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대중에게 사랑받는 연예 스포츠계 인사들이, 연일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요즘이다. 그냥 해프닝으로 보기엔, 이들에 대한 소식이 정치권과 연루돼 사회문제로 번져, 그 연유를 살펴본다.
김건모 가수는 조국 전 장관, 노사연 가수는 윤석열 대통령, 김연경 선수는 전여옥 전 의원 등이 연루돼, 화제가 정치권으로 이어져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첨예하게 대립되는 여야 갈등 구도 때문인지, 정치권과 관련만 되면 일반인들이 애먼 고생하나 싶다. 연예 스포츠계 인사라고 개인별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고, 사적 인연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그런 걸 시비 거는 사람들 보면, 우리 사회가 갈수록 싸움질 늪으로 빠져든다는 느낌이다.
가수 노사연, 언니 노사봉 자매가 윤 대통령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빈소를 방문한 일은 화제였다. 얼마나 가까웠으면, 일반인 조문 사절 공지에도 불구하고, 직접 문상했겠나 싶어 궁금증은 있었다.
시비할 만한 일이 아님에도, 왜 거기서 나와 노래 제목처럼, 개딸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재명 대표와 노사연 자매가 무슨 관계가 있어서 그러나 싶어 보니, 지난 대선 유세 때 지지한 인연을 갖고, 여당 발언대로, 패륜적 집단 히스테리 증상을 보였던 듯싶다.
일반인이 사회생활 참 하기 어려운 시대에 산다는 분위기다. 좋아서 유세도 참여할 수 있고, 연예인 동원해 대선 운동하는 게 어제오늘은 아니다. 윤 대통령 관련되었다고 해, ‘제정신이냐’며 막말하고 소동을 피워도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충남 마지막 유세장이었던 모양이다. 윤 후보를 꼭 당선시켜야 한다. 표를 모아 달라고 호소했던 일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연예인을 앞세워, 표몰이에 나선 행위는 선거 때면 흔하다. 이 인연 때문인지, 노사연 자매 이모인 현미 가수가 사망했던, 지난 4월에 조화로 화답해, 고마움과 예의를 차렸던 윤 대통령이다.
이런 인연을 어떻게 알았는지, 포털, 온라인 커뮤너티, SNS 등을 통해, 온갖 비난을 쏟아낸,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 공격이었다. 지난 18일, 대체 노씨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는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반발로 시작된, 여야 정치권 싸움이 연예스포츠계 인사들까지 정치권으로 소환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자유민주주의 사회 모순이다. 어디서 비롯되고 있는지, 깊이 성찰할 때가 온 듯싶다. 드러난 소동만 보더라도, 이재명 대표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의 극렬 지지층이란, 개딸들이 들고 일어나서다.
장미란 용인대 교수의 문체부 2차관 임명 때도, 안민석 의원이 부적격자로 임명을 반대한, 열띤 모습도 기억에 새롭다. 정치문제라면, 극렬 지지층의 온갖 막말과 근거 없는 모욕성 비난 모습이, 우리 사회의 단면임을 무시하긴 어렵다.
한 마디로, 패륜적 행태란 지적이다. 개딸들 관련해선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 이재명 대표 행태에 관해 더 시끄럽다. 불리하면 내내 침묵모드로 전환한다는 해묵은 비판이다.
가수 김건모씨 경우,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진행하는 가로세로연구소 김용호 유튜버가 18일, 2019년 8월 조국 전 장관 관련된,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고 해, 이 또한 화제다.
2020년 1월 대구 강연 발언이었던, 조국 전 장관과 김건모씨 전 부인 장씨에 대한 얘기였다. 당시 조 전 장관이 특정 여배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방송에 대한 사과 영상이었다. 장씨가 과거 한 배우와 사귀었다는 사생활 폭로 내용도 이어졌다.
이로, 김용호 유튜버는 지난해 8월, 징역 8월 판결을 받았던 터지만, 이미 지난 일임에도, 왜 그가 이제 와 사과 영상을 공개하는지 알 수는 없다. 마음에 빚을 졌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앞으로 방송 활동에서 공익적인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나오긴 했다.
