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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3일 토요일

동지인가 방패막이인가…이재명·정청래 4시간 만찬 뒤 권력의 본편...김민석 탄핵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의 만찬 회동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여권의 권력 갈등을 표현
4시간 만찬 뒤에도 풀리지 않은 여권의 권력 방정식. 정청래의
 거취와 김지용 인선, 김민석 사퇴설이 맞물리며 정치적
 해석이 분분하다./credit: donga


4시간의 만찬, 공개된 것은 동지애이고 감춰진 것은 권력의 셈법인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1일 청와대에서 4시간 동안 마주 앉았다. 청와대는 국정 현안과 당내 사안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틀 뒤 이 대통령은 직접 SNS에 글을 올려 정 전 대표를 두둔했다. 목숨조차 위협받던 시대와 내란의 밤을 함께 넘은 동지라며, 정 전 대표가 자신에게 끌려다닌 것도 아니고 자신이 괴롭힌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전직 여당 대표를 향한 비판에 직접 해명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정치적 메시지다. 그런데 묘하다. 정작 두 사람이 나눈 4시간의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공감대는 확인됐지만 무엇에 공감했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정치에서 공개된 우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공개되지 않은 의제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동지의 안부를 묻는 대통령의 따뜻한 전화가 아니라, 그 만찬 이후 여권의 권력 지형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정청래 법무부 장관설, 동지의 복귀인가 갈등의 수습책인가. 정청래 전 대표의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정치권의 관측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정 전 대표는 그동안 검찰개혁과 공소청·중수청의 조직 개편 문제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검찰개혁에 반대했던 인물이 중수청의 수장이 되는 것이 적절한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추천된 네 명 가운데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직접 방어에 나섰다. 같은 정권의 대통령과 여당 핵심 인사가 인사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판단을 드러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전 대표를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한다면, 그 인사는 단순한 보은이나 화해를 넘어 검찰개혁의 방향을 둘러싼 갈등을 정부 내부로 끌어들이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당내 강경 지지층을 달래고 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을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장관설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인선이 아니다. 인사설 하나만으로 대통령의 의도를 단정하기보다, 실제 인사와 정책 결정의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지용 인선이 드러낸 균열, 검찰개혁의 깃발은 누구의 손에 있는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여권 내부의 권력과 노선 충돌을 보여준다. 김 후보자는 검사장 출신으로, 검찰의 보완수사 필요성을 강조했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의 재고를 촉구한 검사장 성명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정청래 전 대표 등이 이 같은 과거 행적을 문제 삼은 배경이다.

반면 후보자 측을 옹호하는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정 사건이나 성명 참여만으로 정치적 편향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도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인사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검찰개혁을 누가 더 강하게 외치느냐가 아니라, 새로 출범한 중수청이 정치권의 기대와 압력에서 독립해 중대범죄를 수사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검찰 출신이면 무조건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과 검찰 경험이 있으니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 모두 제도적 검증을 필요로 한다. 개혁의 명분이 인사권자의 판단을 압박하는 정치적 구호로 변질될 때, 개혁의 결과가 국민의 권익보다 진영의 만족에 봉사할 위험은 커진다. 방패막이의 정치학, 권력은 갈등을 나누고 책임은 아랫선에 맡기는가. 정권이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반복되는 정치적 풍경이 있다.

