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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6일 토요일

윤상현, 채 상병 사건 책임론으로 번지는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 장병 안전 문제...

 

DMZ 지뢰 폭발 사고와 채 상병 사건 책임론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를 둘러싸고 장병 안전과 군 지휘책임을
 묻는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credit: herald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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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 DMZ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우리 군 간부 3명이 다친 사건이 추석 정국의 새로운 정치적 뇌관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번에는 북한 지뢰 자체보다 더 묘한 정치적 연결고리가 등장했다. 윤상현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고를 해병대 채 상병 사건과 사실상 같은 잣대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북한 지뢰의 위험 가능성을 알고도 장병들을 작전에 투입했고, 그 결과 장병들이 다쳤다면 ‘위험을 알고도 명령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채 상병 사건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 등에 책임을 물었던 논리와 같은 기준을 현 정부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적으로는 상당히 날카로운 프레임이다. 그러나 날카로운 프레임과 입증된 사실은 같은 것이 아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대목부터 따져야 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공식 설명은 이번 폭발을 ‘북한 지뢰’라고 확정하지 않았다.

합참은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과 사고 지점이 수십m 떨어져 있다며 과거 유실 지뢰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 다만 군 내부에서는 사고 장소와 폭발 상황 등을 근거로 북한 지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북한 지뢰 가능성이 높다’와 ‘북한이 매설한 지뢰가 확정됐다’ 사이에는 아직 조사라는 한 단계가 남아 있다.

이 차이는 사소하지 않다. 2015년 파주 목함지뢰 사건에서는 사고 현장에서 북한제 목함지뢰의 잔해와 부품 등을 확보하고 합동조사를 거쳐 북한군의 의도적 매설이라고 발표했다. 당시에는 사고 발생 후 6~7일 사이 현장조사가 이뤄졌고, 군은 북한의 도발로 공식 규정했다. 그렇다면 윤상현 의원이 던진 두 번째 질문, ‘그렇게 위험한 곳인 줄 알면서 왜 장병을 투입했느냐’는 문제는 별도로 남는다.

이 부분은 오히려 북한 소행 여부와 독립적으로 조사할 가치가 있다. 이번 작전은 유엔군사령부가 현장 확인을 하기 위한 접근로를 만들기 위해 우리 군이 수색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합참은 설명했다. 문제는 바로 여기다. 위험지역이었다면 위험평가가 어떻게 이뤄졌고, 지뢰탐지와 안전통제가 어떤 수준으로 시행됐으며, 누가 작전 필요성과 위험 사이의 균형을 판단했는가.

이것은 북한 지뢰인지 아닌지가 최종적으로 밝혀진 뒤에도 남는 질문이다. 합참 역시 현장조사를 위해서는 통신·지휘통제·예행연습·안전대책 등을 먼저 갖추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곧바로 ‘채 상병 사건과 동일하다’고 결론 내리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채 상병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단순히 ‘위험한 임무에 병사를 투입했다’는 데만 있지 않았다.

집중호우 뒤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순직 사건과 이후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이첩 과정, 지휘라인의 책임, 외압 의혹 등이 겹쳐진 복합 사건이었다. 실제로 당시에도 여야는 수사단의 항명 여부와 대통령실·국방부 등의 개입 의혹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따라서 이번 DMZ 사고에서 지휘관의 위험평가나 안전조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채 상병 사건의 모든 법적·정치적 쟁점과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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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윤상현 의원의 질문을 정치적 공세라고만 치부해서도 곤란하다. 오히려 아이러니는 여기에 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채 상병 사건에서 제기됐던 ‘국가가 장병에게 위험한 임무를 명령했다면 지휘권자는 책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이제 이재명 정부를 향해 들이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같은 잣대도 방향이 바뀌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군 장병의 생명에 관한 기준만큼은 정권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과거 야당이 ‘왜 위험한 임무에 투입했느냐’고 물었다면 현재 여당을 향해서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하고, 과거 여당이 ‘작전상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면 지금 야당 역시 그 설명을 먼저 들어볼 필요가 있다. 장병의 생명에는 여야가 없어야 한다는 아주 불편하지만 단순한 원칙이다.

