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일 토요일

[톰랜토스인권위원회] “한국이 중국·북한을 닮아가나”… 톰 랜토스 청문회, 대북 인권과 韓 자유 후퇴 논란 직격

 

미국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인권과 한국 민주주의 후퇴 논란이 함께 제기된 상황을 다룬 시사 썸네일 이미지
미국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인권운동의 장애물과 함께 한국 내 대북 인권활동
 위축 및 민주주의 후퇴 우려가 제기됐다./spn


북한 인권 청문회였다.
그런데 정작 뜨거운 질문은 한국을 향했다.
“북한 주민에게 외부 정보를 보내는 길이 막히고 있는가.”
“한국의 시민사회와 종교·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는가.”
“동맹국 한국이 자유민주주의의 모범에서 멀어지고 있는가.”

미국 의회 산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4월 28일 ‘북한 인권운동: 현재 전망과 장애’라는 제목의 청문회를 열었다. 공식 주제는 북한 인권이었다. 위원회 공지문은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체제 중 하나로 규정하며, 표현·이동·외부 정보 접근 제한, 감시 체계, 정치범 수용소와 강제노동 문제를 지적했다. 동시에 최근 북한 당국이 외부 정보 유입 차단과 사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의제로 올렸다.

하지만 청문회는 북한 내부만 들여다보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정부와 한국 내 인권운동 환경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위원회는 청문회 안내에서 한국 내 북한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이 대북 정보 유입, 탈북민 지원, 인권 캠페인을 벌이는 과정에서 법적·규제적 조치로 위축 효과를 겪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즉, 북한 인권운동의 장애물이 평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의 정책 방향과도 연결돼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이 문제를 훨씬 더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청문회 관련 보도자료에서 이재명 대통령 아래 한국이 인권을 포기하고 북한과 중국 공산당 체제를 닮아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미국이 한국을 오랫동안 민주주의 동맹이자 인권 파트너로 여겨왔지만, 최근 상황은 한국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단순한 의원 개인 의견을 넘어, 미국 의회 인권기구의 공식 청문회장에서 나온 정치적 경고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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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타라 오 박사와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북한 주민에 대한 외부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청문회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폐쇄된 환경 속에서도 외부 정보를 접하고 있으며, 이것이 북한 변화를 이끌 핵심 통로라는 점이 논의됐다. 수잔 숄티 대표는 탈북민 주도 인권운동과 정보 유입의 의미를 강조했고, 타라 오 박사는 한국 내 자유 위축과 북한 인권운동 방해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북한 인권운동에서 정보 유입은 단순한 선전전이 아니다. 북한 체제는 주민을 외부 세계와 단절시키는 방식으로 통치한다. 외부 영상, 뉴스, 종교 자료, 자유세계의 생활상, 한국의 실제 모습을 접하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 체제 선전의 균열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북한 정권은 외부 정보 유입을 극도로 경계한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관리나 군사적 긴장을 이유로 대북전단·디지털 매체 전송 활동을 제한하면, 인권단체들은 그것이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이 가장 원하는 통제 논리를 도와주는 것 아니냐고 반발한다.

여기서 청문회의 초점은 북한 인권에서 한국 민주주의로 이동한다.
북한 주민에게 자유의 정보를 보내는 일을 막는다면, 그것은 대북정책인가, 아니면 인권운동 탄압인가.
한국의 종교 지도자와 보수 논객,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법적 압박을 받는다고 주장된다면, 그것은 법 집행인가, 아니면 법을 이용한 정치적 억압인가.
헌법 개정 논의에서 ‘자유’의 의미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면, 그것은 시대 변화인가, 체제 정체성의 후퇴인가.

타라 오 박사의 주장은 이 지점에서 매우 강하다. 그녀는 한국 내 특정 정치세력이 친중·친북 성향을 띠며 한국을 중국식 권위주의 또는 북한식 통제에 가까운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표현은 논쟁적이고, 국내 정치적으로도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 청문회에서 이런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미국 의회가 더 이상 한국의 국내 정치 논란을 단순한 내부 갈등으로만 보지 않고, 한미동맹과 인권 외교, 대중국 전략의 일부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풍자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북한 인권을 말하러 갔는데, 한국 정부의 인권 감각이 시험대에 올랐다.
평양의 통제를 비판하려던 자리가, 서울의 침묵과 규제를 묻는 자리로 번졌다.
북한 주민에게 자유를 보내야 한다는 회의에서, 한국의 자유가 괜찮은지를 먼저 묻게 된 것이다.

이것은 외교적으로도 예민하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 의회의 이런 문제 제기가 내정 간섭처럼 보일 수 있다. 대북전단 제한이나 대북 방송 중단, 남북관계 관리 조치는 한반도 군사 긴장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고 반박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인사에 대한 수사나 법 집행은 정치 탄압이 아니라 법률 위반에 따른 절차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런 반론은 당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국제 여론의 프레임이다. 인권 이슈는 한 번 ‘후퇴’ 프레임에 걸리면 외교적 방어가 매우 어려워진다.



크리스 스미스 의원이 미셸 스틸 전 하원의원의 주한 미국대사 지명 문제를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스미스 의원 측 자료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그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한국 상황을 우려하고 있으며, 말에 그치지 않고 다음 단계의 행동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또한 미셸 스틸이 중국 공산당 문제를 다뤄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한국 내 중국 영향력과 자유민주주의 후퇴 논란에 대응할 적임자로 기대한다는 시각도 드러냈다.

결국 이번 청문회의 진짜 의미는 하나다.
북한 인권 문제는 더 이상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 주민에게 정보를 보내는 사람을 한국이 어떻게 대우하는가.
탈북민과 인권단체의 활동을 한국 정부가 어떻게 바라보는가.
표현과 종교의 자유를 한국 사회가 어디까지 보장하는가.
이 모든 것이 이제 미국 의회의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은 오랫동안 미국에게 “자유민주주의 동맹”이었다. 북한과 중국을 마주한 최전선의 민주주의라는 상징도 있었다. 그런데 워싱턴 청문회장에서 “한국이 북한과 중국을 닮아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면, 그것은 한국 외교에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실제 정책이 그 정도로 후퇴했는지 여부와 별개로, 미국 의회의 일부가 한국을 그런 프레임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교적 경고등이다.

정치적으로 더 뼈아픈 지점은 이것이다.
인권은 선택적으로 외칠 수 없다.
북한 인권을 말하면서 한국 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으면 설득력이 약해진다.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반대 진영의 시민단체와 종교 활동가들을 법으로 압박한다는 의심을 받으면 국제사회는 질문한다.
“당신들은 정말 자유를 지키고 있는가, 아니면 자유라는 말을 필요할 때만 쓰는가.”

이번 톰 랜토스 청문회는 한국 정부를 재판한 법정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기록은 남았다. 북한 인권운동의 장애물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한국의 정책과 민주주의 상태가 함께 거론됐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사건이다. 한국이 대북 인권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 대북 정보 유입을 제한한다는 비판, 표현·종교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비판이 미국 의회라는 공식 무대에서 공개됐다.

