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리] 대놓고 말로 하지 않지만, 국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나라들을 상대로,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 대국들 관련해 북한 연루 사업체나 개인을 상대로, 독자 제재에 나서는 윤석열 대통령 조치가 눈길을 끈다.
그의 이번 대북제재는 2021년 발표된 유엔 안보리 패널보고서에 따른 조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몽골에 거점을 두고 북한과 교역하던 한내울란 회사가 그 대상이다. 러시아계 한국인 대표가 주폴란드 북한대사관에 다량의 외화 송금을 시도한 내용이다.
이번이 9번째 대북제재라고 한다. 한미일 동맹 관계가 뒷받침되고, 미국의 강력한 경제안보 관계에 따라, 직접 행동에 나선 윤 대통령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라 있는 것은 맞다. 그의 자신감 표현이라 할 만큼, 내용을 보면 과감하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부터 아시아태평양으로 뻗어가는, 미국 중심의 자유권 나라들과 함께 행보를 넓혀 온, 그의 결단으로 비친다. 점차 공산권과 자유권 간 싸움으로 번지는 유럽 전쟁 이후, 그 후과가 어떻게 발전할지는 지금으로선 판단 유보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판단이 향후 재편되는 국제 질서에 선제적 지위와 영향력으로 나타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그의 결단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일이란 매사 양면성이 있어, 당연히 기회비용으로 대가가 따른다는 경제학 원리가 있다.
그 대가 대상은 당장은 북한이다. 북한 조선무역 은행 대표와 공동투자해 설립한 무역회사를 겨냥한 제재여서, 대북제재 위반 행위로 간주한 조치이긴 하다. 그것도 한국계 러시아인을 겨낭한 조치이지만, 북한 정부 관련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 국적자였지만, 러시아로 귀화한 최천곤, 서명 북한 조선무역은행 블라디보스톡 대표 등 개인 2명이라는, 28일 정부 발표였다. 몽골에 등록된 한내울린이 하나고, 러시아에 등록된 앱실론이 다른 하나다.
해당 사업체 2곳이 이번 정부의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모양새다. 러시아 국적으로 귀화한 최천곤 경우, 대북 합작투자 형태로 불법 금융 활동을 해온 일이 포착되었다. 모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행위로 간주되었다.
특히 그와 함께 활동한 제재 대상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소재 북한 조선무역은행 대표이다. 둘은 무역회사 앱실론을 공동투자 형식으로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는 정부 측 얘기다.
제재 근거는, 북한 단체 및 개인과의 합작 사업 또는 협력체 설립 운영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위반 사안이다. 몽골에 설립한 한내울란 회사 경우, 대북교역액이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를 최천곤이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 내용이다.
그가 북한과 교역한 중개 품목은 주로, 콩기름, 밀가루 등 생필품으로 전해졌다. 교역 중개 정도가 아니어서 문제다. 그가 북한 측 은행 계좌를 개설 제공 해, 사실상 북한 대외 무역에 깊이 관여한 인사로 판단된다.
중심 인물인 최천곤은 1957년 생으로, 국내에서 금융 관련 범죄 혐의로 수사 받던 중 해외 도피해, 지금은 러시아 국적자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현재 블라디보스톡에 체류하며, 대북 교역은 물론 다른 활동도 하고 있다는,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한국계 개인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는 정부 발표이지만, 그의 사업 활동이 러시아, 몽골 등에 걸쳐, 북한과의 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내용으로 보아선 단순하지 않다.
외교, 정보, 수사 당국이 긴밀히 공조해 제재 조치에 나섰다는 정부 측 설명이다. 다만, 한눈에 보아도 러시아나 북한과 얽혀 있어, 해당 당사국과의 관계가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사전 러시아 정부 협의 여부 질의에 대해, 통상 외교적 소통 내용은 확인해 주지 않는다는, 외교부 입장이 전해졌다.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계속 소통하고 있다는 부언이다.
블라드보스톡 교민 사회에 경고를 울렸다. 최천곤과 혹여라도 거래할 시, 함께 처벌될 수 있다는 외교부 당국자 얘기다. 우리 당국 사전 허가 없이 안보리 제재 대상 기관이나, 개인과 외한 혹은 금융거래가 금지되어서다.
중국 사업체 등과 거래하는 북한 경제 주체 대상이나 개인에 대한 안보리 제재는 이미 알려져 있다. 이에 따른 윤 정부 독자 제재도 잇따라 나왔었다. 실효성에 의문이 많지만, 상징적으로 정부가 제재 조치에 나선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러시아 관련 제재 조치 또한 그 연장선에서 살펴봐야 할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관련 대상국들이 북중에서 북중러로 확대되는 양상이라, 개인이라고 하더라도, 한미일 동맹 구도와 무관해 보이진 않다. 북한 관련해선 러시아계 대상 제재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