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조국 전 장관이 11일 SNS에, 2012년 대선 활동, 2015년 새정치연합 혁신위원, 2017년 5월 민정수석, 2019년 법무부 장관 이력을 일일이 언급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전날 10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해, 평산책방 평산지기 이력도 덧붙인 그다. 이처럼, 유독 문 전 대통령과 오래된 인연을 알리려는 의도는 정치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시간별로 인연을 언급할 이유가 없어 보여서다.
법무부 장관 중도 하차 후, 3년여 만에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 다가오는 총선 출마 행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이해되고 있다. 마음에 빚을 졌다는 문 전 대통령이 그와 독주를 마시며 무슨 얘기를 주고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지만, 이재명 지도부 얘기가 빠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법리스크에다, 송영길 전 대표 돈봉투,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 윤관석, 이성만 의원 국회 체포동의안 등으로, 사퇴 압박에 놓인 이재명 대안 논의가 있었지 않나는 추정이다.
미덥지 않은 이낙연 전 총리, 사면이 안 된 김경수 전 지사 등을 대신해, 이 대표를 대신할 인물로 조국 만한 인물도 드물긴 하다. 민주당에 대형 사건이 터지면, 조국 사태 재연, 제2 조국 사태가 거론되는 연유도, 민주당 내 그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 일로 재판을 받는 처지에, 아직 교수 신분으로서 도덕성 논란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총선 출마나, 이 대표 부재 경우 민주당 비대위 참여도 점쳐지고 있다.
친문계열이 힘을 쓰지 못하는 현 민주당 내 세력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문 전 대통령 지지를 얻고, 총선을 구실로 그가 정치권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측면이다.
문 전 대통령과 손잡고, 식사하는 사진을 첨부하며, 2012년 대선 때 문 후보 지지 활동하던 일, 2015년엔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으로 당시 문 전 대표를 도운 일, 2017년 문 정부 출범 후 민정수석으로서 국정원, 검찰, 경찰, 기무사 등 권력기관 개혁 과제 시절이 행복했다는 모습, 2019년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 개혁 등을 주도했던 이력이, 단지 문 전 대통령 예방 의미를 넘어서고 있다.
굳이 사진과 이력을 일일이 거론하는 저의가 모종의 정치 활동을 나서기 위한 작업 아닌가 해, 그의 정치 일정이 주목받고 있다. 본격 나서기 전에, 고난받는 정치인 모습 얘기도 빼놓지 않고 있어서다.
자신과 가족이 겪는 무간지옥 시련 얘기는 차치하더라도, “과오와 허물을 자성하고 자책하며, 인고하고 감내하고 있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시련과 탄압받는 정치인 이미지에 맞는 서술이다.
한술 더 떠,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이란 표현이 실려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는 말에서, 이재명 체제로는 윤석열 정부를 대항해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암시가 엿보인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가겠다”는 순례자 이미지에는, 우회적이지만, 이 대표 체제로는 앞이 보이지 않고, 민주당에 비전이 안 보인다는, 정치 현실 인식이 잘 드러나 있다.
그냥 해보는 얘기 같지 않다는 뜻이다. 총선 출마 얘기엔 현재 이렇다 저렇다 딱 부러진 언급은 없다.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는 얘기뿐이다. “이미 상당한 여론 간 보기 한다”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얘기도 전해졌다.
이번 문 전 대통령 예방이 단순히 인사 의미를 넘어서는 대목이다. 문 전 대통령 예방하는 인물들 대부분이 정치적 목적이 있다. 이재명 대표, 박지원 전 원장, 이번엔 조국 전 장관 모두 방문 후, SNS나 언론에 방문 얘기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알리고는 해서다.
지도, 나침반, 길 표현 모두 정치적 은유에 해당된다. 이 은유 표현에 등장하는, ‘없다’ 서술이 눈에 띄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 이재명 체제, 민주당 길, 방향 모두가 총체적 혼돈에 빠져 있다는, 조 전 장관 판단이다.
이재명 대항마로 운을 뗀 조 전 장관은, 결국 자신이 나서 분명한 정치적 목표와 민주당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의미다. 길게는 대선 출마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