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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1일 일요일

임은정, 소신과 권력 사이...중수청장 감찰 논란과 검찰개혁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

 

임은정 중수청장 감찰 논란과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을 상징하는 정치 논평 이미지
권력에 대한 저항은 소신인가, 공직자의 경계를
 넘은 행동인가./credit: chosun


검찰이 잘못하면 비판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비판하고, 자신을 중용한 것으로 여겨지는 새 권력이 들어서도 비판한다.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의 행보를 관통하는 것은 이처럼 불편할 정도로 일관된 충돌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 내부의 문제를 제기하며 주목받았던 그가 이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신설된 중수청에서도 감찰 대상이 됐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한 것이 발단이다. 임 청장은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상사의 백지구형 지시에 맞서다 징계를 받았지만, 이후 징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전력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권력과 조직에 맞선 소신의 연장선인가. 아니면 과거에는 저항으로 평가받던 행동이 지금은 공직자의 직무상 경계를 넘은 것인가.

한 사람의 이력을 ‘정의로운 내부고발자’ 또는 ‘조직 부적응자’라는 두 개의 이름표로 간단히 정리하기는 어렵다. 다만 정권이 바뀌어도 충돌이 반복된다는 사실은 질문할 가치가 있다. 임은정은 권력이 바뀌어도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사람인가, 아니면 자신이 옳다고 판단한 원칙을 조직의 절차보다 앞세우는 사람인가.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쟁점은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공개 비판이다. 임 청장은 김 후보자가 과거 대검 감찰1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자신이 제기한 검사 성폭력 사건 관련 감찰·수사 요청이 묵살됐다고 주장하며, 그가 초대 중수청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 왔다. 김 후보자의 과거 처리 과정과 직무상 책임은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할 수 있는 사안이다.

공직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현직 기관장이 자신의 상급 기관장이 될 후보자를 SNS에서 거듭 공개 비판하고, 청문회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방식이 적절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문제 제기가 정당하더라도 절차와 방식에 대한 검증은 가능하다. 반대로 조직 질서를 내세운다고 해서 과거의 의혹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후보자의 책임은 후보자의 책임대로, 임 청장의 직무상 책임은 그것대로 따져야 한다. 검찰개혁을 한다면서 검증을 금지할 수는 없고, 검증을 한다면서 공직자의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정의를 말하는 사람에게도 절차가 필요하고, 절차를 말하는 사람에게도 설명이 필요하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고다.

이 대통령은 10월 5일과 9일 SNS를 통해 검찰개혁을 내세워 인사와 정책을 자기 뜻대로 하려 하거나, 뜻대로 되지 않자 내부 공격에 나서는 행태를 비판했다. 보도에서는 이 발언이 김지용 후보자 인선에 반발한 여권 강경파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추미애 경기지사와 김용민 민주당 의원, 임은정 청장 등이 후보자 인선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는 점도 함께 거론됐다.

이 장면에서 정권의 아이러니가 드러난다. 과거에는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세력과 싸운다는 명분으로 결집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부의 인사 판단에 맞서고 있다. 대통령에게는 국정 운영과 인사권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고, 개혁을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잘못된 인선을 견제해야 한다는 명분이 있다. 양쪽 모두 자기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개혁의 명분이 대통령의 판단을 무조건 정당화하지도 않고, 개혁을 향한 열정이 모든 반대 행동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대통령의 경고가 정당한 공직기강 확립인지, 불편한 비판을 누르는 신호인지는 실제 감찰과 인사 검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면 임은정은 배은망덕한 것인가. 이 질문은 정치적으로는 자극적이지만, 분석적으로는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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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는 특정 정치인에게 충성하기 위해 임명되는 사람이 아니라 법과 직무에 따라 일해야 하는 사람이다. 임 청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이나 인사에 반대했다고 해서 곧바로 배은망덕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반대로 공직자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조직의 인사와 정책을 공개적으로 흔드는 행동이 언제나 용기 있는 소신이라고 볼 수도 없다.