풍자의 결론은 냉정하다.
북한 인권 청문회였는데, 한국이 피고석에 앉은 듯한 장면이 됐다.
평양을 향한 질문이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워싱턴은 묻기 시작했다.
“한국은 아직 자유의 편에 서 있는가.”

참고문헌

  1. Tom Lantos Human Rights Commission, “North Korean Human Rights Movement: Current Prospects and Obstacles,” 2026.4.28.
  2. U.S. Rep. Chris Smith, “Smith chairs hearing on North Korean human rights & weakening of democracy in South Korea,” 2026.4.28.
  3. U.S. Rep. Chris Smith, “Opening statement of Co-Chairman Smith at hearing on North Korean human rights,” 2026.4.28.
  4. U.S. Rep. Chris Smith, “VOA article on Smith’s TLHRC hearing,” 2026.4.30.
  5. 기독일보, 「미 의회, 북 인권운동 위기 조명… ‘대북 정보 유입 제약 심화’」, 2026.4.29.
  6. 크리스천투데이, 「미 의회 북한 인권 청문회 ‘북한 변화의 핵심은 외부 정보… 탈북민 역할 중요’」, 2026.4.29.
Socko/Ghost

[FBI불법투표기소] “미국서 불법투표 기소”… 도미니언·미루·A-WEB까지 번진 글로벌 선거 카르텔 의혹

 

미국 FBI 로고와 성조기를 배경으로 비시민권자 불법투표 기소와 선거 신뢰 논란을 다룬 썸네일 이미지
미국 FBI의 비시민권자 불법투표 기소 소식이 한국의
 선거 신뢰 논란과 글로벌 부정선거 의혹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fbi


미국에서 작은 숫자가 큰 불을 붙였다. 4명. FBI가 밝힌 비시민권자 불법투표 기소 인원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미국 대선 전체를 뒤흔들 규모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선거 신뢰가 이미 극도로 갈라진 사회에서는, 4명도 단순한 4명이 아니다. “정말 이런 일이 있었나”라는 질문이 “그럼 더 큰 일도 있었던 것 아닌가”로 번지고, 그 의심은 곧바로 국경을 넘어 한국의 선거 논란까지 건드린다.

보도에 따르면 캐시 파텔 FBI 국장은 뉴저지에서 비시민권자 4명이 2020년 대선, 2022년 중간선거, 2024년 대선 등 연방선거에서 불법 투표를 하고, 미국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피고인들은 미국 시민이 아님에도 유권자 등록 서류에서 시민권자라고 허위 확인하고, 이후 귀화 신청 과정에서 투표한 사실이 없다고 거짓 진술한 혐의를 받는다.

여기까지는 확인된 사건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영상은 이 사건을 단순한 불법투표 사례가 아니라, 훨씬 큰 선거 조작 네트워크의 입구처럼 해석한다. 도미니언, 스마트매틱, 한국의 미루시스템즈, A-WEB, 중국 공산당, 조지아 풀턴 카운티 압수수색, 한국 선거 의혹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다. 이른바 “글로벌 부정선거 카르텔” 프레임이다. 하지만 이 대목은 기사에서 바로 단정하면 위험하다. 실제 FBI의 뉴저지 기소는 비시민권자의 불법 등록·투표·귀화 신청 허위진술 사건이지, 투표기 제조사나 국제 선거기구가 연결된 거대 카르텔을 입증한 사건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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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사건이 정치적으로 폭발력을 갖는 이유는 분명하다. 선거 부정 논란은 언제나 “대규모 조작이 입증됐느냐”보다 “제도에 구멍이 있느냐”에서 시작된다. 한 명이라도 비시민권자가 투표했다면, 시스템은 어떻게 걸러내지 못했는가. 유권자 등록 단계는 얼마나 허술한가. 귀화 신청 과정에서 거짓말이 드러날 때까지 선거관리 시스템은 무엇을 했는가. 이런 질문은 정당하다. 미국 법무부가 관련 사건을 기소한 것도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하지만 정당한 질문과 음모론적 비약은 구분해야 한다. 비시민권자 4명의 불법투표 혐의가 곧바로 “미국 대선 전체가 조작됐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저지 사건이 곧바로 “중국인이 조직적으로 선거를 장악했다”는 증거도 아니다. 조지아 풀턴 카운티 선거사무소에 대한 FBI 수색이 있었다고 해서, 그 자체로 도미니언 장비 조작이 입증된 것도 아니다. 실제로 가디언은 2026년 1월 풀턴 카운티 선거사무소 수색영장 근거에 기존 선거부정 주장과 백악관 측 제보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하면서, 그 주장의 상당 부분이 이미 반박되거나 논쟁적이라고 전했다.

그런데도 이 사안은 한국에서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크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서도 선거 신뢰를 둘러싼 갈등이 오래 누적돼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에 대한 불신, 사전투표 논란, 전산 시스템 의혹, 해외 선거기술 업체와 국제기구 연결 의혹, 그리고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 투입 논란까지 뒤엉켜 있다. 영상은 미국의 FBI 기소를 한국 부정선거 의혹의 “외부 확인 신호”처럼 해석한다. 미국이 비시민권자 투표를 본격적으로 수사한다면, 한국도 선거관리 시스템의 블랙박스를 열어야 한다는 논리다.

풍자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미국에서 작은 불법투표 사건이 터졌는데, 한국에서는 곧바로 선거판 지진계가 흔들린다. 미국 검찰이 4명을 기소했는데, 한국 유튜브는 세계 선거 카르텔 지도를 펼친다.
워싱턴의 사건이 서울의 선관위, 베네수엘라의 스마트매틱, 한국의 미루, 국제기구 A-WEB까지 한 줄로 연결된다. 팩트는 좁고, 의혹은 넓다. 그리고 정치판은 늘 그 넓은 의혹의 땅을 더 좋아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선관위 투입 문제를 이 프레임에 연결하는 대목도 민감하다. 영상은 윤 전 대통령이 선관위에 인력을 투입한 배경을 글로벌 부정선거 카르텔 규명 시도로 해석한다. 하지만 이 역시 “영상의 주장”으로 남겨야 한다. 실제로 그 조치가 어떤 법적 근거와 정보 판단에 따른 것이었는지, 그리고 국제 선거 조작 의혹과 직접 연결되는지는 별도의 수사와 문서 공개가 필요하다. 기사에서는 “그렇게 주장한다”고 써야지, “그랬다”고 쓰면 안 된다.

이 문제의 본질은 결국 선거 신뢰다. 선거는 결과보다 절차가 먼저다. 승자가 누구냐보다 중요한 것은 패자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비시민권자 불법투표, 유권자 명부 허점, 전자개표 시스템 의혹, 외국 세력 개입설이 반복되면 선거는 승복의 장치가 아니라 내전의 장치가 된다. 민주주의는 투표함으로 유지되지만, 투표함을 믿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곧바로 의심의 늪에 빠진다.

