한 뒤, 결국 사건 자체를 암장해버린다는 냉소다. 경찰을 향한 이 세 단어가 단순한 말장난 때문이 아니다.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에서 경찰관이 실제로 신고를 허위 종결하고, 실종프로파일링 시스템에 허위 사유를 입력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제 시스템에서 사건이 단순히 ‘딸깍 한 번’으로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제주 실종 사건에서 경찰관이 신고를 허위로 종결하고 실종 관련 시스템에 허위 사유를 입력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런 냉소가 등장할 만한 현실이 만들어졌다. 사건 자체를 암장해버린다는 의미의 냉소다.

물론 경찰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러나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 사건을 경찰이 허위로 종결 처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실종 추정 시점의 인근 CCTV 118대 영상이 이미 삭제된 뒤 경찰의 영상 열람 요청이 두 달이나 지나서야 이뤄졌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이런 풍자가 힘을 얻고 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담당 경찰관은 실종 관련 자료를 내부 시스템에서 무단 삭제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문제는 한 경찰관의 일탈을 넘어선다. 시민 입장에서 신고하면 국가가 찾아준다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망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경찰이라는 조직 전체의 브랜드가 함께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무서운 것은 사건의 결과보다 딸깍이라는 단어가 만들어낸 심리다. 시민에게 경찰의 수사종결권은 법률상의 복잡한 권한 배분이 아니라 내 사건을 경찰이 제대로 들여다볼 것인가라는 문제다. 특히 실종·스토킹·데이트폭력·성범죄처럼 초기 대응의 몇 시간, 며칠이 결정적인 사건에서는 신고 접수 이후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가 곧 생명과 안전의 문제다. 그런데 장미란 사건에서는 경찰이 실제 수색 과정에 있던 상황에서 사건이 허위로 종결되면서 현장 수색이 중단됐고, 이후 내부 시스템 자료 삭제 정황까지 확인됐다.

여기에 CCTV 영상까지 남아 있지 않았다면 시민은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그렇다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국가가 가진 증거는 도대체 무엇인가?”이것이 바로 ·딸깍·암장이라는 조롱이 단순한 인터넷 유행어를 넘어서는 지점이다. 풍자는 제도를 비웃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시민에게 주던 신뢰가 사라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더 정치적인 논쟁을 만든 인물이 검사 출신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다. 박 의원은 장미란 사건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연결하는 비판에 대해, 당시에도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보완수사권 폐지의 결과라고 단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법률적으로는 일리가 있는 반론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시점의 제도적 구조를 정확히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다른 질문이 남는다. 검찰의 수사권을 줄이고 경찰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을 주장했던 정치세력이 이제 경찰의 부실수사가 드러났을 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는 문제다. 박은정 의원 개인에게 장미란 사건의 책임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검사 출신으로서 검찰개혁과 수사권 조정의 정치적 논리를 강하게 주장해온 인물이라면, “이번 사건은 보완수사권과 무관하다는 방어적 설명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찰 수사종결권이 확대된 이후 경찰을 어떻게 통제하고, 잘못된 종결을 어떻게 되돌리며, 피해자와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인지까지 제시해야 한다.

이 문제는 결국 이재명 정부의 2030 여성 지지층과도 연결된다. 최근 조사에서 20대 여성의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5.8%, 30대 여성은 40.7%로 전체 평균 43.3%보다 낮았다. 한국갤럽의 월별 자료에서도 지난해 720대 여성 61%, 30대 여성 69%였던 긍정평가가 올해 7월 각각 45%, 47%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하락을 장미란 사건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부동산, 세제, 자산형성, 경제 불안 등 여러 요인이 겹쳤다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그러나 여성 청년층에게 안전은 추상적인 정치적 가치가 아니다. 밤길, 귀가, 데이트폭력, 스토킹, 실종, CCTV 같은 일상의 문제다. 과거 진보·민주당 계열이 여성의 안전과 약자 보호를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 내세웠다면, 이제 그 약속의 실효성을 묻는 유권자가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럽다. “정부가 나의 안전을 실제로 지켜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구호만으로 여성 지지층을 붙잡기는 어렵다.

