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한국노총 경사노위 이탈 결정에, 여권에 비상이 걸렸다. 노조 없이 경사노위 운영 자체가 위기에 몰린 셈인 데다, 노조개혁에 한국노총까지 탈퇴하면 답이 없다는 인식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최고위에서 모두발언 뒤, 비공개회의에서 대선, 총선 지지를 떠나, 한국노총과의 관계 복원 얘기를 꺼냈다. “경사노위 정상화가 선행될 필요”에, 위원장 교체 카드를 김형동 의원이 언급했다.
최소한 노동계를 사회적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선, 한국노총이라도 끌어안아야 하고, 그러려면 김문수 위원장을 교체해야 하지 않느냐는 소극적 명분이다.
이번 경사노위 보이콧 책임이 김문수 위원장보다 정부에 있다는 한국노총 측 얘기가 전해져, 위원장 교체만으로 한국노총이 대화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광양제철소 7m 높이 철제 구조물 진압과정에서 나타난, 경찰 강경진압과 유혈사태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린 한국노총이다. 또한 ‘노조 때리기’ 상황에, 노조 회계장부 공개 등 강도 높은, 정부의 법 적용 방침에 불만인 노조이다.
따라서, 김문수 위원장 교체로 한국노총 달래, 사회적 대화 기구를 복원시키는 일이 가능하겠느냐는 근본적 의문이다. 필요는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나 같다.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전환이 필요하다”는 노동계 인사 전언에, 정부가 어떤 대안을 낼지 주목된다. 차제에 정부가 추진할 노동개혁 방침에 따라,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원활하게 추진할 방법은 없는가.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평가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었다. 다소 침통한 표정이다.
그를 위원장에 임명한 대통령 의중이 있다. 노동개혁 시작도 못 해보고, 그를 교체한다는 명분은 근본적으로 옳지는 않다. 한국노총을 대화 장으로 끌어들인다고 그를 교체하는 일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아, 정부와 노동계 대화가 반쪽이라는 비판을 이번 기회에 깊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노총이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만큼, 정부의 노동정책에 협조적일 수 있다는 판단도 옳지 않아 보인다.
말 안 듣고, 홀로 반정부 활동을 주도하는 민주노총 없이, 한국노총만으로 노동계를 대표한답시고, 노동계 얘기라고 강변할 수는 없다. 차제에 노동개혁 하려면, 한국노총 달래기 정도로는 노동개혁 얘기도 꺼내지 말아야 한다.
김문수 위원장을 선임한 대통령 의중, 한국노총 달래자는 윤재옥 원내대표, 복귀 명분을 주자는 김형동 의원 등, 이 모두가 4중주 연주처럼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달리 김 위원장 사퇴로 해결될 수 있다 하더라도, 민주노총 달래기 없이 한국노총 달래기 만으로 노동개혁 추진하기 어려워, 법적 장치를 마련하려면 국민의힘 총선 승리가 그나마 차선이다.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정부 여당 구도가 형성되는 게 우선이다. 한국노총과는 달리, 정부가 민주노총과 대화체 마련은 어렵겠지만, 협의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여권이 쥐어야 한다. 반민주주의, 일방 정책강행 비판은 정부에 큰 부담이다.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불참하겠다는 결정 배경을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그들 명분도 크게는 노조개혁 반대하는 민주노총 입장과 대동소이해서다. 노조 회계 투명성 공개, 노조전임자 운영실태 전수조사, 주52시간 연장 탄력 근로제 등이다.
후자 경우 69시간 논란이 야기돼, 이미 전면 수정 보완에 들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기 위해선, 양대 노조 달래기 위주가 아니라, 노사관계를 위한 근본적 노동개혁 정책 마련이다.
우선은 노사 간 대화를 우선하는 대책 마련과, 국가보조금 관련해 회계 투명성 대책 마련에다, 사업장별 탄력적인 근로시간제, 노조 집회나 시위 관련 법 재정비에 나서는 일이다.
여권이 차기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민주노총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노총 관계도 원만하지 않아 노조개혁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MZ세대 등 사업장별 제3 노조 협력도 매우 중요하지만, 노동계 전체를 아우르는 정부 대응이 무엇보다 긴요해졌다.
오히려 반대로 김 위원장 역할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 마침 경사노위 측에서 사회적 대화를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입장을 존중하지만, 달래기로는 산적한 노동개혁 과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전쟁 중에도 대화하는 것”이란 일관성을 유지하고, “더 나은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구축해 미래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적 대화”가 최선의 방법이란 입장이 전해져, 당분간 김 위원장 체제로 총선까지 노동계를 이끌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