그래서 이 글의 균형점은 분명하다.
첫째, 미국에서 비시민권자 불법투표 기소가 나온 것은 실제 사건이다.
둘째, 이 사건은 미국 선거관리 제도의 허점을 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셋째, 그러나 이것만으로 글로벌 부정선거 카르텔이 입증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넷째, 한국의 선거 신뢰 논란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커질 수 있으며, 선관위와 정치권은 음모론이라고만 치부하지 말고 제도적 투명성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



정치권이 가장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불신을 조롱하는 것이다. “극우 음모론”이라는 말 한마디로 모든 의혹을 덮으려 하면, 불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어진다. 반대로 모든 작은 사건을 거대한 음모의 증거로 부풀리는 것도 위험하다. 그러면 실제로 고쳐야 할 제도적 허점까지 음모론의 안개 속에 묻힌다.

가장 좋은 해법은 투명성이다. 유권자 명부를 정교하게 관리하고, 외국인·비시민권자 등록 오류를 철저히 차단하고, 전산 시스템 검증을 공개하고, 선거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외부 의존 구조를 설명하고, 사전투표와 개표 절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믿어라”가 아니라 “확인하라”가 민주주의의 언어여야 한다.

이번 FBI 기소 사건은 세계 선거 카르텔을 입증한 결정적 증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선거 신뢰가 무너진 시대에 작은 구멍 하나가 얼마나 큰 정치적 폭풍을 부르는지는 보여준다. 미국에서 시작된 4명의 기소가 한국의 선거 논쟁을 다시 깨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풍자의 결론은 이렇다. 투표함은 작지만, 의심은 국경을 넘는다. FBI는 네 사람을 기소했는데, 정치권은 세계지도를 펼쳤다. 팩트는 법정으로 가고, 의혹은 유튜브로 간다. 그리고 국민은 묻는다.
“선거를 믿으라 하지 말고, 믿을 수 있게 보여달라.”

참고문헌

  1. Fox News, “Four noncitizens charged with illegally voting in 2020, 2022 and 2024 federal elections in New Jersey,” 2026.5.1.
  2. NTD, “4 Noncitizens Charged With Voting Illegally in Federal Elections, FBI Says,” 2026.5.1.
  3. U.S. Department of Justice, Eastern District of North Carolina, “Alien Guilty of Using False Claim of Citizenship to Illegally Vote,” 2026.3.6.
  4. The Guardian, “Debunked claims from election deniers influenced FBI raid in Georgia, affidavit reveals,” 2026.2.10.
  5. New York Post, “FBI delivers intel to Congress on alleged Chinese plot to interfere in 2020 election,” 2025.6.17.
  6. The Daily Beast, “FBI Director Ignites Claims of Bonkers Conspiracy Theory,” 2025.6.17.
Socko/Ghost



[민주당공천논란] “윤석열도 탄핵했는데 정청래는 왜 못 하나”… 전북 공천판, 민주당 심장부가 들끓다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에서 이원택 후보 식사비 대납 의혹과 정청래 대표 공천 논란을 다룬 정치 시사 썸네일 이미지
이원택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과
 윤리감찰단 판단을 둘러싸고 전북 당심이 반발하며
 정청래 대표의 공천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donga


민주당의 심장부라 불리던 전북에서 반기가 터졌다.
그것도 국민의힘을 향한 반기가 아니다.
민주당 내부를 향한 반기다.
구호는 거칠었다. “정청래 사퇴하라.” “정청래 탄핵하라.” 심지어 “윤석열도 탄핵했는데 정청래는 왜 탄핵하지 못하느냐”는 식의 분노까지 터져 나왔다. 이쯤 되면 단순한 공천 잡음이 아니다. 전북 지방선거판이 민주당 중앙당 권력, 친청계 공천, 지역 민심의 자존심이 충돌하는 내부 전쟁터로 변한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로 확정된 이원택 의원이 있다. 이 의원은 전북지사 경선 과정에서 ‘제3자 식사비 대납 의혹’에 휘말렸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읍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청년 간담회에 이 의원이 참석했고, 당시 식사·음주 비용 70여만원을 전북도의회 김슬지 의원이 대신 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금액은 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법인카드, 즉 업무추진비로 처리됐고 나머지는 개인카드로 결제됐다는 내용까지 보도됐다. 이 의원 측은 자신과 수행원 식비는 별도로 냈다며 의혹을 부인했고, 김슬지 의원 측도 해명을 내놨지만 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정청래 대표는 이 의혹이 불거지자 윤리감찰단에 긴급 감찰을 지시했다. 그런데 당 윤리감찰단은 이후 이 후보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도됐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더 커졌다. 이원택 의원은 결국 안호영 의원을 누르고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로 확정됐다. 조선일보는 이 의원을 ‘친청’, 즉 친정청래계로 분류하며, 밥값 대납 의혹에도 경선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의혹은 정리되지 않았는데 공천은 강행됐고, 그 순간 전북 당심은 폭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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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영 의원은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이원택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재감찰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고, 뉴시스는 안 의원이 12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선에서 진 후보가 단식까지 한다는 것은 단순한 불복 선언을 넘어 “이 공천은 정당하지 않다”는 정치적 항의다.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가 보통 선택하는 길은 승복 또는 침묵이다. 그런데 안 의원은 단식을 택했다. 그만큼 전북지사 경선 후폭풍이 컸다는 뜻이다.

더 큰 불씨는 김관영 전북지사 사례와의 대비다. 김관영 지사는 대리운전비 명목의 현금 제공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됐고, 법원에 제명 효력 정지 가처분 등을 신청했지만 기각된 것으로 보도됐다. 반면 이원택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은 당 감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처리되고 후보 확정까지 이어졌다. 그러자 지역에서는 “누구는 대리비로 제명, 누구는 식사비 의혹에도 공천이냐”는 불공정 논란이 커졌다. 공천의 잣대가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는 인식이 생기면, 그때부터 문제는 법리가 아니라 정치적 신뢰의 문제로 바뀐다.

정치 풍자적으로 보면, 민주당 전북 공천판은 완전히 역설적이다.
민주당은 늘 검찰과 권력을 향해 “공정한 잣대”를 외쳤다.
그런데 자기 공천판에서는 “잣대가 왜 이렇게 고무줄이냐”는 항의가 터진다.
대리비는 중징계, 식사비 의혹은 감찰 종료.
현직 지사는 제명, 친청계 후보는 본선행.
이런 그림이 만들어지면 아무리 중앙당이 절차를 말해도 지역 당원들은 묻는다.
“절차가 공정한가, 아니면 공정해 보이도록 포장된 것인가.”

여기서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정면으로 떠오른다. 정 대표는 이원택 후보를 지역구를 잘 챙기는 인물로 평가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고, 결과적으로 이 후보 공천 과정의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위치에 섰다. 특히 이원택 후보가 친청계로 분류되면서, 이 공천은 단순한 후보 선택이 아니라 정청래 대표의 당내 기반 관리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공천은 언제나 권력의 언어다.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자르느냐는 당 대표가 당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전북에서 터진 “정청래 탄핵” 구호는 법률적 탄핵이 아니라, 당심이 대표의 공천권을 향해 던진 정치적 탄핵장이다.

