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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3일 수요일

트럼프를 만나야 했던 이재명, 뉴욕에서 급히 성사된 30분의 거래...트럼프 거래 가격표는?

 

뉴욕에서 만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대미 투자와 핵추진잠수함 협상을 둘러싼 한미 정상회담
대미 투자협상 급진전 뒤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 오일·가스와
 투자, 핵추진잠수함과 전작권이 한미 협상의 새로운 거래
 언어가 되고 있다./credit: voa-korea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뉴욕까지 갔는데도 정상회담 일정은 끝내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다 대미 투자협상이 급진전됐고, 갑자기 30분짜리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대통령실 설명에서도 대미 투자 논의의 진전과 정상회담 성사는 사실상 한 묶음으로 등장한다. 정상회담에서는 핵추진잠수함 연료와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협력,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까지 테이블에 올랐다.

예정에 없던 회담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이 원하는 투자와 한국이 원하는 안보·원자력 현안이 한 테이블에서 교환되는 모양새가 됐다. 이것을 곧바로 ‘굴욕협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무엇이 먼저 움직였는가라는 질문만큼은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트럼프식 외교의 언어는 이미 한 차례 공개된 적이 있다. 2025년 10월 트럼프는 자신의 SNS에서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기로 했으며, 그에 기반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직접 적었다.

당시 미국산 에너지 구매와 핵잠수함 승인을 같은 문장 안에 배치한 것이다. 이것이 법적·외교적 의미에서 실제 ‘맞교환’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트럼프가 한미관계를 안보동맹만이 아니라 투자·에너지·조선·방산을 묶은 거래의 언어로 설명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번 뉴욕 회담에서도 바로 그 조선·핵잠·투자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했다. 과거의 트럼프식 가격표와 오늘의 협상 테이블이 묘하게 겹쳐 보이는 이유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핵잠수함과 핵연료 문제, 전작권 전환, 북미대화라는 한국의 전략적 관심사를 끌어냈다. 특히 트럼프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미대화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 대통령은 북미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놓치기 아까운 카드다.

그런데 그 카드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대미 투자협상의 ‘진전’이 있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미국 내 투자와 에너지·조선 산업의 활성화이고, 한국이 원하는 것은 안보와 전략기술 분야의 문을 여는 것이다. 결국 이번 회담은 아름다운 동맹의 사진보다 서로 필요한 것을 계산하는 거래의 정치에 더 가까운 장면이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이 지금 미국과 거래해야 하는 국내적 여건이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는 이미 국내에서 사업성·수익성·의사결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을 낳고 있다. 실제로 첫 사업으로 텍사스 가스발전 프로젝트가 선정됐고, 추가로 웨스팅하우스 지분이나 알래스카 LNG, 원전 사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국회 심사와 위험 분담 구조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니 ‘미국에 퍼준다’는 정치적 구호만으로 설명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전략적 투자’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비용을 덮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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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얼마를 투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위험을 부담하고 누가 이익을 가져가느냐다.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 트럼프와의 만남이 그렇게 중요했을까. 하나는 한미동맹의 현안을 풀어야 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트럼프가 다시 김정은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국면에서 한국이 완전히 바깥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아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북미대화에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국 대통령이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미가 직접 움직이는 순간 한국의 공간은 줄어든다. 그렇다면 워싱턴에서 정식으로 기다리기보다 뉴욕까지 가서라도 트럼프의 손을 잡고 한반도 문제에 숟가락 하나라도 얹어야 한다는 계산은 충분히 가능한 정치적 판단이다.

그러나 외교는 사진 한 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트럼프와의 회담에서는 핵잠수함과 전작권이 논의됐지만, 정작 미국이 한국에 강하게 요구해온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점은 오히려 이번 회담의 성격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이 원하는 모든 현안을 한꺼번에 받아준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전략적 의제를 선별해 협상 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따라서 ‘굴욕외교’라는 규정 역시 성급하다. 동시에 ‘완벽한 외교적 승리’라는 포장도 이르다. 핵잠수함의 실제 연료 문제와 농축·재처리 권한, 전작권 전환, 대미 투자사업의 수익성과 위험분담은 이제부터 워싱턴에서 후속 협상을 해야 하는 사안들이다. 결국 이번 뉴욕 정상회담의 진짜 장면은 악수도 골프 약속도 아니다. 트럼프가 만나주지 않을 때 한국은 무엇을 내놓았고, 트럼프가 만나준 뒤 한국은 무엇을 얻었으며, 그 거래의 계산서는 누가 부담하느냐다.

트럼프는 과거 SNS에서 미국산 오일·가스 대량 구매와 대미 투자, 핵잠수함 승인을 한 문맥에 올려놓은 바 있다. 이번에는 대미 투자협상이 급진전된 뒤 예정에 없던 정상회담이 성사됐고, 그 자리에서 핵잠·전작권·조선이 다시 논의됐다. 이것이 굴욕인지 성공인지는 지금 결정할 일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앞에서 한 약속과 서울에 돌아와 국민에게 설명할 내용이 끝까지 일치하느냐는 것이다. 트럼프의 거래는 SNS에 남지만, 한국의 계산서는 결국 국민에게 남는다.