여기에 한동훈 의원까지 국방부 청사 인근에서 연일 현 정부를 겨냥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번 DMZ 사고의 현장조사 지연을 문제 삼고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합참은 이미 사고 직후 증거물 분석과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 자체가 고위험 지역이어서 안전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합참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 이번 사건은 사고지역의 작전환경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니 한동훈의 문제 제기는 ‘조사를 빨리 하라’는 정치적 압박으로 읽힐 수 있지만, 그 압박이 곧 군의 은폐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총리실 직원의 한동훈 기자회견 질문을 둘러싼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정치권은 이미 안보 사건을 둘러싼 사실관계보다 정쟁의 속도를 더 빨리 올리고 있다. 박지원 의원의 “뭘 알아야 한동훈을 비판하지”라는 식의 반응까지 얹히면 정국의 풍경은 더욱 기묘해진다.

한쪽은 ‘왜 조사하지 않느냐’고 묻고, 다른 쪽은 ‘무엇을 알아야 비판하느냐’고 되묻고, 윤상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채 상병과 같은 잣대’를 요구한다. 그런데 정작 DMZ 한복판에서 다친 장병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권의 문장 대결이 아니다. 북한 지뢰인지, 유실 지뢰인지, 우리 군의 지뢰인지부터 과학적으로 확인하고, 위험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위험평가가 적정했는지, 지휘관에게 어떤 보고가 올라갔는지, 안전조치는 무엇이었는지를 하나씩 공개하는 일이다.

그것이 확인된 다음 책임자가 있다면 직급과 정권을 가리지 않고 책임을 물으면 된다. 채 상병 사건의 잣대를 현 정부에 들이대겠다면, 그 잣대는 윤석열 정부에도 이재명 정부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DMZ의 지뢰가 정치권의 지뢰가 되는 순간, 장병의 희생은 또다시 정쟁의 탄약으로 소비된다. 이번 사건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누가 먼저 정치적으로 이겼느냐’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알고 장병들을 그곳에 보냈으며 왜 사고를 막지 못했는지를 끝까지 밝혀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동훈의 집요한 추궁이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이야기는 상당히 복잡해진다. “누가 유엔사의 즉시 현장조사를 늦추라고 지시했는가”라는 질문이 국방부 장관과 합참 지휘라인을 넘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까지 올라가고, 그것이 결국 ‘채 상병 특검’과 같은 특별수사 방식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정치적 요구로 번진다면, 윤석열 정부 당시의 책임 공방이 고스란히 재현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당시처럼 작전 지시의 필요성, 위험성 평가, 장병 투입 승인 과정, 상급부대 보고, 국방부 장관의 인지 여부, 대통령실 안보라인의 보고·지시 여부가 차례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 단계에서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 지휘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구체적인 지시나 책임이 있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현재 북한 지뢰인지 우리 지뢰인지, 매설인지 유실인지조차 특정할 수 없다며 증거에 따른 조사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향후 조사에서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투입을 승인한 정황, 안전조치 미비를 알고도 작전을 진행한 정황, 사고 이후 현장조사를 지연시키라는 상급 지시가 실제로 확인된다면, 책임의 범위는 현장 지휘관에서 국방부·합참의 고위 지휘라인, 더 나아가 관련 보고와 지시가 확인되는 대통령실 안보라인까지 정치적·법적 검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윤상현이 던진 ‘채 상병과 같은 잣대’라는 말이 무서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책임의 잣대까지 바뀐다면 채 상병 사건의 교훈은 사라지고, 반대로 같은 잣대를 정말 적용한다면 이번 DMZ 지뢰 사건은 단순 사고 조사를 넘어 또 하나의 지휘책임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서부전선 DMZ 수색 중 지뢰 추정 폭발사고…부상자 3명 발생」, 2026.09.21. — 사고 발생 경위, 부상 장병 3명, 북한 매설 지뢰 가능성과 우리 군 지뢰·유실 지뢰 가능성 등 초기 사실관계.
  • 연합뉴스, 「유엔군사령관 "DMZ 부상 장병에 위로…한국군 희생·헌신 감사"」, 2026.09.22. — 장병들이 유엔사 현장조사를 앞두고 DMZ 수색로 개척 작전을 수행했다는 내용.
  • 뉴스핌, 「합참 "DMZ 지뢰 추정 폭발…18명 투입된 'MDL 신규 수색로 개척' 중 2회 폭발"」, 2026.09.23. — 18명 투입, 2차례 폭발, 사고 지점과 북한군 추정 지뢰 매설지역의 거리, 현장조사 전 단계라는 합참 설명.
  • 연합뉴스, 「합참의장, 'DMZ 지뢰폭발' 부대 방문…현장조사 준비 점검」, 2026.09.25. — 합참의장의 사고 부대 방문 및 합동 현장조사 준비 상황.
  • 연합뉴스, 「한동훈 "軍, 내일 DMZ 합동조사…유엔사의 신속 조사요구 거부"」, 2026.09.26. — 한동훈 의원의 ‘누가 유엔사의 신속 조사 요구를 거부했는가’라는 문제 제기와 27일 합동 현장조사 관련 내용.
  • 연합뉴스, 2015년 8월 파주 DMZ 목함지뢰 사건 관련 보도. — 2015년 사건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 매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례와 이번 사고의 조사 단계가 아직 다르다는 비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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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8일 화요일

