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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일 목요일

검찰은 사라지는데 ‘윤석열’은 남았다…이재명, ‘윤석열 증후군’에 빠진 검찰개혁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와 이재명 대통령, 박은정 의원을 둘러싼 검찰개혁 논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를 둘러싼 친윤 논란이 검찰개혁의
 방향과 여권 내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credit: kbs


윤석열 정권은 끝났는데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윤석열이 가장 강력한 인사 검증 기준이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쟁에서조차 “수사와 기소를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보다 먼저 튀어나오는 질문이 “윤석열 편이었느냐”가 됐다.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변호사가 그 한가운데 섰다. 박은정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측은 김 후보자의 검사 시절 행적을 근거로 친윤·친한 성격을 문제 삼고 있고,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그 규정이 과도하거나 사실과 다르다며 공개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 역시 특정 위치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윤석열·한동훈과 같은 ‘패거리’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김지용 후보자가 과거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그가 검찰 수사권 완전 분리라는 현재의 제도적 방향과 과거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는 인사청문회에서 따져볼 만한 쟁점이다.

그러나 과거의 반대 입장이 곧바로 현재의 중수청을 무력화할 사람이라는 결론으로 직결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더구나 김 후보자 측은 한동훈 휴대전화 포렌식에 관여하지 않았고, 윤 전 대통령 장모 관련 사건에서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반박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친윤’이라는 네 글자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건에서 무엇을 했고, 지금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다.

그런데 여권의 풍경은 이상하게도 다시 윤석열 시절의 진영 구도로 돌아간다. 박은정 의원은 대표적인 반윤 검사 출신 정치인이다.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징계 절차에 관여했고, 2026년에는 관련 해임 징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했지만 판결 이유에 이의를 제기해 항소했다. 이제는 후임 법무장관 얘기가 알려진 박은정 의원 쪽에서 김지용 후보자를 친윤이라고 공격하고, 이재명 대통령 쪽에서는 오히려 김 후보자를 방어하는 묘한 장면이 만들어졌다.

어제의 반윤이 오늘의 개혁 기준이 되고, 어제의 검찰 인사가 오늘의 개혁 대상이 되는 정치적 역전극이다. 더구나 중수청의 초대 수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에서 ‘검사 출신’이라는 사실 자체가 공격의 근거가 된다면 그것 역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수청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떼어내는 제도의 핵심 기관이고, 그 기관을 실제로 움직여야 할 사람에게 수사 경험이 있는 것 자체가 곧 반개혁의 증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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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문제는 검사 출신이라는 신분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문화와 권한을 새로운 기관에 그대로 이식할 것인가다. 이재명 대통령 자신도 과거 검사로 법조 경력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로는 ‘검사 출신=검찰개혁 반대’라는 공식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출신보다 권한을 어떻게 행사하느냐이다. 더 아슬아슬한 대목은 대통령의 SNS 정치다.

이 대통령은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 비판에 직접 나서 “허위임을 알면서도 흠집을 내고 공격하는 것이라면 비방이고 국정 방해”라는 취지로 강하게 반박했다. 민주당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이 직접 인사 논란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순간, 원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증돼야 할 사안이 다시 ‘대통령 대 반대 진영’의 전선으로 바뀔 위험이 생긴다.

SNS는 빠르고 강력하지만, 검증의 공간이라기보다 정치적 감정이 증폭되는 공간이 되기 쉽다. 검찰개혁을 위해 검찰의 정치화를 끝내겠다는 정부가 SNS 정치의 정치화에는 스스로 빨려 들어가는 역설이다. 그래서 지금 여권을 덮치는 진짜 함정은 친명·반명, 친윤·반윤, 친한·반한 같은 멸칭의 언어인지도 모른다. 한쪽에서는 김지용을 ‘친윤’이라 부르고, 다른 쪽에서는 그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강경파’로 묶는다.

그러는 사이 검찰개혁이라는 거대한 제도개혁은 사람의 과거 이력과 진영적 낙인 뒤로 밀려난다. 박은정의 문제 제기도, 추미애의 문제 제기도 청문 과정에서는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 동시에 김지용 후보자의 반론 역시 검증해야 한다. 비판하는 쪽도 검증받고, 방어하는 쪽도 검증받아야 한다. 그것이 검찰개혁이 정치적 복수와 다른 지점이다. 

