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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3일 목요일

김용범 사퇴와 장동혁의 ‘ETF 게이트’ 의혹…경제 쇼크 이제 정책의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와 관련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추진/credit: channelA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와
 관련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추진/credit: channelA


사실 — 5월 27일, 한국 증시에 새로운 ‘2배의 문’이 열렸다. 2026년 5월 27일 국내 증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등장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 등 해외시장에 상장된 한국물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는 이른바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고, 국내 자본시장 안에서 투자자 보호장치를 적용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상품은 개별 종목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였다. 당국 스스로도 일반 ETF보다 손실 가능성이 높다며 숙련된 투자자의 단기투자를 권고했다. 문제는 제도 도입 자체가 아니다.

불과 두 달 남짓 뒤 시장이 과열되자 당국이 다시 규제 강화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와 함께 야권이 정책 결정 과정과 미래에셋과의 관계를 문제 삼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ETF 게이트’라고 부르며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로비나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현재까지 의혹 제기 단계다.

데이터 — 4조에서 12조로, 시장은 너무 빨리 달아올랐다. 숫자는 정치인의 주장보다 훨씬 냉정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16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5월 27일 4조4000억원에서 7월 15일 11조9000억원으로 불과 50일 남짓 만에 약 2.7배가 됐다. 거래대금 역시 상장 첫날 10조4000억원 수준에서 7월 15일 기준 13조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금융당국이 7월 16일 보완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관련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당시 주요 메모리 기업의 연율화 일간 변동성은 삼성전자 96%, SK하이닉스 113%로 집계됐다. 이것은 단순히 ‘개미들이 투기를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책이 새로운 금융상품을 열었고, 시장의 돈이 그 문으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몰려들었다는 기록이다.

시장의 신호 — 그런데 문턱을 올리자 하루 12조가 1조 아래로 내려갔다. 시장 반응은 더욱 극적이었다. 금융당국은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P의 개인투자자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올렸다. 그 결과 한국거래소 기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관련 16개 상품의 거래대금은 7월 30일 12조4485억원에서 7월 31일 3조1518억원, 8월 3일에는 1조2000억원대까지 급감했다.

이후 8월 5일에는 9198억원으로 처음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8월 19일에는 약 7600억원까지 줄었다. 한 달도 안 돼 하루 거래대금이 12조원대에서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것이 시장이 보내는 가장 명확한 신호다. 수요가 없었던 상품이 아니라, 수요는 있었지만 위험관리 장치가 들어오자 거래 열기가 급격히 식었다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 피해액을 54조원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이 54조원이 실제 개인투자자의 확정 손실액을 의미하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정치적 주장을 시장의 확정 손실액으로 그대로 옮겨 적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기초자산이 하루 10% 움직이면 단순하게 생각해도 2배 상품에서는 ±20% 수준의 큰 변동이 발생할 수 있고, 일간 수익률을 반복 추종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한다고 단순히 기초주식 수익률의 2배가 되는 상품도 아니다.

실제로 8월 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약 8.8% 하락하자 관련 레버리지 상품 14종이 13~18% 하락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예탁금뿐 아니라 사전교육과 모의거래 등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화했다. 즉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은 손실액만이 아니다. 상품을 만들고, 과열을 관리하고, 투자자를 다시 교육하고,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규제를 보완하는 비용까지 모두 금융정책의 비용이다.

이 문제에서 가장 민감한 지점은 결국 개인투자자다. 주식시장 활황기에 ‘2배 수익’을 기대하며 뛰어든 투자자에게 레버리지는 금융혁신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는 순간 같은 상품은 순식간에 손실 확대 장치가 된다.