이 사태의 밑바닥에는 민주당의 오래된 공천 병이 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내 편 살리기, 반대편 죽이기” 논란이다. 예전에는 친명과 비명 구도였다면, 지금은 친청과 비청 구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공천의 기본 문법은 비슷하다는 비판이다. 친한 사람은 의혹이 있어도 살고, 불편한 사람은 작은 흠도 치명상이 된다. 이 논리가 당원들에게 설득되지 않으면, 강한 지역 기반도 순식간에 균열이 간다.



전북은 민주당에게 단순한 지역이 아니다.
민주당이 어려울 때도 지지해준 뿌리이자, 전국 선거의 정통성을 떠받치는 상징 지역이다.
그런 전북에서 중앙당을 향해 “사퇴하라”, “탄핵하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큰 경고다.
호남 민심은 한 번 등을 돌리면 오래 기억한다.
그리고 호남의 분노는 항상 조용히 시작되지만, 터질 때는 중앙당 전체를 흔든다.

물론 이원택 후보 측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며,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온 것은 아니다. 중앙일보 계열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이원택 의원의 식사비 대납 의혹과 허위사실 공표 의혹을 병합 수사하고 있고, 앞서 부안 지역구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따라서 단정은 금물이다. 그러나 선거판에서 수사의 결론보다 먼저 작동하는 것은 민심의 판단이다. 유권자는 판결문이 나오기 전에 이미 질문한다. “왜 이 사람은 살리고, 저 사람은 죽였나.”

정청래 대표가 직면한 진짜 위기는 법적 의혹 자체보다 이 질문이다.
김관영은 왜 제명됐나.
이원택은 왜 공천됐나.
안호영은 왜 단식까지 갔나.
전북 당원들은 왜 중앙당을 향해 분노했나.
이 네 가지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본선에서 이겨도 상처를 안고 간다. 그리고 그 상처는 지방선거 이후 당권 경쟁, 대선 구도, 계파 재편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 사태는 결국 정청래 대표가 만든 정치적 시험대다.
그가 말하는 개혁은 공정한가.
그가 휘두르는 공천권은 원칙적인가.
그가 보호하는 사람과 버리는 사람의 기준은 같은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정청래 탄핵”이라는 구호는 현장의 일회성 분노가 아니라 민주당 내부 권력투쟁의 시작 신호가 될 수 있다.

풍자적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민주당은 밖으로는 검찰개혁을 외치고, 안으로는 공천감찰을 한다.
밖으로는 공정한 세상을 말하고, 안으로는 친한 사람 살리기 논란에 휩싸인다.
밖으로는 탄핵의 정의를 말했는데, 안에서는 당원들이 대표 탄핵을 외친다.
이보다 더 날카로운 정치 패러디가 있을까.

전라도의 반기는 아직 선거 결과가 아니다. 그러나 이미 정치적 사건이다.
전북의 공천 갈등은 단순한 도지사 후보 논란이 아니라, 민주당 중앙당이 호남을 어떻게 대하는지, 계파 권력이 공천을 어떻게 쓰는지, 그리고 지역 당심이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결론은 하나다.
이원택 공천은 끝났지만, 전북의 분노는 끝나지 않았다.
정청래 대표는 후보 한 명을 지켰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민주당의 심장부에 금이 갔다.

참고문헌

  1. 중앙일보, 「김관영 제명 다툼 속…이원택도 ‘식사비 대납’ 의혹, 전북지사 경선 ‘진흙탕’」, 2026.4.7.
  2. 서울신문, 「진흙탕 싸움된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 쟁점은 제삼자 기부행위」, 2026.4.12.
  3. 조선일보, 「與 전북지사 후보 ‘친청’ 이원택 확정」, 2026.4.11.
  4. 뉴시스, 「안호영, ‘식사비 대납 의혹’ 이원택 재감찰 요구하며 12일째 단식」, 2026.4.22.
  5. 중앙일보, 「이원택 사무실·車블박 압수수색…경찰 ‘식비 대납 의혹’ 강제수사 착수」, 2026.4.15.
  6. 중앙일보, 「경찰, 이원택 의원 ‘식사비 대납·허위사실 공표’ 의혹 병합 수사」, 2026.4.19.
  7. 중앙일보,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 이원택 선출…안호영 ‘경선 무효’ 김관영 ‘무소속 출마 고민’」, 2026.4.10. 

2026년 4월 30일 목요일

[반도체이익공유] “칩 팔아 벼농사 보상?”… 반도체 이익공유론, 시장경제의 선을 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을 농어촌과 공유해야 한다는 정치권 주장 논란을 다룬 시사 썸네일 이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을 두고
 정치권에서 농어촌 환원 필요성이 제기되며 시장경제 원칙과
 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donga

반도체가 돈을 벌자 정치권의 눈빛이 달라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은 반도체 호황의 결실을 농어촌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리는 이렇다. 한국이 자유무역협정, 즉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농축수산물 시장이 개방됐고, 그 부담을 농어민이 감내했다. 그 희생이 있었기에 제조업과 수출산업이 성장했고, 반도체 호황도 그 토대 위에 세워졌으니 이제 대기업에 집중된 과실을 농어촌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말만 들으면 그럴듯하다. 농어촌은 실제로 어려웠고, FTA 이후 농업계가 겪은 피해와 불안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값싼 수입 농산물과 경쟁해야 했고, 농촌 고령화와 지역 소멸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농어민 지원은 분명 국가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그런데 문제는 지원의 방식이다. 농어촌을 지원해야 한다는 말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을 농어촌에 나눠야 한다는 말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국가정책이고, 후자는 기업 이익에 대한 정치적 배분 요구다. 여기서 선을 흐리면, 기업의 이익은 더 이상 주주와 노동자, 협력사, 재투자, 세금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정치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공동지갑’이 된다.

풍자의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반도체는 칩을 만들었는데, 정치권은 갑자기 밥상을 차린다.
삼전과 하이닉스가 D램과 HBM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버티자, 옆에서 “그 밥상엔 우리 숟가락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물론 국가경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농업도 중요하고, 반도체도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산업이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곧 모든 이익을 나눠 가져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끝이 없다. 반도체 수출이 항만과 물류 덕분이면 항만 노동자에게 나눠야 하고, 전력망 덕분이면 전력 공기업에 나눠야 하고, 대학이 인재를 길렀으니 대학에도 나눠야 하고, 국민연금이 주주니 모든 국민에게 나눠야 한다. 국가 전체가 연결망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그것이 특정 기업의 순이익을 정치가 임의로 배분할 권한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문금주 의원의 주장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확대라는 형태를 띤다. 농어촌상생기금 자체는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 분야 지원과 상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치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단순 기금 참여 독려를 넘어선다. “반도체 호황은 농어민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표현 때문이다. 이 말은 반도체 기업의 성과를 독자적 기술력, 투자, 리스크 감수, 글로벌 경쟁, 연구개발의 결과로만 보지 않고, 농어민 희생에 대한 채무처럼 해석한다. 이 순간 기업 이익은 성과가 아니라 빚이 된다. 정치가 기업의 성공을 축하하기보다 먼저 청구서를 들이미는 풍경이다.