이재명, 선관위 특검에 이태한 임명 — 윤상현 변수, 선관위 특검을 살릴 것인가

 

윤상현 선관위 국정조사특위 위원장과 올림픽공원 투표용지 재검표 및 선관위 특검 논란
“국정조사가 정치의 영역에서 멈추는 순간, 올공 재검표와 선관위
 특검은 서로를 보완하는 마지막 검증 장치가 될 수 있는가.”/twig24


이재명 대통령이 결국 선관위 특별검사에 이태한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를 임명했다.

선관위 특검 국민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이태한 변호사와 이혁 전 서울고검 검사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고, 대통령은 그중 한 명을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18일 이태한 후보가 특검으로 낙점됐다. 이 특검이 맡게 될 핵심 사건은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선관위의 선거관리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선관위 특검이 과연 국민이 원하는 ‘올공’—선거의 공정성과 관리의 투명성을 끝까지 검증하는 수사—을 해낼 것인가, 아니면 여야가 모두 부담스러워하는 지점에서 적당히 봉합하는 ‘정치적 어영부영 특검’이 될 것인가. 특검이라는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어느 진영에도 유리하지 않더라도 사실대로 발표할 수 있는 독립성이다.

이번 특검은 출발부터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종 임명권을 행사했지만 후보 자체는 국민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했다는 점에서 법적 절차상 대통령의 자의적 지명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국민의 시선에서는 결국 대통령이 한 사람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남는다. 더욱이 이태한 특검은 검사 출신으로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이면서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따라서 앞으로 특검이 어떤 수사 방향을 취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이 선택한 특검”이라는 프레임과 “국민추천위가 추천한 독립 특검”이라는 프레임이 충돌할 수 있다. 국민 불신이 이미 높은 사안일수록 특검은 수사 결과만큼이나 수사 과정 자체가 투명해야 한다. 특히 부정선거라는 단어가 정치권에서 이미 강한 진영적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특검이 사실관계를 밝히기도 전에 어느 한쪽의 정치적 서사를 확인해주는 조직으로 인식되는 순간 수사는 실패한다.

선관위 문제를 둘러싼 국정조사와 특검의 관계가 이미 꼬여 있다.

