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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2일 일요일

이란은 뭘 그렇게 잘못했나?…트럼프 “암살 시 1,000발”, 테헤란이 자초한 파괴적 청구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경고와 미국의 국가안보 위협 분석을 표현한 국제뉴스 썸네일
트럼프 대통령의 '1000발 미사일' 경고를 계기로 미국이 이란
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는 핵심 배경을 분석했다./axio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전례 없이 노골적인 보복 경고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7월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거나 암살을 시도할 경우를 대비해 “1,000발의 미사일이 장전돼 이란을 겨누고 있으며, 즉시 수천 발이 더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군에 지시해두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대통령이 사망한 뒤 공격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이른바 ‘데드맨 스위치’는 존재하지 않으며, 실제 군사행동은 대통령직을 승계한 차기 최고통수권자의 결정과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경고는 단순한 트럼프식 허풍으로만 보기 어렵다. 미국 사법당국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결된 인물들이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정치인과 반체제 인사를 살해하려 했다는 사건을 여러 차례 수사하고 기소했다. 2026년 3월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공작원으로 지목된 아시프 머천트가 미국 내 정치적 암살을 위한 청부살인과 초국경적 테러 시도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았다. 미 법무부는 그가 2024년 혁명수비대의 지시를 받아 미국에서 암살 계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란은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1,000발’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받게 됐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모두 정당했다는 뜻은 아니다. 트럼프의 위협이 국제법상 적법하다는 결론도 아니다. 그러나 이란 정권이 오랜 기간 국가기관과 혁명수비대, 대리무장세력을 동원해 암살·테러·핵 위협·해상교통 방해를 외교수단처럼 사용해온 책임까지 지울 수는 없다.

첫 번째 잘못, 외국 지도자 암살을 국가 보복 수단으로 삼았다

이란이 가장 먼저 답해야 할 문제는 미국 영토와 제3국에서 벌인 정치적 암살 공작이다.

미 법무부는 2024년 11월 이란에 거주하는 파르하드 샤케리와 미국 내 공범들을 기소하면서, 샤케리가 혁명수비대로부터 트럼프 암살 계획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소장은 수사기관의 혐의 제기이므로 유죄가 확정된 사실과는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트럼프 암살 계획을 단순한 정치적 선전이 아니라 구체적인 형사사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사건만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은 2022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소속 샤람 푸르사피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살해하기 위해 30만 달러를 제시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 공작이 2020년 미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에 대한 보복으로 추진됐다고 판단했다.

이란 정부와 연계된 세력이 미국 내 반체제 언론인 마시 알리네자드를 납치하거나 살해하려 했다는 사건도 이어졌다. 미국 법원에서는 이란 정부가 비판적인 언론인을 제거하기 위해 범죄조직과 청부살인자를 동원했다는 혐의로 관련자들에게 유죄판결과 중형이 선고됐다.

외국 정부가 전직 장관이나 언론인, 대통령 후보를 자국 영토 밖에서 살해하려 한다면 이는 단순한 첩보전이 아니다. 상대국의 주권과 사법질서를 직접 침해하는 국가폭력이다.

이란이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을 불법 암살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보복으로 미국 민간사회 안에 살인조를 투입한다면 스스로 비판하던 국가암살을 그대로 반복하는 셈이다.

두 번째 잘못, 구호와 장례식에서 암살을 정치문화로 만들었다

최근 이란 지도부와 국영매체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보복과 암살을 촉구하는 강경 발언이 다시 등장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후계 지도부는 복수를 국가적·종교적 의무로 규정했고, 장례 행사와 관제 집회에서는 트럼프를 겨냥한 살해 구호가 나왔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시위대의 구호 하나를 곧바로 정부의 암살 명령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영방송과 정권 핵심 관계자들이 이런 위협을 방치하거나 조장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국가가 정치적 암살을 ‘순교’, ‘복수’, ‘정의’의 언어로 포장하면 실제 공작을 수행하려는 조직과 개인에게 허가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의 ‘1,000발’ 위협은 위험하고 과도하다. 그러나 이란 지도부가 먼저 암살 가능성을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이용했다면 미국 대통령이 이를 실제 국가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게 된 배경도 함께 살펴야 한다.

