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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일 금요일

평화 외치는 서울과 전쟁의 국제화를 꾀하는 키이우,... 전쟁 불씨는 누가 키우나...

 

이재명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외교 갈등,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 및 한반도 안보 위기를 상징하는 정치 이미지
이재명과 젤렌스키의 외교적 충돌 뒤에 놓인 러시아의
 정보전과 북한군 파병. 평화를 위한 외교가 한반도 확전의
 위험을 키우는 역설에 빠질 수 있는가./credit: herald-corp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서울과 키이우 사이에 새로운 외교전이 벌어졌다. 전쟁터에서 포로가 된 북한군 병사 2명의 한국 이송 사실을 공개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이를 문제 삼은 이재명 대통령의 SNS 공방이 외교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비밀유지 합의를 부인하고 공개 사과를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측은 합의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두 정상의 충돌은 포로 이송의 비밀유지 여부를 넘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상이한 전략적 이해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전쟁은 우크라이나 땅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그 여파는 이미 한반도의 외교적 경계선까지 밀려오고 있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의 러시아 전쟁 참여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러시아에 북한군 8,000명 이상이 주둔하고 있으며, 추가로 1만 명의 파병이 준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측이 밝힌 수치로, 독립적으로 확인된 실시간 병력 규모와는 구별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과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로부터 군사·경제적 지원을 받는 북러 밀착 자체는 국제사회의 주요 안보 현안이다. 북한군의 실전 경험 축적과 현대전 기술 습득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안보 부담이 될 수 있다.

젤렌스키가 이를 강조하는 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지원을 끌어내려는 전략적 목적도 작용할 수 있다. 전쟁의 국제화를 경고하는 키이우의 메시지가 서울에는 대북 긴장 고조를 우려하게 만드는 외교적 압박으로 들리는 이유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젤렌스키의 발언을 단순한 외교적 실수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측의 한반도 군사 충돌 가능성에 관한 언급을 두고 남북 간 전쟁을 부추기는 행위라는 취지로 비판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경계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북한군이 러시아 전선에서 전투 경험을 쌓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한반도 안보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행위까지 전쟁 선동으로 규정한다면, 안보 위협을 경고하는 외교적 소통의 공간은 지나치게 좁아질 수 있다. 평화를 지향하는 외교와 현실의 위협을 직시하는 안보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경계하면서도 남북 대화의 문을 열어 두는 것, 바로 그 균형이 한국 외교의 숙제다. 무기 지원 문제 역시 양국 갈등의 배경에 놓여 있다. 한국은 2026년 7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이는 인도적 지원과 재건 지원 등을 포함한 비살상 지원이며, 한국 정부는 직접적인 살상무기 제공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한국에 약속받은 무기를 받지 못했다는 식의 주장은 구체적인 무기 제공 약속이 있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한국이 제공하지 않기로 한 무기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약속 위반을 주장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한국의 방위산업 역량과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계속 기대해 왔을 수 있다.

서울이 설정한 지원의 한계와 키이우가 요구하는 전쟁 수행의 필요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외교적 기대가 어긋났다고 해서 어느 한쪽의 주장이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 복잡한 것은 포로 2명의 이송 문제가 북한 정권의 민감한 정치적 이해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북한군 포로들은 러시아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뒤 한국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일은 인도주의와 국제법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동시에 북한 정권으로서는 자국 병사들이 러시아 전장에서 포로가 되고 한국으로 이송된 사실이 체제 선전과 군사적 결속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송 사실의 비공개를 원했다는 설명에도 포로들의 안전과 가족의 위험, 북한의 반응을 고려한 현실적 이유가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비밀유지 합의가 없었다고 반박한다. 합의의 존재와 범위를 둘러싼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쪽의 설명만을 확정된 사실로 취급하는 것은 위험하다. 외교적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포로들의 인권과 안전이라는 본질적 문제마저 정상 간 체면 경쟁에 가려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의 강경한 SNS 대응이 국내 정치와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를 향해 사과와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국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인도적·재정적 지원을 이어가면서도 직접적인 무기 제공은 자제해 왔다. 그런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한국이 전쟁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북한군 전술과 무기 운용에 관한 정보 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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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우크라이나의 공개 발언이 한국의 외교적 민감성과 안보 우려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 역시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외교는 감정의 대결이 아니라 국익의 조정이다. 상대의 무례를 지적하는 것과 국가의 전략적 선택지를 스스로 좁히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확전은 누가 원하는가. 적어도 지금 확인되는 것은 러시아가 한·우크라이나의 외교적 균열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 친정부·친러 매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뺨을 때리는 인공지능 합성 이미지를 유포하고, 국내 정치권을 향한 발언을 젤렌스키에 대한 직접 비난인 것처럼 왜곡해 보도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불신을 부추기고, 한국 여론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정보전의 성격이 짙다. 러시아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그 선전의 방향에서 읽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지원의 균열,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약화, 그리고 한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전략 밀착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외교적 선택지의 축소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강경 대응이 러시아의 선전 프레임과 겹쳐 보인다면, 그것은 서울이 의도하지 않은 외교적 손실일 수 있다. 러시아가 던진 선전의 미끼를 한국 정치권이 서로 물고 늘어지는 사이,..