물론 기업도 사회적 책임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제 혜택, 인프라, 인재 양성, 전력망, 도로, 항만, 국가 외교와 통상 전략의 도움을 받는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전략산업이고, 정부 지원도 실제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지역사회, 협력사, 노동자, 환경, 교육, 기부와 상생에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은 원칙과 제도로 설계되어야 한다. 특정 정치인이 특정 시점에 특정 산업을 겨냥해 “이번엔 여기서 나눠라”고 말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그것은 정책이라기보다 정치적 징발에 가깝게 들린다.

더 큰 문제는 이 주장이 반복되는 낡은 그림이라는 점이다. 과거에도 초과이익공유제, 코로나19 이익공유제 같은 이름으로 “많이 번 기업이 더 내야 한다”는 발상이 등장했다. 2011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익을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가 논란이 됐고,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플랫폼 기업의 이익을 공유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번에는 반도체가 대상이 됐다. 이름은 매번 달라진다. 하지만 구조는 비슷하다. 누군가 많이 벌었다. 그러니 정치가 정한 ‘좋은 명분’에 따라 더 내라는 것이다.

이 논리의 가장 큰 약점은 손실에는 침묵한다는 점이다.
반도체가 적자를 낼 때 농어촌이 손실을 나눠 부담했는가.
HBM 투자 실패 위험을 농어민이 떠안았는가.
공장 증설, 기술 추격, 중국·미국·대만과의 경쟁, 수십조 원 규모 설비투자 리스크를 정치권이 대신 감당했는가.
기업이 실패하면 경영진과 주주, 노동자, 협력사가 직격탄을 맞는다. 그런데 성공하면 갑자기 그 과실은 사회 전체의 몫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시장경제 진영이 느끼는 불편함이다. 위험은 민간이 지고, 이익은 정치가 배분한다면 그 시스템에서 누가 장기 투자를 하겠는가.

특히 반도체 산업은 일반 제조업보다 투자 주기가 길고 변동성이 크다. 한 번의 호황이 영원한 돈방석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의 이익은 다음 세대 공정, AI 반도체, 메모리 사이클, 미국·중국 공급망 압박에 대비하기 위한 재투자 재원이다. 반도체 기업의 현금은 단순히 쌓아둔 금고가 아니라 미래 생존비다. 이익이 났다고 곧바로 정치적 환원 요구가 커지면 기업은 국내 투자보다 해외 분산, 현금 보수화, 방어적 경영을 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피해는 다시 일자리와 협력사, 지역경제로 돌아온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은 오너 한두 명의 지갑이 아니다. 주주가 있고, 국민연금이 있고, 소액주주가 있고, 임직원이 있고, 협력사가 있고, 장기 투자 계획이 있다. 최근 SBS 보도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인프라와 협력기업, 400만 명이 넘는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이 연결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말은 노조 성과급 논란에도 적용되지만, 정치권의 환원 요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기업이 벌었으니 특정 집단에 나누자”는 말은 듣기 좋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몫을 정치가 임의로 재분류하는 일이다.

농어민 지원을 정말 진지하게 하려면 답은 따로 있다. FTA 피해보전 제도를 정교하게 만들고, 농업 구조조정과 스마트농업 투자를 확대하고, 유통 구조를 개혁하고, 청년 농업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식량안보 차원의 장기 예산을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반도체 기업의 호황 때마다 “너희가 벌었으니 농어촌에 내라”고 말하는 것은 쉬운 정치다. 쉬운 정치일수록 박수는 빠르지만, 제도는 허약하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농어민을 도울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본질은 기업의 성과를 정치가 어떻게 바라보느냐다.
성공한 기업을 보면 “어떻게 더 키울까”를 먼저 묻는가, 아니면 “어디에 나눠줄까”를 먼저 묻는가.
국가의 산업정책은 이 질문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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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심장이다. 농어촌은 한국 사회의 뿌리다. 심장과 뿌리는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심장에서 피가 돈다고 해서 뿌리가 직접 심장의 근육을 떼어갈 수는 없다. 뿌리를 살리려면 국가가 물길을 만들어야지, 심장을 향해 청구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정치가 정말 농어민을 위한다면 반도체 이익을 향해 손을 뻗기 전에, 농업을 어떻게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만들지부터 말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을 정말 국가자산으로 본다면, 기업이 돈을 벌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나눠라”가 아니라 “더 투자하라, 더 고용하라, 더 세계로 가라”여야 한다.

풍자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반도체 회사가 칩을 팔아 돈을 벌었더니, 정치권은 칩 대신 숟가락을 들었다.
그 숟가락이 한 번 밥상에 올라오면 다음엔 누가 올지 모른다.
농어촌 다음은 노조, 그 다음은 지역구, 그 다음은 또 다른 명분이다.
기업의 이익이 정치의 공동밥상이 되는 순간, 시장경제는 밥상을 차린 사람이 아니라 밥상에 앉은 사람의 힘으로 굴러가게 된다.

그리고 그런 나라에서 기업은 묻는다.
“우리가 돈을 벌면, 다음 청구서는 어디서 날아오는가?”

참고문헌

  1. 연합뉴스, 「문금주 ‘반도체 호황, 농어촌 상생기금 참여로 사회적 환원해야’」, 2026.4.28.
    → 문금주 의원의 성명과 “반도체 호황은 FTA 과정에서 농어민 희생이 축적된 결과”라는 핵심 발언 확인용.
  2. 한국경제, 「‘반도체 호황, 농어민 희생 결과’…환원 확대 요구한 與」, 2026.4.28.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과 민주당 문금주 의원의 농어민 환원 확대 주장 정리.
  3. SBS, 「‘삼전, 하닉 이익 농어촌에’ 주장에 술렁…‘숟가락?’ 그럼 칩스법 혈세 투입은?」, 2026.4.30.
    → 반도체 이익 환원 주장에 대한 여론 반응과 소액주주·국민연금·협력사 등 이해관계자 논점 참고.
  4. 한국농어민신문, 「‘FTA 희생 위 반도체 호황···농어민 환원 확대해야’」, 2026.4.29.
    → 농업계 관점에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참여 확대 필요성을 다룬 보도.
  5. 중앙일보, 「‘반도체 호황, 농어민 희생 덕’…與의원 ‘삼전·하닉 이익 나누자’」, 2026.4.30.
Socko/Ghost

[대통령 탄핵청원] “모를 수 없었다” 유동규 직격, “국민 모욕” 탄핵 청원… 정권 향한 분노가 한데 모였다

 

유동규 석방 폭탄발언과 이재명 대통령 탄핵 청원 논란을 다룬 정치 시사 썸네일 이미지  title
유동규 전 본부장의 석방 직후 발언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전과’ 발언을 둘러싼 탄핵 청원 논란이 겹치며
 정치권 파장이 커지고 있다./chosun