금융당국이 출시 당시부터 “손실 감내 능력과 투자위험 이해도가 낮은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이 더 궁금해하는 것은 왜 처음에는 열어주고, 시장이 폭발하자 다시 문턱을 높였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해충돌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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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은 김용범 전 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아들이 미래에셋에 재직한다는 점 등을 들어 이해충돌 의혹을 제기했고, 장동혁 대표는 김 전 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회동·술자리 의혹까지 거론했다. 이 역시 사실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제기된 의혹이다. 하지만 금융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위해서는 오히려 이런 의혹일수록 자료와 회의록, 이해충돌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장동혁 대표는 김용범 전 실장의 사퇴를 두고 ‘꼬리 자르기’라고 표현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까지 책임의 범위에 넣었다. 그러나 정책 하나가 청와대 정책실장 한 사람의 독단으로 만들어졌다고 단정하는 것도, 반대로 정책이 정부의 공식 절차를 거쳤으니 책임질 것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모두 너무 쉽다. 금융위원회는 시행령 개정이 입법예고, 부처협의, 법제처 심사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고 국내 투자자 보호장치를 적용하기 위한 제도였다고 밝혔다. 따라서 진짜 정치적 질문은 ‘누가 만들었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누가 필요성을 제기했고, 누가 위험성을 검토했으며, 누가 최종 결정했고, 누가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했으며,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뒤 누가 책임졌는가다. 이것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국정조사든 감사든 수사든 그 다음 문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정치권이 아직 ‘게이트냐 아니냐’를 놓고 싸우는 동안 시장은 이미 숫자로 답하고 있다는 점이다. 4조4000억원으로 시작한 상품은 11조9000억원까지 커졌고, 하루 거래대금은 12조원대를 찍었다. 그런데 현금 3000만원이라는 문턱 하나가 생기자 거래대금은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 숫자는 누군가의 범죄를 입증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해준다. 이 시장에는 생각보다 훨씬 강한 투기적 수요와 변동성 위험이 존재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위험을 누가 먼저 알고 있었는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어떤 검토가 있었는지, 그리고 이해충돌 의혹이 있다면 그것이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히는 일이다.

‘54조원’이라는 정치적 구호도, ‘아무 문제 없는 적법한 정책’이라는 방어도 증거 앞에서는 같은 무게를 가질 수 없다. 결국 금융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레버리지 자체가 아니다. 국민의 돈에는 2배의 수익을 허용하면서, 정책 책임에는 0배의 책임만 허용하는 사회다. 시장은 이미 한 번 과열됐고, 규제는 이미 한 번 뒤따라왔다. 이제 정치가 답해야 할 차례다. 그 2배의 레버리지 뒤에, 책임도 2배로 준비되어 있었는가.


참고자료

  • 금융위원회 — 국내·해외상장 ETF 간 비대칭 규제 해소를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배경과 ±2배 구조, 투자자 보호장치.
  • 금융위원회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 16개 상품의 시가총액 4.4조원 → 11.9조원, 거래대금 증가, 메모리 반도체 변동성 자료.
  • 금융위원회 — 관련 보도설명자료: 제도 도입 과정의 입법예고·부처협의·법제처 심사 등 절차 및 당국의 정책 취지 설명.
  • 연합뉴스 — 기본예탁금 상향 후 거래대금 변화: 7월 30일 12.4조원 → 8월 3일 1.2조원대, 개인 순매도 및 레버리지 상품 급락.
  • SBS Biz —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 변화: 7월 30일 약 12.4조원 → 8월 19일 약 7600억원, 모의거래 의무화 등 후속 규제.
  • 연합뉴스 — 나경원 의원의 이해충돌 의혹 제기: 김용범 전 실장·이찬진 금감원장 가족의 미래에셋 재직 및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 정치권 주장임을 구분해 읽어야 함.
  • SBS — 장동혁 대표의 ‘ETF 게이트’ 주장: 김용범 전 실장 사퇴, 미래에셋 관련 의혹, 특검 주장 및 ‘54조원’ 피해 주장. 54조원은 장동혁 대표의 주장으로, 확정된 피해액으로 볼 수 없음.

김용범 사퇴와 장동혁의 ‘ETF 게이트’ 의혹…경제 쇼크 이제 정책의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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