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당장 오늘 밤이라도 싸울 수 있다는 주한 미군 폴 라캐머러 사령관 얘기가 전해졌다. 북핵 위협에 미국 핵우산 정책만으로는 불안하다는 한국민을 달래려는 그의 발언이었다.
한미동맹 70주년 제62회 한국국방연구원 주관 국방포럼에 30일 참석한 라캐머러 사령관의 북핵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한미연합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그는, 사실상 한반도 중심의 동북아 최전선 방어 수장인 셈이다.
한반도 위기가 동북아 위기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대북 확장억제를 명문화한 한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한국 핵무장 얘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 중국 핵무기 대비 일본 물밑 움직임도 전해지고 있어서다.
한국 경우 미국 약속은 믿지만, 핵무기를 쏴 대겠다는 김정은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 의구심이다. 군사위성 발사하겠다고 나선 북한 아닌가. 미국을 겨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하려고 위성 발사한다는 한미일 안보당국 얘기다.
일본 영공을 침범하면 일본 자위대가 격추하겠다고 나선 마당이다. 오키나와 일대 주둔한 패트리엇 부대와 이지스함을 동원해, 이번엔 그냥 두지 않겠다는 기시다 총리 얘기도 전해졌다.
군사도발이란 한국 측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결국 이날 군사위성을 쏘았다. 일본 격추 위협 때문인지 이번엔 서해상으로 쏘다 실패하는 바람에, 그만 김정은 체면만 구긴 셈이 되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김정은 핵무기 위협에다, 막무가내 쏘아대는 군사위성처럼, 미군이 효과적으로 적시에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위기의식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위성 발사 무렵인 아침 6시경, 경계경보령을 내렸던 서울시 입장도 이해가 된다. 과잉 대응일 수 있지만, 오판은 아니라는 오세훈 시장 전언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북한 핵 위협이 점차 현실화 된다는 의미이다.
라캐머러 사령관이 한국 체류 미국인 담보 얘기까지 꺼냈다. 주한 미군을 포함한 미국인의 수, 과거 “피 흘렸던 미국인의 목숨”까지 거론하며, “제발 미국 약속에 의문을 품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그다.
북핵 대비 핵무장 얘기 그만해 달라는 그의 주문이다. 나토국 대상 핵우산 전략도 시원찮은 한국이다. 집단 형태 유럽 국가 방어도 아니고, 한미 일대일 약속이라는 확장억제 공약 명문화에도, 우리 스스로 핵무장 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포기론’이 가장 크다. 고도화된 핵공격을 적기 적시에 막을 수 없다는 현실적 위기를 고려한다면, 최종 서울을 포기할 수 있다는 추론이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 입장에선 가능한 시나리오일 수 있다.
한미 군사동맹의 실효성 또한 마찬가지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들 “연합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라는 라캐머러 사령관 인식이다. “단일 국가 홀로 지금의 여러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현실적 인식이 깔려 있다.
공동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들이 연합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을 보면, 유럽 아시아 등 군사위기 시, 특정 지역 포기는 가능한 얘기다. 동시다발 국제전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 군사위기에 미군 역할이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선지 ‘사이버 우주 작전’ 수행 능력을 강조한 그다. 공산주의 국가 연합일 수 있는 북중러, 이에 동조하는 3세계 국가들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미 경제군사안보 동맹이 ‘사이버 우주 연합전선’ 모델로 소개된 셈이다.
“연합과 싸우는 것보다 연합 없이 싸우는 게 더 안 좋다”는 윈스턴 처칠 어록과, “화살 하나는 쉽게 부러뜨려도 여러 개는 어렵다”는 징키스칸 격언이 인용됐다.
2차대전을 연상시키는 라캐머러 사령관 인용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기점으로, ‘자유주의 대 공산주의’ 핵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어, 세계 판도가 점차 경제안보 연합전선으로 형성되어 간다는 얘기이다.
‘사이버 우주 전선’이라야 세계전쟁을 효과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라캐머러 사령관 얘기는 우려스럽지만 흥미롭다. 그만큼 준비가 되고 있다는 얘기인데, ‘서울 포기론’ 논의할 시간도 없이 전쟁이 순식간에 국제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