정치는 종종 한 문장으로 흔들린다. 그런데 어떤 날은, 두 개의 문장이 겹치며 정권 전체를 흔들기도 한다. 하나는 구치소 문을 나서자마자 터져 나온 유동규의 말이었다. “성남에서 벌어진 부조리를 당시 시장이던 이재명 대통령이 모를 수가 없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 본인의 입에서 나왔던 “웬만한 사람은 다 전과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전자는 과거 권력의 그림자를 다시 불러냈고, 후자는 현재 권력의 인식을 문제 삼게 만들었다. 이 두 장면이 한꺼번에 포개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비판 여론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대장동 사건 항소심 과정에서 구속기한이 만료되며 석방됐다. 그리고 출소 직후 곧바로 카메라 앞에 서서, 성남시에서 벌어진 대장동 관련 부조리와 의사결정 구조를 당시 시장이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 사건이 당시 성남시장의 관심이 매우 높았던 분야였다고 주장했고, “몰랐다고 하면 무능을 자처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이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개인 감정 표출이 아니라, 대장동 의혹의 정치적 불씨를 다시 살리는 신호탄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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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통령 본인의 발언도 새로운 전선을 만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14일 국무회의에서 형벌 체계와 과잉처벌 문제를 언급하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전과가 제일 많을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전과가 다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대통령실과 여권의 취지는 형벌 조항이 지나치게 많고, 사소한 위반도 범죄화되는 한국 형사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려는 것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취지보다 문장이 먼저 기억된다. 야권은 즉각 “국민 모욕”이라고 반발했고, 대통령이 선량한 국민까지 싸잡아 범죄자 취급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 틈을 타 탄핵 청원 논란까지 불거졌다. 보수 성향 법조인 김소연 변호사는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 유포이자 국민 명예 훼손, 국격 훼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탄핵 소추를 촉구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관련 게시물과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청원 측은 대통령이 “우리 국민 웬만하면 다 전과자”라는 식의 인식을 퍼뜨려 국가의 명예를 떨어뜨렸고, 유튜버나 일반 국민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대통령 자신의 발언에는 면죄부가 주어지는 이중잣대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즉 이 논란은 단순히 말실수 공방이 아니라, “대통령은 왜 거짓 또는 과장된 표현을 해도 괜찮으냐”는 통치 윤리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풍자적으로 보면 지금의 구도는 기묘하다.
정권은 늘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외치는데, 정작 야권과 비판 세력은 “가짜뉴스 프레임의 최종 생산자는 대통령 본인 아니냐”고 되묻는다.
정권은 “정치 보복은 없다”고 말하지만, 유동규 같은 인물은 석방되자마자 “모를 수 없었다”고 다시 칼을 겨눈다.
정권은 법치와 개혁을 말하지만, 반대편은 “국민을 전과자로 몰아간 사람이 무슨 법치냐”고 받아친다.
정치가 원래 모순의 예술이라지만, 요즘은 해명보다 역풍이 더 빠르다.



이번 사안을 단순한 야권 선동이나 유튜브 이슈로만 볼 수도 없다. 대장동은 이미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부패·권력형 의혹 중 하나가 됐고, 유동규는 그 내부 서사를 증언하는 핵심 인물로 남아 있다. 동시에 대통령의 “웬만한 국민은 다 전과가 있다”는 발언은 정책 취지와 별개로, 국민을 향한 감수성 부족으로 읽히기 쉬운 표현이었다. 둘이 결합하면 메시지는 강해진다. “과거 의혹의 증언자”와 “현재 권력의 문제적 발언”이 한데 묶이며, 정권 전반의 도덕성과 통치 감각을 공격하는 서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유동규의 발언이 곧바로 법적 진실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탄핵 청원이 제기됐다고 해서 즉시 탄핵 절차가 현실 정치의 중심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정치의 세계에서 법적 확정과 정치적 타격은 늘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판결문보다 장면을 먼저 소비한다. 새벽 석방 직후의 직격 발언, 대통령의 거친 표현, 그리고 이를 엮어 터져 나온 탄핵 청원. 이런 장면들은 사실관계의 최종 결론과 별개로 이미 여론의 재료가 된다.

결국 이 논란의 본질은 이렇다.
유동규의 폭탄발언은 정권의 과거를 건드렸고, 탄핵 청원은 정권의 현재를 건드렸다.
하나는 “당시 정말 몰랐나”를 묻고, 다른 하나는 “지금 대통령 자격에 맞는 언어를 쓰고 있나”를 묻는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정권에게 이 조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풍자적으로 한 줄로 줄이면 더 명확하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웬만하면 다 전과자”라 했고,
정적은 출소하자마자 “웬만하면 다 알고 있었다”고 받았다.
이쯤 되면 국민은 묻게 된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심판하는 시대인가.

참고문헌

  1. TV조선, 「대장동 민간업자 3명 석방…유동규 ‘성남 부조리 이재명도 알아’」, 2026.4.30.
  2. 뉴스천지, 「유동규 ‘시장도 대장동 부조리 알았다’… 구속만료 석방 후 발언」, 2026.4.30.
  3. 매일경제, 「李대통령 ‘웬만한 한국 국민은 다 전과 있어’…형벌 합리화 주문」, 2026.4.14.
  4. 연합뉴스, 「국힘, 李대통령 ‘국민 전과’ 발언에 ‘본인 전과 이력 물타기’」, 2026.4.15.
  5. 펜앤드마이크, 「‘웬만한 대한민국 국민은 범죄자’ 발언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청원 공개」, 2026.4.30.
  6. 김소연 변호사 페이스북 게시물 및 청원 소개 글, 2026.4.29~30.
Socko/Ghost

2026년 4월 29일 수요일

[조국 저격수] “허위사실 꺼내면 반격”… 조국, ‘옛 저격수’ 김용남 앞에서 칼을 뽑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맞붙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 공방을 다룬 썸네일 이미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과거 자신을 공격했던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허위사실을 다시 꺼내면
 반격하겠다고 경고했다./seoulsinmun


정치판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어제의 저격수가 오늘의 같은 편 후보가 되고, 어제의 공격 대상이 오늘의 경쟁 상대가 된다. 6·3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딱 그런 무대가 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같은 선거구에서 맞붙는다. 그런데 이 대결이 묘하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 경쟁자가 아니다. 과거 김용남 후보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 소속으로 조국 대표를 강하게 공격했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조국 저격수’ 이미지로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민주당 후보가 됐다. 조국을 쏘던 사람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조국은 조국혁신당 간판을 달고 같은 표밭에서 충돌하는 장면이 만들어진 것이다.

조국 대표는 이 구도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29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용남 후보를 겨냥했다. 사모펀드 의혹을 다시 꺼내 허위사실을 말한다면 “반격”하겠다고 했다. 핵심은 사모펀드다. 조 대표는 자신이 해당 의혹과 관련해 수사나 기소, 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5촌 조카와 배우자 관련 판결은 있었지만, 자신을 “주식 작전 세력의 최정점”이라거나 “권력형 비리”의 당사자로 몰아가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다. 과거 공격은 정치적 상황 속에서 감당하겠지만, 선거판에서 다시 같은 프레임을 꺼내면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맞받아치겠다는 경고다.

