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국민권익위가 9일, 중앙 부처 장관 직무관련자라면, 외청에 대한 지휘 감독권이 있어, 이해충돌 여지가 발생한다면, 스스로 이를 신고하고 회피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냈다.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들이, 자녀 사건 직무관련자로서, 이해충돌 여지가 있는, 외청에 대한 지휘 감독권을 적극 회피하지 않았던 사례가 지목되긴 했다.
현재는 한동훈 장관에게 적용되는 가이드라인이라, 두 전 장관과의 형평성에 비춰, 억울하단 얘기가 나올 법도 하다. 한 장관 자녀 관련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다면, 검찰청에 회피 신청하라는 얘기다. 한 장관이 ‘셀프 조사’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권익위가 공직자 수사, 감사, 조사 업무에서 이해충돌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는 소식이다. 1만7000여개 공공기관에 이를 안내했다고 알려졌다.
왜 갑자기 한동훈 장관 때 이를 마련해 시행하려는지, 다소 의혹은 든다. 그만큼 한 장관의 청렴을 믿고 싶다는 뜻일 수가 있고, 나아가 이번 정부서 예전 정부에서 하던, 불분명하던 셀프 조사 의혹 논란을 아예 차단하기 위한, 대책으로 비친다.
공직자 자신이나 가족 등 사적 이해관계자가 신고, 고소, 고발인, 피신고, 피고소, 피고발인 사건을 담당해 조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조국, 추미애 전 장관 경우, 자녀 사건을 직접 담당해 조사한 모양새는 아니었다. 하지만, 조국 라인 혹은 추미애 라인 검사들을 직간접 수사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자녀들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공개석상에서 입학비리 관련해, 줄곳 자신은 떳떳하다고 밝혀 온, 조민 씨가 10일 검찰에 의해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되었다. 군 복무 중 부대 복귀에 특혜를 받았다는, 추 전 장관 아들도 재수사한다는 검찰 방침이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권익위 가이드라인이 아니더라도, 한 장관은 현직에 있는 만큼, 이해충돌 여지 의혹에 대해, 법적으로 회피 의무가 있어 보인다.
한동훈 장관 딸의 허위봉사할동 의혹을 고소고발한 사건 경우, 만약 검찰에 송치될 경우,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회피 신고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은 경찰 수사지휘권 통제 아래 있어, 당장은 이해충돌 소지가 없지만, 검찰로 이첩되는 순간, 이행충돌 상황으로 진입하게 된다는 해석이다.
이해충돌방지법상 이해충돌 상황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 앞서 3장관 경우, 자신들 자녀가 관련되어 있는 게 명백한 만큼, 공개적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되고 있지만, 애매한 상황이 있다.
이런 일련의 권익위 가이드라인은, 법무부 소관 검찰청만 아니라, 기재부 산하 국세청, 관세청, 고용노동부 산하 노동청 등, 각종 외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수사나 조사를 담당하는 일반 공직자도 마찬가지다.
업무상 이해관계가 있다면, 스스로 해당 직무에서 회피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권익위가 마련한 이해충돌방지 가이드라인은, 수사나 조사를 통해 유무형의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갖는 모든 공직자를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지난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이 공수처에 고발했던, 현직 최재해 감사원장 케이스는 이해충돌 방지 적용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따른다. 수사나 감사 중 불만이 있는, 관련된 사람이 고소나 진정했을 경우, 모두 이해충돌 케이스가 아니란 얘기다.
직접 사건 당사자가 고소나 진정을 했다고, 회피 의무가 발생한다면, 나라가 먹통이 될 것이란,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전언이다. 2020년 9월 추미애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검찰 수사에 대해, 추 전 장관 지휘 하 검찰 수사가 이해충돌이 아니라는, 전현희 전 위원장 유권해석 사례가 반면교사가 된 셈이다.
이건 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말기에, 알박기 형태로 권익위원장으로 임명돼, 현 정부 들어 정무직은 사퇴하는 게 맞다는 주장과, 끝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전현희 전 위원장 사례는 두고두고 지금도 말이 많다.
그 배경엔, 정무직이다 보니 동일한 성향을 보이는 정치권 인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2019년 9월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전 교수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관련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앞선 박은정 전 위원장 때 유권해석이었다.
들쑥날쑥, 정권 입맛에 따라 권익위 유권해석이 달라, 이참에 이를 바로잡겠다는 현 정부 권익위이다. 애꿎게 한동훈 장관 자녀 케이스만 이해충돌방지에 적용되는 오해를 주기는 한다. 깨끗한 공직상은 정약용의 목민심서 핵심이라, 이를 기회로 한 장관의 청렴 공직 이미지가, 국민에게 귀감이 되길 바란다.
지난 5월부터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 관련해, 혼란스러웠던 지난 모습을 명확하게 정리하려는 권익위의 노력은, 한동훈 장관 적용을 통해 화룡정점에 이른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