국회 국정조사특위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잠실 올림픽공원에 보관된 투표지를 재검증하는 방안도 추진해 왔다. 당초 여야는 18일 재검표에 잠정 합의했지만, 국민의힘은 특검 입회 아래 재검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정이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민주당은 기존 합의대로 재검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 장면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본질을 보여준다. 선관위 특검이 출범했는데 국정조사는 특검을 기다리고, 국정조사가 재검표를 하려는데 야당은 특검의 입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제도가 서로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절차를 견제하는 모양새가 된다면 국민은 다시 묻게 된다. “도대체 누가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인가?”

여당과 야당 모두 ‘부정선거’라는 거대한 프레임 자체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선관위 관리 부실과 투표용지 부족 같은 구체적인 사실관계 규명에는 동의하면서도 조직적인 선거부정론으로 확대하는 데에는 선을 긋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 역시 선거관리의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면서도 실제 재검표와 증거 확보를 어떻게 진행할지를 둘러싸고 정치적 계산이 개입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국민 입장에서는 오히려 “여야 모두 선관위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을 수 있다. 실제 국회 국정조사의 공식 명칭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면 특검이 해야 할 일은 부정선거라는 정치적 구호를 확인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증거로 끝내는 것이다.

이태한 특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색깔 없음’이 아니라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독립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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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한 결과 조직적 부정의 증거가 없다면 그렇게 발표해야 한다. 반대로 단순한 관리 부실을 넘어 형사책임이 필요한 조직적 위법행위가 발견된다면 그 역시 숨기지 말아야 한다. 어느 쪽이든 정치권이 원하는 결론과 달라도 상관없어야 한다. 이것이 특검의 존재 이유다. 특히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점에서 수사 자체가 정치적 압박으로 보이지 않도록 더욱 높은 수준의 증거 기준과 공개 원칙이 필요하다.

특검이 “부정선거는 없었다”는 결론을 내도 국민이 믿지 못하고, “부정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도 또 다른 국민이 믿지 못한다면 문제는 특검 결과가 아니라 특검에 대한 신뢰가 이미 무너져 있다는 뜻이다.이번 수사는 그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에 가까울 수 있다.

이태한 특검 임명과 같은 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직서 제출이 겹쳤다는 사실

정 장관은 검찰개혁 주요 입법이 마무리됐다는 점과 건강 문제 등을 사퇴 배경으로 제시했다. 물론 두 사건을 하나의 정치적 거래나 인사 시그널로 연결할 근거는 현재 없다. 그러나 국민이 그렇게 해석할 가능성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기존 수사체계가 재편되고, 동시에 선관위라는 헌법기관을 대상으로 한 특검이 출범한다면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여기에 전대까지 끝난 여당과 야당이 각각 자신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다면 특검은 정치권의 ‘선 긋기’ 사이에서 움직여야 한다. 바로 그래서 이번 특검이 정치권의 부담을 덜어주는 안전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치권이 피하고 싶은 결론까지 찾아내는 것이 특검의 역할이다.

이재명 정부가 오늘 이태한 특검을 임명한 순간부터 공은 대통령에게서 특검으로 넘어갔다.

이제 국민이 볼 것은 “누가 특검이 되었는가”보다 “무엇을 찾아냈고, 무엇을 확인했으며, 무엇을 확인하지 못했는가”다.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이 단순 행정착오였는지, 책임질 사람이 있었는지, 투표율 입력이나 관리 과정에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 그리고 온라인에서 확산된 각종 부정선거 주장이 실제 증거와 연결되는지 하나씩 검증하면 된다. 반대로 증거가 없는 음모론은 과감하게 잘라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올공’이다. 공정선거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정선거를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도, 부정선거라는 말을 꺼내지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의심할 자유와 검증할 의무를 동시에 보장하는 것이다.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한 이태한 특검이 그 원칙을 지킨다면 특검은 정권의 방패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수사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맞춰 적당히 선을 긋고 끝난다면 국민은 또다시 묻게 될 것이다. “특검까지 만들었는데 왜 아무것도 제대로 밝히지 못했는가?”이번 선관위 특검의 진짜 시험대는 바로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느냐에 있다.

