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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0일 목요일

한동훈의 ‘오빠 본질론’ - “김승원, 오기 부리지 마라...지금이라도 접어라”

 

“오빠냐, 쪽가위냐가 아니다” — 한동훈과 김민석의 설전 뒤에 남은 김승원 청문회의 본질
한동훈과 김민석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정치권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credit: channelA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바쁜 사람 가운데 한 명을 꼽으라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빼놓기 어렵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파고들며 한동훈은 녹취록과 수사 관련 자료를 들고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승원 후보자는 이에 맞서 “청문회에 나와 증명하라”며 한동훈을 증인으로 요구했다.

한동훈은 한술 더 떠 자신을 청문위원으로 승인해달라고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 정치가 참 편리해졌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과 의혹을 받는 사람이 서로 “청문회에 나오라”고 상대방을 부르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번 싸움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있다. ‘오빠’다. 한동훈 측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에는 김승원 후보자와 브로커 양모 씨 사이의 친분과 접촉, 그리고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어떤 방식으로 민원을 전달했는지가 놓여 있다. 김 후보자는 식약처장에게 전화와 문자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은 아니었다고 반박했고, 양씨와는 친한 후배로 지낸 관계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빠’라는 호칭 자체가 아니라 그 관계가 어떤 성격이었으며, 그 관계가 공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는가다. 사적인 친분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사적인 친분을 통해 공적 권한에 접근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결국 본질은 애칭이 아니라 권력과 사적 관계 사이의 거리다.

그래서 한동훈이 지금 벌이고 있는 이른바 ‘오빠 본질론’은 정치적 수사로만 치부하기에는 묘한 힘이 있다. 사람을 공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별명을 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서는 별명이 아니라 관계의 실체를 검증해야 한다. 김승원 후보자가 실제로 어떤 부탁을 받았고, 누구에게 연락했으며, 그 결과 행정절차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금전적·정치적 대가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현재 김 후보자는 부정청탁을 부인하고 있고, 과거 관련 사건에서 자신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반박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게이트’나 ‘카르텔’로 확정하는 것도, 반대로 “이미 끝난 사건”이라며 질문 자체를 닫아버리는 것도 성급하다. 청문회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등장한다. 김 대표는 한동훈의 공세를 두고 “자기 청문을 하셔야 할 시간”이라고 반격했고, 9일에는 한동훈을 겨냥해 이른바 “조선 불량 쪽가위”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한동훈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한동훈의 의혹 제기를 ‘검찰 캐비닛 정치’로 규정하는 김승원 측과, 녹취록과 수사자료를 근거로 문제를 제기하는 한동훈 측이 정면 충돌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아이러니가 있다. 가위가 좋은지 불량인지 논쟁하는 사이, 국민은 가위가 무엇을 잘라내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의혹의 실체를 잘라내는 것인지, 아니면 의혹을 제기한 사람의 입을 잘라내는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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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승원 후보자가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오라”고 한 대목은 오히려 한동훈에게는 호재처럼 보인다. 한동훈 역시 청문회에 자신을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하면서 정면승부를 자청했다. 국민 입장에서야 나쁠 것이 없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직접 나오고, 후보자가 직접 답하고, 당시 행정기관 관계자와 관련 인물들의 증언까지 이어진다면 오히려 진실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나오지 마라”보다 “나와서 증명하라”가 훨씬 낫다. 정치권이 정말 억울하다면 공개 검증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반대로 제기된 의혹에 실체가 있다면 청문회는 그것을 드러낼 기회가 된다. 김 후보자 측이 한동훈에게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한 만큼, 이제 공은 청문회와 검증 절차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는 자리는 다른 장관 후보자와도 무게가 다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과 형사사법 시스템의 한 축이다. 그런 자리에 오를 사람이 과거 민원 전달 과정에서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왜 식약처장에게 연락했는지, 관련 업체와 브로커와의 관계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 그것은 한동훈을 위한 설명이 아니다.