여기에 CCTV 문제는 훨씬 넓은 의미를 갖는다.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은 경찰이 CCTV를 직접 삭제했다는 단순한 사실로 확인된 것이 아니라, 실종 추정 시점의 주변 CCTV 118대 영상이 6월 중순 전량 삭제됐고 경찰의 열람 요청이 그로부터 두 달 뒤에야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실종사건에서 CCTV를 얼마나 오래 보존할 것인지, 경찰이 신고 즉시 영상 보존 요청을 자동으로 걸 수 있는지, 사건이 종결되더라도 핵심 영상과 기록을 독립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지 같은 제도적 질문이 나와야 한다.

특히 도시의 인구 이동과 주거 형태가 빠르게 변하면서 사람이 익명화되는 도심에서는 CCTV가 사실상 현대 사회의 중요한 목격자가 된다. 그런데 그 목격자가 사건이 본격 수사되기도 전에 사라진다면 아무리 강력한 수사권을 경찰에 주어도 소용이 없다. 수사권의 크기보다 증거가 살아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도심권 이전과 생활비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청년 여성의 정치적 이탈을 단순히 이념 변화나 남녀 갈등으로 설명하면 중요한 현실을 놓친다. 청년층에게 주거비와 교통비가 올라가고, 안전한 지역에 살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직장과 주거가 멀어질수록 귀가 시간과 생활비까지 늘어난다면 안전은 곧 경제 문제다. 안전한 집에 사는 비용, 안전하게 귀가하는 비용, 범죄가 발생했을 때 국가가 제대로 대응해줄 것이라는 믿음까지 모두 생활비의 일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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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2030 여성의 이탈은 치안 불안하나만의 결과도 아니고 정치적 배신하나만의 결과도 아니다. 경제적 불안과 안전에 대한 불안이 동시에 커질 때 정치적 효능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최근 조사에서도 2030 여성의 지지 하락에는 부동산·자산형성·생활경제와 함께 형사소송법 및 보완수사권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거론됐다.

결국 장미란 사건이 이재명 정부에 던지는 질문은 검찰 수사권을 폐지했느냐 아니냐보다 훨씬 크다. 경찰에 권한을 주었다면 그만큼 책임과 감시 장치도 강화해야 한다. 사건을 잘못 종결한 경찰관 한 명을 징계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딸깍·암장이라는 냉소가 사라지지 않는다. 경찰의 수사종결 과정에 자동 감사 시스템을 넣고, 실종·스토킹·강력범죄 관련 CCTV에 대해서는 신고 즉시 보존 명령이 작동하도록 하며, 피해자와 가족이 경찰의 종결 판단에 신속하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독립적인 검증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박은정 의원을 비롯해 수사구조 개편을 주장했던 정치권 역시 이제는 검찰이 아니라 경찰이라는 권한 이동의 논리를 넘어 그렇다면 경찰이 실패했을 때 누가 시민을 구제할 것인가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2030 여성의 마음을 다시 얻고 싶다면 거창한 여성정책보다 이 질문부터 풀어야 한다. 내가 실종됐을 때 누군가 딸깍하고 사건을 닫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CCTV가 사라지기 전에 국가가 움직일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경찰이 내 편이라는 믿음. 정치의 출발점은 결국 거기다. ‘·딸깍·암장이 웃음거리가 아니라 공포의 단어가 되기 전에, 국가가 먼저 그 세 단어를 없애야 한다.


참고자료

  • 제주 장미란 실종사건·경찰 수사종결 관련: 장미란 씨 실종사건의 수사 과정, 경찰의 사건 종결 및 내부 자료 삭제 정황, CCTV 확보 과정 등을 다룬 보도를 중심으로 확인했다. 관련 보도 장미란 실종 사건 및 CCTV 논란...특히 경찰이 CCTV를 삭제했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실종 추정 시점 주변 CCTV 영상이 확보되지 않은 경위와 경찰의 영상 열람 요청 시점 등을 구분해서 쓰는 것이 안전하다.
  • 장미란 사건의 경찰 종결 논란: 경찰의 사건 처리 과정과 내부 시스템 자료 삭제 정황을 다룬 후속 보도를 참고했다. 장미란 사건 경찰 처리 관련 보도
  • 박은정 의원·검찰 수사권 논쟁: 검사 출신인 박은정 의원이 장미란 사건을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직접 연결하는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관련 보도 박은정 의원의 보완수사권 관련 입장...여기서는 박은정 의원이 장미란 사건의 책임자라는 식의 표현은 피하고, “검찰개혁과 수사권 조정에 앞장선 정치인에게 경찰 권한 확대 이후의 통제장치를 묻는다는 논평 구조가 적절하다.
  • 2030 여성의 이재명 정부 지지율: 20·30대 여성층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과거보다 하락했다는 조사와 이를 둘러싼 분석을 참고했다. 한국갤럽 관련 보도 및 2030 여성 지지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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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6일 수요일

