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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0일 월요일

관세 전쟁 재돌입: 트럼프 25% 관세에 룰라가 선포한 ‘진실의 전쟁’...한국에도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25% 관세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모습
미국이 브라질산 주요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룰라 대통령은
 관세의  상업적·정치적 근거를 공개하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진실의 전쟁’을 선언했다./credit: apnews

브라질과 미국 사이에 다시 관세 전쟁의 불이 붙었다. 미국은 7월 22일부터 브라질산 가구와 기계류, 신발, 설탕, 에탄올 등 광범위한 품목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브라질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도대체 브라질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설명하라”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룰라는 이번 충돌을 단순한 상품과 세율의 싸움이 아니라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를 가리는 ‘서사의 전쟁, 진실의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조치는 1974년 미국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약 1년간의 조사를 통해 브라질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게 불리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고 판단했다. 미국이 문제 삼은 항목은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미국산 에탄올의 시장 접근 제한, 지식재산권 보호, 불법 삼림 벌채, 반부패 제도, 그리고 브라질의 실시간 결제 시스템 ‘픽스’까지 광범위하다. 미국은 장기간 협상했지만 브라질 정부가 필요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의 설명에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 모순이 있다. 미국은 오랫동안 브라질과의 상품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해 왔다. 미국이 브라질 상품 때문에 막대한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는 전형적인 관세 논리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뜻이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산 수입품의 76%가 무관세로 들어온다며 자국 시장이 미국에 폐쇄돼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관세가 정말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면 미국이 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에 왜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룰라의 주장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특히 문제 삼은 대상 중 하나는 픽스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픽스는 휴대전화로 수초 만에 돈을 이체할 수 있는 무료 결제 시스템으로, 브라질 성인 대부분이 사용한다. 미국은 픽스가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민간 결제기업에 불리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브라질에서는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금융 접근성을 높인 대표적인 공공 디지털 인프라로 평가된다. 룰라가 픽스를 “브라질 국민의 유산”이라고 부르며 양보 대상이 아니라고 선언한 이유다.

미국의 주장은 디지털 공공서비스가 미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낮추면 그것도 불공정 무역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하지만 외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저렴하고 편리한 공공 결제수단을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관세를 부과한다면, 통상정책과 주권 침해의 경계는 흐려질 수밖에 없다. 미국 카드회사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사실과 브라질 정부가 미국 기업을 불법적으로 차별했다는 사실은 같은 말이 아니다.

불법 삼림 벌채를 관세의 근거로 삼은 대목도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미국은 불법 벌채와 연계된 브라질 농축산업이 정당한 환경 규제를 지키는 미국 생산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본다. 룰라는 현 정부 들어 삼림 파괴를 줄였다며 미국이 과거 자료와 정치적 주장을 뒤섞고 있다고 반박했다. 환경 보호가 무역의 중요한 조건이 될 수는 있지만, 한 국가의 환경정책을 미국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국제적으로 정당한지는 별도의 문제다.

그렇다고 브라질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미국과 브라질은 이미 수개월 동안 에탄올 관세, 디지털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과 환경 문제를 협상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5월 백악관에서 만난 룰라와 트럼프는 양국 실무진이 30일 안에 해결안을 마련하도록 하자고 합의했다. 룰라는 당시 “잘못한 쪽이 양보하면 된다”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결국 협상은 관세 발표를 막지 못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실패의 책임을 룰라에게 돌렸다. 룰라 정부가 선의로 협상하지 않았고 대통령 개인의 자존심을 브라질 국민의 경제적 이익보다 앞세웠다는 것이다. 브라질 외교부는 이를 우호국 정상에 대한 오만하고 모욕적인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통상 협상의 언어가 비용과 시장 개방을 넘어 양국 정상의 자존심과 인격을 겨냥하는 정치적 충돌로 변한 것이다.