여기서 필요한 구분은 충성과 책임의 차이다.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이 공직자의 최우선 의무라면 권력에 대한 감시는 애초에 성립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공직자가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기관의 공식 입장처럼 행사할 수 있다면 행정의 일관성도 무너질 수 있다. 공직자의 독립성과 조직의 책임성을 동시에 지키려면, 무엇을 문제 삼았는지뿐 아니라,...

어떤 권한과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태도는 민주주의의 자산이다. 그러나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여권 내부의 균열은 임 청장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추미애와 박은정, 김용민 등은 김 후보자 인선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고,...

이 대통령은 개혁을 명분으로 한 내부 공격에 경고를 보냈다. 김용민 의원은 자리를 탐해 정치를 한 것이 아니라며 권한을 잃더라도 검찰·사법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 대립을 단순히 친명과 반명, 충성파와 배신파의 싸움으로 축소하면 핵심을 놓친다. 실제 쟁점은 검찰개혁의 주도권과 인사권, 그리고 개혁의 속도와 방법을 누가 결정하느냐에 있다.

대통령은 제도와 인사를 통해 개혁을 완성하려 하고, 강경파는 자신들이 보기에 충분하지 않은 인사를 받아들이면 개혁의 취지가 훼손된다고 주장한다. 개혁이라는 같은 깃발 아래 서로 다른 목적지가 나타난 것이다. 김어준이나 이른바 개딸 등 지지층의 태도까지 하나의 방향으로 묶어 말하기는 어렵다.

온라인 지지층은 단일한 조직이 아니며, 비판적 목소리의 존재만으로 이재명 지지 기반 전체가 이탈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만 한때 개혁의 동력으로 여겨졌던 진영 내부의 강한 비판 문화가 집권 이후에는 국정 운영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정치적 역설이다. ‘손가혁만 이재명을 추종하는가’라는 질문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특정 지지층의 열성적 옹호가 대통령의 모든 판단을 정당화하는 구조로 굳어지면, 정책과 인사에 대한 합리적 비판은 배신으로 취급될 위험이 있다. 반대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을 모두 진정한 개혁가로 치켜세우는 것도 또 다른 진영 논리다. 김민석 총리 또는 여권 핵심 인사들이 이 대통령에게서 이탈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구체적인 발언과 행동이 확인되지 않는 한 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

정치권의 견해 차이는 곧바로 결별을 뜻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의 경고와 장관의 감찰 지시, 강경파의 반발이 짧은 기간에 이어진 것은 집권 세력이 내부 이견을 처리하는 방식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정권을 지탱하는 것은 박수만 치는 지지층이 아니다. 때로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동료와 비판자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내부 반발이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 결국 판단의 기준은 누가 대통령과 가까운가가 아니라 어떤 주장이 사실에 근거하는지, 어떤 절차가 법과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있어야 한다. 임은정은 무엇을 잘못했는가.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 그가 감찰 대상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잘못을 확정할 수는 없다.

감찰은 징계 확정과 다르며, 감찰의 근거와 절차, 결과가 공개되고 나서야 구체적인 책임을 판단할 수 있다. 동시에 임 청장 역시 자신이 제기한 의혹을 증거와 절차로 입증해야 한다. 김지용 후보자의 적격성은 인사청문회와 검증 절차에서 다루고, 임 청장의 행동은 공직자의 의무와 관련 규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자신이 강조한 개혁과 공직기강이 비판을 차단하는 방패가 아니라 제도를 바로 세우는 원칙임을 보여줘야 한다. 과거 권력에 맞섰다는 이력은 현재의 모든 행동을 면책하지 않으며, 현재 권력의 인사권 역시 모든 비판을 침묵시킬 면허가 아니다. 임은정이 끝까지 맞서면 소신의 상징이 될 수도 있고, 절차를 벗어난 행동이 확인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어느 쪽인지는 미리 정해 놓을 일이 아니다. 권력에 저항하는 사람에게는 증거와 책임이 필요하고, 저항하는 사람을 감찰하는 권력에는 더 높은 수준의 공정성이 필요하다. 개혁의 진짜 시험은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가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한 비판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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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8일 월요일

김용민·박은정 뭘 잘못했나...검찰개혁의 돌멩이인가…‘제명청원’ 뒤에 숨은 여권의 강경론...