세 번째 잘못, 혁명수비대와 대리무장세력으로 책임을 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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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지역전략은 정규군끼리 직접 싸우는 전통적 전쟁과 다르다.

혁명수비대와 쿠드스군은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예멘 후티 반군을 비롯한 여러 무장세력을 지원해왔다. 무기와 훈련, 자금은 이란에서 나오지만 공격은 대리세력의 이름으로 실행되는 구조다.

미국은 2026년에도 이란과 연계된 이라크 민병대 지휘관들이 미군과 민간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계획하거나 실행했다며 제재와 형사조치를 이어갔다. 미 법무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카타이브 헤즈볼라 고위 인사가 미국과 유럽에서 약 20건의 공격 또는 공격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물론 미국 국무부와 법무부 자료는 미국 정부의 법적·정책적 판단이다. 이란은 이를 미국의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공격을 지시하거나 자금을 댄 국가가 “실행자는 우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대리전 전략은 중동의 충돌을 끊임없이 확대했다. 공격 주체가 불분명해질수록 오판과 보복의 범위도 넓어진다.

이란이 대리세력을 통해 비용은 낮추고 영향력은 확대하는 동안, 이라크·레바논·예멘의 국민들은 전쟁과 경제붕괴의 대가를 치렀다.

네 번째 잘못, 핵 개발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하지 않았다

이란은 자국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해왔다. 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으로서 민간 핵에너지를 개발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권리에는 사찰과 신고 의무가 따른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26년 보고서에서도 이란이 일부 핵시설에 대한 접근과 검증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AEA는 2026년 1월에도 이란에 영향을 받지 않은 핵시설과 관련 장소에 대한 검증을 허용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후 군사충돌로 현장 검증 활동이 중단되면서 이란 핵물질과 시설 상태를 완전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IAEA 이사회는 2026년 6월 이란에 사찰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확정적 증거와 사찰 협력이 불충분하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이란이 평화적 핵 프로그램을 주장하려면 국제사회가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찰을 제한하고 시설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으면서 “우리를 믿으라”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란은 핵무기를 실제로 보유했기 때문에 공격받은 것만은 아니다. 핵 의도를 검증할 수 없는 불투명성을 오랫동안 유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다섯 번째 잘못, 호르무즈 해협을 세계경제의 인질로 삼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만의 바다가 아니다.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이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무너지면서 이란은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제한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내 목표물을 다시 공격했고, 이란은 걸프 지역의 미군 시설을 겨냥해 대응했다. 유엔은 2026년 7월 재개된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운항이 다시 사실상 마비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자국 해역과 안보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제재와 군사압박이 이란 경제를 질식시키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민간 선박과 국제 항로를 보복 수단으로 삼는 순간 피해는 미국 정부가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와 선원에게 돌아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2026년 이란의 선박 공격과 통항 방해를 비판하며 자유로운 항해를 복원할 것을 요구했다.

호르무즈를 닫겠다는 위협은 군사전략일 수는 있어도 책임 있는 국가의 외교는 아니다.

여섯 번째 잘못, 국민의 생존보다 체제의 복수를 앞세웠다

이란 정권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국가 존립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한다. 실제로 이란의 도시와 핵시설, 군사시설이 공격받았고 민간인 피해도 발생했다.

그러나 체제를 지키기 위한 복수전이 이란 국민의 생존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장기간의 제재와 전쟁은 통화가치, 물가, 의료품, 에너지 인프라와 고용을 무너뜨린다. 이란 지도부가 해외 암살과 대리전, 해상봉쇄에 자원을 투입할수록 평범한 이란 국민은 더 가난해지고 고립된다.

이란 국민과 이란 정권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가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할 때 실제 미사일 아래 놓이는 사람은 암살 공작을 설계한 혁명수비대 지휘부만이 아니다. 테헤란과 지방도시에 사는 일반 시민들이다.

이란 정권의 잘못을 비판하면서도 이란 국민 전체에 대한 집단적 보복을 정당화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1,000발’은 정당한가

이란이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다면 미국은 이를 방어하고 책임자를 제거할 권리가 있다. 국가원수 암살은 무력공격 또는 중대한 테러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암살 시 이란 전역을 1,000발로 파괴하겠다”는 위협은 별개의 문제다.