재미있는 화제는 김연경 선수와 이다영 선수 간 설전에 전여옥 전 의원이 끼어든 얘기다. 해묵은 두 선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시작은 이다영 선수의 폭로였다.
자신을 왕따 취급한 것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강남 가서 몸 대주고 와라’ 등 막말과 언어폭력에 시달렸다는, 그간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이제 와 터트린 모양이다. 그것도 밤 12시에 보낸 톡이라면, 언니라고 부를 정도도 아니라는 얘기라, 일부러 김연경 선수를 곤경에 빠뜨리는 의도 아닌가 의혹이다.
이를 두고, 별명이 식빵 언니인지를 몰라서 그랬느냐며, 알면서 일부러 이제 와 김연경 선수를 열 받게 하려는 의도라는 맹비난이다. 식빵 언니 별명이 붙여진 이유도, 화끈한 김 선수 캐릭터 때문인데, 코트장에서 화를 다스리기 위한 뜻이라고 한다.
물론 욕하는 태도는 반성할 만한 행동임에도, 괜히 김연경 잡지 말고 자기 할 일이나 잘하고 살라는 투였다. 야구팬이라, 배구 선수로 김연경은 알았지만, 이다영은 몰랐다는 얘기다.
전여옥 전 의원 지적 아니라도, 이다영 선수가 김연경 선수를 노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곤경에 빠진 사례가, 그의 팬에 의해 소개되었다. 김연경을 저격하려다 학폭이 터진 경우다. 남을 괴롭히려다, 오히려 자신이 크게 당했다는 기억이다. 가슴 깊은 곳에, 보복과 앙심으로 남아 있는 상흔들이다.
이다영 선수 입장에선, 언니 김연경 선수에게 당한 일이 내내 억울했던 모양이다. 왕따는 기본이고, 애들 보는 데서 술집 여성 취급당했다는 대목이다. ‘싸 보인다’. ‘나가요 나가’, ‘강남가서 몸 대주고 와라’ 등, 그간 당했던 설움과 억울함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던지, 거침없이 쏟아낸 이다영 선수다.
철없을 때, 잘못한 학폭에 대해선 정말 사과하고 싶다는 이다영 선수다. 그처럼, 자신도 당한 적이 있다는 마음을 알아 달라는 하소연이다. 학폭 피해 친구에게 무릎 꿇고 싶듯이, 김연경 선수도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얘기로 들린다.
학폭 가해자에서 스포츠 활동 피해자가 동시에 겹치는 장면이다. 사람이란 입장과 위치에 따라, 여러 역할과 의미가 늘상 바뀌기 마련이다.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동시에 바뀌어 있는 일상 삶이다.
2020~2021년 시즌 흥국생명에서 함께 한솥밥을 먹고 지내면서, 배구계 거목인 김연경 선수로부터 당한, 설움 아닌가 싶다. 잘되라고 한 욕과 막말이었겠지만, 당한 입장에선 큰 상처로 남아, 그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모양이다.
상흔을 치료하려면, 정신분석학에선 출구를 찾아줘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가해자 입장이었던 이다영 선수가 본인 말대로, 학폭 피해 친구에게 무릎 꿇고 공식 사과하면 된다. 다음, 피해자 입장이었던 그가 김연경 선수에게 사과를 요청하는 게 순서이다.
그래야 오래 묵힌 상처들이, 마치 고해성사하듯이, 용서와 화해가 이뤄지기 마련이다. 식빵 언니는 왜 부르냐는, 전여옥 전 의원 지적대로, 애먼 김연경 잡아, 학폭 피해 친구 문제를 물타기 해선 안 되지 않겠는가.
이래저래, 연예 스포츠계 유명인들과 정치권 인사들의 얽히고설킨 해묵은 논란이 재현되는 배경엔,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는 우리 사회 모습 그대로다.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자신이 저지른 업보로, 언젠가는 대가를 치러야 할 ‘죄와 벌’ 상관관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