정작 웃는 쪽은 모스크바가 되는 것은 아닌가. 확전의 불씨는 전장에서만 번지는 것이 아니다. 왜곡된 이미지와 적대적 여론이 외교적 판단을 대신하는 순간에도 전쟁의 전략적 공간은 넓어진다. 더욱 민감한 질문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과 맞물린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비난이 국내 정치에서 지지를 얻고, 이를 발판으로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유화적 메시지가 강화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김정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거리를 두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비판을 낮추는 전략이 실제로 검토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북대화라는 외교적 목표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북러 밀착에 대한 현실적 경계를 약화시키는 명분으로 사용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반대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 사실을 공개한 것이 한국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의도였다는 해석 역시 입증되지 않았다.

포로의 안전과 자유의사를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목적이었을 수도 있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부각하려는 전략적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결국 누가 확전의 주범이냐는 질문은 감정적 비난만으로 답할 수 없다. 러시아는 갈등을 증폭하는 정보전을 펼치고,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국제적 연대를 넓히려 하며, 한국 정부는 한반도 긴장을 관리하려 한다.

각자의 전략이 충돌하는 이 복잡한 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평화를 위한 대화가 북한의 군사적 현실을 외면하는 통로가 되거나,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원 요구가 한국의 안보 판단을 대신하는 상황이다. 평화를 말하는 정치와 전쟁의 위험을 키우는 정치의 경계는 선언이 아니라 실제 정책과 그 결과에서 드러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남북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은 현재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북한군이 현대전 경험을 축적하는 현실은 한국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안보 변수다. 젤렌스키는 전쟁의 국제적 파장을 강조하고, 이재명은 한반도 긴장 고조를 막겠다는 입장을 내세운다. 양측의 주장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한국 외교가 선택해야 할 것은 상대를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일이 아니라,...

한반도 안보를 지키면서 국제적 협력의 통로를 유지하는 실질적 전략이다. 평화를 말한다고 위협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위협을 경고한다고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러시아의 전쟁이 북한의 군사적 도약을 돕고, 그 여파가 다시 한반도에 긴장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차단하는 것. 그것이 지금 서울이 젤렌스키와의 SNS 설전보다 훨씬 무겁게 다뤄야 할 과제다.


참고문헌

  • 로이터통신(Reuters), South Korea's Lee threatens action against Ukraine over transfer of North Koreans, 2026년 10월 2일. - 이재명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조치 경고, 비밀유지 합의를 둘러싼 한·우크라이나의 상반된 주장, 외교 갈등의 배경을 다룬 보도다. 
  • 연합뉴스(Yonhap News Agency), Lee warns of 'additional measures' if Ukraine refuses to apologize for N.K. POW transfer disclosure, 2026년 10월 2일. - 이 대통령의 SNS 발언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북한군 포로 이송 공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 AP통신(Associated Press), South Korea says Zelenskyy's revelation of a secret POW transfer was likely a play for more support, 2026년 9월 30일경 보도. - 국가정보원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포로 이송 공개가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위한 전략적 행동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보도다. 이는 정보기관의 평가이지, 젤렌스키의 실제 의도가 입증된 사실은 아니다. 
  • 로이터통신(Reuters), Ukrainian minister hopes to heal 'misunderstanding' with South Korea, media reports, 2026년 10월 1일. -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안드리 시비하가 이번 사태를 외교적 오해로 표현하고 양국 관계 회복 의사를 밝힌 내용을 담았다. 
  • 알자지라(Al Jazeera), Row between Ukraine, South Korea mounts over North Korean POWs, 2026년 10월 2일. - 한·우크라이나 갈등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와 북한을 견제하려는 협력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분석한 보도다. 
  • AP통신(Associated Press), Seoul demands an apology after Zelenskyy reveals North Korean POWs were sent to South Korea, 2026년 9월 28일. -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과 공개 논란, 한국 정부의 비공개 요구 배경 및 북한과의 외교적 민감성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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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4일 화요일