참고자료

  • Donald Trump, Truth Social, 2025.10.29. -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산 “Oil and Gas in vast quantities”를 구매하고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를 언급한 뒤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을 했다고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Truth Social에서는 삭제됐지만 아카이브에 원문이 보존돼 있다.
  • Donald Trump, Truth Social, 2025.10.29. - 같은 날 별도 게시물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을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 Reuters, 「South Korea's US investment package takes shape with Texas power plant, nuclear projects」, 2026.09.18. -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 사업으로 텍사스 가스발전소, 웨스팅하우스 지분, 알래스카 LNG 등이 논의되고 있음을 보도했다.
  • Reuters, 「South Korea confirms first project under $350 billion US investment pact despite viability concerns」, 2026.09.21. -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의 첫 사업으로 약 200억 달러 규모 텍사스 가스발전소가 선정됐으며, 사업성·국회 심사 등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보도했다.
  • Reuters, 「South Korea's Lee to attend UN General Assembly…」, 2026.09.21. -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과 유엔총회 기간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가능성,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협상을 주요 현안으로 설명했다.
  • 서울경제, 「Lee Offers Higher Defense Spending, Urges Faster Nuclear Submarine Talks」, 2026.09.23. - 뉴욕 정상회담에서 방위비 증액, 핵추진잠수함 협상, 전작권 전환 등이 논의된 내용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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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4일 화요일

[정치 해석] 이재명은 왜 ‘자주’를 서두르나… 주한미군을 부담으로 느끼는 듯한 조급함

 

이재명 정부의 자주 외교가 한미동맹 이완과 중국의 전략적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상징하는 이미지
전작권 환수, 대중 관계 복원, 대북 긴장완화가 한 방향으로 누적될 경우
 그 끝에 남는 것은  자주국방이 아니라 동맹 이완과 중국의 반사이익일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chosun

이재명 대통령은 ‘자주’를 말한다. 듣기 좋은 말이다. 어느 나라 지도자가 주권과 자립을 말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그 말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지금 이재명 정부의 안보·외교 흐름을 가만히 이어보면, 그것은 당당한 자주국방의 길이라기보다 미국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내고, 그 빈틈을 중국이 가장 반기게 만드는 방향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대놓고 “미군은 나가라”는 말은 없다. 한미동맹 파기 선언도 없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노골적 파기는 국민 저항을 부르지만, 점진적 이완은 그럴듯한 명분 속에 숨어 천천히 굳어진다. 전작권 환수는 자주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연합훈련의 톤 조절은 평화라는 이름으로 미화되며, 대중 관계 복원은 실용이라는 외피를 쓴다. 하나하나는 그럴듯하다. 그러나 이 조각들이 한 방향으로 쌓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국의 영향력은 옅어지고, 한국 안보의 중심축은 흔들리며, 중국은 굳이 손 하나 더 대지 않고도 가장 큰 전략적 이익을 챙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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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많은 이들이 불편해하는 질문이 나온다. 이재명은 왜 이렇게까지 자주를 서두르는가. 정말 국가의 자립이 목표인가. 아니면 미국의 압박과 감시, 요구와 간섭에서 벗어나 자기 정치 공간을 넓히려는 권력의 본능이 깔려 있는가. 미국은 동맹이지만, 동시에 가장 가까운 견제 장치이기도 하다. 주한미군은 억지력의 상징이지만, 권력자의 입장에서 보면 언제든 자신을 제약하는 현실 권력이기도 하다. 이런 이중성을 불편하게 느끼는 지도자라면, 겉으로는 자주를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미국의 존재감이 옅어지길 바랄 수 있다. 그것이 입증된 사실은 아니지만, 지금의 방향이 그런 의심을 부르기에 충분하다는 점이 문제다.

더 심각한 것은 이 흐름이 중국이 가장 원하는 그림과 너무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중국이 공개적으로 “이재명이 필요하다”고 말할 이유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한국에서 반미 정서가 커지고, 미국과의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북한과의 긴장완화가 미화되며, 서울이 ‘균형’이라는 말로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를 흐리게 만들면 그걸로 충분하다. 베이징은 공개 개입 없이도 웃을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미국의 동맹망이 안에서부터 느슨해지는 것이다. 지금 이재명 정부의 언어와 방향은, 의도 여부를 떠나 그 시나리오에 지나치게 가까워 보인다.



결국 핵심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다. 이재명이 진심으로 국가를 위해 자주를 말하는지, 아니면 미국의 영향력을 줄여 더 편한 권력 지형을 만들고 싶은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에서 국민은 속내를 기다리지 않는다. 누적되는 방향을 본다. 그 방향 끝에서 한미동맹의 결속이 약해지고, 중국의 공간이 넓어지고, 한국 안보가 더 불안해진다면, 그 자주는 주권이 아니라 착시다. 평화도 아니다. 그저 동맹의 힘을 빼고 권력의 재량만 넓히는 위험한 실험일 뿐이다.

이재명 정부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미국의 압박 그 자체가 아니다. 더 무서운 것은, 자주라는 명분 아래 쌓은 선택들이 결국 대한민국을 더 약한 자리로 밀어 넣고 있다는 국민적 각성이다. 그 순간 자주 외교의 포장은 벗겨지고, 남는 것은 하나다. 누구를 위한 자주였느냐는 질문이다.

참고문헌(References)

  • Reuters, South Korea's Lee to pursue wartime command transfer, selective conscription, 2026.3.27.
  • Reuters, South Korea's Lee seeks to develop strategic cooperative partnership with China, 2026.1.5.
  • Reuters, Pentagon foresees more limited role in deterring North Korea, 2026.1.24.
  • Reuters, South Korea and the US to conduct Freedom Shield military drills in March, 2026.2.25.
  • Reuters, China’s top diplomat meets Kim, calls for closer coordination, 2026.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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