여기서 풍자의 첫 번째 장면이 나온다. 김용남 후보는 과거 국민의힘 노선에 충실하게 조국을 공격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민주당 후보로 평택을에 섰다. 정치적 이동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정치인은 노선을 바꿀 수 있고, 시대 상황에 따라 입장을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권자가 보는 장면은 그렇게 점잖지만은 않다. “그때는 조국을 때려서 컸고, 지금은 민주당 이름으로 조국과 싸운다.” 이 한 줄만으로도 선거판의 아이러니가 완성된다. 평택을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의 현재 공약만 볼 수도 있지만, 후보의 과거 발언과 정치적 궤적을 함께 볼 수밖에 없다.



조국 대표가 던진 역공 포인트도 바로 이 지점이다. 그는 김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에게 해명할 것은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를 옹호한 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세금 낭비라고 한 점, 이태원 참사 원인을 광화문 집회와 연결해 언급한 점 등을 거론했다. 조국을 공격하던 과거는 넘어가더라도, 국민적 참사와 역사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는 해명하라는 압박이다. 이는 단순한 후보 간 말싸움이 아니다. 김용남 후보가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선 이상, 과거 보수 진영에서 했던 발언과 현재 민주당 후보라는 정체성 사이의 간극을 설명해야 한다는 정치적 공격이다.

이 대결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범여권 내부 경쟁이라는 점이다. 평택을 재선거는 국민의힘 대 민주당이라는 익숙한 구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민주당 후보 김용남, 조국혁신당 후보 조국이 동시에 뛰면서 야권·범여권 표심이 갈릴 수 있는 구도가 됐다. 한겨레는 이 선거를 두고 김용남 후보와 조국 대표의 장외 기싸움이 본격화됐다고 보도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앞서 있다고 말하고, 조 대표는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맞받는 식이다. 결국 이 선거는 후보 개인의 승부이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의 힘겨루기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 보면 조국 대표에게 평택을은 복귀 무대이자 생존 시험대다. 조국혁신당이 총선 이후 만들어낸 존재감을 유지하려면, 상징적 지역전에서 승리하거나 최소한 강한 파괴력을 보여줘야 한다. 반대로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로 계속 치고 나오는 상황이 부담이다. 민주당이 제1야당의 중심성을 유지하려면, “정권 심판”이라는 큰 구호 아래 범야권 표를 다시 흡수해야 한다. 그런데 조국이라는 인물은 민주당 지지층 일부에게 여전히 강한 감정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김용남 대 조국의 평택을 대결은 단순히 두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야권 내부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의 전초전처럼 보인다.

김용남 후보에게도 딜레마가 있다. 그는 보수 정당 출신으로 조국을 공격했던 이력이 있다. 그 이력은 중도 확장성으로 포장될 수도 있다. “보수에서 왔지만 지금은 민주당 후보”라는 이미지는 일부 유권자에게 실용 정치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나 조국 지지층에게는 정체성 의심을 부른다. 과거 조국을 그렇게 공격했던 사람이 왜 지금 민주당 후보인가. 당시의 공격은 여전히 유효한가, 아니면 이제는 철회된 것인가. 철회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후보로서 조국 지지층의 표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 철회한다면 과거의 정치적 발언은 무엇이 되는가. 어느 쪽을 택해도 쉽지 않다.

조국 대표 역시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자신은 기소·판결 대상이 아니었다고 선을 긋지만, 조국 사태 전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억은 여전히 복잡하다. 조국 지지층에게 그는 검찰개혁의 상징이고, 반대층에게는 내로남불 정치의 상징이다. 선거는 법정이 아니다. 법적으로 무엇이 확정됐느냐도 중요하지만, 유권자가 어떤 기억을 갖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그래서 조 대표가 “허위사실이면 반격”이라고 말한 것은 방어이자 공격이다. 과거 프레임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김용남 후보의 과거 발언을 다시 심판대에 올리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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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면의 정치 풍자는 결국 이것이다. 평택을 선거판에는 세 명의 김용남이 서 있다. 국민의힘 시절 조국을 저격하던 김용남, 민주당 후보로 공천받은 김용남, 그리고 과거 발언을 해명해야 하는 김용남이다. 그리고 조국 역시 두 명이다. 사모펀드 의혹의 공격 대상이던 조국, 그리고 이제 선거판에서 상대 후보의 과거를 추궁하는 조국이다. 정치가 오래되면 가해자와 피해자, 공격수와 수비수, 여당과 야당의 자리가 수시로 바뀐다. 문제는 그 자리가 바뀔 때마다 유권자의 기억까지 같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평택을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 싸움이 아니라 기준이다. 김용남 후보는 과거 발언과 현재 정체성 사이의 간극을 설명해야 한다. 조국 대표는 자신이 왜 다시 국회로 가야 하는지, 조국 사태의 방어를 넘어 지역과 국가에 어떤 의제를 가져올지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면서도, 정작 유권자에게는 민생과 지역 발전을 말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선거판은 이미 과거사 청문회처럼 흘러가고 있다. 사모펀드, 위안부 합의, 세월호, 이태원 참사, 조국 저격수, 민주당 공천. 평택을은 어느새 지역 선거가 아니라 한국 정치 기억의 재판장이 됐다.

결론은 간단하다. 김용남 후보가 조국을 다시 쏘려면, 먼저 자신이 왜 민주당 후보가 되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조국 대표가 반격하려면, 과거 의혹의 방어를 넘어 미래 의제의 공격수로 서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는 물어야 한다. 지금 이 싸움은 평택을 위한 싸움인가, 아니면 각자의 과거를 세탁하고 재포장하기 위한 싸움인가.

정치판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상대의 공격이 아니라, 내가 했던 말이 다시 돌아오는 순간이다. 평택을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조국을 향해 날아갔던 김용남의 과거 화살이, 민주당 간판을 단 현재의 김용남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조국은 그 화살을 집어 들고 말한다. 다시 쏘면, 이번엔 내가 쏜다.

참고문헌

  1. 경향신문, 「조국, ‘조국 저격수’ 김용남에 “허위사실 다시 꺼내면 반격”」, 2026.4.29.
    → 조국 대표가 평택을 재선거에서 김용남 후보를 향해 사모펀드 의혹 왜곡 시 반격하겠다고 밝힌 발언의 원출처.
  2. 연합뉴스, 「조국 ‘평택을 경쟁자’ 김용남에 ‘허위사실 다시 꺼내면 반격’」, 2026.4.29.
    → 조국 대표의 유튜브 발언, 민주당 공천 존중 입장, 김용남 후보와의 경쟁 구도 확인용.
  3. 한겨레, 「김용남 ‘내가 1등’ 조국 ‘내가 이겨’… ‘평택을 전투’ 기싸움 본격화」, 2026.4.29.
    → 평택을 재선거에서 조국 대표와 김용남 후보의 장외 기싸움 및 범여권 후보 경쟁 구도 참고.
  4. 매일경제, 「조국, ‘평택을 경쟁자’ 김용남 직격… 사모펀드 의혹 왜곡하면 반격」, 2026.4.29.
    → 조국 대표가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자신은 수사·기소·판결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내용 보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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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개입] “이게 해명이냐 인정이냐”… 한동훈·하정우 설전, 정치의 ‘말실수 본능’ 드러냈다

 

한동훈과 하정우의 선거개입 논란 설전을 다룬 정치 시사 썸네일 이미지
한동훈 측은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고,
 하정우 측은 자신이 설득한 것이라며 반박했지만
 오히려 논란은 더 커졌다./donga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침묵이 아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너무 급한 해명이다. 이번 한동훈과 하정우의 설전이 딱 그렇다. 한쪽은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고 공격했고, 다른 한쪽은 “그건 개입이 아니라 내가 통님을 설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얼핏 보면 공방은 단순하다. 공격과 방어, आरोप과 반박의 익숙한 정치 풍경이다. 그런데 문제는 반박의 방식이었다. 보통 의혹을 부인하려면 “사실이 아니다”, “개입은 없었다”, “독자적 판단이었다”고 끊어야 한다. 그런데 “제가 설득했다”는 말은, 개입을 부정하는 문장이라기보다 오히려 개입의 경로를 설명하는 문장처럼 들리는 역설을 만든다.