내부의 불만이 커지면 상징성이 강한 인물을 전면에 세우고, 갈등의 수습을 맡기며, 정책 실패와 인사 논란의 부담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정청래 장관설을 둘러싼 방패막이론도 이런 정치적 경험에서 비롯된 의심으로 읽힌다. 법무부 장관이라는 자리는 검찰개혁과 사법제도 개편을 둘러싼 갈등의 한복판이다. 공소청과 중수청의 권한 배분, 수사와 기소의 분리, 보완수사권 문제 등 어느 하나도 쉽게 봉합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정 전 대표가 장관으로 기용된다면 그동안 당내에서 제기해 온 강경한 개혁 요구를 실제 행정으로 구현해야 한다. 정치적 구호와 행정적 책임은 전혀 다른 무게를 지닌다. 개혁을 외칠 때는 동지였지만, 개혁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책임자가 되는 구조라면 그것은 정치적 신임인지, 부담을 떠넘기는 인사인지 따져볼 수밖에 없다. 다만 방패막이로 활용한 뒤 내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정치적 의심과 실제 권력 운용 사이에는 반드시 검증의 과정이 필요하다. 박은정·김용민·추미애·유시민, 권력의 주변을 채울 인물은 누구인가. 여권 내부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정치권의 시선은 차기 개각과 주요 기관 인사로 쏠린다. 박은정 의원과 김용민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검찰개혁과 정치적 메시지에서 존재감을 보여 온 인사들의 이름도 여러 정치적 시나리오에서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장관 후보군에 포함됐거나 대통령과 구체적인 인사 협의를 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의 이름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들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둘러싼 여권의 서로 다른 주장과 정치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이들 가운데 일부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그것은 정책 추진을 위한 전문성과 정치적 책임의 분담인지,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배치인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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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인사는 사람을 쓰는 기술이지만, 동시에 책임을 배분하는 정치다. 장관 자리가 동지에게 주는 훈장인지, 난제를 떠안기는 임무인지, 아니면 정치적 갈등을 잠시 유예하는 임시방편인지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지지율의 압박과 여권의 결속,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충성인가 자율성인가. 정권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는 더욱 민감해진다.

당내 비판을 억누르면 단기적으로는 일사불란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지만, 불만이 누적되면 오히려 내부의 균열이 깊어질 수 있다. 반대로 다양한 목소리를 허용하면 정책 결정 과정이 복잡해지고 정권의 책임 소재도 더욱 분명해진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대표의 만찬은 이런 정치적 긴장 속에서 이뤄졌다. 대통령은 정 전 대표를 동지로 규정하며 공개적으로 신뢰를 표명했지만, 김지용 후보자 인선에 대해서는 정 전 대표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과거의 정치적 동지애가 아니라 앞으로의 정책적 선택과 권한의 배분일 것이다. 대통령이 여당의 독자적인 판단을 존중할 수 있는지, 여당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을 공유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지지율이 낮아질 때마다 충성 경쟁을 강화하고 비판자를 주변으로 밀어내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정권의 결속은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외피를 두르는 데 그칠 수 있다.

동지는 권력의 장식품이 아니다, 4시간 만찬 이후를 국민은 지켜본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내놓은 동지라는 표현은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을 강조하는 동시에 당내 갈등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태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치에서 동지애는 정책과 책임의 시험대 앞에서 비로소 실체를 갖는다. 정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될지, 다른 역할을 맡을지, 아니면 당내에서 독자적인 정치적 행보를 이어갈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장관 기용설을 둘러싼 방패막이론과 팽설은 권력의 냉혹한 속성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번 만찬의 성격을 규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향후 인사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드러날 대통령의 선택이다. 정청래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유지하면서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가. 김지용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논쟁은 합리적인 검증과 토론을 거쳐 정리될 수 있는가.

박은정·김용민·추미애 등 여권 인사들의 역할은 실제 정책 성과와 책임을 중심으로 결정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야말로 4시간 만찬의 정치적 의미를 밝혀줄 것이다. 권력은 동지를 필요로 하지만, 동지를 언제든 교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순간 신뢰는 사라진다. 청와대 만찬의 메뉴가 무엇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만찬이 끝난 뒤 누가 권한을 얻고, 누가 책임을 지며, 누가 정치적 무대에서 밀려나는지가 진짜 정치의 본편이다.

정치의 본편은 김민석 사퇴설에서 시작되는가. 정청래를 둘러싼 4시간 만찬의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여권의 시선은 김민석 사퇴설과 당내 권력투쟁으로 옮겨간다. 일부 당원들이 김민석을 탄핵하겠다며 나서는 배경에는 당내 인사들을 둘러싼 퇴출론과 이에 맞선 세력 간의 충돌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은정·김민정 등의 당내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청래 전 대표에 대한 공개적인 옹호 발언까지 새로운 정치적 의미를 얻게 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청래를 괴롭히지 말라고 한 메시지를 당내 권력투쟁에 대한 경고로 읽기도 한다. 정작 정청래에게 법무부 장관 자리가 제안되더라도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당내 정치적 기반을 내려놓고 정부의 복잡한 사법개혁 과제를 떠안는 선택이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임명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대통령의 인사권이 관철되는 순간 정청래와 그를 지지하는 강경파는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할 것인가. 김민석 사퇴설이 단순한 당직 교체의 소문인지, 당내 권력 재편의 신호인지도 함께 드러날 것이다. 결국 정치의 본편은 만찬장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누가 당의 주도권을 쥐고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인지를 둘러싼 권력의 무대에서 이미 막을 올렸는지도 모른다.


