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마크롱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마크롱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6년 4월 9일 목요일

트럼프는 부담스럽고 마크롱은 편하다… 이재명 외교의 안전한 무대

 

한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면을 상징하는 이미지
마크롱 방한은 한불 협력 이벤트이면서도, 국내에서 흔들리는 지도자들이
 국제무대에서 권위를 보강하는 정치의 장면으로 읽힌다./yonhap-koreaherald

에마뉘엘 마크롱의 이번 방한은 단순한 국빈 이벤트가 아니었다. 마크롱은 4월 2~3일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방산, 에너지, 핵연료망, 반도체, 양자기술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전쟁 충격 속에서 두 정상은 해상 수송로 안정과 공급망 대응까지 함께 거론했다. 겉으로 보면 한불 협력의 격상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보면 이 장면은 국내에서 상처 입은 두 지도자가 국제무대에서 서로의 무게를 보강하는 순간에 더 가까웠다.

왜 프랑스에서 마크롱이 욕을 먹느냐는 질문엔 숫자가 먼저 답한다. 엘라브 4월 조사에서 마크롱에 대한 신뢰는 23%에 그쳤다. 오독사 조사에선 프랑스인의 83%가 마크롱의 지난 10년 경제 성과를 “실패”로 평가했고, 구매력과 연금, 성장, 세금 문제에서도 부정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같은 시기 오독사는 연료비 급등 국면에서 프랑스인 10명 중 8명이 “노란조끼식 분노” 재연 가능성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마크롱은 국제 뉴스 속 세련된 전략가이기 전에, 삶의 비용을 잡지 못한 대통령으로 읽히고 있는 셈이다.

로이터도 비슷한 맥락을 짚었다. 2027 대선을 앞둔 프랑스 지방선거 해설에서 로이터는 마크롱의 두 차례 비인기 집권이 중도 진영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프랑스 정부는 큰 재정적자 속에서도 2030년까지 국방비를 360억 유로 더 늘리겠다고 밝혔고, 연료세 추가 수입은 늘어난 차입 비용과 보조금 지출에 상쇄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시 말해 마크롱은 바깥으로는 “전략 자율”을 말하지만, 안으로는 경제·재정·민심의 삼중 압박을 받는 지도자다.

그런 마크롱이 왜 서울에서는 환영받느냐.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지금 아시아에서 트럼프식 압박 외교의 대안처럼 보이는 몇 안 되는 서방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르몽드는 이번 일본·한국 순방에서 마크롱이 미국 일변도와 중국 편입 사이의 “제3의 길”을 설파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핵보유국이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독자 군사력과 산업 기반을 가진 나라다. 그러니 마크롱은 국내에서 욕을 먹어도 해외에선 여전히 ‘활용 가능한 파트너’로 보인다. 특히 호르무즈 충격과 공급망 불안이 겹친 한국에선 더 그렇다.

이재명에게 이 무대는 더욱 유용하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트럼프를 무서워해 못 만난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관계상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했고, 이후에도 접촉을 이어갔다. 따라서 더 정확한 해석은, 이재명 외교가 트럼프와의 정면충돌 무대보다 룰라, 싱가포르, 중국, 마크롱 같은 중간 권력의 장면에서 더 안정적으로 존재감을 연출해왔다는 쪽이다. 실제로 이재명은 2월 룰라와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했고, 3월엔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방문했으며, 1월에는 중국 국빈 방문도 했다. 마크롱 방한은 이 흐름 위에 놓여 있다.



이게 성격 탓이냐, 배경 탓이냐를 굳이 나누자면 둘 다다. 성격 차원에선 트럼프 같은 인물과의 외교는 한 번의 문장, 한 번의 표정, 한 번의 양보가 모두 국내 정치 리스크로 되돌아온다. 배경 차원에선 한국은 안보를 미국과 분리할 수 없지만, 동시에 중국·중동·유럽과의 공급망과 수출 관계도 버릴 수 없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가 마크롱이나 룰라처럼 “미국과 적대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그림자만 밟지 않는” 지도자들과 자주 손을 잡는 것은 일종의 구조적 선택으로 읽힌다. 다만 그 선택이 멋있어 보인다고 해서 강한 외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건 전략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더 거친 결단의 순간을 미루는 우회일 수도 있다. 이 마지막 평가는 해석의 영역이다.

그래서 이번 마크롱 방한의 본질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마크롱은 이미 신뢰가 닳아버린 대통령이지만, 서울에서는 여전히 사진이 되는 대통령이다. 그리고 이재명에게 그 사진은 단순한 외교 기록이 아니라 국내 정치의 빈칸을 메우는 장치다. 문제는 국제정치의 사진이 국내 정치의 실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파리에서조차 설득력을 잃어가는 지도자에게서 서울이 빌릴 수 있는 것은 잠깐의 분위기뿐이다. 권위는 빌릴 수 있어도, 신뢰까지 수입할 수는 없다.

참고문헌(References)

  1. Reuters, “South Korea to host French President Macron for April 2-3 state visit,” 2026-03-13.
  2. Reuters, “South Korea, France agree to deepen defence and energy ties amid Middle East conflict,” 2026-04-03.
  3. AP, “French and South Korean leaders say they'll work together on the Strait of Hormuz,” 2026-04-04.
  4. Elabe, “L’Observatoire politique - Avril 2026.”
  5. Odoxa, “83% des Français jugent que le bilan économique d'Emmanuel Macron depuis 10 ans est un échec,” 2026-04-02.
  6. Odoxa archive, “Hausse des prix du carburant : 8 Français sur 10 anticipent un mouvement de type gilets jaunes,” 2026-04-02.
  7. Reuters, “What does it mean for 2027? Five takeaways from local French elections,” 2026-03-23.
  8. Reuters, “France plans 36 billion euro boost to rearmament, nuclear deterrent expansion,” 2026-04-08.
  9. Reuters, “Rising debt costs wipe out French fuel tax windfall, minister says,” 2026-04-03.
  10. Le Monde, “In Japan and South Korea, Macron advocates for a ‘third way’,” 2026-04-04.
  11. Reuters, “South Korea and Brazil agree to expand cooperation in key minerals, trade,” 2026-02-23.
  12. Reuters, “South Korea's Lee to visit Singapore and the Philippines from March 1-4,” 2026-02-27.
  13. Reuters, “South Korean president Lee arrives in Beijing state visit,” 2026-01-04.
  14. Reuters, “South Korea’s Lee, Trump to hold August 25 summit,” 2025-08-12, and “Lee praises Trump, hopes U.S. can resume North Korea dialogue,” 2025-12-03.

Socko/Ghost 


소말릴란드 카드 다시 꺼낸 이스라엘…홍해 흔들리면 한국 에너지부터 맞는다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행보는 홍해 남단 전략경쟁과 맞물리며 한국의 에너지·물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saxafiamedia 이스라엘이 소말릴란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자 외신이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것이 단순한 외교 상...

가장 최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