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8일 금요일

내부고발자 홍장원은 기소, 김현태는 12년…계엄의 두 얼굴과 ‘토사구팽’ 논란

 

홍장원 기소와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 징역 12년을 대비해 계엄 비밀의 방과 서로 다른 열쇠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정치 논평 이미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기소와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 1심 징역
 12년. 한쪽에는 정보와 연락망의 열쇠, 다른 한쪽에는 병력과 지휘의
 열쇠가  있었다. 12·3 계엄의 ‘비밀의 방’에는 과연 몇 개의 열쇠가
 있었을까./composed: chosun-daum

12·3 비상계엄을 둘러싼 두 사람의 운명이 극단적으로 갈렸다. 한 사람은 당시 계엄의 내부 사정을 폭로하며 내부고발자로 불렸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고, 다른 한 사람은 707특수임무단을 이끌고 국회에 투입됐던 김현태 전 대령이다. 그런데 홍 전 차장은 2차 종합특검에 의해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김 전 대령은 27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홍장원은 아직 유무죄가 가려지지 않았지만, 정치적 이미지로만 보면 내부고발자에서 피고인으로’, 김현태는 계엄 현장의 군인에서 중형 선고자로이동했다. 여기서 나오는 냉소가 바로 결국 토사구팽인가?”. 그러나 법적으로는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다. 하나는 아직 재판 전이고, 다른 하나는 1심 판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홍장원 공소장을 보면 이른바 계엄의 비밀의 방문이 하나 더 열린다. 특검은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오후 1150분쯤 산하 부서장 회의를 열고 계엄 관련 국내 언론·댓글·SNS의 특이 여론을 수집하도록 지시했으며, 일부 직원의 반발에도 수행을 독촉했다고 적었다.

또 특검은 홍 전 차장이 계엄 수행과 관련해 산하 조직에 순차적으로 지시했고, 국군방첩사령부·경찰청과 연락망을 구축하며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을 파견하도록 했다고 봤다. 여기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대상자 명단을 전달받고 위치 확인을 요청받았다는 내용까지 공소장에 담겼다. 홍 전 차장 측은 일부 자료만 발췌됐다며 매뉴얼 점검취지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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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대목에서 계엄 비밀의 방의 열쇠가 서로 달랐다는 얘기다. 김현태에게 주어진 열쇠는 너무나 물리적이었다. 병력을 태우고 국회로 가서 유리창을 깨고 내부 진입을 시도하고, 분전함 전원을 내리는 등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 의결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 1심 재판부가 인정한 내용이다.

반면 홍장원의 공소장에 등장하는 열쇠는 훨씬 정보기관적이다. 연락망, 여론 수집, 정보 공유, 체포 대상자 위치 확인, 산하 부서 지시.하나는 국회라는 문을 병력으로 열려 했고, 다른 하나는 정보와 연락망을 통해 계엄의 상황실 문을 열었다는 그림이다. 물론 이것 역시 특검이 주장하는 범죄사실의 구조이지 홍 전 차장의 유죄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같은 계엄인데도 거부의 순간가담의 순간을 어디에 설정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김현태 전 대령은 결국 국회에 병력을 투입했고, 법원은 그 행동을 매우 무겁게 평가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군사력을 개인과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고 질타했다. 김 전 대령은 판결 당일 항소했다.

반면 홍장원 사건에서는 특검이 공소장에 적은 일련의 지시가 실제로 내란의 중요임무 수행에 해당했는지, 아니면 정보기관 책임자로서 계엄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통상적 조치였는지가 앞으로 법정에서 다퉈질 핵심이다. 결국 두 사람 모두 계엄의 방에 있었지만, 어떤 열쇠를 들고 어느 문까지 갔는지가 재판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홍장원 사건을 두고 배신자 이미지토사구팽이라는 정치적 언어가 충돌하는 것도 흥미롭다. 홍 전 차장은 앞선 내란특검 수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주요 정치인 체포 명단을 받았다는 증언을 하면서 핵심 참고인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종합특검은 이제 그를 오히려 계엄 가담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과 홍 전 차장의 입장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다만 이를 곧바로 배신했기 때문에 버림받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수사기관의 판단이 달라진 것이고, 이제 법원이 그 공소사실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김현태를 둘러싼 참군인이미지는 더욱 복잡하게 봐야 한다. 온라인과 일부 지지층에서는 그를 참군인으로 부르지만, 1심 법원은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 전 대령이 최정예 병력을 직접 국회에 진입시키고 봉쇄를 지휘한 점을 중하게 평가했고, 법치주의와 헌법질서를 폭력으로 무력화하려 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참군인이라는 표현은 법원의 판결이 아니지만, 동시에 이 판결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김 전 대령은 항소했기 때문에 최종 법적 평가는 아직 남아 있다.