룰라가 ‘진실의 전쟁’을 선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군사적·경제적 전쟁을 원한다는 뜻이 아니라, 미국이 제시한 관세 명분이 실제 교역 자료와 맞는지를 국제사회 앞에서 따져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이 미국 기업을 조직적으로 차별했는지, 아니면 미국이 자국 기업에 불리한 브라질의 국내 정책을 모두 불공정 무역으로 확대 해석했는지를 놓고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번 관세에는 브라질 국내 정치도 깊게 얽혀 있다. 브라질 정부는 트럼프와 가까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가족이 미국을 상대로 룰라 정부에 대한 압박을 요청했다고 의심한다. 룰라의 차기 대선 경쟁자로 거론되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그의 형제들이 미국 측 인사들과 접촉한 사실도 논란을 키웠다. 보우소나루 측은 관세를 유도했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룰라의 협상 실패가 원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확인된 접촉 사실과 실제 관세 결정에 미친 영향은 구분할 필요가 있지만, 관세가 브라질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트럼프가 2025년 브라질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과 직접 연결했던 전례도 이번 조치의 정치적 성격에 대한 의심을 키운다. 당시 관세는 미국 대법원 판결로 법적 기반이 흔들렸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는 비상경제권법 대신 무역법 301조를 사용했다. 법적 수단은 달라졌지만 무역 압박과 정치적 요구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연속성이 있다.

다만 이번 25% 관세는 브라질의 모든 핵심 수출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커피와 쇠고기, 오렌지와 오렌지주스, 일부 에너지 제품, 항공기와 항공부품, 희토류 등은 제외됐다. 미국 소비자와 산업계가 즉각적인 가격 상승이나 공급망 혼란을 겪을 수 있는 품목을 상당수 예외로 둔 것이다. 관세가 브라질 전체를 압박하면서도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피해가 큰 분야는 피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목재와 가구, 기계, 신발, 의류와 제지 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 수출액의 약 18%, 금액으로는 70억~74억달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한다. 별도로 진행 중인 강제노동 공급망 조사에서 추가 12.5% 관세가 결정되면 일부 제품의 총 부담은 37.5%까지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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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자국의 ‘경제적 상호주의법’을 동원해 미국 제품에 대응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의 분쟁 해결 절차도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보복 관세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산 장비와 부품을 사용하는 브라질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비용을 전가한다. 룰라가 강한 말을 쏟아내면서도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이유다.

이번 충돌은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로이터는 미국이 인도와 중국, 일본, 한국, 유럽연합 등 주요 교역 상대를 대상으로도 무역법 301조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판단 기준도 기존의 관세율과 무역적자를 넘어 디지털 규제, 결제 시스템, 환경정책, 산업 보조금과 노동 문제로 넓어지고 있다. 미국 기업의 영업에 불리한 외국의 국내 제도라면 통상 보복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다.

한국에도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플랫폼 규제와 온라인 결제, 데이터 이전, 농산물 검역, 탄소 규제와 산업 지원정책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미국 기업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301조 조사와 관세 압박이 시작될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이 존재한다고 해서 정치적 통상 압력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것도 아니다. 미국은 브라질 사례를 통해 무역 문제뿐 아니라 국내 산업정책과 디지털 주권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브라질의 문제 가운데 일부는 협상과 개선이 필요한 사안일 수 있다. 미국산 에탄올에 실제 차별적 장벽이 존재하는지, 지식재산권과 부패 방지 제도가 충분히 집행되는지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이 교역 흑자를 내는 국가를 상대로 공공 결제망과 환경정책까지 문제 삼으며 25% 관세를 부과한 것은 전통적인 무역 분쟁의 범위를 넘어선다.

브라질이 잘못했는지를 묻기 전에 미국은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에탄올 관세 인하가 목표인지, 픽스의 축소인지,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인지, 중국 기업의 배제인지, 아니면 보우소나루를 둘러싼 브라질 정치의 변화인지가 불분명하다. 요구가 계속 바뀌고 무역과 정치가 뒤섞이면 관세는 공정한 교역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상대국의 국내 정책을 바꾸기 위한 경제적 압박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룰라의 ‘진실의 전쟁’도 결국 숫자와 자료로 승부해야 한다. 애국심과 주권을 외치는 것만으로 미국의 문제 제기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은 자국의 관세와 규제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미국도 25%라는 세율이 각각의 불공정 행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진실의 전쟁은 목소리가 큰 쪽이 아니라 더 일관된 근거를 제시하는 쪽이 이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브라질이 완벽한 무역 상대인가에 있지 않다. 강대국이 자국 기업의 손해를 이유로 다른 나라의 결제 시스템과 환경정책, 사법·정치 문제까지 관세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가에 있다. 트럼프의 25% 관세는 브라질 수출품에 붙은 세금이지만, 그 청구서에는 브라질의 정책과 주권을 미국의 기준에 맞추라는 요구가 함께 적혀 있다. 룰라가 싸우겠다는 ‘진실’은 바로 그 숨은 청구서의 내용을 세계에 공개하는 일이다.

