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선관위와 감사원 싸움이 ‘법 대 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적용 법규만 들이대면 된다는 ‘법 만능시대’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기실 법 종사자들 위주 싸움이 벌어진 형국이다.
일반 국민 입장에선 한심한 싸움에다, 법 기술자들 작태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선관위원장이 관례로 법관 출신이어선지, 헌법 조항을 들고 ‘나 홀로’ 행진이 점입가경이라, 법치주의 위기다.
법은 도덕의 최소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 순서가 뒤바뀐지 오래다. 법 규정만 어기지 않는다면, 도덕성은 괘의치 않는 분위기가 법조 관계자들에게 특히 심한 편이다. 법을 잘 안다는 그들이, 법 조항 들이대며 문제없다는 식 얘기가 어제오늘이 아니어서다.
고위직 관계자 가족 특혜 의혹 중심에 선 선관위이지만, 감사원 감사는 받지 않겠다는 이유가, 헌법에 독립기관이란 점은 차치하더라도, 내부 인사문제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17조 2항에 따라, 기관 인사사무 감사는 선관위 사무총장 권한이란 주장이다.
선관위 사무총장 임명권이 선관위원장에 있는 데다, 사무총장 관련 비리나 비위에 대해, 감사 또한 국가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사무총장 권한이라 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선관위다.
이쯤 되면 ‘법 만능주의’라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불법 비리나 비위가 적발돼도, 법 규정에 따라 문제없다는 반발이라, 법 싸움이 된 형국이다. 법은 법 규범 해석 영역이라, 딱히 그렇다고 주장하는 선관위원장 말이 맞는지 따져진다.
다른 해석으로는 감사원의 반박 내용이다. 해당 국가공무원법 제17조 경우, 인사혁신처 감사 대상에서 선관위가 제외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인사 감사’ 규정에 대한 정 반대 해석이다.
감사원법 24조 3항에 ‘인사 감사’ 제외 대상으로는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뿐이어서, 선관위 소속 공무원은 제외라는 선관위 해석은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감사원 측 반박이다.
‘선관위-감사원’ 해석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가를 알 수 있는, ‘인사 감사’ 대상 규정에 대한 쌍방 입장 차이다. 이해관계가 있으면, 법이 얼마나 제멋대로 자기 입장에 따라 해석될 수 있나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법치주의가 아니라, 법 편의주의를 즐기는 법조인들 태도가 가관이다.
선관위원장이 법관 출신이라면, 법 규정 내 세우기보다, 도덕과 양심에 따라 처신을 해야하는 게 백번 옳은 일이다. 그간 민주당 정권하에 선관위 구성이 야권 성향 위주로 구성되었다는 평가가 맞지 않나 싶다. 세칭 ‘자기편 챙기기’에 열심인 법 해석이어서다.
“각종 비리가 드러난 마당에 독립성을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겠다는 건 반헌법적 발상”이라는 여권 핵심 관계자 비판이 전해졌다. “아빠찬스에 이어 형아찬스까지 등장했다”는 유상범 수석대변인 비판에다, ‘직장 대물림’이 관례가 된 선관위가 썩을 대로 썩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선관위 가족 특혜 채용 내용을 보면, “선관위 고위직이 없는 것을 자녀들에게 미안해야 할 정도”라는 유 대변인 비아냥 소리가 나오는 형편이다. 응하지 않으면 검경, 공수처에 고발하겠다는 여권 으름장이다.
고발도 수사, 재판 등 모두가 법 적용 문제라, 법 기술자들의 무한 싸움 테두리에 들어 있어, 서로 시비를 가린다고 하지만, 언제 어디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는 이재명 대표가 재판부를 향해, ‘저를 아느냐’는 황당한 질의 관련해, 법조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체제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돼가지 않나 싶다.
5급 이상 전현직 간부 자녀 채용 의혹이 불거져도, 헌법, 공무원법 운운하는 법조인들 자신들의 자성과 반성 없이, 공정하고 상식적인 사회를 기대하긴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