 

김용민 박은정 제명청원과 검찰개혁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 갈등
제명청원으로 번진 검찰개혁 노선 충돌, 민주당은 개혁파와
 국정운영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credit: newdaily-ytn


김용민과 박은정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27일 온라인에서는 두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이 등장했고, 이른바 ‘뉴 이재명’으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 일부가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발단은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과정에서의 충돌과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두 의원이 참여한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과 관련해 친명계 김남희 의원과 이견이 표출된 것이 갈등의 한 계기로 거론된다.

다만 제명청원 자체가 곧 국회 제명 절차나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대통령이 여권의 단합과 갈등 자제를 강조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일부에서 같은 진영 의원을 ‘내보내라’는 청원이 등장했다는 정치적 풍경 자체다. 그런데 김용민과 박은정이 왜 표적이 됐는지를 검찰개혁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 의원은 지난 6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과 함께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고 검찰의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을 전면 폐지하자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제 입법안으로 제출된 사안이다. 9월 들어서도 김용민은 수사권 없는 공소청의 직제안에 수사지휘 관련 부서가 늘어난 문제를 따졌고, 박은정 역시 중수청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검사 출신 위원 구성 등을 따져 물었다.

두 사람의 행보가 일관되게 ‘검찰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문제 삼아온 것만큼은 확인된다. 그렇다면 이들을 둘러싼 갈등의 본질은 개인 간 감정싸움보다 검찰개혁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것인가라는 노선 충돌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다. 대통령은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불가역적 검찰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동시에 기존 공소취소 조항을 특검법에서 삭제하고 진상규명에 집중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즉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만 놓고 보면 검찰개혁 자체를 포기하거나 되돌리겠다는 선언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런데 유시민 작가는 정반대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을 줬으니 책임을 지겠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입법권은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며, 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자신이 생각했던 수사·기소 완전분리와 다르다고 공개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후 유시민의 주장을 두고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왜곡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결국 지금 여권에서 벌어지는 것은 ‘검찰개혁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검찰개혁을 어디까지 할 것이냐를 둘러싼 내부 노선전쟁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여기서 ‘뉴 이재명’이라는 현상이 등장한다. 대통령이 직접 김용민과 박은정을 제명하라고 한 증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혐오와 갈등을 줄이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벌어진 제명청원을 곧바로 대통령의 의중이나 지시와 연결하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추론이다. 그러나 더 흥미로운 질문은 남는다. 대통령이 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이, 대통령의 이름을 정치적 브랜드처럼 사용하는 지지층이 오히려 같은 진영의 의원을 몰아내려 한다면 이것은 누구의 정치인가.

이른바 ‘뉴 이재명’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대변한다고 자처할수록, 그 행동이 대통령의 실제 메시지와 어긋날 때 대통령에게 돌아오는 정치적 부담도 커진다. 권력의 이름을 빌린 지지층 정치가 권력의 통제 밖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것은 지지의 힘인 동시에 권력의 리스크가 된다. 더욱 묘한 대목은 유시민이 최근 지적한 ‘집토끼’ 문제다. 유시민은 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자신을 묶은 이른바 ‘문조털래유’를 공격하는 행태가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 기반을 허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에 이 대통령을 지지해왔던 사람들이 돌아서고 있다며, 비판세력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방식으로는 지지율을 방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이것은 유시민 개인의 정치적 분석이며 그 인과관계가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여권 내부의 균열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은 여러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연합뉴스 역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의 노선 경쟁, 추미애의 검찰개혁 비판, 유시민과 친명계 사이의 충돌 등을 여권 내부 갈등의 한 흐름으로 짚었다.

결국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잃는다’는 오래된 정치적 비유가 지금 다시 등장하는 이유는, 확장보다 먼저 내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김용민과 박은정은 무엇을 잘못했나. 현재 확인되는 사실만으로는 ‘검찰개혁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제명돼야 할 잘못’을 단정하기 어렵다. 두 의원이 민주당 지도부의 검찰개혁 구상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국회의원이 입법 과정에서 정책적 견해를 밝히는 행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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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안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실제로 존재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공소청 직제안과 관련해 법무부와 수정안을 논의 중이며 필요하면 재입법예고까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니 두 의원의 방식이나 특정 법안 내용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가능하더라도, 검찰개혁의 강도를 다르게 주장했다는 사실만으로 ‘당에서 쫓아내야 할 사람’으로 규정하는 순간 여권 내부의 정책 토론은 충성도 심사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개혁의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개혁의 배신자를 찾는 정치로 바뀌는 순간, 검찰개혁보다 더 먼저 사라지는 것은 토론의 공간이다. 여기서 제명청원을 조금 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제명청원 자체가 곧 민주당의 공식 제명 절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에서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청원이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다.