참고문헌

  • 채널A, 「이 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 말에 ‘곡해 마시기 바란다’」, 2026년 10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의 SNS 발언과 정청래 전 대표와의 청와대 만찬 관련 보도.
  •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만찬 관련 브리핑, 2026년 10월 1일. 강훈식 비서실장 배석, 4시간 동안 진행된 만찬과 국정 현안 및 당내 사안에 대한 대화 관련 내용.
  • 이재명 대통령 공식 SNS(X), 정청래 전 대표와의 회동 관련 입장, 2026년 10월 3일. 정치적 동지 관계를 강조하고 회동에 대한 오해와 곡해를 경계한 발언.
  •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 관련 보도 및 공개 발언. 후보자의 과거 검찰 경력과 검찰개혁 관련 입장, 여권 인사들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 및 대통령의 인선 판단에 관한 자료.
  • 김민석 사퇴설 및 민주당 내부 갈등 관련 보도와 당원 공개 발언. 당내 지도부에 대한 사퇴 요구와 탄핵 주장, 인사 관련 퇴출론 및 여권 내부의 갈등을 둘러싼 정치적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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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8일 월요일

김어준은 이재명의 루비콘을 건넜나…식구였나, 동지였나, 본래 남이었나

 

김어준 ‘사랑의 시기’ 끝났다…환상은 끝나고 냉혹한 현실만 남았나
사랑에서 우정으로, 전폭적 지지에서 비판적 동지로 — 김어준과
 이재명의 달라진 정치적 거리/credit: munhwa


정치권에서 꽤 묘한 장면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엄호해왔던 김어준이 28일 마침내 “사랑의 시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표현만 놓고 보면 단순한 비판 한마디가 아니다. 김어준 스스로 과거의 관계를 ‘내 몸처럼, 내 몸보다 더 걱정하고 돌보던 시절’이라고 규정한 뒤 이제는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그는 곧바로 “무관심하거나 미워하고 증오하는 관계가 아니라 우정의 관계”를 이야기했고, 이재명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이 할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이것은 절교 선언이라기보다 무조건적인 사랑의 정치에서 비판적 동지의 정치로 관계를 재설정한 선언에 가깝다. 그렇다면 김어준이 왜 이 시점에서 이재명에게 등을 돌린 것처럼 보이는가. 핵심은 지난 18일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다.

이 대통령은 여권 내부의 혐오와 배제 논란을 두고 “서로 혐오의 언어를 주고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갈등을 봉합하려 했다. 그런데 김어준이 받아들인 장면은 달랐다. 자신과 김어준·유시민·정청래·조국 등을 겨냥한 이른바 ‘문조털래유’ 식 공격을 받은 쪽에서는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는데, 대통령이 이를 사실상 쌍방의 문제처럼 표현했다는 것이다.