李대통령, “민주당의 꽃”이며 왜 “원수의 길”을 말했나?...유시민-김어준을 겨냥했나?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당 꽃과 원수의 길 발언 및 김민석 민주당TV와 김어준 7시 방송의 미디어 주도권 경쟁
“민주당의 꽃”을 말한 이재명 대통령과 “원수의 길”을 경고한
 메시지. 김민석의 오전 7시 민주당TV는 김어준의 아침 방송과
새로운 여권 미디어 주도권 경쟁을 예고하는가./hankyung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자신을 두고 민주당이 피워낸 꽃이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이 민주당의 중요한 일원이고, ··청이 한몸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나왔다. 그런데 더 눈길을 끈 말은 따로 있었다. “다른 점을 찾기 시작하면 원수의 길을 가게 되고, 같은 점을 찾으면 형제의 길을 가게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표면적으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벌어진 친명·친청 갈등을 봉합하고 새 지도부에 단합을 당부한 말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전당대회 직후 정청래·송영길 의원과 식사를 한 데 이어 김민석 지도부까지 청와대로 불러 식사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서 대통령의 말은 말한 사람의 의도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이라는 자기 위치와 원수의 길이라는 경고가 같은 자리에서 등장했다는 것은, 민주당 내부에서 지금 벌어지는 갈등을 대통령이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이 말한 다른 점을 찾으며 원수의 길로 가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대통령은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유시민이나 김어준을 직접 겨냥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다만 최근 민주당 안팎의 흐름을 보면 이 발언이 왜 여러 방향으로 해석되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유시민은 최근 이 대통령을 향해 오만한 권력자라는 강한 비판을 내놓았고, 당내에서는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당무 개입 논란 등을 둘러싼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김어준의 방송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메시지를 내보내는 대표적인 친여권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아 왔다. 따라서 대통령의 원수의 길발언을 특정 개인에 대한 경고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의 결속을 흔드는 공개적 갈등과 외부 스피커들의 영향력 확대를 대통령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라는 문제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그 시점에 김민석 대표가 민주당TV’를 꺼내 들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당에서 생산되는 모든 뉴스를 민주당TV를 통해 전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를 개편해 자체적인 뉴스·정치 콘텐츠 플랫폼으로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더구나 보도에 따르면 첫 방송은 9월 초, 오전 7시 전후가 검토되고 있으며 김민석 대표의 직접 출연 비중도 상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은 평일 오전 75분에 방송된다. 결국 시간표만 놓고 보면 김민석의 민주당TV가 김어준의 아침 방송과 정면으로 겹치는 그림이 만들어진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를 김어준 견제로 해석하는 이유다. 다만 민주당 측이 민주당TV를 김어준을 겨냥한 프로젝트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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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민주당의 진짜 갈등 구조가 드러난다. 과거 민주당은 당이 메시지를 생산하면 김어준 같은 외부 친여 스피커가 그것을 확산시키는 구조를 상당 부분 활용했다. 그런데 이제 김민석 체제는 당의 모든 뉴스는 민주당TV로 시작해야 한다는 방향을 내놓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홍보채널 하나를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누가 민주당의 의제를 정하고, 누가 민주당 정치인의 출연을 결정하며, 누가 지지층에게 하루의 첫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라는 스피커의 주도권문제다.