국제법상 자위권 행사는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을 충족해야 한다. 암살 공작에 관여한 시설과 지휘부를 공격하는 것과 이란 전역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같은 차원이 아니다.

공격 대상과 군사적 목적을 구분하지 않은 대규모 미사일 보복은 민간인 집단처벌과 무차별 공격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트럼프의 발언은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극단적 경고일 수 있다. 이란 지도부에 “대통령 암살은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다.

그러나 억지와 도발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상대가 오판하거나 비국가세력이 독자적으로 공격을 감행하면, 사실관계가 확인되기도 전에 수천 발의 미사일이 발사되는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란의 공격성과 불투명성을 지적한다고 해서 미국의 중동정책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2020년 이라크 영토에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고, 이란은 이를 국가 지도급 인사에 대한 불법 암살로 규정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와 핵·군사 관계자들이 사망한 이후 이란 내부의 복수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미국은 이란의 대리전과 핵 위협을 이유로 공격했다고 설명하지만, 정권 수뇌부를 제거하고도 지역질서와 전후 안정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복수와 테러를 키울 수 있다.

이란의 잘못이 미국의 무제한 공격권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곧 국제법적 정당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이란은 뭘 그렇게 잘못했나”에 대한 답

이란 정권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섰다는 이유만으로 잘못한 것이 아니다. 외국 지도자와 반체제 인사에 대한 암살을 기획하고, 혁명수비대와 범죄조직을 이용해 해외에서 살인을 실행하려 한 혐의를 받아왔다.

대리무장세력을 지원해 공격은 확대하면서 국가 책임은 부인했다. 핵 프로그램의 평화적 성격을 주장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협조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과 민간 선박을 군사·경제적 보복 수단으로 이용해 세계 에너지 시장을 흔들었다.

무엇보다 이란 국민의 삶보다 정권의 복수와 체제 생존을 앞세웠다. 이것이 이란 정권이 잘못한 일이다. 그러나 이란 정권의 범죄와 오판 때문에 이란 국민 전체가 1,000발의 미사일을 맞아야 한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는다.

1,000발보다 더 강한 선택

트럼프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숫자가 아니다. 이란 암살 공작의 지휘자와 자금망을 공개하고, 국제사법 공조를 통해 체포하며, 혁명수비대 금융망과 무기 공급망을 정밀하게 차단하는 것이 먼저다.

IAEA 사찰 복귀와 핵물질 검증, 호르무즈 자유항행, 대리세력 무장지원 중단을 협상의 명확한 조건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란도 트럼프 암살 위협과 복수 구호를 즉각 중단하고, 해외 암살 공작에 관여한 책임자들을 국제조사에 넘겨야 한다. 핵시설과 물질에 대한 완전한 사찰을 허용하고 민간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도 내놓아야 한다.

암살이 성공하면 국가를 없애겠다는 위협과, 지도자가 죽었으니 상대 지도자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복수는 모두 같은 파괴의 언어다. 이란이 잘못한 것은 힘이 약해서가 아니다. 암살과 대리전, 핵의 불투명성, 해상봉쇄를 정상적인 국가정책으로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가 잘못할 수 있는 지점도 분명하다. 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정권 핵심이 아니라 9천만 이란 국민 전체에게 묻는 순간이다.

암살 공작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1,000발의 미사일보다 강한 것은 책임자를 정확히 찾아내고, 국민과 정권을 구분하며, 전쟁 없이도 다시는 암살을 꿈꾸지 못하게 만드는 국제적 포위망이다.

참고문헌

  •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이란 관련 암살 모의 기소 자료
  • 미국 재무부(U.S. Treasury): 이란 제재 프로그램
  • 미국 국무부(U.S. Department of State): 이란 혁명수비대(FTO) 지정 관련 자료
  •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보고서
  • 백악관 및 트럼프 대통령 공식 발언 자료(해당 경고 발표 시점)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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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5일 일요일

북한-이란 핵 커넥션, 한반도 핵 확산 공포가 현실이 되는가

 

북한과 이란을 상징하는 배경 위로 겹쳐진 핵 위협의 그림자와 한반도 안보 불안
북한과 이란의 군사·미사일 협력 의혹은 오래된 안보 변수지만,
 해법은 제거론이 아니라 확산 통제와 억지 강화에 있다./moderndiplomacy