김승원 후보자 자신을 위한 설명이다. 그러니 “오기 부리지 마라, 지금이라도 접어라”라는 정치적 압박도 결국은 본질을 비켜갈 수 없다. 후보자가 정말 적합하다면 청문회를 통해 의혹을 털어내면 된다. 반대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정치적으로 더 큰 책임일 수도 있다. 장관 자리는 버티기의 상징이 아니라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태에서 가장 우스운 장면은 ‘오빠’와 ‘쪽가위’가 서로 날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동훈은 관계의 본질을 묻고, 김승원은 청문회에 나와 증명하라고 맞선다. 김민석은 한동훈을 ‘조선 불량 쪽가위’라고 부른다. 그런데 국민이 궁금한 것은 누가 더 잘 베느냐가 아니다. 그 가위가 무엇을 잘라내고 있는가다. 의혹의 실체인가, 아니면 정치적 공격인가.

김승원 후보자와 양수진 씨 사이의 관계가 정말 공익적 관계였다면 그 공익성을 설명하면 된다. 식약처 접촉이 정당한 민원 전달이었다면 그 절차와 경위를 공개하면 된다. 반대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오빠’도, ‘불량 쪽가위’도 진실을 대신해줄 수 없다. 한동훈에게도, 김민석에게도, 김승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이다.

정치는 말의 전쟁이지만 장관 인사청문회까지 말싸움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청문회 증인이라도 서겠다”는 한동훈과 “청문회에 나와 증명하라”는 김승원이 만났을 때, 그 자리에서 필요한 것은 쪽가위가 아니라 현미경이다. 그리고 현미경 아래에서는 ‘오빠’도 ‘조선 제일 검’도 ‘조선 불량 쪽가위’도 의미가 없다.

관계가 무엇이었는지, 무슨 부탁이 오갔는지, 공적 권한이 움직였는지, 그리고 장관 후보자로서 국민 앞에 떳떳한지를 확인하면 된다.  그것이 김승원 후보자에게 가장 공정한 청문회이고, 동시에 한동훈에게도 가장 무서운 검증일 것이다.


참고 출처

  • 김승원 후보자의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해명 및 한동훈에 대한 청문회 증인 요구 — 연합뉴스, 2026.9.7
  • 한동훈의 김승원 관련 의혹 제기 및 청문회 증인·청문위원 참여 요구 — 연합뉴스·뉴시스, 2026.9.3~9.7
  • 김승원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공방 — 연합뉴스, 2026.9.9
  • 김민석 대표의 한동훈 비판 및 “조선 불량 쪽가위” 발언 — 연합뉴스, 2026.9.9
  • 김민석 대표의 앞선 한동훈 비판 — 연합뉴스, 202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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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5일 수요일

정성호 “빛의 속도로 형소법 개정”…지옥문도 빛의 속도로 열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빛의 속도 형사소송법 개정 발언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검찰개혁 논란
“빛의 속도로 법을 바꿨다…그 문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gimage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한마디가 묘하게 오래 남는다.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다.” 8월 3일 신임 검사 임관식 뒤 기자들과 만난 정 장관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이렇게 평가하면서,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기면 빨리 법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바로 그 ‘빛의 속도’다. 법은 한번 만들어지면 국민의 기본권과 형사사법 시스템을 장기간 지배한다. 그런데 그 법을 만든 주무 장관이 입법 속도 자체를 이례적으로 지적하면서 “부작용이 생기면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면 국민은 묻게 된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서둘렀는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한 조직개편이 아니다. 경찰의 1차 수사와 검찰의 기소 기능 사이에 놓여 있던 마지막 보완장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런데 이제 장관 스스로 ‘빛의 속도’를 말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마치 자동차를 최고속도로 몰고 가면서 “사고 나면 브레이크를 고치겠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발언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정 장관은 지난 6월 보완수사권 폐지 논쟁이 한창일 때도 “검찰이 1차 수사에 대해 손을 대지 않으면 피해자 보호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라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피해자 보호와 수사 오류를 바로잡을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민주당이 결국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정 장관의 입장도 정부의 최종 결정에 맞춰졌다. 7월에는 정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정 장관은 “오래전부터” 사퇴 의사를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고, “더 이상 할 일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까지 말했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공식적인 직접 사의 표명’ 여부를 두고 설명을 달리했지만, 적어도 법무부 수장이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놓고 심각한 부담을 느꼈다는 정치적 장면은 남았다.

