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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6일 토요일

김민석, 개헌 국민투표 시간표 내놨다...국민의힘 선택과 야권 반론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민주당 개헌추진단 출범과 5·18 헌법 전문 수록을 둘러싼 여야 공방
민주당이 내년 상반기 국민투표를 목표로 개헌 추진에
 나서면서 5·18 헌법 전문 수록과 권력구조 개편을 둘러싼
 여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credit: kookjaenews


더불어민주당이 드디어 개헌의 시간표를 꺼내 들었다. 9월 20일 출범한 민주당 개헌추진단은 내년 상반기까지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개헌을 통한 연임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며 “야당이 제기하는 걸림돌도 명확히 정리됐다”고 선언했다. 추진단 역시 연말까지 국민적 공감대와 개헌안 마련에 집중하고, 내년 3~4월까지 합의안을 만드는 일정을 제시했다.

그런데 여기서 첫 번째 정치적 역설이 생긴다. 민주당은 걸림돌이 제거됐다고 하는데 국민의힘은 아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개헌의 문은 열렸지만, 열쇠를 쥔 쪽의 생각은 아직 같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에 가장 공들여 제거하려는 것은 역시 ‘이재명 연임 개헌’이라는 의심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개헌을 하려면 이 대통령의 연임 불가 선언부터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히 제한돼 있다’는 설명에도 국민의힘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답답할 만하다. 대통령이 연임 의사가 없다고 밝혔는데 또 무엇을 더 증명하라는 것이냐는 반문이다. 그러나 야당의 의심을 단순한 말꼬리 잡기로만 치부하기도 어렵다. 헌법 제128조는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이 그 개헌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법적으로는 이미 장치가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개헌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신뢰의 문제가 별도로 존재한다. 더 흥미로운 것은 민주당이 이번에는 개헌을 ‘원포인트’로 가져가지 않겠다고 사실상 선언했다는 점이다. 5·18을 비롯한 민주화 역사를 헌법 전문에 담는 문제, 국민의 기본권과 사회권적 권리 확대, 삼권분립과 지방분권, 선거·정당제도 개선, 권력구조 개편까지 한꺼번에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1987년 체제를 단순히 손질하는 수준을 넘어 ‘다음 대한민국의 운영체제’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1987년 헌법이 만들어진 지 약 40년이 지났고 저출생·고령화·수도권 집중·기후변화·AI 전환 등 당시에는 헌법 의제로 상정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등장했다는 민주당의 문제 제기도 일정한 시대적 배경을 갖는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어려워진다.

전문 하나를 고치는 것과 권력구조·기본권·선거제도까지 건드리는 것은 전혀 다른 크기의 정치적 협상이다. 특히 김민석 대표가 개헌을 ‘민생 개헌·국민통합 개헌’에서 더 나아가 ‘연속집권 성공’의 역사와 연결한 대목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역사를 소환하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 성공·개헌 성공·국민통합 성공·연속집권 성공’을 한 묶음으로 언급한 순간, 개헌은 순수한 헌법 논의를 넘어 집권세력의 정치적 역사와 맞닿게 된다.

물론 이것이 곧 연임 개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야당이 의심하는 정치적 동기를 불식시키려면 오히려 이런 대목일수록 더욱 신중해야 한다. 헌법을 바꾸자는 정치세력이 다음 선거를 이야기하는 순간, 야당이 계산기를 꺼내 드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로드맵의 진짜 승부처는 국민의힘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대화해 보면 개헌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또 국민의힘도 과거 개헌특위 등을 통해 개헌 방향을 논의한 전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장동혁 지도부가 보여준 태도는 ‘개헌 자체 반대’라기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개헌의 정치적 의도에 대한 불신에 가깝다. 장 대표는 8월에는 이 대통령의 개헌 언급을 ‘야당 갈라치기’라고 비판했고, 9월에도 연임 불가 선언을 요구했다. 따라서 민주당이 정말로 ‘걸림돌 제거’를 말하려면 이제 공을 국민의힘 코트에 던져놓고 끝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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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것이 아니라, 야당이 우려하는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대통령 권한, 국회 권한을 구체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더구나 개헌은 기자회견으로 끝나는 정치 이벤트가 아니다. 헌법상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발의할 수 있지만, 국회 의결에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이후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민주당이 국회에서 의석 우위를 갖고 있다고 해도 개헌선은 별개의 문제다. 결국 국민의힘의 협조 없이는 국회 통과부터 쉽지 않다. 그래서 ‘내년 상반기 국민투표’라는 로드맵은 야심찬 시간표인 동시에 여야 협상이 얼마나 빨리 진행되느냐에 달린 정치적 시험표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말하는 ‘걸림돌 제거’가 실제 정치적 합의로 이어질지는 이제 말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참여할 수 있는 개헌안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이번 개헌 추진단 출범은 헌법을 바꾸겠다는 선언보다 정치권에 던진 시험지에 가깝다. 민주당은 “대통령 연임이라는 의심은 사라졌으니 이제 개헌 논의를 시작하자”고 한다. 국민의힘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맞선다. 이 간극을 메우는 방법은 서로 상대방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개헌의 내용을 공개하고 하나씩 합의하는 것뿐이다.