북한과 이란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의심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유엔 문서와 비확산 분석 자료에는 두 나라 사이의 탄도미사일 관련 협력 의혹이 반복적으로 등장해 왔고, 최근에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 사이 안보 협력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더해졌다. 특히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고, 이란 핵 문제 역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속적인 검증 우려 속에 다시 긴장 국면으로 들어가 있다. 이런 두 축이 맞물릴 경우, 국제 안보 질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연쇄 확산의 공포로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공포가 과장된 해법을 부를 때다. 북한과 이란의 협력 가능성을 이유로 곧바로 지도부 제거나 군사적 참수 작전을 해법처럼 말하는 순간, 문제는 안보 분석을 떠나 위험한 선동으로 변질된다. 국제 비확산 체제의 핵심은 누가 더 빨리 상대를 제거하느냐가 아니라, 검증과 억지, 제재와 외교를 결합해 핵물질과 운반체계의 확산을 통제하는 것에 있다. 실제로 IAEA는 이란의 핵물질 재고와 시설 접근, 검증 연속성 문제를 계속 우려해 왔고, 미국 정보당국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 증강을 별도의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필요한 것은 제거론의 흥분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정보와 다층 억지체계다.



더 냉정하게 보면, 북한과 이란이 “한 몸통”이라는 표현도 정치적 수사로는 강할지 몰라도 분석적으로는 조심해야 한다. CSIS는 이들 사이 협력이 커졌다고 보면서도, 이를 완전한 일체형 동맹으로 단정하기보다 깊어지는 양자 관계와 느슨한 축의 확대로 설명한다. 다시 말해 두 나라가 같은 적을 상정하고 일부 이해를 공유할 수는 있어도, 모든 전략 목표와 작전 선택을 하나처럼 움직인다고 단순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 단순화는 곧 “한쪽 위기는 다른 한쪽 선제 타격의 기회”라는 식의 조악한 결론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이다. 안보는 소설이 아니다. 자극적인 서사는 빠르지만, 잘못된 단정은 전쟁을 부른다.

북한 주민의 고통을 말하는 대목 역시 신중해야 한다. 폐쇄적 독재 체제 아래 인권과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돼 왔다는 점은 널리 지적돼 왔지만, 그렇다고 외부에서 누군가 “빨리 끝내줘야 한다”는 식의 제거 담론을 곧장 정당화할 수는 없다. 체제 종말을 외치는 말은 도덕적으로 통쾌해 보일 수 있어도, 실제로는 대량 보복, 핵 통제 실패, 난민 급증, 주변국 군사 충돌 같은 더 큰 재앙을 동반할 수 있다. 한반도 안보의 실질적 해법은 수뇌부 제거라는 영화식 결말이 아니라, 확장억제 강화, 핵·미사일 감시, 해상·금융 제재 집행, 그리고 위기관리 채널 복원 같은 지루하지만 필요한 수단들의 결합에 있다.

결국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북한과 이란의 협력 의혹이 커질수록, 우리는 더 큰 전쟁을 부르는 언어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더 촘촘한 억지와 검증의 체계를 세울 것인가. 불안을 부풀리는 것은 쉽다. 하지만 국가안보는 분노의 속도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핵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는 지름길은 없다. 있는 것은 오직,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확산을 막고 오판을 줄이며 동맹의 억지력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길뿐이다. 북핵과 이란 핵 그림자가 겹쳐질수록, 더 위험한 것은 적의 존재만이 아니라 성급한 해법에 취한 우리 자신의 언어다.


참고문헌

  • IAEA, NPT Safeguards Agreement with the Islamic Republic of Iran, 2026-02-27.
  • IAEA, Director General’s Introductory Statement to the Board of Governors, 2026-03-02.
  • ODNI, 2026 Annual Threat Assessment of the U.S. Intelligence Community, 2026-03-14.
  • CSIS, CRINK Security Ties: Growing Cooperation, Anchored by China and Russia, 2025-09-30.
  • CSIS, North Korea: Revisionist Ambitions and the Changing International Order, 2025-04-24.
  • UN Security Council Panel of Experts report, DPRK-Iran ballistic missile cooperation annex, 2021-03-04.
  • NTI, Managing Risks and Shaping a New Way Forward,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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