김용민·박은정을 단순히 ‘말이 센 의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정 운영과 당의 전략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로 규정하고 당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두 의원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수사·기소 완전분리를 일관되게 주장하며 검찰개혁의 강도를 높여온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번 제명청원을 단순한 온라인 소동으로만 치부하기보다는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정치적 압박이 ‘사람을 정리하라’는 요구로 번지고 있는 현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다만 이를 이재명 대통령이나 민주당 지도부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연결할 근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정청래와 김민석의 정치적 공간이다. 정청래 대표가 검찰개혁의 강한 추진을 지지해왔고, 김용민·박은정 역시 그 전선에서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온 만큼, 당 지도부가 두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단순한 개인 갈등을 넘어 국정 운영의 현실성과 개혁의 급진성 사이에서 생기는 계산이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이 구상하는 검찰개혁의 구체적 속도와 국회에서 김용민·박은정이 밀어붙이는 개혁의 강도가 다르다면,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이들을 ‘개혁의 전사’로 계속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리를 둘 것인지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특정 인사가 뒤에서 두 의원을 밀어내려 한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오히려 지금 주목할 대목은 김민석이 이들을 실제로 내칠 것인가가 아니라,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둘러싼 내부 충돌을 ‘정책 조정’으로 풀 것인지 ‘인물 정리’로 풀 것인지다. 만약 후자의 길을 택한다면 제명청원은 단순한 온라인 청원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숨통을 틔운다는 명분 아래 개혁파의 정치적 공간을 줄이는 신호탄으로 읽힐 수 있다. 결국 지금 이재명 정부 앞에 놓인 것은 김용민·박은정 두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인사 문제가 아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서로 다른 목소리를 어디까지 정치적 경쟁으로 허용할 것인가라는 권력 운영의 문제다.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했고, 김용민과 박은정은 더 강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유시민은 대통령의 개혁 방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반대로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일부에서는 그 비판 세력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노선 경쟁까지 겹친다. 이쯤 되면 진짜 위험한 것은 ‘뉴 이재명’이 누구를 제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이재명의 이름으로 다른 목소리를 지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일지 모른다. 권력은 반대자를 모두 제거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개혁의 목소리를 감당할 수 있을 때 오히려 오래 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명청원의 숫자가 아니라, 검찰개혁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놓고 대통령의 개혁, 국회의 입법, 지지층의 열망이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갈라지는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정치일 것이다.


참고문헌

  • 뉴데일리, 「[단독] 李, 여권 단합 강조했지만 … 뉴이재명은 '강경파' 김용민-박은정 제명 청원 나섰다」, 2026.09.27. — 제명청원의 실제 내용, 동의 현황, 9월 16일 법사위 충돌 및 여권 내부 갈등을 다룬 핵심 자료.
  • 연합뉴스, 「범여권 일부 의원, '檢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개정안 발의」, 2026.06.26. — 김용민·박은정 등이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수사·기소 완전분리를 추진한 경위와 법안 내용.
  • 연합뉴스, 「법원행정처 "보완수사권 폐지 부작용 막을 보완책 필요"」, 2026.07.12. — 김용민·박은정 발의안에 대한 법원행정처의 검토 의견 및 보완책 필요성.
  • 뉴스핌, 「정청래 "검찰개혁 동지 김용민과 함께 뛸 것...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최선"」, 2026.07.09. — 정청래와 김용민의 검찰개혁 연대 및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주장.
  • 대한민국 대통령실, 「9/18(금)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모두발언」, 2026.09.18. — 이 대통령의 ‘불가역적 검찰개혁’ 완수 입장과 동시에 피해자 보호·수사 공백 방지를 위한 보완책을 강조한 공식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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