참고문헌

  • MercoPress, “Lula asks Trump to explain 25% tariffs on Brazil, speaks of a ‘war of truth’”, 2026.07.19.
  • Reuters, “US imposes new 25% tariffs on Brazil, expands exemptions list”, 2026.07.16, 2026.07.17 수정.
  • Reuters, “Brazil readies ‘tough’ response to new Trump tariffs”, 2026.07.16.
  • Associated Press, “US imposing a 25% tariff on some Brazilian imports starting July 22”, 2026.07.15.
  • CNN Brasil, “Lula cita tarifaço dos EUA e diz que quer ‘guerra da verdade’ com Trump”, 2026.07.18.
  • Agência Brasil, “Lula e Trump orientam ministros a resolverem tarifas em 30 dias”, 2026.05.07.
  • The Wall Street Journal, “Why Trump Is Going After Brazil’s Beloved Payment System”, 2026.07.18.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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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2일 일요일

OpenAI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Apple “퇴직자·면접·공급망으로 기술 훔쳤다” 전면전


Apple이 OpenAI를 영업비밀 탈취 혐의로 제소한 사건을 표현한 국제 기술뉴스 썸네일  TITLE
Apple은 OpenAI와 전직 Apple 직원들이 미공개 하드웨어
 설계와 제조공정,  공급망 정보를 조직적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했으며
 OpenAI는 혐의를 부인했다./gimages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였던 Apple과 OpenAI가 법정에서 적으로 만났다. Apple은 2026년 7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OpenAI와 산하 법인, AI 하드웨어 업체 io Products, 전직 Apple 직원 탕 유 탄과 창 류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및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Apple은 OpenAI가 소비자용 AI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자사의 미공개 하드웨어 설계와 제조공정, 공급망 정보를 조직적으로 빼냈다고 주장했다.

소장은 OpenAI의 잘못을 일부 퇴직자의 개인적 일탈로 한정하지 않는다. Apple은 기술직 직원에서 최고하드웨어책임자까지 여러 직급이 관여했고, 경영진의 묵인 또는 지휘 아래 영업비밀 확보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OpenAI는 경쟁사의 영업비밀에는 관심이 없으며 독자적인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은 현재까지 확인된 판결이 아니라 Apple이 법원에 제시한 주장과 정황을 분석한 것이다.

그렇다면 OpenAI는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다는 것인가. Apple이 문제 삼는 것은 Apple 출신 인재를 채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노동자의 이직과 경험 활용이 폭넓게 보호된다. 경쟁사 직원이 회사를 옮겨 과거에 쌓은 일반적 기술과 판단력을 활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쟁이다.

선을 넘는 지점은 따로 있다. 퇴사 전에 기밀 문서를 개인에게 전송했는가. 퇴사 후에도 전 직장의 내부망에 접속했는가. 면접 대상자에게 실제 부품이나 비밀 자료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는가. 경쟁사의 공급업체를 접촉해 독점 제조공정을 복제하려 했는가. 회사 고위층이 이를 알고도 방치하거나 장려했는가. Apple은 이 모든 일이 OpenAI의 AI 하드웨어 개발 과정에서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잘못, 사람을 데려온 것이 아니라 ‘비밀을 가져오게 했다’는 의혹

이번 소송의 중심에는 탕 유 탄이 있다. 그는 Apple에서 24년 동안 근무하며 iPhone과 Apple Watch 디자인을 이끌었던 고위 임원으로, 이후 조니 아이브가 참여한 io Products를 거쳐 OpenAI의 최고하드웨어책임자가 됐다.

Apple은 탄이 퇴사 전 공급업체와 미공개 제품 관련 정보를 자신의 이메일로 전송하고, Apple 직원들을 OpenAI와 io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비밀정보를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부 지원자에게 Apple 내부 자료를 미리 검토하거나 실제 Apple 부품을 면접 장소로 가져와 설명하도록 했다는 것이 소장의 핵심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이것은 일반적인 경력 면접과 다르다. 면접에서 과거 프로젝트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을 묻는 것은 정상적이다. 그러나 지원자가 보유해서는 안 되는 설계자료나 시제품, 부품을 가져오게 했다면 채용은 인재 확보 수단을 넘어 경쟁정보를 수집하는 통로가 된다.