정민철은 왜 올공에서 '문화전쟁'을 벌였나?...'희화화·악마화' 발언 조직적 여론전이었나?

 

정민철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자신의 정치적 대표 업적으로 이른바 '문화전쟁'을 내세우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적지 않은 논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정민철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자신의 정치적 대표 업적으로 이른바 '문화전쟁'을 내세우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gimage


정민철 씨는 자신이 '문화전쟁'을 전개했다고 공개적으로 설명하며, 올림픽공원 집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조직적인 온라인 여론전이 시민집회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반면, 실제 집회 참가 인원 변화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민철 씨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며, 2026년 8월 17일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2001년생 정치 인플루언서다. 그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에서 정치 콘텐츠를 제작해왔고, 잠실 시위를 이재명 정부가 맞은 큰 정치적 위기로 평가하면서 자신이 관련 메시지를 SNS로 확산시켰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나이가 젊거나 SNS를 잘 활용해서가 아니다. 스스로 말하는 정치적 성과의 핵심이 잠실 시위를 둘러싼 ‘문화전쟁’에 개입하고, 온라인 여론의 방향을 바꾸었다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그는 민주당이 문화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최고위원 도전의 주요 명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반드시 검증해야 할 지점이 있다.

첫째, 그가 제작한 콘텐츠가 정말로 잠실 시위 참가자를 줄였는가. 잠실 시위는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고, 한때 자정에도 약 8천 명이 모였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후 집회 성격을 둘러싸고 ‘참정권 항의’와 ‘부정선거론 확산’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충돌했다.

둘째, 그가 내세우는 수천만 조회수의 집계 방식은 무엇인가. 여러 게시물의 중복 노출을 합산한 것인지, 플랫폼별 도달 수인지, 재생 수인지, 고유 시청자 수인지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5천만’이나 ‘8천만’이라는 숫자만으로 실제 여론 영향력을 입증하기 어렵다.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자료만으로는 그 수치 전체를 독립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셋째, 시민의 항의를 희화화하거나 특정 집단 전체를 낙인찍는 방식이 정당한 정치 커뮤니케이션인가. 잠실 현장에는 투표용지 부족과 선거 관리 문제에 항의하는 청년들이 있었고, 동시에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참가자들도 섞여 있었다는 보도가 공존한다. 이를 하나의 집단으로 뭉뚱그려 조롱하거나 악마화했다면, 그것은 사실관계 교정이 아니라 정치적 낙인찍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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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그러한 활동이 최고위원 후보의 대표 업적으로 칭찬받을 만한가. 그는 민주당의 청년 소통 부재를 비판하며 문화전쟁과 SNS 정치를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치 지도자의 역량은 반대 집단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조롱했는가가 아니라, 갈등을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하고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정민철 씨가 주목받는 이유는 청년이어서도, SNS를 잘해서도 아니다. 이재명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었던 잠실 시위를 온라인 ‘문화전쟁’의 대상으로 삼고, 자신이 여론의 흐름을 바꿨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의 항의를 조롱하고 시위 참가를 억제했다는 자기평가가 과연 민주주의 정치인의 자랑이 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정치인은 시민을 설득할 수 있지만, 시민을 희화화한 성과를 훈장처럼 내세워서는 안 된다. 잘못된 정보는 바로잡아야 하지만, 선거 관리에 분노한 시민 전체를 극단주의자로 몰아가는 것은 사실 확인이 아니라 정치적 낙인일 수 있다.