5·18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넣는 문제, 기본권과 사회권 확대, 지방분권, 삼권분립, 선거제도, 권력구조까지 무엇을 바꿀 것인지 국민 앞에 펼쳐놓고 국민의힘과 다른 야당,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하면 된다. 개헌은 대통령의 약속만으로도, 여당 대표의 로드맵만으로도 완성되지 않는다. 국회의 3분의 2와 국민투표라는 두 개의 문을 동시에 통과해야 한다.

그러니 이제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민주당이 말한 ‘걸림돌 제거’가 끝난 것인가, 아니면 이제부터 진짜 걸림돌을 제거해야 하는 것인가. 개헌의 시계는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아직 헌법은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민주당이 말하는 ‘걸림돌 제거’ 앞에 놓인 더 뜨거운 문제는 어쩌면 대통령 연임이 아니라 5·18의 헌법 전문 수록일 수 있다. 김민석 대표는 이미 5·18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을 개헌의 출발점으로 제시했고,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5·18을 수용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

반면 야권과 일부 보수 성향 사회단체에서는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5·18의 역사적 평가와 헌법 전문 수록 문제, 그리고 5·18 유공자 개인의 신상·보훈정보 공개 문제는 서로 다른 사안이다. 실제로 최근에도 정치인 이름이 들어간 이른바 ‘5·18 유공자 명단’이 온라인에서 확산됐지만, 언론 팩트체크 결과 일부는 실제 유공자였고 일부는 유공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개헌을 진짜 국민통합의 과정으로 만들려면 이 논쟁을 ‘5·18을 인정하느냐 부정하느냐’라는 진영 대결로만 몰아갈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합의와 보훈 대상자의 개인정보 보호, 국민의 알 권리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지까지 정면으로 논의해야 한다. 민주당이 말하는 ‘걸림돌 제거’가 정말 완성되려면 바로 이 지점에서 국민의힘과 야권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김민석 "대통령, 개헌 걸림돌 정리…연속집권 성공의 길 갈 것"(종합)」, 2026.09.20. — 민주당 개헌추진단 출범, 5·18·부마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권력구조 개혁, 내년 상반기 국민투표 추진 및 김민석 대표의 ‘걸림돌 제거’ 발언.
  • JIBS 제주방송, 「민주당 "5.18 헌법 전문에"…내년 상반기 개헌 국민투표 추진」, 2026.09.20. — 민주당 개헌추진단의 구체적 로드맵과 5·18·4·19·부마항쟁,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 등의 개헌 의제.
  • 뉴스1, 「민주, 개헌 국민투표 내년 상반기 목표…김민석 "대통령, 개헌 걸림돌 정리"」, 2026.09.20. — 내년 3~4월 합의안 마련, 총선과 거리를 둔 국민투표 추진 등 추진단의 일정과 전략.
  • 채널A, 「‘상반기 개헌 국민투표’ vs ‘국면전환용’」, 2026.09.20. — 민주당 개헌 추진에 대한 야권의 반응과 정치권의 상반된 해석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 대한민국헌법, 국가법령정보센터.