윤상현 변수와 특검의 상승작용

선관위 국정조사의 마지막 변수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등장했다.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이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공개 재검표와 특검은 쌍두마차”라며 올림픽공원에 보관된 247만 장 투표지의 공개 재검표를 강하게 주장했고, 특검을 통해 선관위 전체를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고까지 했지만, 최근에는 선관위의 투표율 허위 입력을 득표수 조작으로 연결하는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며 선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변화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당의 공식적 의혹 제기와 국정조사 책임자의 판단 사이에 미묘한 간극을 만드는 변수다. 특히 당내에서는 윤 의원의 발언을 두고 반발이 나오면서 올림픽공원 재검표 일정까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균열은 새로 출범한 선관위 특검에는 상승작용이 될 수도 있다. 국정조사가 정치권 내부의 공방과 당론의 경계선에 갇힐수록 특검은 오히려 정치권에서 독립해 투표용지 부족의 원인, 투표율 입력 과정, 개표·보고 체계, 전산관리의 문제를 증거로 하나씩 검증할 공간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상현 위원장 스스로 과거에는 “재검표와 특검을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이제 특검이 국정조사의 빈틈을 메우고 ‘부정선거냐 아니냐’라는 진영 논쟁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행정·관리상 문제가 있었는가’를 끝까지 밝혀낸다면, 윤상현의 태도 변화는 오히려 특검의 존재 이유를 강화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결국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의혹을 끝까지 주장하는 것도, 민주당이 의혹을 선동으로 규정하는 것도 아니다. 국정조사가 정치의 영역에서 멈추는 순간, 특검은 증거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여야 어느 쪽도 마음대로 결론을 정할 수 없는 ‘올공’의 시험대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 7월 14일, 「선관위 국조 '재검표' 합의 불발…與 "즉각"·국힘 "특검 우선"」
  •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이 당시 247만 장의 투표용지 공개 재검표와 특검을 동시에 추진하는 ‘2개의 축’을 주장한 핵심 자료다. 민주당은 즉각 재검표를, 국민의힘은 특검 가동 후 재검표를 주장하면서 충돌했다.
  • 연합뉴스 — 7월 22일, 「선관위 국조 '재검표 시기' 공방…與 "즉각"·국힘 "특검 이후"」
  • 윤상현 위원장이 “특검이 재검표를 대체할 수 없고, 재검표도 특검을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자료다. 즉, 윤상현의 기본 논리는 ‘특검 또는 재검표’가 아니라 ‘특검과 재검표 병행’이었다.
  • 연합뉴스 — 7월 30일, 「선관위 국조특위 30일 연장…이르면 내달 18일 재검표 잠정 합의」
  • 국조특위 활동을 8월 말까지 연장하고, 올림픽공원 재검표와 특검을 연계하는 방향이 논의됐다는 최신 자료다. 윤상현 위원장도 재검표 날짜를 특검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 7월 2일, 「국조특위, 개표소 CCTV 미비 등 확인…특검·재검표 목소리」
  • 국조특위가 올림픽공원 현장조사에 들어가고 247만 장의 투표지 보존 상태를 확인했다는 자료다. 국정조사가 단순한 정치공방을 넘어 실제 현장검증으로 들어갔다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
  • 이데일리 — 7월 22일, 「선관위 '여야 합의하면 서버 공개 가능'…재검표는 여야 충돌로 불발」
  • 선관위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여야 합의에 따라 서버 공개도 가능하다고 밝힌 내용이 담겨 있다. 따라서 향후 특검이 서버·전산관리까지 들여다 볼 경우 국정조사와 특검 사이의 자료 연계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 한국일보 — 7월 22일, 「선관위 국조, 올림픽공원 재검표 합의 못한 채 마무리」
  • 여당은 즉각 재검표를 주장했지만 국민의힘 일부가 특검 출범을 우선시하면서 재검표가 사실상 지연됐다는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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