기업은 새 직원이 머릿속에 가진 일반적 지식과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 직장의 비밀 파일과 시제품, 비공개 공급업체 자료까지 사용할 권리는 없다.

두 번째 잘못, 퇴사 뒤에도 Apple 내부망에 접속했다는 주장

또 다른 핵심 피고는 Apple에서 약 8년 동안 근무한 전기시스템 엔지니어 창 류다. 그는 2026년 1월 OpenAI 하드웨어 조직으로 이직했다.

Apple은 류가 퇴사하면서 회사가 지급한 MacBook을 반납하지 않았고, OpenAI에 합류한 뒤에도 Apple의 내부 공유폴더에 접속할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소프트웨어 결함을 이용했다고 주장한다. 류가 미공개 하드웨어와 제조 기술에 관한 다수의 기밀 파일을 내려받았고, Apple에 남아 있던 동료에게 퇴직 보안절차를 피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주장도 소장에 담겼다.

이 부분이 사실로 인정되면 사건의 무게는 크게 달라진다. 퇴사자가 실수로 회사 자료를 보관한 것과, 접근권한이 끝난 뒤 시스템 결함을 이용해 내부망에 들어가 파일을 내려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후자는 민사상 영업비밀 침해를 넘어 컴퓨터 시스템 무단접근과 회사 자산 미반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형사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Apple의 소송 주장에 불과하다.

세 번째 잘못, 한두 명의 일탈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방식’이었다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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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에 가장 위험한 대목은 개별 직원의 행위보다 조직적 관여 주장이다. Apple은 소장에서 OpenAI가 Apple 인력을 집중적으로 채용하면서 이들의 기밀정보를 자사 하드웨어 개발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Apple에 따르면 OpenAI에서 일하는 전직 Apple 직원은 400명이 넘는다. 물론 경쟁사가 많은 Apple 출신 인재를 채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불법은 아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방법이다. Apple의 주장대로 OpenAI가 면접 과정에서 회사 내부 자료를 요구하고, 퇴직자의 부정접근을 묵인하며, 공급업체를 통해 Apple의 제조기술을 복제하려 했다면 영업비밀 침해가 회사 업무방식으로 굳어졌다는 의미가 된다.

Apple은 이를 ‘기관 차원의 위법행위’로 묘사하며 밝혀진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한다. OpenAI 하드웨어 사업의 출발 자체가 불법적으로 확보한 Apple 정보에 의존했다는 것이 Apple의 공격 논리다.

법원이 이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OpenAI는 단순 손해배상을 넘어 해당 자료 사용금지, 제품 개발 중단, 파일과 시제품 반환·폐기, 포렌식 조사와 추가 공개명령에 직면할 수 있다.

네 번째 잘못, Apple 공급망까지 건드렸다는 주장

Apple의 경쟁력은 제품 디자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금속 가공, 표면처리, 부품 조립, 센서 배치, 대량생산 수율과 품질관리까지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공급망 노하우가 iPhone과 Apple Watch의 완성도를 만든다.

Apple은 OpenAI 측이 Apple과 공동 거래하는 공급업체를 접촉해 Apple이 개발한 고유 제조기술과 공정을 재현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일부 보도는 특정 금속 마감기법을 공급사가 OpenAI 제품에 복제하도록 압박하거나 오도했다는 내용도 전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OpenAI는 사람을 통한 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고 Apple의 생산 생태계까지 활용하려 한 셈이다.

소비자 하드웨어는 뛰어난 아이디어만으로 만들 수 없다. 수백만 대를 같은 품질로 생산하는 제조공정이 필요하다. OpenAI가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 Apple의 공급업체와 비밀공정을 이용했다면 AI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경쟁사의 수십 년 시행착오를 무단 복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다섯 번째 잘못, 파트너의 신뢰를 이용했다는 문제

이번 소송이 더 충격적인 이유는 Apple과 OpenAI가 단순한 경쟁사가 아니라 협력관계였기 때문이다. Apple은 2024년부터 자사 운영체제에 ChatGPT 기능을 통합하며 OpenAI를 핵심 AI 파트너로 선택했다. 사용자가 Siri와 Apple Intelligence를 통해 복잡한 질문을 할 때 ChatGPT에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두 회사는 소프트웨어와 AI 서비스에서는 협력했지만, 소비자용 AI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잠재적 경쟁자로 바뀌고 있었다. OpenAI가 io Products를 인수하고 조니 아이브 및 Apple 출신 인력을 중심으로 새 기기를 개발하면서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시작했다. OpenAI는 2025년 io Products를 약 65억 달러 규모의 거래로 인수했다.