김어준에게는 바로 그 지점이 환상이 깨지는 순간이었던 셈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김어준이 이 대통령을 단순히 비판한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했는가”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는 점이다. 그는 친명을 자처하는 강성 세력을 대통령이 쉽게 버릴 수 없다는 현실적 사정까지 인정하면서도,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다른 방식으로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계산과 진영의 현실을 이해하면서도 대통령의 메시지가 그 계산 뒤에 숨으면 안 된다는 주문이다. 결국 김어준이 문제 삼은 것은 이재명의 노선 자체보다 모호한 언어와 애매한 봉합 방식이다. 대통령이 무엇을 선택했는지 국민에게 자신의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다. 여기서 ‘김어준의 짝사랑’이라는 정치적 은유가 등장한다. 짝사랑은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보다 내가 상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김어준이 이재명을 향해 보여온 정치적 신뢰 역시 일정 부분 그런 비대칭적 관계였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이재명은 더 이상 특정 진영의 후보나 운동권적 상징에 머물 수 없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는 지지자와 반대자, 구주류와 신주류, 여권과 야권을 모두 상대해야 하는 국가통치의 책임이 붙는다. 김어준이 이번에 마주한 것은 바로 그 ‘정치인 이재명’과 ‘대통령 이재명’ 사이의 간극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 발언을 ‘김어준이 이재명의 적이 됐다’고 읽는 것 역시 너무 단순하다. 오히려 그는 관계를 끊겠다는 대신 관계의 성격을 바꾸겠다고 했다. “사랑”에서 “우정”으로, 맹목적 엄호에서 쓴소리로, 대신 싸워주는 관계에서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관계로 이동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김어준 자신에게도 하나의 정치적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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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처럼 대통령의 모든 행동을 해석하고 방어하는 역할보다, 대통령에게 “그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를 택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역시 이를 ‘전폭적 지지’에서 ‘비판적 지지’로의 이동으로 해석했다. 더 냉혹한 대목은 김어준이 이 대통령에게 “성공했던 방식만으로 앞으로도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는 데 있다. 그는 이 대통령의 신중함이 때로는 타이밍과 여론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고, 개혁의 의도가 다른 것이 아니라면 대통령 본인이 자신의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최근 이 대통령의 X 인용 논란까지 연결된다. 김어준은 정치인이 온라인 알고리즘에 갇힐 수 있다며 계정과 피드를 점검하라고 주장했다. 이 부분은 그의 주장 자체를 사실로 확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대통령 주변의 정보환경과 소통 방식에 대한 불신이 기존 지지층 내부에서도 생기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여지는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의 본질은 ‘김어준이 이재명을 버렸느냐’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재명이라는 정치적 환상과 이재명이라는 통치 현실이 이제 서로 다른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데 있다. 후보 시절의 이재명에게는 김어준의 강력한 엄호가 정치적 자산이었지만, 대통령이 된 이재명에게는 김어준조차 하나의 비판적 목소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김어준 역시 그것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니 ‘루비콘 강을 건넌 김어준’이라는 표현은 아직 절연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서늘하다. 사랑은 끝났지만 동지는 남았다. 환상은 걷혔지만 현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재명에게도, 김어준에게도 가장 불편한 관계가 바로 그런 관계일 것이다. 어쩌면 김어준에게 남은 것은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를 바라보는 묘한 상실감인지도 모른다.

한때는 한 식구라고 믿었고, 적어도 같은 둥지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동지라고 생각했지만, 대통령이 된 이재명은 이제 더 넓은 정치의 둥지에서 전혀 다른 식구들을 품어야 하는 자리에 서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묘하게 뒤집힌다. 김어준이 그리워하는 것은 정말 이재명이라는 사람인가, 아니면 자신이 믿었던 ‘우리 편 이재명’이라는 정치적 이미지인가.

이재명 역시 이제 누군가의 둥지에 머무는 정치인이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둥지의 주인이 됐다. 식구였던가, 동지였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서로 다른 둥지에서 잠시 만났던 정치적 동반자였던가. 사랑이 끝났다는 김어준의 선언은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새가 둥지를 떠난 것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그 둥지가 누구의 둥지였는지 이제야 알게 된 것인지.


참고문헌

  • 한국일보, 2026.09.28, 「李 기자회견 열흘 뒤… 김어준 "사랑의 시기는 끝났다" 선언」 — 김어준의 ‘사랑의 시기’ 종료 발언과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 ‘비판적 지지’ 전환 맥락.
  • 한국경제, 2026.09.28, 「김어준 "'멸칭' 일방적 피해인데 쌍방 과실처럼…李대통령 회견, 이걸론 부족"」 — 김어준이 ‘문조털래유’ 논란을 두고 이 대통령의 표현을 ‘쌍방 과실’처럼 받아들였다고 비판한 내용.
  • 뉴데일리, 2026.09.28, 「김어준 "李 대통령 향한 '사랑의 시기' 끝났다 … 문조털래유 공격, 알고리즘 갇힌 탓"」  — 김어준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를 ‘우정·동지적 관계’로 재설정하겠다고 밝힌 내용.
  • 문화일보, 2026.09.28, 「김어준, 李대통령에 “사랑의 시기는 끝났다”」 — 김어준 발언과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여권 내부 갈등의 맥락을 보도.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6.09.18, 「이 대통령 "더 낮은 자세로 '민생·개혁·통합 대통령' 되도록 최선 다할 것"」 —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민생·개혁·통합 대통령’을 강조한 공식 기록.
  • 연합뉴스, 2026.09.18, 「파병·대미투자 외교안보 난제 앞 고민 드러낸 李대통령」 — 같은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원칙을 강조하면서 선택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도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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