  1.   — 개헌 절차와 대통령 임기 관련 헌법 규정 확인. 특히 개헌안의 국회 의결 및 국민투표 절차를 검토하는 법적 기준 자료. 국가보훈부, 「5·18민주유공자에 대한 보훈혜택 내용은 무엇인지」.
  2.    — 5·18민주유공자의 법적 범위와 보훈 지원 제도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5·18민주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09.08 시행.
  3.    — 5·18민주유공자와 유족·가족의 법적 범위 및 관련 제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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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5일 수요일

이재명-트럼프 본격 격돌하나…재판 모스 탄·압색 스타벅스·중징계 배재고까지 번진 ‘미중 대리전’ 그림자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를 중심으로 미중 전략경쟁과 한국 사회의 정치적 충돌을 보여주는 이미지
“이재명 vs 트럼프? 미중 패권전쟁이 한반도 내부로 들어왔다”/thekoreaherald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묘한 장면을 만들고 있다. 올해 1월 첫 정상외교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고, 이후 유럽 G7 외교를 거쳐 7월 24일부터 8월 3일까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를 잇는 7박 11일 순방에 나섰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친중 순방’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실제 이번 미국 방문에서는 앤트로픽·오픈AI·엔비디아 등 미국 AI 기업들과 연쇄 회동했고, 샌프란시스코 AI 선언까지 내놨다. 그러나 문제는 서울이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서 어떤 전략적 좌표를 택하고 있느냐다. 이재명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강조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AI·반도체·조선·원자력·방산·공급망을 놓고 사실상 패권경쟁을 벌이는 시대에 ‘양쪽 모두와 잘 지내겠다’는 외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에도 경제·안보 부담의 분담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미관계는 과거처럼 선언만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졌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와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가 앞으로 어디에서 충돌할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다.

그 충돌의 국내 정치적 상징으로 떠오른 인물이 바로 모스 탄이다. 탄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어린 시절 소년원에 수감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미국에서 공개적으로 제기했고, 이 내용은 이미 국내에서 허위사실로 판명된 주장이다. 경찰은 처음 미국에서 한 발언에 대해서는 공소권이 없다고 각하했지만,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결국 경찰은 국내외 발언을 묶어 정보통신망법 및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탄 교수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고, 출국정지도 연장했다. 탄 교수 측은 이에 반발해 출국정지 취소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여기에 탄 교수가 ‘중국의 한국 부정선거 개입’ 주장까지 제기하면서 사건은 단순한 대통령 개인의 명예훼손 사건을 넘어섰다. 미국에서 활동했던 한국계 법학자가 한국 대통령을 둘러싼 허위정보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한국 경찰이 이를 수사하는 장면 자체가 한미관계의 민감한 경계선에 올라온 것이다. 그렇다고 탄 교수의 주장을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볼 근거는 없다. 바로 이 구분이 중요하다. 개인의 정치적 주장이 미국의 국가정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주장이 한국 사회의 강한 보수층과 결합하면서 정치적 파급력을 갖는 것 또한 현실이다.

스타벅스의 이른바 ‘탱크데이’ 논란은 또 다른 폭발점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마케팅에 사용했다는 논란이 발생했고, 경찰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을 대상으로 한 고발 사건을 수사했다. 서울경찰청은 압수수색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실제로 경찰은 6월 8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 그러나 여기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압수수색이 실시된 것이 아니라 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경찰은 신세계그룹 감사팀장을 조사하고 자체 감사자료도 제출받았지만, 강제수사 여부와 적용 법리를 놓고 난항을 겪었다.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커피 브랜드 논란이 아니다. 기업의 마케팅 표현 하나가 역사 인식, 5·18의 법적 보호, 표현의 자유, 기업 경영진의 책임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논쟁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이 논란을 둘러싼 보수·진보의 대립은 다시 미국과 한국의 정치문화 차이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기업의 실수와 역사적 모욕을 처벌하는 문제는 법률의 영역이어야 하지만, 그것이 정치적 진영을 가르는 ‘충성 테스트’로 변하는 순간 사법의 신뢰는 오히려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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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야구부 사건 역시 같은 문제를 보여준다.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지역 비하성 응원구호가 논란이 됐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이병태 부위원장이 이를 비판하며 5·18의 ‘성역화’를 문제 삼았고,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경고하면서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졌다. 이 사안을 ‘학생 2명 중징계’라고 단순화하면 안 된다. 현재 확인되는 핵심 징계는 학교 야구부에 대한 출전정지이며, 관련 학생·지도자 개인에 대한 추가 심의는 별도로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고교생의 무분별한 응원 구호를 어디까지 징계할 것인가, 역사적 비극을 조롱하는 표현을 어디까지 법적으로 제한할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청소년의 표현행위와 교육적 책임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이 문제가 곧바로 ‘5·18을 인정하느냐 마느냐’, ‘보수냐 진보냐’, ‘친미냐 반미냐’의 싸움으로 확장된다. 아이들의 야구 응원석까지 거대한 이념전쟁의 전선으로 만들어버리는 순간, 한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는 이미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한 것이다.