Apple의 주장이 맞는다면 OpenAI는 파트너십으로 구축된 신뢰 뒤에서 Apple의 사람과 공급망을 상대로 경쟁제품 정보를 모은 셈이 된다. 법적 책임과 별개로 이것은 전략적 신뢰의 붕괴다.

Apple은 자사 기기에 OpenAI 서비스를 넣어 수억 명의 사용자 접점을 제공했는데, OpenAI는 그 기간에 Apple을 대체할 차세대 AI 기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쟁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파트너의 영업비밀을 경쟁제품 개발에 사용했다면 협력과 배신의 경계가 무너진다.

OpenAI는 무엇이라고 반박하나

OpenAI는 Apple의 주장을 부인했다. 회사는 경쟁사의 영업비밀에 관심이 없으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아직 법원에 제출할 구체적인 답변서와 반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거나 초기 단계다. OpenAI가 내세울 수 있는 방어논리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Apple이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 정보가 실제로 법적으로 보호되는 구체적 비밀인지 여부다. 업계에 널리 알려진 설계방식이나 직원의 일반적 경험이라면 Apple이 독점할 수 없다.

둘째, 해당 정보가 실제로 OpenAI에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회사가 이를 알고 사용했는지를 Apple이 입증해야 한다.

셋째, OpenAI가 개발 중인 제품과 Apple 자료 사이에 실질적인 연결성이 있는지 확인돼야 한다. 비슷한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기술 탈취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넷째, 일부 직원이 규정을 위반했더라도 OpenAI 경영진이 이를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는 별도 문제다.

영업비밀 소송에서 원고는 비밀정보의 구체적 내용과 보호 노력, 부정취득 행위, 피고의 사용 또는 이익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Apple의 표현이 강하다고 해서 곧바로 OpenAI의 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Apple도 무조건 피해자라고만 볼 수 있나

Apple의 소송에는 기술보호 외에 경쟁전략도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OpenAI는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개인용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화면 중심의 iPhone 경험을 음성·카메라·센서 기반 AI 인터페이스가 대체할 경우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기업은 Apple이다.

Apple은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OpenAI의 기기가 성공하면 iPhone 중심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영업비밀 보호인 동시에 OpenAI 하드웨어 출시를 늦추고 개발과정을 법정 공개절차에 묶어두려는 방어전략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는 직원의 자유로운 이직을 중시한다. Apple이 퇴직자의 일반적 경험과 기술까지 자사 소유로 확대하려 한다면 혁신과 노동 이동을 막는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반론이 회사 노트북 미반환, 퇴직 후 내부망 접속, 기밀 파일 다운로드와 실제 부품 반출 의혹까지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OpenAI에 왜 이런 의혹이 반복되나

이번 사건은 OpenAI가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법정에 선 첫 사례가 아니다. 일론 머스크의 xAI도 2025년 OpenAI가 전직 xAI 직원을 통해 Grok 관련 영업비밀을 빼냈다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2026년 6월 연방법원은 xAI가 OpenAI의 지시와 인지, 실제 비밀 전달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xAI 사건의 기각은 Apple 사건에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경쟁사 직원을 채용했고 면접에서 과거 업무를 설명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영업비밀 탈취가 성립하지 않는다. Apple은 OpenAI가 어떤 자료를 누구로부터 어떻게 취득했고, 이를 어떤 제품 개발에 사용했는지 더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반대로 Apple 소장에는 회사 노트북, 퇴직 뒤 내부망 접근, 파일 다운로드, 실제 부품 반입과 공급업체 접촉 등 xAI 사건보다 구체적인 행위가 포함됐다고 보도됐다. 이것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단순 인재 스카우트 논쟁을 넘어설 수 있다.

OpenAI가 정말 잘못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나

Apple은 금전배상뿐 아니라 OpenAI가 Apple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명령을 요구할 수 있다. 법원이 Apple의 주장을 인정할 경우 OpenAI의 하드웨어 제품 출시가 연기되거나 특정 설계와 제조공정을 다시 개발해야 할 수 있다. 관련 직원의 업무 배제, 보유자료 반환·삭제, 컴퓨터와 서버에 대한 포렌식 검사도 뒤따를 수 있다.