결국 윤석열 증후군의 가장 무서운 형태는 윤석열을 계속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윤석열과의 거리로만 재단하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누가 윤석열 편이었는가’를 찾아내는 역사 청산 작업으로 끝날 수 없다. 김지용이 친윤인지 아닌지보다 그가 중수청장이 됐을 때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지킬 것인지, 중수청이 과거 검찰의 권한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인지가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여권 내부의 비판을 모두 ‘반개혁’이나 ‘국정 방해’로 몰아붙이는 순간 개혁은 다시 진영의 언어가 된다. 윤석열 시대의 검찰을 해체하면서 정작 윤석열식 진영 구도를 마음속에 보존한다면, 간판만 바뀐 검찰개혁이 될 수 있다. 검찰개혁의 마지막 시험대는 결국 윤석열 사람의 낙인이 아니라 제도의 독립성이다. 정작 윤석열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참고문헌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행정안전부, 「중수청장 제청 관련」, 2026.09.07. -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추천위원회의 4인 추천 과정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김지용 후보자 제청 경위, 김 후보자의 주요 검사 경력 확인.
  • 연합뉴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 적극 공감"」, 2026.09.14. - 김지용 후보자의 수사·기소 분리 입장과 과거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입장, ‘친윤’ 논란에 대한 본인 반박을 확인하는 자료.
  • 연합뉴스, 「李대통령 "박은정·이성윤도 검사 출신…檢에 복수가 목표 아냐"」, 2026.10.01. - 이재명 대통령의 김지용 후보자 방어 논리와 박은정·임은정·이성윤을 언급한 발언, 검찰개혁의 목표에 대한 대통령의 설명을 확인.
  • 뉴시스, 「이 대통령, 김지용 논란에 "檢출신이라고 쓰지 말라면 중수청 망치자는 얘기"」, 2026.10.01. - 이 대통령의 SNS 연속 발언과 ‘친윤’ 주장에 대한 반박, 검찰개혁을 복수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 확인.
  • 연합뉴스, 「김민석, 與일각 '김지용 반대'에 "대통령 설명에도 계속 프레이밍"」, 2026.10.01. -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여권 내부의 김지용 후보자 비판을 둘러싼 ‘프레이밍’ 논란에 대해 밝힌 입장과 대통령 SNS 논란에 대한 반응 확인.
  • 연합뉴스, 「중수청장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초읽기?…당청, 김지용 동시 옹호」, 2026.10.01. - 추미애 전 장관 등의 반대 입장과 대통령·민주당의 김 후보자 옹호가 맞서는 현재 여권 내부의 갈등 구도 확인.
  • 연합뉴스, 「李대통령, 김지용 임명수순…靑 "금명간 국회에 청문 요청"」, 2026.10.01. - 오늘 오후 기준 청와대의 추가 검증 결과 및 국회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방침을 반영한 최신 자료. 청와대는 제기된 의혹 가운데 사실과 다르거나 추정 수준인 내용이 있었으며, 현 단계에서 청문 기회를 박탈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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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5일 수요일

정성호 “빛의 속도로 형소법 개정”…지옥문도 빛의 속도로 열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빛의 속도 형사소송법 개정 발언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검찰개혁 논란
“빛의 속도로 법을 바꿨다…그 문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gimage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한마디가 묘하게 오래 남는다.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다.” 8월 3일 신임 검사 임관식 뒤 기자들과 만난 정 장관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이렇게 평가하면서,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기면 빨리 법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바로 그 ‘빛의 속도’다. 법은 한번 만들어지면 국민의 기본권과 형사사법 시스템을 장기간 지배한다. 그런데 그 법을 만든 주무 장관이 입법 속도 자체를 이례적으로 지적하면서 “부작용이 생기면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면 국민은 묻게 된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서둘렀는가.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한 조직개편이 아니다. 경찰의 1차 수사와 검찰의 기소 기능 사이에 놓여 있던 마지막 보완장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런데 이제 장관 스스로 ‘빛의 속도’를 말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마치 자동차를 최고속도로 몰고 가면서 “사고 나면 브레이크를 고치겠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발언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정 장관은 지난 6월 보완수사권 폐지 논쟁이 한창일 때도 “검찰이 1차 수사에 대해 손을 대지 않으면 피해자 보호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라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피해자 보호와 수사 오류를 바로잡을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민주당이 결국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정 장관의 입장도 정부의 최종 결정에 맞춰졌다. 7월에는 정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정 장관은 “오래전부터” 사퇴 의사를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고, “더 이상 할 일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까지 말했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공식적인 직접 사의 표명’ 여부를 두고 설명을 달리했지만, 적어도 법무부 수장이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놓고 심각한 부담을 느꼈다는 정치적 장면은 남았다.