결국 이번 홍장원 공소장과 김현태 12년 판결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누가 영웅이고 누가 배신자인가가 아니다. 계엄이라는 거대한 사건 속에서 정보기관의 지시, 군의 명령, 개인의 판단, 명령 거부와 이행의 경계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끝까지 복원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계엄의 비밀의 방에는 열쇠가 하나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군에는 병력이라는 열쇠가 있었고, 정보기관에는 정보와 연락망이라는 열쇠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특검이 공개한 홍장원의 공소장은 그동안 닫혀 있던 또 하나의 문을 열고 있다. 하지만 그 문 안에서 발견되는 모든 것이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법원이 해야 할 일은 누가 어느 문을 열었고, 그 문을 열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으며, 어디까지 들어갔는지를 하나씩 따져 묻는 것이다. 그래야 내부고발자에서 피고인이라는 홍장원의 반전도, ‘참군인에서 징역 12이라는 김현태의 반전도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법적 사실로 정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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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환빠’ 질문 → 박지향 직무정지 → 법원 복귀…역사 토론의 끝은 인사였나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질문 이후 직무정지됐다가 법원 결정으로 복귀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표현한 정치 논평 이미지
‘환빠’와 환단고기 논쟁에서 시작된 역사학 논란은 박지향 이사장의
 직무정지와 법원 결정에 따른 복귀로 이어졌다. 박 이사장이 남긴 “사익을
 위해  안민을 흔들지는 말자”는 말은 권력과 학문의 관계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credit: tvchosun


지난해 12월 정부 업무보고에서 나온 장면은 지금 다시 보면 묘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빠 논쟁을 꺼내고 환단고기는 문헌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박 이사장은 재야사학자들의 주장보다 전문 연구자들의 견해가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답했고, 이후 교육부는 사흘 만에 동북아역사재단 조사에 착수했다. 물론 조사와 직무정지가 대통령 발언에 대한 보복이었다고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별도의 예산 남용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박 이사장이 직무정지 후 복귀하면서 내놓은 말은 정치권에 꽤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대놓고 표적감사였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많은 사람이 그렇게 판단하고 자신도 그렇게 의심한다고 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다고 기관장을 공격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더 인상적인 것은 박지향이 직접 보복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처를 받은 사람의 가장 강한 반격은 때로 고함이 아니라 우회법이다. “표적감사라고 대놓고 말할 수는 없다는 문장 뒤에 이미 자신의 판단이 들어 있고, “국가의 지도자들은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최고라며 사익을 위해 안민을 흔들지는 말자고 한 대목은 사실상 정치 지도자를 향한 공개적인 충고에 가깝다. 특히 박 이사장은 올해 12월까지 임기를 마치겠다고 했다. 쫓겨나는 사람의 마지막 변명이 아니라, 법원의 문턱을 넘어 다시 돌아온 기관장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무게가 달라진다.

여기서 환단고기 논란을 빼놓을 수 없다. 환단고기는 삼성기·단군세기·북부여기·태백일사 등을 묶은 책으로, 한민족의 고대사가 광범위한 동아시아와 만주 일대를 지배했다는 서사를 담고 있지만, 한국의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20세기에 만들어진 위서 또는 유사역사학적 자료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이를 우리 고대사의 잃어버린 기록으로 보는 비주류 진영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환빠라는 말 자체가 학술적 용어가 아니라 환단고기를 신봉하는 사람을 비꼬는 정치·인터넷 용어가 됐다. 대통령이 이런 민감한 용어를 공식 업무보고 자리에서 꺼내면서 학술적 논쟁이 순식간에 정치적 논쟁으로 변한 것이 이번 사태의 출발점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재명 대통령의 입에서 환빠라는 말이 그렇게 빨리 튀어나왔느냐는 질문도 가능하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개인적 역사관을 단정할 근거는 없다. 대통령실도 당시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 관련 주장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에게는 복잡한 사안도 현장에서 바로 질문하고, 상대방에게 답을 요구하며, 때로는 전문 영역의 세부 쟁점까지 파고드는 직접적이고 즉흥적인 화법이 있다는 평가가 꾸준히 있어 왔다.