이 모든 장면 위에 미셸 스틸이라는 새로운 미국의 얼굴까지 등장했다. 스틸 후보자는 6월 17일 미국 상원에서 찬성 55표, 반대 39표로 인준됐고, 한국 정부 역시 이미 아그레망을 부여했다. 1년 5개월 이상 이어진 주한 미국대사 공백이 사실상 끝난 것이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스틸이 전통적인 직업외교관이 아니라 공화당 출신 정치인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서울신문은 그의 부임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직선적 외교’ 가능성을 전망했다. 그렇다면 스틸의 서울 부임을 ‘멸공 대사’라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한국에서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 지켜봐야 한다. 미국은 한국에 단순히 북한 억제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조선·반도체·AI·원자력·방산·핵심광물·공급망까지 동맹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대로 이재명 정부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포기할 수 없다는 현실을 갖고 있다. 결국 스틸 대사의 등장은 ‘반공 대 친공’의 상징이라기보다 미국 중심의 자유세계 공급망과 중국 중심 경제권 사이에서 한국이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인지 묻는 워싱턴의 새로운 질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단순히 ‘이재명 대 트럼프’로 보는 것도 부족하다. 더 정확한 표현은 ‘미중 전략경쟁이 한국 정치의 내부 균열을 통해 표출되기 시작했는가’일 것이다. 중국 국빈방문, 미국 AI 협력, 모스 탄 수사와 출국정지, 부정선거 의혹, 스타벅스·신세계 수사 논란, 배재고 5·18 논쟁, 그리고 미셸 스틸 대사의 등장까지 서로 직접 연결된 사건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건들이 하나의 정치적 공간에서 소비되는 방식은 분명히 연결돼 있다. 한쪽은 이를 ‘반미·친중·좌파 세력의 확장’으로 보고, 다른 쪽은 ‘극우·반중·친미 세력의 공세’로 받아들인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이 진영전쟁의 소용돌이에 들어가는 순간 외교와 사법과 교육과 기업의 영역까지 모두 정치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와 이재명이 실제로 충돌한다면 그것은 말싸움 때문이 아니라 관세·투자·조선·방위비·주한미군·대중국 정책 같은 구체적인 국익의 충돌에서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 한국 내부에서 이미 ‘친미냐 친중이냐’라는 진영전선이 과열돼 있다면 대통령의 외교적 선택 하나가 곧 국내 정치의 폭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 한반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미중 갈등 자체가 아니다. 미중 갈등이 한국 사회의 내부 갈등과 결합해 ‘누가 대한민국 편인가’를 서로 심판하는 정치로 변하는 것이다. 그 순간 이재명 정부의 진짜 시험대가 열린다. 외교는 국익으로 버티고, 사법은 증거로 버티며, 정치는 헌법으로 버틸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하반기 대한민국은 미중 패권경쟁의 관찰자가 아니라 그 충돌이 직접 통과하는 전장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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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8일 목요일

정원오 우세 속 터진 5·18 논란… 강북의 변화, 강남의 결집... 서울시장 선거가 끓고 있다

 

정원오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전과 5·18 논란을 상징하는 서울 도심 선거 이미지
정원오 후보의 과거 사건 해명 논란과 스타벅스 5·18 논란이 맞물리며
 서울시장 선거는 기억정치와 도덕성 검증의 장으로 번지고 있다./ghostimages