그런데 이제 법은 통과됐다. 그렇다면 진짜 ‘지옥문’은 법 통과 그 자체가 아니라 시행 이후 책임의 소재다. 경찰이 수사를 종결했는데 피해자가 억울하다고 주장하면 누가 다시 들여다볼 것인가. 경찰 수사의 오류가 발견됐을 때 검찰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특히 강력범죄나 경제범죄, 권력형 범죄처럼 수사의 전문성과 장기적 추적이 필요한 사건에서 수사와 기소를 지나치게 분절하면 오히려 국가 형사사법의 책임소재가 흐려질 가능성은 없는가. 정 장관 역시 7월 국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우려를 인정하면서 경찰의 권한 남용을 막을 제도적 장치와 실효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법을 없애는 것은 쉬울지 몰라도, 법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을 세울지는 훨씬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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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것은 법무부 장관의 말과 입법의 속도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빛의 속도로 개정됐다”고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작용이 생기면 빨리 고치자”고 한다. 이것은 사실상 입법자가 시행착오를 인정할 가능성을 전제로 법을 통과시킨 것 아니냐는 질문을 낳는다. 물론 모든 법은 시행하면서 보완할 수 있다. 문제는 형사사법 제도가 일반 행정제도와 다르다는 데 있다. 수사기관의 권한과 국민의 방어권, 피해자의 권리, 국가의 형벌권이 직접 연결된다. 한번 잘못 설계된 제도가 시행되면 그 피해는 사후 개정으로 소급해 복구할 수 없다. 억울하게 수사가 종결된 피해자에게 “법을 고쳤으니 다시 해드리겠다”고 할 수 없고, 잘못 기소된 피고인에게도 이미 지나간 시간을 돌려줄 수 없다. 그래서 형사사법 제도에서는 ‘빨리’보다 ‘정확하게’가 우선이어야 한다. 정 장관의 ‘빛의 속도’라는 표현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여기서 정치적 역설이 발생한다. 정성호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료이자 민주당 내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 인물이 법무부 장관으로 와서 검찰개혁의 브레이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결국 정부·여당의 개혁 방향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리고 이제 그가 “빛의 속도”라는 표현으로 입법 과정의 속도를 스스로 기록해버렸다. 야권이 이를 ‘정권의 사법 장악’ 프레임으로 공격할 수도 있고, 여권은 오래된 검찰권력의 폐해를 청산하기 위한 불가피한 개혁이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러나 양쪽 모두 놓쳐서는 안 되는 질문이 있다. 검찰이 과거 잘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의 모든 보완 기능을 없애는 것이 정당화되는가? 반대로 경찰 수사권이 확대되는 만큼 경찰을 견제할 새로운 장치가 충분히 마련됐는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누가 권력을 갖느냐가 아니라, 권력을 가진 기관을 누가 견제하느냐다.

그래서 정성호 장관의 “빛의 속도”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키워드가 됐다. 빛의 속도로 문을 열었다면 이제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그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가다. 검찰권력의 정상화인가, 경찰권력의 비대화인가, 아니면 새로운 수사·기소 권력의 탄생인가. 정 장관이 말한 것처럼 부작용이 생기면 법을 고치면 된다. 하지만 형사사법 제도의 부작용은 실험실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눈물과 피고인의 인생, 국민의 안전이라는 현실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단 통과시키고 문제가 생기면 고치자”가 아니라, 시행 첫날부터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감시할 독립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빛의 속도로 개정된 법’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에 빛의 속도로 열린 지옥문이라는 정치적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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