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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6일 화요일

전두환·5·18 역사전쟁...김태규·박은정, 법사위 ‘인간 자격’ 싸움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전두환과 5·18민주화운동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충돌한 김태규 의원과 박은정 의원의 정치적 공방을 상징하는 이미지
전두환과 5·18을 둘러싼 역사 해석의 충돌이 국회 공방을
 넘어 법적 판단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credit: hani-donga


판결은 끝났는데 역사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벌어진 박은정 의원과 김태규 의원 간 충돌은 단순한 막말 공방으로 보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나갔다. 전두환의 12·12와 5·18,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둘러싼 표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평가가 한꺼번에 법사위 회의장으로 밀려 들어왔다.

특히 김태규가 전두환의 내란죄 유죄 확정판결을 두고도 “나는 내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대목은 법적 판단과 역사적 평가가 어디까지 충돌할 수 있는지를 다시 묻는 장면이 됐다. 그리고 박은정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김태규를 향해 “국회의원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인간의 자격도 없다”고 맞받았다. 법을 다루는 국회에서 법의 문제보다 인간의 자격을 따지는 순간,...

법사위는 이미 법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투장이 된다. 문제는 김태규의 전두환 발언이 단순한 개인 의견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두환은 1997년 대법원에서 내란죄 등이 인정돼 무기징역이 확정됐던 인물이다. 물론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석과 정치적 평가는 자유롭게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확정된 판결을 정치인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뒤집어 말하는 순간,...

그것은 개인의 역사관을 넘어 우리 사회가 이미 합의한 법적 사실과 정치적 해석의 경계를 건드린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두환 역사전쟁’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과거의 판결을 다시 재판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미 판결이 끝난 역사를 현재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다시 소환하고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정치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법사위는 전두환만 소환한 것이 아니다. 박은정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이른바 ‘부엉이바위’ 표현을 거론하며 김태규의 발언을 문제 삼았고, 김태규는 자신의 “인간이 먼저 되라”는 발언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맞섰다. 여기서 역사의 비극은 정치적 언어의 탄약으로 변한다. 누군가의 죽음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소재가 되고,...

과거의 대통령은 오늘의 정치인을 심판하는 도구가 된다. 노무현을 둘러싼 논쟁이 전두환으로 이어지고, 다시 윤석열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평가로 넘어가는 순간 법사위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거대한 기억 저장소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그 기억들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쓰러뜨리기 위한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은정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한 대목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직후 대법관 제청 거부를 발표한 행태가 과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도 정치적 비판의 자유는 있다. 그러나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헌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을 곧바로 ‘정치행위’로 규정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논증이 필요하다. 반대로 대법원 역시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 사법부와 행정부의 충돌을 과거 정권의 장면과 겹쳐놓는 순간, 오늘의 법적 쟁점은 또 하나의 역사전쟁으로 변한다. 결국 법사위에서 싸우는 것은 사건 하나가 아니라 “누가 역사를 해석할 권리를 갖느냐”는 문제인지도 모른다.

더 심각한 것은 법사위가 이제 현재의 재판까지 정치적 압박의 언어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박은정 의원은 김건희 씨의 구속기간과 대법원 사건을 거론하면서 대법원이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을 책임 있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내란 관련 사건의 재판 지연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국민적 관심이 큰 재판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요구 자체는 당연하다.

그러나 국회가 특정 사건의 선고 시점과 구속 여부를 사실상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법원에 “책임 있게 하라”는 정치적 요구가 어느 순간 “이렇게 판결하라”는 압력으로 읽히기 시작하면, 사법부 독립이라는 또 다른 헌법적 가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날 법사위의 가장 섬뜩한 장면은 욕설이나 고성이 아니라, 모든 사건이 하나의 정치적 서사로 연결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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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내란, 노무현의 죽음, 윤석열의 검찰권 행사, 조희대의 사법행정, 김건희 재판, 내란 사건까지 모두 현재의 정치적 전선 위에 올라왔다. 과거를 기억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과거를 현재의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로 만드는 순간 역사는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왜곡될 위험이 있다. “내란이 아니다”라는 한마디와 “인간의 자격이 없다”는 한마디가,...

같은 회의장에서 충돌한 것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법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역설이다. 전두환 시대의 역사적 책임을 부정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며, 노무현을 모욕했다고 해서 상대방의 모든 주장이 틀리는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윤석열을 비판한다고 해서 대법원의 모든 판단이 정치적이고,...

이재명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고 해서 모두 반개혁인 것도 아니다. 역사는 정치인의 편에 서서 재판하지 않는다. 판결은 판결대로 남고, 기록은 기록대로 남으며, 국민은 그 기록을 통해 오늘의 정치를 판단한다. 법사위가 해야 할 일은 역사를 다시 처형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기록을 통해 역사를 견디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 법사위에서는 전두환도, 노무현도, 윤석열도, 조희대도,...

모두 현재 정치의 피고석에 다시 불려 나오고 있다. 판결은 끝났는데 역사전쟁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이제 공은 경찰로 넘어갔다. 민주당이 김태규 의원을 5·18 관련 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법사위에서 벌어진 역사 논쟁은 형사절차라는 또 다른 무대로 옮겨가게 됐다.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정치적 분노와 법적 판단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김태규의 발언이 거칠고 논쟁적이라는 것과 그것이 곧바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경찰이 들여다봐야 할 것은 김태규 개인에 대한 정치적 호불호가 아니라 실제 발언의 전후 맥락, 5·18 특별법이 규정한 허위사실의 범위, 그리고 역사적 의견 표명과 처벌 가능한 허위사실 유포 사이의 경계일 것이다. 특히 이 사건이 송치와 기소를 거쳐 법정에까지 간다면,...

법원은 결국 “전두환의 내란죄를 부정하는 정치적 견해”와 “5·18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위”가 법적으로 동일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역사를 둘러싼 정치적 싸움이 법정으로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법조문과 증거가 말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은 김태규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치가 역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전두환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5·18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노무현의 죽음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두고 정치권이 충돌할 수는 있다. 그러나 서로의 역사관을 문제 삼아 국회의원 자격을 묻고, 다시 인간의 자격을 묻고, 끝내 경찰 고발까지 이어진다면 역사 논쟁은 어느 순간 형사사건으로 변한다. 그때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엄격한 기준이다.

전두환의 역사를 다시 심판하는 것도, 김태규의 발언을 다시 심판하는 것도 결국 법의 몫이다. 정치가 역사를 호출할 수는 있지만, 형벌까지 호출하려면 그만큼 명확한 법적 근거와 사실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번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법사위에서 시작된 ‘전두환 역사전쟁’이 이제 회의장 밖 경찰서까지 번졌다는 사실 자체가 오늘 한국 정치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Sock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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