서울시장 선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도시의 교통, 부동산, 재개발, 복지, 청년 주거를 물어야 할 선거판에 5·18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무거운 이름이 올라왔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과거 폭행 사건 해명을 둘러싼 논란, 국민의힘의 피해자 녹취 공개,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논란을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정원오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충돌이 한꺼번에 맞물리며 선거는 정책 경쟁에서 기억정치의 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원오 후보에게 5·18은 위험한 이름이 되었다. 그가 과거 사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5·18 관련 언쟁을 언급한 순간, 사건은 단순한 폭행 전력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과 기억의 진정성 문제로 바뀌었다. 국민의힘은 피해자 녹취를 꺼내 “5·18 논쟁은 없었다”는 취지로 압박했고, 정 후보 측은 판결문과 당시 보도를 들어 허위·왜곡 네거티브라고 맞섰다. 이 장면에서 유권자가 보는 것은 법적 사실의 세부 항목만이 아니다. 한 정치인이 자신의 과거를 설명할 때 역사적 기억을 어떤 방식으로 불러냈는가, 그 이름이 방패였는가 아니면 맥락이었는가를 묻게 된다.

오세훈 후보도 이 논란을 놓칠 수 없다. 현직 시장으로서 그는 행정 안정과 경험을 내세우지만, 정권교체 이후 민주당 후보가 서울에서 강한 흐름을 보이자 선거 지형은 이미 방어전이 되었다. 오 후보에게 정원오의 도덕성 논란은 판세를 다시 끌어당길 수 있는 드문 균열이다. 특히 서울은 한 덩어리의 도시가 아니다. 강남권의 보수 결집, 강북의 변화 요구, 서남권의 생활 민심, 중도층의 피로감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정치 지형이다. 정원오가 행정가 이미지로 서울 전역을 넓히려 한다면, 오세훈은 도덕성 검증과 현직 안정론으로 그 확장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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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중한 아이러니는 여기에 있다. 5·18은 선거의 소품이 되기에는 너무 무거운 역사다. 스타벅스의 부적절한 표현이 비판받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이 역사적 상처를 마케팅 언어로 소비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그 비판이 선거판에서 후보 간 공격과 방어의 문장으로 바뀌는 순간, 기억은 다시 정치의 도구가 된다. 한쪽은 역사 존중을 말하며 상대를 몰아붙이고, 다른 한쪽은 과잉 비판을 말하며 역공한다. 모두가 5·18을 말하지만, 정작 그 이름 앞에서 조심스러움은 점점 사라진다.

서울시장 선거의 향방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정원오 후보가 이 논란을 단순 네거티브로만 치부하면 중도층의 질문에 충분히 답하지 못할 수 있다. 과거 사건, 해명의 정확성, 5·18 언급의 적절성을 차분히 정리하지 못하면 우세론은 쉽게 피로해진다. 반대로 오세훈 후보가 이 문제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몰고 가면 역풍도 가능하다. 서울 유권자는 네거티브를 듣지만, 네거티브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도덕성 검증과 정치적 과잉 사이의 선을 넘는 순간, 공격자는 검증자가 아니라 선거 공학자로 보일 수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서울의 미래를 묻는 동시에, 정치가 기억을 다루는 태도를 묻고 있다. 정원오의 과제는 5·18을 방패로 삼았다는 의심을 지우는 것이고, 오세훈의 과제는 5·18을 칼로 쓴다는 인상을 피하는 것이다. 어느 쪽도 이 역사 앞에서 가벼워져서는 안 된다. 수도 서울의 선거가 품격을 잃는 순간, 도시의 미래도 후보의 구호 속에서 희미해진다.

서울은 지금 접전의 도시가 되고 있다. 여론의 흐름은 출렁이고, 권역별 민심은 재배열되고, 5·18 논란은 그 위에 도덕성의 불씨를 던졌다. 하지만 최종 질문은 여전히 하나다. 누가 더 크게 분노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이 도시를 더 책임 있게 이끌 것인가. 기억은 존중되어야 하고, 검증은 필요하다. 그러나 선거가 기억을 소비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정책이고, 그다음은 품격이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野 ‘5·18 논쟁없어’ 폭행 피해자 녹취…정원오 ‘판결문이 입증’」, 2026년 5월 14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피해자 녹취 공개와 정원오 후보 측 반박을 함께 보도했습니다.
  2. YTN, 「국민의힘, ‘정원오 피해자’ 녹취 공개…주진우 ‘5·18 관련 논쟁 없었다’」, 2026년 5월 14일. 같은 논란의 정치권 공방을 보도했습니다.
  3. 매일경제, 「오세훈 ‘정원오·李대통령, 적당히 하라…이 정도 때렸으면 됐다’」, 2026년 5월 24일. 스타벅스 5·18 논란을 둘러싼 오세훈 후보의 반격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4. 한겨레, 「오세훈, 이 대통령·정원오 스타벅스 비판에 ‘이제 좀 적당히 하라’」, 2026년 5월 24일.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선거 공방의 확산을 보도했습니다.
  5. 뉴시스/다음, 「정원오 41.7% 오세훈 41.6%…서울시장 오차범위 내 초박빙」, 2026년 5월 22일. 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라는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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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0일 수요일

