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의 27일 퇴임사에 대해, 사퇴를 압박해 온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체적으로 진보 성향 매체 해석이다.
전 전 위원장이 국민 권익을 침해하는 원인을 정치 부재와 정쟁 과잉으로 꼽아서다. 언뜻 양비론으로 비치지만, 꺼낸 공자 얘기에 비춰 우회적으로 현 정부 비판에 나섰다. 민무신불립, 즉 백성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나라가 존립하지 못한다는 평범한 얘기이다.
요즘 정치권 유행이 중국 한문 인용이다. 옛 중국 고사를 전해, 우회적 표현을 즐기긴 하지만, 정작 피부에 닿는 말은 아니다. 임기 3년을 끝까지 완주한 그였다.
공직자이든, 비공직자이든, 정년이나 임기를 제대로 마치는 경우, 그나마 운이 많이 따르는 편이다. 개인의 일신상 사유 외에 달리, 조직 생리가 있고 조직 거버넌스 체제 때문에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치권 영향이 강하고,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권익위원장을 오랫동안 사퇴하지 않고, 심지어 사퇴 압박에도 끝까지 다 마친, 그의 처신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오죽 그랬으면 끝까지 버티겠나. 얼마나 힘들까. 고래 심줄 같다. 오기로 버틴다. 사퇴하면 뭐하나. 새 정부 하는 꼴 좀 보자. 한번 쫓아내 봐라, 내가 나가나. 어떻게 차지한 자린데, 그렇게 쉽게 내줄 수 있나 등등. 그에 대한 시중 논란은 가지각색이다.
정치 운운 등은 별 의미가 없다. 그 자리가 정치하는 자리는 아니지 않는가. 국민 권익을 지키기 위해선, 소신을 다해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 얘기야 그렇다고 치자.
전 정부와 새 정부 통치 철학이 다르지 않느냐. 정치 거버넌스가 바뀌었다고,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할 인권 문제에 대해, 그렇게 얘기할 일은 아니다. 달리 지난 정부 인사들 인권 문제가 걸리면, 그쪽 편 들어주고 하지 않았느냐. 그래 놓고, 소신, 중립성, 독립성 구실 대는, 인권위원장 자격 있느냐 등등이다.
사실 전 전 위원장이 공자 말씀을 빗대, 국가 주인, 국민 안주에 없는 정치 행태, 정치 부재, 정쟁 과잉 언급 대목은 다분히 정치적 언행이다. 냉정히 말해, 사는 게 정치 아닌 영역이 없다. 인권위도 어떤 나라, 어떤 국민, 어떤 인권 등 판단에 있어 정치 영역이다.
정무직이 하는 일이라, 그의 생각과 말 모두 정치 영역에 들어가 있다. 전 전 위원장도 예외일 수가 없다. 생각과 말이 다른 새로운 권력 거버넌스로 교체되었다면, 그의 생각과 판단 또한 이전 권력 거버넌스 정치 언행이란 의혹을 피할 수 없다.
공직자 임기 잘 마쳤다면 다행이다. 권력도 한때 그쪽 편이었기에, 그에게 그런 엄중한 위원장을 부여하지 않았나. 그것은 잊은 체, 국민 눈높이 맞추어 낮고 겸허한 자세로 일하지 않고, 오로지 권력을 위해 행정을 펼친다는 얘기는 자기 변호 밖에 안 된다.
임기 마지막 1년, 정무직 사퇴 압박, 감사원 표적 감사, 권익위 업무 마비, 안타깝고 송구 등 표현이 그의 퇴임사 변이다. 다른 훌륭한 인물이 다른 생각과 판단으로 본인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점도 알고 있을 그다.
정권이 바뀌어, 순탄하지 않은 그의 고통도 이해가 된다. 버틸 만하니 버틸 수 있었지 않았는가. 이전 정부들 정무직 수장들 행태도 돌아본다면, 단순히 사명 가지고 판단할 일은 아니다. 그에 대한 고발고소 처리는 아직 남아 있다.
그래선지, 29일 국회 법사위에서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양당 질의를 보면, 한편은 전 전 위원장 쪽이고 다른 한편은 반대 쪽이다. 이쪽은 맞고, 저쪽은 틀리다는 얘기는 아니지 않는가.
완전히 맞는 거는 없다. 이쪽도 맞고, 저쪽도 맞는 거다. 이쪽이 맞는 세상이니 그 이치대로 행하는 것이고, 저쪽이 맞는 세상 때 그 이치대로 행하는 이치다. 모두 국민이 뽑은 대표들이고,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 않나. 전 전 위원장도 국민 권익을 위해 일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뻔한 얘기를 국회에서 할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절차 가지고 옳으니 그르니 따진다. 의원들 직무가 따지는 일이다. 임기 다 마친 전 전 위원장보다 이젠 화살이 다른 쪽을 겨냥했다. 절차상 하자 저질렀다는 감사원 최재해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이다.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결과 최종 의결 라인 시비다. 감사위원회 최종보고서가 조은석 감사위원 열람 없이, 최종 결재되었다는 시비다. 결재 승인권자는 자신이라는 유 사무총장 주장이다. 조 감사위원이 단군 이래 제일 많이 열람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해당 조 감사위원이 위원회 의결이 되지 않은 것도, 직원들을 강요해 사실과 다르다며 고치라고까지 했다는, 유 사무총장이다. 27년 재직하고 있다는 유 전 사무총장은, 그렇게 열람 자주하는 그런 인물도 처음 봤다고 한다.
할 말이 없으면, 답변 태도 시비하며 국회 무시한다는 구태의연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안 통한다 싶어, 최 감사원장에게 감사위원회 회의 녹음파일 제출하란다.
야당 김영배 의원 경우, 감사위원들을 노골적으로 겁박하거나, 회의 방해한 유 사무총장 언행이 담긴 녹취록을 반드시 들어야겠다고 촉구했다. 내지 않겠다면, 깜짝 놀랄 내용이 들어 있지 않겠느냐는 박주민 의원이다.
단군 이래 최초라는 조 감사위원 경우, 일방 매도당하는 상황 아니냐. 조 감사위원 출석해 들어봐야 한다는 박용진 의원이다. 민주당 의원들 거의 전 전 위원장 편으로 비친다.
표적 감사 규탄하겠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감사원을 항의 방문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던 터다. 이들 목표는 하나다. 끝까지 임기를 마친 전 전 의원이 아니다. 이제 후환을 없애는 일이다.
국정조사까지 해서라도, 유 사무총장 파면시키겠다는 결의다. 이쯤 되면, 중립성과 독립성을 표방한다는 감사원, 권익위 모두 정치권에 들어 있는 게 맞다. 정치 권력 거버넌스가 바뀌면, 정무직은 당연히 물러나는 게 맞는 이유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임명한 측이 한쪽이고, 나가라고 한 측은 다른 쪽이다. 같은 편은 임명해주고, 방어막 쳐주고, 보호하고, 지원하는 게 정치다. 이쪽도 저쪽도 다 국민인데 중립성, 독립성 운운하며 국민 권익 보호한다는 얘기는 사실상 맞지 않다.
이해관계를 거론하지 않고, 국민 권익 보호한다는 얘기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주장과는 사실 무관하다. 권익 보호 그게 모두 정의롭지는 않고, 모든 사람에게 모든 사회에 맞는 정의도 없다.
양심과 도덕, 나아가 상식과 법에 따라, 자신이 가진 철학과 소신을 갖고 판단하는 일뿐이다. 이도 시간과 공간에 따른 사회현상 일부에 불과하다. 전 전 위원장 사법처리는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