더 큰 위험은 투자와 파트너십이다. OpenAI가 경쟁사 기술을 조직적으로 가져오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면 제조업체와 반도체기업,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공동개발 과정에서 더 엄격한 정보장벽을 요구하게 된다.

Apple과의 ChatGPT 협력관계도 흔들릴 수 있다. Apple이 OpenAI 기술을 자사 운영체제에 계속 깊게 연결할 것인지, 다른 AI 사업자로 대체할 것인지가 새로운 변수가 된다. OpenAI가 준비하는 첫 소비자 하드웨어가 Apple의 미공개 기술과 연결됐다는 인상을 받으면 제품 자체도 법적 불확실성을 안고 출시된다.

OpenAI는 뭘 그렇게 잘못했나

현재까지 법적으로 확정된 답은 없다. Apple이 소송을 제기했고 OpenAI는 이를 부인했다. 전직 직원들의 구체적인 행위와 OpenAI 경영진의 관여 여부는 증거개시와 재판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Apple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OpenAI의 잘못은 명확하다. Apple 출신 인재를 채용한 것이 잘못이 아니다. 그 인재들에게 전 직장의 비밀 자료와 부품을 가져오도록 요구한 것이 잘못이다.

새로운 AI 기기를 만들려 한 것이 잘못이 아니다. 경쟁사의 미공개 설계와 공급망 공정을 개발시간을 단축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면 그것이 잘못이다. 퇴사자의 경험을 존중한 것이 잘못이 아니다. 퇴사 뒤 내부망 접속과 파일 다운로드를 알고도 방치했다면 그것이 잘못이다. 가장 큰 잘못은 ‘인류를 위한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경쟁사의 지적재산을 가져오는 행위까지 혁신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다.

AI 시대에도 혁신과 절도는 다르다

AI 산업은 속도로 경쟁한다. 최고의 연구자와 엔지니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사용자와 개발자 생태계를 먼저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장악한다. OpenAI는 소프트웨어에서 얻은 우위를 하드웨어로 확장하려 한다.

하지만 속도가 법적 경계를 지워주지는 않는다. 회사를 옮긴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가져갈 수 있다. 경쟁사는 그 사람을 채용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혁신이다. 그러나 기밀 문서와 미공개 부품, 공급업체 정보와 제조공정까지 가져갈 수는 없다. 그것은 혁신이 아니라 탈취가 될 수 있다.

Apple도 이번 소송을 이용해 퇴직자의 머릿속 지식까지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영업비밀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면 인재 이동과 산업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결국 법원이 가려야 할 선은 분명하다. OpenAI는 Apple 출신 인재의 능력을 고용한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가진 Apple의 비밀까지 고용한 것인가.

AI 시대에도 천재를 데려오는 것과 남의 설계도를 가져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OpenAI가 그 차이를 무시했다면, 이번 소송은 차세대 AI 기기의 출발선이 아니라 가장 값비싼 경고장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1. Reuters, “Apple sues OpenAI, two former employees for trade secrets theft,” 2026년 7월 10일.
  2.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Apple Inc. v. Liu et al., 사건번호 5:26-cv-07078, 2026년 7월 10일.
  3. The Verge, “Apple sues OpenAI for allegedly stealing hardware secrets,” 2026년 7월 10일.
  4. Barron’s, “Apple Sues OpenAI and Former Employees, Alleging Theft of Trade Secrets—and a Laptop,” 2026년 7월 10일.
  5. MarketWatch, “Apple sues OpenAI for alleged theft of confidential info,” 2026년 7월 10일.
  6. TechCrunch, “Apple sues OpenAI over alleged trade secret theft,” 2026년 7월 10일.
  7. The Guardian, “Apple sues OpenAI, alleging artificial intelligence company stole trade secrets,” 2026년 7월 10일.
  8. 9to5Mac, “Apple sues OpenAI, accuses ex-employees of stealing trade secrets,” 2026년 7월 10일.
  9. Reuters, “US judge dismisses Musk’s xAI trade secret lawsuit against OpenAI,” 2026년 6월 15일.
  10. Reuters, “Musk’s xAI accuses rival OpenAI of stealing trade secrets,” 2025년 9월 25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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