그래서 비판자들은 이를 두고 깊이 연구한 전문가처럼 말하기보다 여기저기서 들은 지식을 빠르게 연결해 아는 체한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것 역시 정치적 평가일 뿐 사실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바로 그런 스타일 때문에 전문가 앞에서 환빠같은 비속어성 정치 용어가 먼저 튀어나온 것 아니냐는 냉소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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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통령의 질문이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대통령은 질문하고 잊을 수 있지만, 기관장은 그 질문 이후에도 그 자리에 남아 있어야 한다. 이번 사례에서도 업무보고 사흘 뒤 교육부가 재단 조사에 들어갔고, 올해 729일 박 이사장은 직무정지를 통보받았다. 이후 서울행정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박 이사장은 824일 업무에 복귀했다. 이 시간표만 놓고 대통령 발언과 직무정지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대통령의 질문 며칠 뒤 조사 수개월 뒤 직무정지 법원의 제동 기관장 복귀라는 흐름 자체가 국민에게 의문을 던지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동북아역사재단은 정권의 역사관을 맞추는 기관이 아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영토 문제 등에 대응하고 동북아 역사 연구를 수행하는 국가 연구기관이다. 그렇다면 이사장이 대통령과 다른 학술적 견해를 밝혔다고 해서 정치적 충성 여부를 평가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학자에게 질문할 자유가 있다면, 학자에게는 대통령의 질문에 동의하지 않을 자유도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학문의 독립이고 공공기관의 전문성이다. 대통령이 환단고기는 문헌 아니에요?”라고 물었을 때 이사장이 전문 연구자들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답한 것 자체는, 적어도 공개된 대화만 놓고 보면 학술적 판단을 밝힌 행위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가장 씁쓸한 풍자는 환빠라는 한 단어보다 그 단어가 지나간 뒤 벌어진 일에 있다. 대통령은 역사학 논쟁에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장관은 기관을 감사할 수도 있다. 기관장은 직무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권력의 작동이 끝난 자리에서 법원이 다시 기관장의 복귀를 허용했다면, 이제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박지향 이사장이 환빠냐 아니냐가 아니다. 대통령에게 다른 답을 한 학자가 국가기관에서 끝까지 자신의 임기를 수행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박 이사장은 사익을 위해 안민을 흔들지 말자고 했다. 정치적 보복을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이보다 더 직접적인 경고를 하기는 어렵다. 역사를 둘러싼 한 번의 가벼운 질문이 국가기관의 무거운 인사 문제로 번졌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누가 환빠인가를 가르는 정치적 조롱이 아니라 권력이 학문과 행정의 영역을 어디까지 건드릴 수 있는지를 묻는 냉정한 자성이다.


참고자료

  1. TV조선 — 박지향 이사장 복귀 및 직접 인터뷰
    박 이사장이 “대놓고 표적감사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도 그렇게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고, 정권 교체에 따른 기관장 공격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사익을 위해 안민을 흔들지는 말자”고 발언하며 올해 12월까지 임기를 완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TV조선 관련 보도
  2. 조선일보 — 박지향 이사장 업무 복귀
    교육부의 직무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면서 박 이사장이 26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는 보도다. 조선일보 관련 보도
  3. TV조선 — 직무정지와 법원 결정
    교육부가 예산 남용을 이유로 직무정지 처분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박 이사장이 복귀했다는 경과를 확인했다. 해당 보도에서도 업무보고와 교육부 조사 사이의 시간적 선후가 함께 다뤄졌다. TV조선 복귀 보도
  4. 서울행정법원 결정 관련 보도
    법원은 교육부가 박 이사장의 중징계 사유를 충분히 소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교육부는 2024년 울릉도·독도 답사 과정에서 특정 예산을 사용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5. 이재명 대통령의 ‘환빠·환단고기’ 질문
    2025년 12월 12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박지향 이사장에게 ‘환빠’ 논쟁을 질문하고 환단고기에 대해 물었던 사실이 보도됐다.
  6. 대통령실의 해명
    당시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 주장에 동의하거나 관련 연구를 지시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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