5·18 전야제 여야 대표 참석 후폭풍… “광주 정신은 누구의 것인가” 논란 확산

 

5·18 전야제와 광주 정신 논란을 상징하는 16대9 정치 썸네일 이미지
5·18 전야제를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지방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확산되고 있다./ghostimages


광주는 늘 한국 정치의 거울이었다. 누군가는 광주를 민주주의의 심장이라고 불렀고, 누군가는 권력의 양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광주는 점점 더 추모의 공간이 아니라 정치의 무대가 되어갔다. 올해 5·18 전야제를 둘러싼 후폭풍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여야 대표들이 광주 전야제 무대에 나란히 등장한 장면은 겉으로 보면 화합처럼 보였다. 그러나 정치권과 온라인 여론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이것이 진정한 국민 통합의 몸짓인가, 아니면 6·3 지방선거를 앞둔 거대한 상징 정치의 시작인가.

특히 이번 논란이 커지는 이유는 광주라는 공간이 단순한 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5·18은 이미 역사이면서 동시에 현재 정치의 언어다. 어느 정당은 민주주의 정통성을 말할 때 광주를 호출하고, 어느 정치인은 보수 혁신을 말할 때 광주를 찾는다. 결국 광주는 추모의 이름으로 늘 정치 속에 다시 소환된다.

문제는 그 반복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읽힌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여기서 나온다. 추모는 숙연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 동선과 대표 발언, 악수 장면, 박수 타이밍이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광주 정신이 기억의 공간이 아니라 선거 전략의 배경처럼 소비된다는 냉소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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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야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권은 통합과 미래를 강조했고, 야권은 민주주의 수호와 역사 계승을 외쳤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결국 선거를 앞두고 광주를 다시 찾은 것 아니냐”는 냉정한 시선도 적지 않았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광주 민심은 단순 지역 표심을 넘어 전국 정치 상징으로 읽힌다. 그래서 정치권은 매번 광주를 향해 달려간다.

아이러니는 여기 있다. 광주 정신은 원래 권력에 맞선 시민 저항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그 정신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존재가 오히려 정치권이 되어버렸다. 누구는 “우리가 진짜 계승자”라고 주장하고, 누구는 “광주를 독점하지 말라”고 반발한다. 그렇게 광주는 다시 진영 정치의 언어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더 복잡한 문제는 국민 인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5·18 자체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누가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는가”가 더 민감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일부에서는 광주 정신 자체보다 정치권의 반복된 상징 소비에 대한 거리감도 커지고 있다. 이것은 결코 가벼운 신호가 아니다.

6·3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런 흐름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여야 모두 광주를 통해 자신들의 도덕성과 민주주의 이미지를 강화하려 할 것이고, 반대 진영은 이를 “위선” 혹은 “정치 쇼”라고 공격할 것이다. 결국 광주는 또다시 선거의 중심 무대가 된다.

그러나 진짜 위험한 순간은 따로 있다. 국민이 더 이상 정치권의 광주를 믿지 않게 되는 순간이다. 추모는 남는데 진정성이 사라지고, 상징은 남는데 감동이 사라질 때, 광주 정신은 가장 깊게 흔들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치인의 방문이 아니라, 광주를 정치적 소유물이 아닌 국민 공동의 역사로 남겨두려는 절제일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5·18 전야제 및 여야 대표 참석 관련 보도.
  • 한겨레, 광주 정신과 정치 상징성 관련 분석 기사.
  • 조선일보, 6·3 지방선거와 광주 민심 관련 기사.
  • 경향신문, 5·18 기념행사와 정치권 반응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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