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전북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마침내 중단 사태를 맞게 되었다. 어렵사리 폭염 피해 대책을 세우고, 올인하다시피 정부가 잼버리 행사 지원에 나섰으나, 한반도로 진입한다는 폭풍에 그만 접게 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북상한다는 소식에 따라, 정부비상대책반을 가동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다. 스카우트 학생들에 대해, 비상대응 계획을 차질없이 시행해 달라고, 한덕수 총리에게 전한 모양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에 따르면, 스카우트 대원들의 수도권 수송, 숙식,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반장엔 한덕수 총리, 간사엔 이상민 행안부 장관, 그리고 관계 부처장, 서울시장, 전북지사 등 지자체장, 경찰청장, 소방청장, 기상청장 등이 비상대책반에 참여한다.
새만금 야영장엔 156개국 스카우트 대원 3만7000여명이, 8일 오전부터 서울, 경기, 인천, 천안 등 수도권 지역으로, 버스 1000여대가 동원돼, 순차 이동한다고 알려졌다.
샤워실, 화장실, 식당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고등학교, 대학교 기숙사, 기업이나 종교기관 연수원, 군 시설 등을, 잼버리조직위원회와 세계스카우트연맹에 제시한다고 전해졌다.
이번 잼버리 공식 행사 운영 기간은 오는 12일로 알려졌다. 아직 5일이나 남아 있는 만큼,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는 언론 취재 지원 차원에서, 한국프레스트센터 코시스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조기에 중단하게 된 잼버리 행사에 대해, 여야 각각 네 탓 공방이 치열하다. 기반시설은 문 정부 때 갖췄지만, 윤 정부도 이미 1년 반이 돼, 어느 한쪽을 탓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준비가 미흡했다는 김기현 대표 또한, 대회 유치가 확정된 문 정부가 문제의 시작이란 얘기를 꺼냈다. 개최 후보지로 새만금 선정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9월이었지만, 문 정부 때인 2017년 8월 유치전에서 개최지로 확정된 거 아니냐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잼버리 대회 파행이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김병민 최고위원 비난도 쏟아졌다. 그래선지, 박 정부때 확정됐는데, 정부 여당이 이제 와 남 탓을 한다는, 이재명 대표 반박이 전해졌다. 박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평창 올림픽은 8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낙연 전 대표 등의 반박도 이어졌다.
이토록 바닥으로 떨어진 대한민국 위상이 윤 정부 탓이란, 야권 인사들 남 탓이다. 그보다 행사 예산에 관해 짚어 본 TV조선에 따르면, 사업비 1100억원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예산이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18년부터 5년 동안 1171억원을 썼는데, 이중 조직위가 쓴 돈만 870억에 이른다는 지적이다. 기반시설 예산 경우 야영장, 화장실, 샤워장 시설엔 130억원, 식사 제공에 121억원 들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현장 얘기는 다른 모양이다.
매립지라 배수시설과 그늘막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고하간에, 이동식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어른과 청소년이 사용하는 화장실과 샤워장을 분리해 폭력 예방을 여가부가 수차례 지적했던 사실도 알려졌다. 이처럼 현장에선 예산 배정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웬일인지 예산이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도 하차한 잼버리 행사 예산 검토가 본격 도마 위에 올랐다.
어디에 얼마 돈을 썼느냐는, 앞으로 조직위가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해명해야 할 과제가 된 셈이다. 예를 들어, 최소 260개 이동화장실이 필요한데, 17개만 시작할 때 들어왔다는, 행사 현장 운영위원 전언이다.
계산서가 맞는지, 예산은 적절한 곳에 제대로 사용했는지, 다른 개최지와 비교해 곳곳에 어떻게 얼마나 썼는지, 언론의 눈초리가 매섭다. 매체에 따르면, 2015년 일본 야마구치현 잼버리 사업비가 380억원으로 알려졌다. 전북 잼버리 사업비는 이보다 3배가 많은 액수다.
참가자 규모 경우, 3만4000여명 일본에 비해, 우리가 4만3000여명이라 해도, 지나치게 예산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공무원 해외 출장비 명세서엔, 50억원 일본에 비해, 한국은 84억원을 썼다고 한다. 약 2.5배를 인건비와 운영비에 썼다는 내용이다.
왜 이렇게 공무원 출장에 비용이 많이 들었는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행사가 잘 진행되고 마무리 되었다면 몰라도, 폭염, 코로나 대책 미흡, 모기 기피제 등 방역 대책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2일까지 스카우트 대원들의 수도권 수송, 숙식,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에 드는 추가 예산과 민간 지원을 감안하면,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치르는 국제행사라, 언론도 힘을 보태야겠다는 매체 전언이다.
하지만,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행사가 잘 마무리된 이후, 벌어질 여야 남 탓 공방에, 벌써부터 눈살이 찌푸려지는 정치권 현실에, 국민도 한숨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