특히 5천만 또는 8천만 조회수라는 숫자는 집계 기준부터 검증돼야 한다. 플랫폼의 총재생 수인지, 여러 게시물의 누적 노출인지, 중복 시청이 포함됐는지조차 불분명한 숫자가 정치적 영향력의 증거로 소비돼서는 곤란하다. 조회수는 관심의 크기를 보여줄 수 있지만, 주장의 진실성과 정치적 정당성까지 증명하지는 못한다.

더 큰 질문은 민주당이 왜 이런 활동을 높게 평가하는가다. 참정권 침해를 호소하는 시민과 부정선거론자를 구분해 대화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집권당의 책임이다. 반대 여론을 알고리즘으로 제압하고, 시위대가 줄었다는 것을 정치적 성과로 내세우는 순간 민주주의는 설득의 정치에서 동원과 조롱의 정치로 후퇴한다.

정민철 씨가 최고위원에 도전할 자격이 없다고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최고위원 후보라면 자신이 만든 콘텐츠의 조회수뿐 아니라 그 내용의 정확성, 시민을 대하는 태도, 반대 의견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검증받아야 한다. 청년 정치의 새로움은 나이에 있지 않다. 권력을 비판하는 청년까지 존중할 수 있는 태도에 있다.

정민철이 정말 잘한 일이 있다면 그 실적은 검증하면 된다. 그러나 시민집회를 희화화하고 참가자가 줄었다는 사실을 정치적 전공으로 내세운다면, 먼저 물어야 한다. 그것은 청년 정치의 성공인가, 권력 편에 선 온라인 선전전의 성공인가.

'문화전쟁'은 정치의 승리인가, 민주주의의 후퇴인가

정치는 언제부터 상대를 설득하는 일이 아니라 상대를 조롱하는 기술이 되었을까.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정민철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자신의 정치적 대표 업적으로 이른바 '문화전쟁'을 내세우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공개 기자회견에서 잠실 시위를 이재명 정부의 최대 정치적 위기로 판단했고,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 결과 엿새 만에 5천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일반 청년들이 더 이상 그 시위에 가지 않도록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고위원이 되면 민주당 디지털전략실을 확대하고 당 차원의 상설 온라인 홍보 연합체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조회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다. 정치인이 자신의 대표 업적으로 무엇을 선택하는가이다. 산업을 키웠는가, 제도를 개선했는가, 청년 일자리를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특정 시민집회를 둘러싼 온라인 여론전을 가장 큰 정치적 성과로 제시했다는 점은 분명 새로운 정치 현상을 보여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활동을 자유롭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의 집회와 시위를 둘러싼 온라인 공방을 '문화전쟁의 승리'로 규정하고 그것을 최고위원 출마의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하는 순간, 국민 역시 그것이 과연 공당 지도부가 자랑해야 할 정치적 성취인지 질문할 권리를 갖는다.

'문화전쟁(culture war)'이라는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낙태, 교육, 종교, 성 정체성, 표현의 자유 등을 둘러싼 가치 충돌을 설명하는 정치학 용어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여론 형성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문화전쟁은 거리보다 온라인에서 더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민철 부의장이 사용한 '문화전쟁' 역시 이러한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문화전쟁은 어디까지나 정책과 가치의 경쟁을 의미하지, 시민 전체를 조롱하거나 특정 집단을 사회적으로 낙인찍는 행위 자체를 정치적 성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 정치는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기술인 동시에 반대편 시민도 함께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에서 또 하나 짚어야 할 부분은 조회수와 정치적 영향력을 동일시하는 태도다. 정 부의장은 5천만 회 조회수를 언급하며 자신의 온라인 활동이 큰 파급력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해당 수치의 집계 방식이나 범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더 중요한 것은 설령 수천만 회의 노출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곧 정치적 정당성이나 사회적 합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알고리즘은 관심을 증폭시킬 수는 있지만 진실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조회수는 영향력의 지표일 수 있어도 공공성의 기준은 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 지점에서 스스로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정민철 부의장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의 온라인 대응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당으로서는 디지털 정치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략이 반대 진영과의 정책 경쟁이 아니라 시민사회를 상대로 한 감정적 대립과 낙인 효과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약화시킬 위험도 함께 안게 된다. 집권당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상대를 침묵시키는 능력이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시민까지 제도와 정책으로 설득하는 능력이다.