그래서 이번 공방의 핵심은 사실관계 이전에 정치 화법의 실패다.
한동훈은 공격 포인트를 정확히 잡았다. 대통령 또는 권력 핵심이 특정 출마나 선거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 감수성을 건드리는 소재다. 선거는 자율성과 독립성이 생명인데, 거기에 권력의 손이 들어갔다는 인상이 생기면 유권자는 즉각 반응한다. 특히 “불법 출마지시” 같은 표현은, 사실 여부와 별개로 정치적 폭발력이 매우 크다. 한동훈은 바로 그 지점을 후벼 판 것이다. 상대가 가장 방어하기 어려운 단어를 먼저 던져 판 전체를 규정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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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정우의 대응은 흥미롭다. 그는 “이재명의 선거개입이 아니라, 내가 통님을 설득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의도는 분명했을 것이다. 윗선의 지시가 아니라, 자신 또는 내부의 정치적 판단과 설득이 있었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바꾸려 한 것이다. 그러나 정치 언어는 늘 의도대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설득했다”는 말은 듣는 순간 이런 질문을 부른다.
누가 누구를 왜 설득했는가.
왜 설득이 필요했는가.
설득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권력과 정치적 관계를 말해주는 것 아닌가.
한마디로, 불을 끄려다 산소를 들이부은 셈이다.

풍자적으로 보면 이 장면은 한국 정치의 고질병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치인은 무언가를 부인할 때 늘 두 가지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하나는 “우리는 전혀 상관없다”고 선을 긋고 싶은 욕망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결국 판을 움직인 건 우리”라고 은근히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다. 문제는 이 두 욕망이 한 문장 안에서 충돌할 때다. 그러면 해명은 해명이 아니라 자랑처럼 들리고, 자랑은 자랑이 아니라 자백처럼 들린다. 이번 “제가 설득했다”는 표현이 바로 그렇다. 완전히 끊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당당하게 인정하지도 못하는 애매한 정치 화법. 유권자가 보기엔 가장 수상한 종류의 답변이다.

한동훈 쪽에서 다시 “불법 출마지시에도 거짓말”이라고 재반박한 것도 이 틈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의 해명 속 어휘를 물고 늘어져, 그 자체를 다시 공격의 증거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건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는 매우 효과적이다. 애초에 논란의 중심을 “대통령이 개입했나”에서 “왜 설득이라는 표현이 나왔나”로 옮겨버리기 때문이다. 정치는 종종 팩트의 게임이 아니라 문장의 게임이다. 상대가 잘못 던진 한 문장이 수십 개의 해명보다 더 오래 남는다.

이 장면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서 드러나는 권력의 그림자 때문이다. 선거개입이라는 말은 단순히 선거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의 경계에 관한 질문이다. 대통령은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가. 측근은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가. 설득은 어디까지 자율적인가. 그리고 언제부터 그것은 압력처럼 들리기 시작하는가. 법적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정치적 감각의 차원에서 유권자는 아주 본능적으로 안다. 선거는 본래 후보와 유권자의 관계여야 하는데, 그 사이에 누군가 “내가 설득했다”고 나서는 순간, 이미 순수한 경쟁의 그림은 흐려진다.

정치 풍자의 소재로 보자면 이 공방은 거의 교과서적이다.
한동훈은 “개입”을 외치고,
하정우는 “설득”을 외친다.
그런데 국민 귀에는 둘 다 이렇게 들릴 수 있다.
“결국 누군가가 뒤에서 판을 만진 것 아니냐.”

정치권은 늘 단어를 바꿔 위기를 넘기려 한다.
세금은 “재정의 적극성”이 되고,
실패는 “과정의 진통”이 되며,
지시는 “조율”이 되고,
압박은 “설득”이 된다.
하지만 유권자는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다.
말이 복잡해질수록, 뭔가 숨기고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사실관계가 다 밝혀지기 전에도 이미 정치적으로 손해가 시작된 사건이다. 공격은 명확했고, 방어는 애매했다. 그리고 애매한 방어는 언제나 공격의 먹잇감이 된다.



이번 설전은 또 하나의 현실도 드러낸다. 지금 한국 정치는 정책 경쟁보다 프레임 선점이 먼저다. 누가 더 좋은 비전을 말했는지보다, 누가 먼저 상대를 “위험한 사람”으로 규정했는지가 중요하다. 한동훈은 “선거개입” 프레임으로 상대를 공격했고, 하정우는 이를 “내가 설득했다”는 인간적·실무적 관계로 축소하려 했다. 그러나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서사를 부여해 버렸다. 프레임 전쟁에서는 모호한 설명보다 차라리 짧고 단호한 부인이 낫다. 그런데 정치인은 늘 설명을 덧붙이다가 자신에게 불리한 맥락까지 직접 만들고 만다.

결국 이 논란의 본질은 거창하지 않다.
국민이 보는 장면은 하나다.
누군가는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내가 설득했다”고 말한다.
그러면 유권자는 묻는다.
그래서, 결국 누가 판을 움직였다는 말인가?

그리고 정치 풍자의 결론은 더 간단하다.
정치는 늘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 같지만,
실은 말을 덜 실수한 사람이 이긴다.
이번 공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격의 날카로움보다, 해명의 어설픔이다.
부인하려다 설명이 되었고,
설명하려다 개입처럼 들렸고,
개입을 부정하려다 오히려 개입의 그림자를 크게 만들었다.

이쯤 되면 국민은 이렇게 비웃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거짓말이 아니라, 해명이 스스로 자폭한다.”

참고문헌

  1. 동아일보, 「한동훈 “李 선거개입” vs 하정우 “제가 통님 설득”…날선 설전」, 2026.4.29.
    → 한동훈 측의 선거개입 주장과 하정우 측의 “제가 통님을 설득” 반박이 직접 소개된 기본 기사.
  2. 동아일보, 「河 “내가 설득한거니 李 선거개입 아냐” 韓 “李 불법 출마지시에도 거짓말” 재반박」, 2026.4.29.
    → 양측 재반박과 표현 수위, 공방의 직접 문구를 확인할 수 있는 참고 기사.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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