그런데 이제 법은 통과됐다. 그렇다면 진짜 ‘지옥문’은 법 통과 그 자체가 아니라 시행 이후 책임의 소재다. 경찰이 수사를 종결했는데 피해자가 억울하다고 주장하면 누가 다시 들여다볼 것인가. 경찰 수사의 오류가 발견됐을 때 검찰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특히 강력범죄나 경제범죄, 권력형 범죄처럼 수사의 전문성과 장기적 추적이 필요한 사건에서 수사와 기소를 지나치게 분절하면 오히려 국가 형사사법의 책임소재가 흐려질 가능성은 없는가. 정 장관 역시 7월 국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우려를 인정하면서 경찰의 권한 남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와 실효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법을 없애는 것은 쉬울지 몰라도, 법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을 세울지는 훨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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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것은 법무부 장관의 말과 입법의 속도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빛의 속도로 개정됐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작용이 생기면 빨리 고치자”고 한다. 이것은 사실상 입법자가 시행착오를 인정할 가능성을 전제로 법을 통과시킨 것 아니냐는 질문을 낳는다. 물론 모든 법은 시행하면서 보완할 수 있다. 문제는 형사사법 제도가 일반 행정제도와 다르다는 데 있다. 수사기관의 권한과 국민의 방어권, 피해자의 권리, 국가의 형벌권이 직접 연결된다. 한번 잘못 설계된 제도가 시행되면 그 피해는 사후 개정으로 소급해 복구할 수 없다. 억울하게 수사가 종결된 피해자에게 “법을 고쳤으니 다시 해드리겠다”고 할 수 없고, 잘못 기소된 피고인에게도 이미 지나간 시간을 돌려줄 수 없다. 그래서 형사사법 제도에서는 ‘빨리’보다 ‘정확하게’가 우선이어야 한다. 정 장관의 ‘빛의 속도’라는 표현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여기서 정치적 역설이 발생한다. 정성호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료이자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 인물이 법무부 장관으로 와서 검찰개혁의 브레이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결국 정부·여당의 개혁 방향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리고 이제 그가 “빛의 속도”라는 표현으로 입법 과정의 속도를 스스로 기록해버렸다. 야권이 이를 ‘정권의 사법 장악’ 프레임으로 공격할 수도 있고, 여권은 오래된 검찰권력의 폐해를 청산하기 위한 불가피한 개혁이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러나 양쪽 모두 놓쳐서는 안 되는 질문이 있다. 검찰이 과거 잘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의 모든 보완 기능을 없애는 것이 정당화되는가? 반대로 경찰 수사권이 확대되는 만큼 경찰을 견제할 새로운 장치가 충분히 마련됐는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누가 권력을 갖느냐가 아니라, 권력을 가진 기관을 누가 견제하느냐다.

그래서 정성호 장관의 “빛의 속도”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키워드가 됐다. 빛의 속도로 문을 열었다면 이제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그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가다. 검찰권력의 정상화인가, 경찰권력의 비대화인가, 아니면 새로운 수사·기소 권력의 탄생인가. 정 장관이 말한 것처럼 부작용이 생기면 법을 고치면 된다. 하지만 형사사법 제도의 부작용은 실험실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눈물과 피고인의 인생, 국민의 안전이라는 현실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단 통과시키고 문제가 생기면 고치자”가 아니라, 시행 첫날부터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감시할 독립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빛의 속도로 개정된 법’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에 빛의 속도로 열린 지옥문이라는 정치적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참고문헌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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