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거야 탄핵 소추권 남용이 밝혀졌다는 대통령실 입장이 전해졌다. 이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소추가 헌재에서 기각되어, 충남 수해 지역 검토에 나서며 직무에 복귀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로 부처 최종 책임자인 장관이라도 사퇴해야 하느냐는 명분이었다. 명분만 가지고 자리를 내려놓으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사건에 직간접 관련이 있거나, 적어도 직무 관련상 고의적 해태행위가 아니라면, 그 책임 소관 따지기가 쉽지 않은 재판부이다.
탄핵소추제도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제도라는 대통령실 인터뷰를 SBS가 옮긴 내용을 보면, 이번 탄핵소추에 대한 근원적 성격을 진단해 볼 좋은 기회이다.
거야의 탄핵소추권 남용이라는 대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거야 뜻엔 권력을 이용한 야당의 입법 행태가 잘못되었다는 시각이다. 남용이란 뜻엔 권력을 사용할 경우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을 아니할 수 없다.
반헌법적 행태라는 대통령실 입장까지 옹호하진 않더라도, 현직 장관이 직간접으로 연루되지 않는 특정 사건까지 책임을 묻기엔 무리가 따르긴 했다. 사후 조치에 전력을 다했느냐는 적정성 여부, 사건 조치에 적절하게 대응했느냐는 논란은 따져볼 만하다.
그 논란이 파면될 만큼의 중대한 법 위반 여부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재판부로선 법적 위반 여부가 초점이었고, 법 위반도 중대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269일 만에 나온 재판부 결정인 점도 주목된다. 거야 입법부 독주에 현직 장관 탄핵소추 문제라, 신중을 기하려는 재판부 입장이 느껴진다. 헌재 재판관 9명 전원 일치로 탄핵소추 기각 결정만 해도, 법적으로 파면을 하려면 그에 상응할 만한 법 위반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다.
이태원 참사로 빚어진 많은 피해자나 유가족이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행위는 정당할 수가 있다. 파면까지 갈 일인가는, 참사 이후 장관 행보도 심도 있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의 사후 조치가 중대한 법 위반 사유가 될만한 행위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게 맞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이유로, 파면 탄핵소추 입법 결정을 내린 민주당 책임도 가볍지 않다. 사건 참사의 사전 예방과 관련해 헌법 및 재난안전법, 재난안전통신망법, 국가공무원법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재판부 인용에서도, 민주당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헌재 경우, 중대한 법적 위반 여부를 따져본 것이다. 쉽게 말해, 참사 전 재난 예방 의무를 다했는지, 참사 이후 조치가 적절했는지, 장관으로서 직무상 성실 품위유지 의무 다했는지 등이다.
대체적으로 마지막 사안인 성실하게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가 관건으로 비친다. 의무 이행 기준은 고의성 여부와 비난 가능성이란 도덕성 얘기다. 고의성은 직무 이행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얘기고, 장관이 그렇게 하면 안 돼 정도의 사회적 비판을 말한다.
행안부 장관 소관 사안 경우, 재난 및 안전에 관한 정책 수립, 총괄, 조정 관장 직무가 주어져 있다. 하지만, 일상적이고 개방된 공간에서 발생한 사회재난과 그에 따른 인명 피해 정도까지, 장관 책임을 어느 선에서 물어야 하느냐가 이번 판결의 주 핵심이다.
어느 하나 사건 원인이나 특정인 관련해, 장관 때문에 직간접으로 발생하고 확대된 것이 아니라는 재판부 결정만 봐도, 상식적인 선에서 이뤄진 공정한 심리 과정이 엿보여진다.
사건 원인 진단에선, 재난 상황에서 행동 요령 등에 관한 홍보나 교육 문제가 거론되었다. 관련 홍보나 교육 같은 규범적 측면이 사건 원인에 작용했을 뿐이고, 장관에게 책임 물을 정도는 아니란 내용이다.
재난 상황 행동 요령, 홍보나 교육, 이에 대한 규범을 지적한 재판부다. 돌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예측이 어려운 극한 호우 등도 좋은 실례다. 자연재해, 소위 천재지변으로 발생하는 참사에 대해 국가가 무한 책임을 진다는 얘기는, 국가가 사전 사후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당 재난 상황이나 자연재해 경우, 어느 사건이 직무상 직간접 연루나 특정인인 소관 부처장과 직간접 관련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이 전제를 다루기 위해, 지난 두 차례 준비기일이 필요했던 재판부다. 쟁점을 정리했고, 네 차례 공개변론을 열었다.
탄핵소추 원고인 국회 측과 피고 이상민 장관 측의 법적 공방이 흥미로웠다. 민주당 측 탄핵소추안 추진이 헌재에서 다룰 만한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거야 힘을 믿고, 달리 입법부 주도 권력으로 무리하게 탄핵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민주당이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위로와 말씀을 드린다는 이상민 장관 입장이 전해졌다. 또한 극한 폭우로 발생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도 명복과 위로를 빈다는 얘기도 이어졌다.
더 이상의 소모적 정쟁을 멈추라는 그의 메시지다. 모두 힘을 모아 이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주문한 재판부란 얘기다. 기각 결정에 인용된 재판부 판시도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나 싶다.
이어,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이자 행안부 장관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 안전한 대한민국,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자며, 지난 6개월간 스스로 고심했던 심정을 피력했다.
천재지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신종재난 얘기를 꺼냈다. 참사라는 게, 전례가 없는 사건이 일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난관리체계와 대응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보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돌연히 발생하는 신종재난 참사까지 재난관리체계와 대응방식을 완전하게 마련하기는 어렵다. 수해 현장을 찾아갔다는 이상민 장관 다음 행보에 그 메시지가 들어 있다.
충남 청양군 지천 일대, 집중호우 피해 현장, 복구 상황을 점검한 이후, 피해 지역 주민들과 피해자나 유가족이 일상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 마음과 자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