김어준의 방송은 이미 막강한 시청자와 영향력을 갖고 있고, 실제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연해 정책과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김민석 대표가 오전 7시대 자체 방송을 만들겠다는 것은 바로 그 여론 형성 구조에 당이 직접 뛰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김어준에 대한 압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더 넓게 보면 민주당이 외부 스피커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미디어 권력을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원수의 길과 김민석의 민주당TV’는 정말 별개의 사건일까.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통령은 당 지도부 만찬에서 작은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되자고 강조했고, 김민석은 당의 메시지를 외부 플랫폼이 아니라 당이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이 둘을 연결하면 하나의 정치적 방향이 보인다. 당내에서는 갈등을 봉합하고, 당 밖에서는 메시지의 주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곧바로 친명 일색의 언론통제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정당이 자체 미디어를 강화하는 것은 정상적인 정치활동일 수도 있다. 문제는 민주당TV가 다양한 당내 목소리를 담는 플랫폼이 될 것인지, 아니면 지도부의 공식 메시지만 반복하는 당의 방송국이 될 것인지다. 전자라면 민주당의 정치적 자산이지만, 후자라면 오히려 유시민 같은 내부 비판자와 김어준 같은 외부 스피커의 영향력을 더 키우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더구나 김민석에게는 상당히 미묘한 선택이다. 김어준을 정면으로 밀어내는 것은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불필요한 충돌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김어준에게 계속 의존하면 새 지도부가 당의 메시지를 독자적으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민주당TV의 성공 여부는 구독자 숫자보다 누구를 출연시키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친명계만 출연하고 대통령과 지도부의 메시지만 전달한다면 관제 채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정청래계, 비주류, 정책 전문가, 현장 의원들의 목소리까지 담아낸다면 김어준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새로운 공론장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김어준 방송에 출연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사실상 압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오히려 문제가 커진다. 당의 공식 미디어가 외부 방송 출연을 통제하는 순간,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다른 점을 찾으면 원수의 길이라는 메시지가 역설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 당의 적이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장면의 핵심은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민주당이 피워낸 꽃이라고 규정했다는 사실보다, 그 꽃을 피워낸 정당 안에서 누가 물을 주고 누가 가지를 치며 누가 햇빛을 독점할 것인가에 있다. 이 대통령은 같은 점을 찾으면 형제의 길이라고 했지만 민주주의 정당은 원래 같은 점만 찾는 조직이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충돌하고, 토론하고, 때로는 지도부를 비판하면서도 하나의 정당으로 공존하는 것이 정당정치다.

유시민의 비판이든 김어준의 영향력이든 김민석의 민주당TV든 결국 시험대는 하나다. 민주당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과 대통령의 뜻에 모두가 같아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김민석 대표가 민주당TV를 성공시키려면 김어준을 이기는 방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김어준이든 유시민이든 당내 비주류든 누구든 공개적으로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더 큰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수의 길을 막으려던 이 대통령의 한마디가 오히려 민주당 내부에서 누가 원수이고 누가 형제인가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더 불편한 질문을 낳을 수 있다.


참고자료

  • 이재명 대통령 민주당 지도부 만찬 발언: 이 대통령이 김민석 대표 등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만찬을 갖고 당정 간 단합을 강조하면서 자신을 민주당이 피워낸 꽃에 비유하고, 서로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낸 보도를 참고했다.
  • 김민석 민주당TV 추진: 민주당이 기존 델리민주를 개편해 자체 뉴스·정치 콘텐츠를 강화하는 민주당TV 출범을 추진하고 있으며, 9월 초 오전 7시 전후 첫 방송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를 참고했다. (newsis.com)
  • 김어준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평일 오전 7시대 방송이라는 점에서 민주당TV와 시간대가 겹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참고했다. (ichannela.com)
  • 유시민의 이재명 비판: 유시민이 이 대통령을 오만한 권력자라고 평가하고,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자신의 영향력으로 세우는 것은 왕정·귀족정으로 갈 수 있다는 취지로 비판한 보도를 참고했다.
  • 민주당 내부 반응: 유시민 발언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도 공개적인 반박이 등장하면서 친이재명계와 유시민 측의 논쟁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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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로 숙청하는 시대?...적폐청산 사화, 내란 사화…김태규가 꺼낸 ‘사법부 사화’의 열쇠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판사 출신 정치인 김태규가 제기한 ‘사법사화’ 논란. 정치와  사법의 경계가 무너질 때 판결문은 법의 최종 판단인가,  정치적 숙청의 마지막 단계인가./gimages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8 월 28 일 사법부를 향해 던진 ‘ 사화 ’ 라는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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