정민철 부의장이 정말 새로운 청년 정치인인지 여부는 조회수가 아니라 앞으로의 정치가 답할 것이다. 청년 정치의 혁신은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드는 데 있다. 온라인 여론전은 현대 정치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것이 시민을 향한 조롱과 적대의 경쟁으로 흐른다면 결국 남는 것은 진영의 환호뿐이다. 정치는 선거에서 이기는 기술을 넘어 사회를 통합하는 책임이다. 최고위원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문화전쟁의 승리를 말하기 전에 민주주의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먼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與 정민철, 최고위원 출마…"문화전쟁 승리로 李정부 성공"」, 2026.7.7.
  2. 매일일보, 「[전대 인터뷰] 정민철 '문화전쟁' 승리로 민주 청년정치 새 지평」, 2026.7.12.
  3. 아시아경제, 「與 정민철, 최고위원 출마…"문화전쟁 승리로 李정부 성공"」, 2026.7.7.
  4. 김용민TV 관련 인터뷰(출마 및 문화전쟁 발언)
  5. 정민철 공개 기자회견 및 SNS 공개 발언(인스타그램·쇼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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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3일 일요일

[프레임 역공] 정진석 “누가 내란인가”… SNS 한 줄이 정치전의 판을 흔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어두운 정치 갈등 배경 속에 배치된 이미지, ‘누가 진짜 내란세력인가’라는 문구가 강조된 정치 논쟁 썸네일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SNS를 통해  ‘진짜 내란세력’ 
 프레임을 되받아치며 정치권  논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created


정치권이 다시 한 번 정면충돌 국면으로 들어섰다. 이번에는 거리도, 법정도 아닌 SNS에서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누가 진짜 내란세력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존 정치 프레임을 정면으로 뒤흔들었다.

그의 메시지는 단순한 의견 표출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야권이 주도해온 ‘내란’이라는 강한 정치적 낙인 프레임을 역으로 되돌려 세우려는 시도에 가깝다. 한 줄 문장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정치적 계산과 전략이 동시에 담겨 있다. 즉, 방어가 아니라 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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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에서 ‘내란’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법적 개념에 머물지 않는다. 상대를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정치적 레토릭으로 사용되며, 여야 모두에게 가장 강력한 프레임 무기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진석의 발언은 그 프레임 자체를 문제 삼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누가 진짜인가”라는 질문은, 기존 규정을 흔드는 동시에 판 자체를 뒤집으려는 시도다.

정치적으로 보면 이는 매우 위험하면서도 강력한 전략이다. 프레임 싸움에서 한 번 밀리면 회복이 어렵지만, 반대로 상대의 프레임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면 주도권은 단숨에 이동한다. 특히 SNS라는 플랫폼을 선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언론 필터를 거치지 않고, 직접 메시지를 던지며 여론과 즉각적으로 맞붙겠다는 의도다.



이와 동시에 정치 환경 자체도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 논쟁이나 협상보다, 상대의 정당성 자체를 부정하는 ‘존재 전쟁’에 가까운 양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란’이라는 단어가 오가는 순간, 타협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지점에서 정진석의 발언은 단순 대응이 아니라 국면 전환을 노린 신호탄으로 읽힌다.

문제는 이 싸움이 어디까지 확장되느냐다. 이미 법적 공방, 국회 충돌, 여론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SNS까지 전면전에 가세했다. 정치가 설득의 영역을 벗어나 ‘프레임 전쟁’으로 굳어질 경우, 그 여파는 단순히 여야 갈등을 넘어 사회 전체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의 본질은 하나다.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정의를 규정할 것인가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 싸움이 이제 공개적으로 시작됐다.

참고문헌

  • MBC, 「정진석 “이재명 공소취소 특검법이 내란”」, 2026.05.02.
  • 동아일보, 「‘尹 비서실장’ 정진석, 재보선 출마선언…」, 2026.04.30.
  • 한겨레, 「‘윤석열 비서실장’ 정진석 보선 출마선언에…」, 2026.04.30.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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