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성 전용 주차장 없애기로 했다는 지난 17일 소식에 논란이 적지 않게 인다. 14년 운영되던 제도를 없애겠다는 방침이라, 여러 불편함과 실효성 논란도 있지만, 남녀평등 얘기가 근원에 깔려있다.
아예 없애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가족배려 주차장, 혹은 가족전용 주차장 용도로 바꾸겠다는 서울시 방침이 알려졌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마찰 때문에, 민원소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본래 여성전용 주차장은 강력범죄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민원 소지 요인으로 변질된 셈이다. 선의로 활용한다면, 여성을 보호하는 취지라, 시민의 적극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게 맞다.
주로 공공시설과 각종 대형 시설에 만들어져, 일반 시민들 불편도 적은 편이다. 골목이나 아파트 등 거주 지역 설치 여성전용 주차장이 별로 없는 편이라, 민원 제기 소지가 적은데, 왜 끊임없이 민원이 제기되나.
일단은 여성전용 주차장 위치가 출입구 또는 주차 관리원과 가깝고, 사각지대가 없는 밝은 곳에 설치된다. 규모로 30대 이상 주차구역 경우, 최소 10% 여성전용 주차장을 할당해야 하는 의무 사안이다. 여성 안전을 보호하고, 만약에 일어날 여성 대상 범죄를 막겠다는 취지이다.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모양이다. 고작 16% 이용률이란 통계가 소개되었다. 이보다 큰 이유는 아마도 아무나 주차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주차해도 되나 하는 마음에, 바쁜 핑계나 구실로 이곳에 주차하는 시민이 많아진 탓이다.
그렇다고 주차 위반자에 대해, 딱히 과태료 등 법적으로 규제하거나, 별다른 제재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과태료 등 각종 규제가 많은 장애인 주차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약자를 배려한다는 사회 공감대가 컸다. 우리 사회가 여성을 사회 약자로 간주해,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공공시설, 설비, 장치나 공공기관 등, 특히 철도, 전철, 버스 등에 여성 전용 표시가 대표적이다.
남녀 평등사상이 고조되면서 사회 분위기도 많이 바뀌고 있다. 직장에서 여성 지위 향상이 크지 않고, 여성이란 이유 때문에 차별받는 직장 케이스는 여전하다. 그러면서도, 여성도 군대가야 하지 않느냐, 왜 여성에게만 특혜를 주느냐는 사회 인식이 반대로 늘어나는 면도 있다.
이런 맥락과 딱히 관련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당연시 여기던 여성전용 주차장에 못마땅한 시민이 늘어난 이유가, 폐지하라는 민원과 무관해 보이진 않는다.
역차별이란 시선 얘기가 그 대목이다. 누가 누구를 역차별한다는 얘기인지 뚜렷하지는 않다. 남성이 여성을 역차별한다는 얘기인지, 여성 전용 말만으로도 여성이 역차별당하는 사회의식 아니냐는 반문이다. 남녀평등 사회라면, 여성 전용 얘기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얘기다.
여성 전용 시각이 오히려 여성이 약자로 배려받는다는 느낌이라, 이를 싫어하는 여성이 꽤 있다는 얘기다. 남녀 인식에 대한 시대 변화로 보여진다. 특히 서구 여권 운동가들, 혹은 페미니즘에 역행한다는 비난도 있다.
사회 내부 곳곳, 실제적인 여성 차별은 많이 개선되지 않고, 여성 보호한다는 취지로, 여성전용 주차장 설치가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격이란 외부 시선이다. 약자 대우, 이런 자체가 싫다는 여성들이다.
남녀평등 사상이 제대로 잡혀 있다면, 여성 존엄성이 사회 현실에 제대로 잡혀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여성 지위를 여전히 약자로 보는 사회 시각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문명사회가 되려면, 그런 여성전용 주차장 설치보다, 여성을 남성처럼 동등하게 대우하는 사회생활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시각 또한, 인권 차원에서 사회 곳곳 제대로 실천하는 일은 시대적 소명이 되고 있다.
여성전용 주차장에 대해, 외신이나 세계 각국 매체들 반응이 소개되긴 한다. 전반적으로, 이들 입장은 자신들에겐 필요 없다는 반응이다. 서구 사회가 여성 인권이나 존엄에 대해 우리 사회보다 얼마나 진전되어 있나 따지고 싶지는 않다.
인권이나 남녀 평등 수준에선, 어느 정도 자신감 표현 아니겠나 싶다. 여권 운동 역사도 투쟁도 길고, 그만큼 성취도 이룬 서구 사회임은 분명하다. 세계적 여권 운동에 힘입어, 아시아, 아프리카 등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과 아직 비교하긴 힘들다.
국가적 망신이다는, 국내 네티즌 반응을 소개한 매체가 있긴 하다. 일단 성별 가리지 않는 태도가, 아동 때부터 성교육을 통해 성년이 되어서도, 자리를 잡아야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오세훈 시장이 여성전용 주차장을 없애겠다는 취지가 이해된다. 명분상 남녀 평등에 기초한 여성 차별 표현을 없애겠다는 얘기이고, 실제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왜곡된 흔적을 지워, 바르게 잡는 일이다.
남녀 갈등 조장이 여성전용 주차장 제도란 지적을 쏟아내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여성전용 주차장 운영이 범죄로부터 여성 보호라는 취지까지 퇴색시켜선 안 된다.
여성 상대 사회범죄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주환 신당동 스토킹 사건, 인천 논현 스토킹 사건 등, 모두가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사건이다. 여성을 살해한 남성 의식 속에 내재 된, 힘에 의한 여성 차별 의식이다.
이런 의식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 단지 주차장 이용이 편해질 듯하다는 반응은 정말 잘못된 인식이다. 여성전용 주차장이 있다고 해, 주차장 이용을 할 수 없는 처지도 아니었지 않나.
가족배려 주차장으로 바뀐다고 하니, 이도 시행착오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나올 때까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최선의 정책도 현장에선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가 있다.
가족이 없는 사람은 어쩌나 하는 반응이 금새 나온다. 차리라 주차장 공간을 크게 만들면 되지 않냐는 합리적 제안도 나온다. 땅이 넓은 미국 같은 경우, 주차 공간이 넓어 차량과 관련된 사고 등이 적은 편이다.
여성 상대 범죄 경우 주차장 규모나 주차 공간 크기 여부로 따질 부분은 아니다. 계획범죄라면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여지는 크다. 여성전용 주차장, 달리 가족배려 주차장, 혹은 가족전용 주차장 전환 얘기가 나온 시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남녀평등, 여권 존중, 여성 존엄에 대한 사회 인식이 제대로 정착되기까지, 우리 사회가 분발해야 할 때다. 특히 여성 상대 범죄 예방에 대한 사회적 장치에 여성부, 교육부, 법무부, 문체부 등 관련 정부 부처가 적극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